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125
“내가 가장 카르마 포인트를 많이 모았을 거라고 예상하고 내 장비를 씹고 뜯고 맛보려고 왔구만?”
영지 여기저기서 각성자들이 장비를 얻는 중이니, [장인]인 라쿤들이 장비 냄새를 맡고 나왔을 거다. 그리고 가장 영롱한 빛을 내는 내 곁으로 모인 거고.
“그, 그렇다쿤.”
“그랬는데 나오라는 장비는 안 나오고 반짝이는 보석이 나오니까. 신화 등급 제작 재료인 줄 알았던 거다?”
“독심술이라쿤!”
“끼에에에에엑!!”
…
이것들 마저 미쳐가는 건가? 왜 영지에 들어오면 하나 같이 다 비정상이 되어가는 걸까? 터가 안 좋은가?
“요즘 좀 한가해? 심심한가 보네? 아이스쵸코 일주일 금지 시킨다?”
“히이이익?!!!!”
“끼에에에에엑!!”
“아, 안 된다쿤!!”
…
정말 무서운 말을 들었다는 듯이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꼬리를 말고 우르르 [대장간]으로 도망친다.
“어휴. 정말. 영지에 정상이 없다니까.”
일단 이 프라가라흐 쥬얼은 나중에 적당한 검을 찾아서 적용하기로 하고 주변을 둘러봤다. 내 주변에는 지의사들이 다들 구현된 장비를 구경하고 있었으니까.
“설화 등급 장신구랑 방어구. 낫 베드.”
올리비아는 사파이어와 백금으로 제작된 비싸보이는 목걸이와 커피색 스타킹을 만지작거리면서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설화 등급이면 무시할 수 없긴 하지. 마법사 계열 각성자는 무기만큼이나 장신구가 중요하니까 장신구를 얻은 것도 좋을 테고. 그런데 잠깐만. 스타킹?’
“왜 그렇게 보시나요? 보스?”
“아니야.”
미친. 하의 방어구가 치마가 아니라 스타킹이었냐?! 올리비아의 담당 지구의 의지의 취향, 아주 존중해!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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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연휴 잘 보내셨나요?
요즘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로 다양해지네요.
저희 어머니께 문자로 ‘엄마 나 운동하다가 폰 깨졌어.’이러면서 신분증 사진을 보내달라는 문자가 왔더라고요.
우리 어머니께서 그 문자에 답문으로,
“내 새끼들 중에는 폰이 깨질 정도로 운동하는 녀석들이 없는대. 누구니?”
라고 보내서 퇴치하셨더라고요.
뭔가 잘했다고 칭찬은 해드렸는데.
왜.
뭔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화 등급을 뽑긴 뽑았는데, 비싼 쓰레기를 뽑았네.
127. 신화 등급을 뽑긴 뽑았는데, 비싼 쓰레기를 뽑았네.
올리비아의 담당 지구의 의지인 비의(秘意)의 취향을 칭찬하는 마음을 갖는 사이,
“흠. 난 역시 대검보다는 도끼가 더 손맛이 있단 말이지.”
뒤에서 들려오는 섬뜩한 헛소리에 고개가 절로 돌아간다.
나나 올리비아처럼 플러스 카르마 포인트로 방어구를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로 무기나 장신구를 받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모든 카르마 포인트를 합해 무기나 방어구를 받은 사람도 있다.
대표적으로 창과 도끼의 합성품인 할버드의 날에 뺨을 비비는 광전사 릴리 로즈가 있다.
“릴리. 너 이번에 상대적으로 다른 지의사들에 비해서 좀비 많이 사냥하지 않았어?”
“네? 네. 많이 잡은 편인데요?”
그렇겠지. 좀비독에 면역이 된 상태에서 좀비만 드글드글한 전장 한복판에 좀비독 면역인 광전사를 풀어놓으면 어떻게 되겠나? 주변이 모두 좀비니 신경쓸 필요가 뭐 있겠어. 그냥 다 쓸어버리면 되는데.
오히려 광전사 클래스인데도 억지로 버프를 받아 억누르던 것보다 이렇게 마음껏 발산하게 해주는 게 릴리 로즈에게는 더 좋은 일이니, 일석이조 혹은 일석삼조가 아니겠냐고.
“그런데 장비가 왜 그거 하나야?”
“네? 이거 엄청 좋은 장비예요!”
“그래? 보라색이 아닌 것 같은데? 등급은?”
“준 신화(Demi―Mythology)요. 그래서 네이비잖아요.”
“거짓말 하지 마. 그런 등급이 어딨어?”
내가 회귀 전에도 준 신화라는 등급은 들어본 적도 없다. 어디서 사기를 치려고.
“진짜예요! 신화에 등장하는 무기이지만, 유명하지 않고 효과가 신화에는 미치지 못하는 무기라고요! 요한 오라버니. 디아뮈드 오 디나라는 켈트 영웅 알아요?”
“…그게 누군데?”
이 씹덕아라고 뒤에 나도 모르게 관용어구처럼 붙일 뻔했다. 디아 뭐?
“디아뮈드 오 디나. 이파아 기사단의 영웅이에요. 두 자루 창을 가졌는데 이건 그 창 중 하나인 게 다러그(Gáe Dearg)예요.”
“켈트 신화에서 유명한 영웅이면……? 쿠 홀린 아니야? 그리고 켈트 신화에서 유명한 창은 쿠 홀린의 게 볼그(Gáe Bolg)고? 어? 이름이 비슷하네?”
“오라버니. 원래 ‘게’라는 단어가 창을 뜻한다고요. 아무튼, 이 창은 마법을 파훼하는 능력이 있어요.”
“…좋은데? 엄청?”
“그쵸? 좀비랑 같이 나오는 게 악마라면서요? 요술 같은 거 쓰는 놈들? 이제 다 뒤졌다!”
다시 할버드 날에 뺨을 비비는 릴리 로즈에게서 본능적으로 멀어졌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내게 다가오며 히죽대는 유다연과 거리가 빠르게 좁혀졌다.
“으흐흐흐. 드디어 제 매력에 빠졌구나? 그쵸? 오빠?”
“도대체 뭘 얻었기에 그렇게 신이 났어?”
“이거요!”
[고급 자판기]에서부터 눈독을 들이던 귀걸이와 목걸이를 모두 착용하고 나타난 유다연은 그중에 다이아몬드가 박힌 화려한 목걸이를 잡고 흔들면서 잔뜩 들떠서 자랑하듯이 내밀었다.“그게 뭔데?”
“브리싱가멘(Brísingamen)이라고 알아요? 오빠?”
“…그거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거 아냐? 프레이야의 목걸이?”
“맞아요! 맞아!”
브리싱가멘은 유명한 목걸이다. 북유럽 신화를 자세히는 몰라도 풍요의 여신이자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신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인 프레이야의 상징과 같은 목걸이라는 것 정도는 안다.
다만,
“그러면 그거 신화 등급이라는 거잖아?”
신이 직접 착용하고 효과를 발현할 정도라면 신화 등급이라는 것이고,
“네!”
“네가 그 정도로 좀비를 때려잡았어? 릴리 로즈가 준 신화 등급이던데?”
그 말은 곧 생각보다 유다연이 릴리 로즈보다 더 많은 카르마 포인트를 획득했다는 뜻이었다.
“헤헤헤.”
그저 헤벌쭉 웃는 유다연의 모습에 평소 그녀를 무시하며 편견을 가지고 그녀를 대했던 걸 반성하며 사과하려는 찰나,
[하아……. 마스터. 유다연의 담당 지구의 의지가 재신(財神)입니다.]군주의 에고가 내 착각 아닌 착각을 바로잡아줬다. 열심히 한 건 맞을 거다. 아무것도 없는데, 재신이라고 일방적으로 신화 등급 장비를 턱하니 줄 순 없을 테니까. 아까 군주 에고가 말한 파괴(破壞)의 사건도 있고.
다만 결과보다 더 좋게 나온 거라는 거다. 릴리 로즈가 준 신화 등급이었다면, 유다연은 신화 등급 정도로. 더욱이 담당 지구의 의지가 재신 아닌가. 재신 특화라고 할까?
“아니, 잠깐만. 그런데 그거 효과가 무한한 아름다움을 가지게 된다 같은 거 아니었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프로디테의 허리띠 케스토스 히마스(ΚΕΣΤΟΣ ΙΜΑΣ)와 비슷한?”
“헤헤헤.”
“개쓰레기 템이네. 신화 등급을 뽑긴 뽑았는데, 비싼 쓰레기를 뽑았네.”
“아니에욧!!”
아니긴 맞구만. 개뿔. 그딴 걸 어디다 써? 종말 전이었다면 연예인이라도 하지.
유다연은 열심히 아이템 성능에 대해서 변명하듯이 설명했다. 단순히 아름다움을 유지시켜주는 게 아니라나?
아름답다는 건 신체가 균형을 이룬다는 뜻이고, 그렇기 때문에 신체의 불균형을 자동으로 잡아주고, 마력 회로를 통한 마력 유동이 더 원활하고 부드럽게 바뀌었단다.
무엇보다 풍요의 여신이 착용하던 목걸이였기 때문에 마력이 퍼센트로 상승하고, 전투 시 아군의 사기를 소폭 높여주며 마력 회복 속도도 소폭 높아진다나?
그럼 뭐해?
“응. 비싼 쓰레기~.”
“으으으으으! 아니라고욧!! 오빠는 여자의 마음을 몰라서 그래요! 저길 봐요!”
“응~. 안 봐.”
“고개 돌리지 말고 저기, 저기, 다 부러워하는 거 안 보여요?! 밤샘 전투에도 피부 트러블이 생기지 않고, 나이가 들어도 주름이 생기지 않는! 그야 말로 여자라면 모두가 원하는 그런 특성!!”
“그래봐야 뭐해. 신화 등급 치고 전투 성능이 구린데.”
“으으으! 성능충!! 효율충!!”
“네네~. 다음 똥템~.”
무려 신화(Mythology) 등급이다.
당장 내 아이템인 네메아의 사자 가죽은 차치하더라도 호신 전용 무기인 프라가라흐랑 비교해도 하늘과 땅의 성능 차이가 있다.
성능충이냐고? 성능충이다. (당당!) 묻기 전에 답한다. 효율충이다. (당당!)
종말의 세상에서 성능 말고 더 바랄 게 뭐가 있어? 사방에서 좀비가 들이닥치고 악마들이 나와 기괴한 요술을 부리는 세상에서.
“으휴. 나중에 분명히 이 목걸이를 재평가하는 날이 올 거예요! 분명히요!”
“응~. 아니야~. 그럴 일 없어.”
유다연이 답답하다는 듯이 가슴을 쿵쿵 때리다가 여자들이 모인 곳으로 쿵쾅거리며 걸어간다. 자신이 삐졌다는 걸 온몸으로 표현하면서.
그러거나 말았거나.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유다연을 제외하면 다들 성능이 좋은 장비를 받은 건지 하나 같이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포만감 같은 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으으. 지금 안전지대 적용 중이지? 어디까지지? 나가 볼까?”
“가자! 나 이거 써보고 싶어!”
“그러자. 잠깐 나가서 좀비랑 악마 좀 썰어 보고 오자.”
…
아니나 다를까.
기어이 참지 못하고 이제 막 이벤트가 끝났다는 걸 잊은 건지 우르르 영지 밖으로 향했다. 처음 몇 명이 움직이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다들 따라서 영지를 빠져나갔다.
“어휴. 저 전투광들. 쉬는 것도 훈련의 일환인데.”
그런 각성자들을 일별하고 내성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서,
“신체 스탯 모두 100포인트 상승.”
추가 보상으로 다시 2억이 넘게 모인 카르마 포인트를 사용했다. 난 이제 억 단위의 카르마 포인트가 있는 남자다. 고작 스탯 상승하는 것 정도에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다.
『신체 스탯 [근력], [민첩], [체력], [내구], [마력]을 100포인트 상승시키겠습니까?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 이천사백만(24,000,000) 포인트가 차감됩니다.』
…그렇게 생각하던 몇 초 전의 나를 증오해!!!
“뭐, 뭐야? 왜 2,400만이야? 옐로에서 그린으로 갈 때는 분명히 전부 다 해서 240만이었는데? 갑자기 10배가 튄다고?”
양아치냐?! 너네?!
『스탯 상승을 중지하시겠습니까?』
“…어휴. 아니요. 진행합시다. 시스템 양반.”
『신체 스탯 [근력]이 그린(Green) 랭크 99에 도달했습니다!』
『신체 스탯 [민첩]이 그린(Green) 랭크 99에 도달했습니다!』
『신체 스탯 [체력]이 그린(Green) 랭크 99에 도달했습니다!』
『신체 스탯 [내구]가 그린(Green) 랭크 99에 도달했습니다!』
『신체 스탯 [마력]이 그린(Green) 랭크 99에 도달했습니다!』
그런데 그냥 블루(Blue) 랭크로 올라갈 거라고 생각했던 스탯이 그린(Green) 랭크 99에서 멈췄다.
“뭐야? 왜 이래?”
『신체 스탯이 첫 번째 벽에 도달했습니다. 벽을 넘기 위해서는 깨달음이나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 이천만(20,000,000)이 필요합니다.』
“…벽?”
벽이라니? 무슨 벽을 말하는 거야? 깨달음? 이거 장르가 왜 갑자기 영지물에서 무협으로 바뀌어? 무슨 이십만도 아니고, 이백만도 아니고, 이천만이나 또 내래?
『포기하시겠습니까?』
“…아니. 일단 진행시켜.”
여기까지 와서 어떻게 포기하겠냐. 카르마 포인트가 없는 것도 아닌데.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 이천만(20,000,000)이 차감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