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11
성인 몸보다 커다란, 성벽 같은 곳에 걸어놓고 쓸 법한 석궁에서 화살보다 길고 두꺼운 전용 볼트가 날아가 놈의 오른쪽 무릎을 관통한다.
찰칵―!
트롤의 무릎을 관통하고 박힌 볼트 촉에서 자물쇠와 열쇠가 맞물리는 것같은 소리가 나는 순간 레드 랭크의 스탯을 보유한 내 몸은 어느새 두 번째 볼트를 트롤의 다른 쪽 무릎을 박아넣는 걸 무난하게 성공했다.
찰칵―!
다시 울리는 소리.
이건 특별히 간부용으로 제작한 볼트의 촉이 돌아가는 소리다. 기본적인 볼트와 다르게 촉의 가장 앞쪽에 일정 이상의 압력을 받으면, 그러니까 볼트가 무언가를 꿰뚫거나 박히면, 안에 숨겨진 촉들이 우산처럼 펼쳐지면서 볼트를 뽑을 수 없게 한다.
잔인한 무기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무기다.
트롤을 화염 각성자 없이 사냥하는 방법은 과정을 요약하면 관절을 공략하는 거다. 기동성을 없애고, 기이할 정도로 커다란 종족이기에 부실한 하체를 노려 괴물 같은 힘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것.
그렇다고 관절을 자르면 안 된다. 그럼 시간이 걸릴지언정 회복해버리니까. 지금처럼 관절에 부피가 크고 단단한 것을 박아넣는 것이 키 포인트다.
“크르륵!”
눈 깜빡할 새에 자신의 두 무릎에 박힌 두꺼운 볼트에 잔뜩 충혈된 트롤의 노란 눈동자가 나를 노려보지만, 그딴 건 조금도 날 두렵게 하지 않는다.
투쾅―. 투캉―!
마력까지 써가며 발현한 기동술은 놈의 몸을 돌아 앞뒤가 아니라, 양옆으로 꿰듯이 무릎에 추가로 하나씩 더 볼트를 박아 넣는 걸 가능케 했다.
십자로 박힌 화살보다 두꺼운 볼트. 이 볼트를 상처라고 판단한 놈의 몸은 본능적으로 복구할 거고, 그건 결국 트롤에게 악재다. 차라리 다리가 잘렸으면 나았을 거다.
자신의 신체 기관이 아닌 십자로 박힌 볼트가 본능적인 회복력에 근육과 관절에 묶이면서 놈의 가장 큰 무기 중 하나인 기동력을 빼앗는다.
“크아아아아아아!!”
놈도 그제야 이상함을 감지했는지 괴성을 지르며 두 팔을 뻗어 나를 잡으려고 하지만, 이미 난 뒤로 물러난 상태다.
이제부터는 아무것도 아니다.
멀찍이 물러나서 차분하게 그리고 기계적으로 놈의 어깨를 노리고 볼트를 날리면 된다. 볼트 촉에 마력을 조금씩만 담아서.
원래 트롤은 이렇게 쉽게 잡을 수 없다.
그 기괴한 회복력은 방어만 해도 공격하는 사람을 지치고 질리게 하는 괴물이다. 괜히 멀리서 의심만 들어도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도망가라는 말을 하는 게 아니다.
난 쉽게 잡지 않았냐고?
맞다. 그런데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내 손에 들고 있는 거대한 자동 석궁. 그것도 장력이 엄청나서 웬만한 권총보다도 파괴력이 강한 수제 자동 석궁을 미리 만들어 놓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거기에 더해서 그 자동 석궁을 들고 뛰어다닐 힘과 민첩이 필요하고, 트롤의 질기고 두꺼운 가죽을 꿰뚫을 수 있는 트롤과 동일한 레드(Red) 랭크의 마력도 필요하다.
그렇다. 쉽게 말하면 나니까 가능한 거다.
투캉―. 투캉―! 철칵! 찰칵!
본능에 따라 어그적거리며 어떻게든 다가오려는 트롤의 주위를 돌면서 기계적으로 쏘아내면서 카트리지를 3개 교체했을 때, 그러니까 쏘아낸 볼트가 50개를 넘었을 때, 트롤의 어깨와 그 주위 상반신에 두꺼운 볼트가 고슴도치처럼 박혀 있었다.
“아이고. 되다, 뎌.”
한숨을 내쉬면서 무거운 석궁을 바닥에 조심히 내려놓고 정리가 끝나가는 주변을 둘러봤다. 다행스럽게도 크게 다친 사람은 없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처음 모여 있던 곳으로 이동했다. 컨테이너 중 하나를 열어 준비한 여러 냉병기 중, 할버드를 꺼내 양손으로 쥐고 휘둘러 무게를 가늠해 본다.
후웅!!
섬뜩한 파공음에 만족하고 그 무게에 적응하기 위해서 몇 번을 추가로 휘둘렀다.
비록 화약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 지구에 인간이 주인으로 군림할 수 있는 과학의 힘 태반을 잃지만, 그래도 과학은 여전히 대단하다. 이 할버드를 비롯한 대부분의 냉병기를 티타늄 합금으로 제작했다는 게 그 증거다.
몇 번 더 휘둘러 무게에 적응하고 만족감을 느끼며 천천히 걸어 석궁을 날리던 그 자리에 섰다. 자신의 몸에 석궁이 수십 개가 박힌 상태로 근육이 재생해버려 팔을 들 수도 내릴 수도 없는 엉거주춤한 상태로 어쩔 줄 모르는 트롤을 일별하고,
쿠웅―.
마력을 전력으로 휘감아 땅을 박찬다. 주변시로 보는 시야가 일그러지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며 순식간에 가까워진 트롤의 목을 향해 이를 악물고 할버드를 휘두른다.
콰득―.
명검을 휘두를 때와는 다른 섬뜩한 소리와 함께 트롤의 목이 바닥에 떨어져 나뒹군다. 그리고 놈의 몸이 균형을 잡지 못한 채로 휘청거린다. 하지만 이런 상태라고 해도 아직 죽은 게 아니라는 게 트롤이 오크 족장 보다 무서운 이유다.
콰득―.
어떻게든 넘어지지 않고 버티기 위해서 뒤뚱대는 놈의 등을 할버드가 파고들었다. 갈라진 틈에서 도끼날을 비틀어 꺼내자 보이는 건 스포츠카의 엔진처럼 쉴 새 없이 거칠게 맥동하는 심장. 어린아이 머리보다 큰 심장을 한 손에 잡고 강제로 뜯어냈다.
“후아.”
목을 자르고 심장을 적출 해야 죽는다. 뇌가 살아 있거나, 심장이 남아 있거나, 둘 중 하나만 충족해도 이 빌어먹을 놈은 죽지 않고 기어이 살아난다. 그래서 트롤이라고 불리는 거고.
“역시 나는 근거리 캐릭터는 안 맞아. 진짜 뒈지겠네. 어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기운이 없는 건 아닌데, 그냥 만사가 귀찮다. 바닥에 벌러덩 누워 하늘을 보는 사이에 주변 정리를 마친 이들이 하나둘 내 곁으로 모여든다.
“아이고. 죽겠어요. 요한님.”
“나도.”
“으윽.”
“올리비아. 그러니까 내가 오늘은 정장 같은 거 입지 말라고 했지? 속옷 보이잖아. 똑바로 앉아. 다연이 너도! 왜 오늘 같은 날 교복을 입고 그래? 도로시? 사나스? 내가 무슨 소파냐? 왜 이렇게 치대? 주변 정리부터 해야지.”
“주변 정리 끝냈어요. 오빠.”
“그래? 수고했어. 쉬는 건 일단 영지를 소환하고 쉬…….”
『전투 종료.』
『필드 클로즈.』
갑자기 나타난 메시지. 전에 볼 수도 없던 메시지가 출력된다.
“필드 클로즈? 무슨 필드가 닫혀? 언제 펼치기나 했어?”
『퍼스트 블러드 보상 책정이 완료되었습니다.』
『클래스 전용 스탯이 대폭 상승합니다.』
『일반 스탯이 상승합니다.』
“엉?”
지금 이게 뭔 소리야? 퍼블 보상이 이렇게나 좋다고?
회귀 전 내가 랭킹 7윈가 그랬는데, 이딴 보상은 아니었는데?
‘아아.’
어쩌면 단순히 퍼블이 문제가 아니라, 클래스 개화가 이미 돼 있기 때문에 이런 보상이 들어온 걸지도 모른다.
퍼스트 블러드 플러스 클래스 개화 대체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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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자 정보〉
1. 이름(Name): 이요한
2. 국가(Nation): 대한민국
3. 소속(Clan): None
4. 직업(Class): 영주(領主)
5. 카르마(Karma)
[선업(Plus Karma) 289,000(▲171,100)] [악업(Minus Karma) 19,500(▲10,500)(▲9,000)]6. 스탯(Status)
신체[Rank: Red] [근력 11(▲10)] [민첩 11(▲10)] [체력 11(▲10)] [내구 11(▲10)] [마력 11(▲10)]
특수[Rank: Red] [위엄 41(▲40)]
〈고유 능력〉
1. 영지(領地)[Rank: R(▲1)]
〈일반 능력〉
1. 영지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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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능력
1. 영지(領地) [Rank: R]
영주가 소유한 토지의 속성은 온전히 영지에 계승됩니다.
영주 성을 중심으로 영주가 소유한 토지의 1.4(▲0.2)배만큼의 면적을 영지로 책정합니다.
최초 영지 선포 시, 영주가 소유한 토지를 밟고 있는 영지민은 영지로 이동합니다.
최초 영지 선포 이후, 해당 고유 능력의 랭크가 상승할수록 영지의 넓이는 넓어집니다.
[Red Rank 영지 구성]― 성벽 [Rank: W]
― 성문 [Rank: W]
― 병영 [Rank: W]
― 성소 [Rank: W]
― New! 창고(Depot) [Rank: W]
― New! 내성(Donjon) [Rank: W]
― New! 농장(Plantation) [Rank: W]
― New! 행정청(Intendance) [Rank: 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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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뭔지 일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일단 영지를 소환해…….”
『지구 최초 그린스킨 선발대를 완벽하게 소탕했습니다!』
『놀라운 업적입니다!』
『전투에 참여한 모든 각성자의 스탯이 소폭 상승합니다.』
『침공 첫날, 극 초기에 간부 등급의 침략자를 사살했습니다!』
『매우 놀라운 업적입니다!』
『전투에 참여한 모든 각성자의 스탯이 상승합니다!』
『전투에 참여한 모든 각성자의 클래스 전용 스탯이 소폭 상승합니다!』
『최초로 간부 등급의 침략자를 홀로 사살했습니다!』
『경이로운 업적입니다!』
『마이너스 카르마가 5만 포인트 상승합니다!』
이것들이 약 올리는 건가? 줄 거면 한 번에 주지 시간 차로 올려주는 건 뭐야? 스탯 올려주고 포인트 올려주니까 화를 내기도 뭐하고.
“더 없나? 끝인가? 끝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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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자 정보〉
1. 이름(Name): 이요한
2. 국가(Nation): 대한민국
3. 소속(Clan): None
4. 직업(Class): 영주(領主)
5. 카르마(Karma)
[선업(Plus Karma) 289,000] [악업(Minus Karma) 69,500(▲50,000)]6. 스탯(Status)
신체[Rank: Red] [근력 41(▲30)] [민첩 41(▲30)] [체력 41(▲30)] [내구 41(▲30)] [마력 41(▲30)]
특수[Rank: Red] [위엄 51(▲10)]
〈고유 능력〉
1. 영지(領地)[Rank: R]
〈일반 능력〉
1. 영지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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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디……. 영지 선포.”
파아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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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아아.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