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115
“지금 밖을 보세요.”
“아까부터 보고 있었지.”
“아니, 각성자들이요.”
좀비를 너무나 손쉽게 때려잡고 있는 각성자들이 보인다. 그게 뭐?
“좀비를 참 쉽게 잡죠? 좀비는 뭐, 그런 개체니까요. 보세요. 걱정할 게 없어요. 데스 필드가 존재할 새가 없었으니까요. 여기서 고위 언데드가 나온다? 그럼 땡큐죠.”
“땡큐야?”
“네! 그럼 카르마 포인트 폭탄을 획득할 기회잖아요?”
“쓸데없는 걱정이다?”
“뭐, 문제가 있거나 뭔가 장난질을 한 거면 영주님이 끼고 계신 그 반지 안에 있는 에고가 알아 오지 않을까요?”
그렇다. 지금도 대답이 없는 걸 보면 그걸 확인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 걸 거다.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영주님. 언데드는 제가 제법 전문가랍니다.”
“그건 맞지.”
“네. 그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남았어요. 영주님.”
“더 중요한?”
“영주님이 보시기에도 제가 아줌마 같아요?”
“…그거야? 더 중요한 문제라는 게?”
“네! 저 아직 연애 한 번 못 해봤는데! 아줌마라뇨! 엄청 중요한 문제라고요!”
“그래. 저쪽에 가서 둘이 해결하고 와.”
여전히 내 팔을 끌어안고 있는 유다연을 번쩍 들어서 소피아 옆에 내려줬다. 자신을 번쩍 들어 소피아에게 던지듯이 날리는데도 ‘꺄아아~’ 하면서 좋다고 비명을 지르며 손을 펄럭이다가 공중에서 텀블링을 하듯이 몸을 뒤집어 멋지게 착지했다.
“짠!”
유다연이 사제라고 해도 그녀의 신체 스탯도 오렌지(Orange)에서 옐로(Yellow) 랭크에 걸쳐 있으니 저런 건 장난처럼 할 수 있는 기예였다.
“7점.”
“네? 아니, 성녀 아줌마! 이게 왜 7점이에요?”
“예술성이 부족해. 전혀 예술적이지 않은, 병아리가 날아보겠다고 파닥거리는 것 같은 몹쓸 몸부림이었어. 그래서 100점 만점에 7점.”
“세상에! 심지어 10점 만점도 아니었다고?!”
둘은 그렇게 본격적으로 투덕거리기 시작했다. 예술성에 대해서 서로 논쟁하다가 어느 순간에는 아줌마라는 호칭에 대해서 격렬하게 따지면서.
그런 소음 속에서 난 점점 생각에 빠졌다.
‘시스템 메시지가 뭐라고 했었지?’
[차원 시스템이 안내합니다.] [허락되지 않은 침입이 있었습니다.] [이는 위대한 마법의 신이며 동시에 계약의 신의 이름에 위배되는 바, 잠시 계약 진행을 멈추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차원 시스템에서 안내드립니다.] [멈췄던 계약을 다시 진행하겠습니다.] [멈췄던 계약의 진행에 앞서 몇 가지 문제를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먼저 차원 계약자 그린스킨 측에서 ‘위반’ 사항을 인정했으며, ‘패배’를 선언했습니다.] [그린스킨 진영과 전쟁의 기여도에 따른 보상을 지급합니다.] [재차 말씀드리지만, 보상은 ‘기여도’에 따라서 지급됩니다. ‘순위’가 아니라.] [차원 지구의 인간 종족 이요한 님. 기여도에 따른 보상으로 카르마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기여도 75.1% 확인. 카르마 포인트 751,000,000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지급된 카르마 포인트는 플러스와 마이너스 양쪽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요한 님. 차원 시스템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언더독을 좋아하거든요. 힘 내세요.] [보상 지급이 모두 완료되었습니다. 지금부터 멈췄던 계약을 속행합니다. 그린스킨을 이어 침공하는 존재는 ‘심연의 추방자’입니다.]반지의 에고가 ‘그 정도는’이라고 말한 걸 보면 그가 감히 누설하거나 발설할 수 없는 규칙이라는 게 있는 거다.
이것도 힌트라면 힌트.
‘계약이라는 게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 그리고 그 계약에 따르면 권능을 다루는 존재는 함부로 개입할 수 없다는 것도.’
‘이건 일방적인 침략이 아니라, 심판이 있는 게임이나 경기 같은 거라는 뜻이지. 무엇보다 규칙이 있어. 즉, 이 게임이 시작되면 그 규칙에 따라 움직여야 하고.’
‘규칙을 어기면 위약금을 내기도 한다는 건. 심연의 추방자라고 불리는 이 언데드와 악마들은 규칙을 어기지 않을 거라는 건가? 아! 그래서 총사령관이라는 게 있는 건가?’
[마스터 죄송해요. 차원 시스템과 연관된 문제는 함부로 발설하면 안 되는 문제라서요.]군주의 에고는 그런 말을 남기고 다시 사라졌다. 무언가 제법 오래 이야기가 오가는 것일까?
‘그건 괜찮아.’
그래. 군주 에고의 잘못이 아니다. 그러니 괜찮…….
“아니 안 괜찮아! 생각해보니 억울하네? 이게 게임이나 경기면 정작 게임을 뛰는 사람이 우린데, 왜 우리가 규칙을 몰라?”
…을 리가 있냐!? 빌어먹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빡치네?
“쯧. 다른 것에 집중해야겠어. 생각을 하면 할수록 기분만 나빠지고 답이 없어.”
“그래요. 오빠. 어차피 조만간 지구의 의지들이 나서서 답을 가져올 거예요. 아마도요.”
“잘 생각하셨어요. 영주님.”
유다연과 소피아의 위로 섞인 대답을 들으면서 카르마 포인트가 모이면 하려고 했던 것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렇다면……. 소피아.”
“예. 영주 님.”
“창천의 날개. 다시 만나고 싶지?”
“예. 예?!”
소피아는 충성 스탯 MAX를 반영하려는 듯, 무엇이든 따르겠다는 것처럼 습관적으로 예라고 대답하다가 놀라서 되물었다.
“만나고 싶어?”
“…네. 절실히요.”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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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 숙소(Commandery) [Rank: G]
1. 익스퍼트 기사 ▶ 최상급 엑스퍼트 기사 [240,000]
2. 엘븐나이츠 [소환 완료]
3. 창천의 날개 [2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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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절절한 목소리에 나는 [기사단 숙소]에 새롭게 등장한 특수 기사단의 이름을,
“창천의 날개 소환.”
진한 마력을 담아 불렀다.
『종말을 막아선 최후의 기사단, [창천의 날개]를 소환하시겠습니까? 마이너스 카르마 2,000만 포인트가 차감됩니다.』
“그래.”
『최후의 기사단 [창천의 날개]가 소환되었습니다.』
이전에 기사단 [엘븐나이츠]를 소환했을 때처럼 [기사단 숙소] 건물이 아니라, 소환을 명령한 내 앞에 바로 그들이 소환되었다. 핏물과 먼지가 범벅이 된 여러 종족들이 어우러진 역전의 용사들. 소름이 오소소 솟게 하는 절절하고 농밀한 투기가 소환과 동시에 내성의 옥상을 가득 채웠다가 사라졌다.
“소, 소피아?!”
소피아를 소환할 때 봤던, 소피아를 손날치기로 기절시킨 은빛 머리카락이 인상적이었던 여인이 테라스에 태양을 등지고 선 소피아를 발견하고는 놀라서 그녀의 이름을 되뇌었다.
“설마 우리 다 죽은 거야?”
“죽긴 뭘 죽어! 이 멍청아!”
소피아의 눈에서는 눈물이 난다. 운다는 거다. 그런데 눈꼬리는 해사하게 휘어진다. 웃는다는 거고. 그리고 입으로는 버럭 소리를 지른다. 화를 낸다는 거기도 하다. 그녀는 지금 울면서 웃으면서 동시에 화를 내는 기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소피!”
“제니퍼!”
두 여인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달려들어 서로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소환된 창천의 날개 기사단이 우르르 몰려들어 끌어안으면서 숨을 죽여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몇 분의 해후를 끝내고 다닥다닥 붙어 있던 서로 간의 거리가 어느 정도 멀어졌을 무렵,
“어? 소피?!”
“응?”
“너! 마지막으로 내게 한 말! 진심이었구나! 소피~! 상여자다잉!”
“응?”
“저기 저 남자! 드디어 한 명 잡았구나!”
“에?”
“오! 그러고보니 제법 강해보이네! 집도 좋고! 오! 영지인가! 그럼 이번에 강제로 사귀자고 협박한 남자친구가 영주!!! 오오오오!! 날개 기사단! 모두 기뻐하라! 어디 내놔도 부끄럽고 부족한 우리 성녀가! 드디어! 연애를!!”
“오오오오!”
“와아아아아!”
“우오오!!”
“아, 아니야! 이 정신 나간 것들아!!”
혼란하구나. 혼란해.
역시 신성력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하다. 그게 아니면 다 이럴 리가 없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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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월이네요. 벌써.
힘냅시다! 우리에겐 연휴가 있으니까요!
제가, 저희가 무엇을 하면 되겠습니까? 영주 님.
117. 제가, 저희가 무엇을 하면 되겠습니까? 영주 님.
혼란은 오래 가지 않았다. 소피아는 익숙하다는 듯이 빠르게 상황을 정리했고, 그들, 그러니까 창천의 날개 기사단은 내가 자신을 영겁의 침묵에서 꺼내 준 은인이며 또 자신들의 상관이라는 소개를 받았다.
그리고 소피아의 소개가 끝나는 순간 장난스럽던 분위기가 일변했다.
“영주 님. 저희가 무엇을 하면 될까요?”
제니퍼라고 소피아에게 불린 여인. 금빛 전신 갑옷을 입고 허리에 성스러운 검을 차고 있는 이 여인이 가장 먼저 나서며 오른손을 왼손 가슴에 올리며 정중하게 묻는다.
“일단은…….”
“예. 저희는 무엇이든 준비 됐습니다! 명령을!”
“좀 씻고 쉬어. 밥도 좀 먹고.”
“예! 예?!”
순식간에 무언가 이유 없이 긴장감이 가득했던 방 안의 분위기가 깨진다. 그리고 실실 웃는 소피아의 웃음이 그 위를 팔랑거리며 날아다닌다.
“소피아를 소환할 때. 그 마지막 전투를 나도 봤거든. 아직 부상자도 좀 있는 것 같고. 당장 다들 옷에 피와 먼지가 가득하네. 내 상황이 어려웠어도 그런 너희를 바로 전장에 투입하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전황이 넉넉하고 여유로워. 그러니 내 말 대로 해.”
“…그!”
“됐어. 제니퍼. 영주 님 말씀대로 해. 일단 밥부터 먹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한숨 자고 나와. 마크는 부상자부터 데려와. 바로 치료해줄 테니까.”
제니퍼의 말을 소피아가 막았다. 그리고 정말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내가 한 말을 재차 말하며 부상자를 귀신 같이 찾아내 빠르게 치료해 나갔다.
“저, 정말? 우리가 정말 쉬어도 돼?”
모두를 치료하고 자신 앞으로 돌아온 소피아아게 제니퍼가 묻자,
“응. 영주 님의 땅, 이 도시는 충분히 그래도 돼.”
소피아는 따뜻한 평온함이 깃든 목소리로 그렇게 대답했다. 그 대답을 듣고서야 창천의 날개 전원의 몸에 깃든 힘이 빠지는 게 눈에 보인다.
“잘 왔네. 내 영지에.”
“흑!”
누군가 그 원인을 딱히 꼬집어서 말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다.
* * *
제니퍼는 영주의 방에서 나와 소피아의 안내를 따랐다. 제니퍼에게 이곳은 꿈에서나 그릴 법한 곳이었다. 내성 1층에는 언제든 음식을 먹을 수 있었고, 1인 1실이 기본 원칙이었다. 즉, 내 방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었다. 빌어먹을 냄새를 풍기거나 코를 고는 동료들과 함께 자야하는 내무실이 아니라.
그리고 각 방에는 방향만 돌리면 온수가 나오는 샤워 시설과 버튼을 누르면 용변이 사라지는 신기한 화장실이 존재했다.
“제니퍼……. 여긴 천국일까? 어쩌면 사실 우리는 죽은 게 아닐까?”
“그러게.”
불의 정령을 떠올릴 정도로 타는 불꽃 같은 빨간 머리의 앤이 하는 실없는 말에 자신도 모르게 동의할 정도로 그녀에게 이곳이 기이할 정도로 안온했고, 치명적일 정도로 좋았다.
“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물을 마음대로 써봤어. 욕조에 물을 가득 채우고 그 안에 신기한 입욕제? 이뇨제? 아무튼 그런 걸 넣고 거품을 일으키면서. 난 이제 죽어도 좋아.”
“그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