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128
『영지 밖의 영지민이 전투 참여 시, 신체 스탯이 [50]% 증가하고, 특수 스탯이 [25]% 증가합니다.』
『고유 능력 [만능]의 범위 안에 전투에 참여 중인 영지민 20,722명에 따라 영주의 모든 스탯이 일시적으로 207.22% 증가합니다.』
가뜩이나 힘이 넘쳐서 걱정인데 버프까지 적용중이다.
“이거 못 꺼?”
[고유 능력 [만능]의 범위를 매우 좁게 설정하시면 됩니다. 마스터.]“그래? 어디…….”
『고유 능력 [만능]의 범위 안에 전투에 참여 중인 영지민 2명에 따라 영주의 모든 스탯이 일시적으로 0.02% 증가합니다.』
나를 중심으로 직경 1m 정도의 범위로 설정하자 바로 옆에 붙어있는 엘라와 소피아만 적용되면서 훨씬 나아졌다.
“자, 그래서. 이제 내가 뭘 하면 될까?”
“강해진 힘에 빠르게 적응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마음껏 힘을 발산해보시면 됩니다.”
“음? 힘을 마음껏? 활로?”
내가 활을 들고 되묻자 엘라의 고개가 좌우로 흔들린다. 그리고 뭔지 모를 불길함이 느껴지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더니,
“환영해요. 영주님. 오늘도 저, 소피아의 강의를 찾아주셔서 감사하고요. 이것 받으세요.”
소피아가 딱 봐도 엄청 무서운 메이스를 태연하게 내게 건넨다. 얼떨결에 받은 메이스는 단순한 쇳덩어리가 머리에 달린 게 아니라, 여러 장의 철편을 부착해서 만든 플랜지드 메이스(Flanged Mace)였다. 게임에서 보면 흔히 사제들이 들고 다니는 그 메이스.
맞으면 엄청 많이 아프게 생긴 통짜 미스릴의 프랜지드 메이스를 들고 선 내 옆으로 똑같이 생긴 메이스를 든 소피아가 다가와 섰다.
“신성한 보호. 대마법 신성 보호. 라이프 에센스. 최상급 마기 저항. 헤븐리 오라. 최상급 독 저항. 최상급 질병 저항. 최상급…….”
가타부타 말도 없이 온갖 방어와 저항 버프를 내게 걸기 시작했다. 뭔가 엄청난 게 오려는 걸까? 몸을 감싸는 형형색색의 빛은 다양해지는데, 이상하게 불안한 느낌이다.
열두 개나 되는 방어 회피 버프를 건 소피아는,
“마력과 육체 능력 향상 신성 주문은 배제했어요. 일단은 달라진 육체에 적응하셔야 하니까요. 그럼 갈까요?”
라고 태연하게 말하며 앞장 섰다.
“가? 어딜?”
“어디긴요? 저기죠.”
소피아가 메이스를 들고 가리킨 곳은 안전지대 경계선 밖으로 좀비들이 우글우글대는 곳이었다.
“저길 왜? 아니, 그것보다 소피아. 너 왜 메이스를 들고 있어?”
“네? 신성 기사단의 여러 전투 무기술 마스터 가운데 둔기 마스터가 저니까요?”
“…음?”
“네?”
뭔가, 뭔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서둘러 되돌려야 한다!
“아니, 아니! 너, 넌 클래스가 성녀(聖女)잖아!”
“네.”
“뭘 당연하다는 얼굴을 하고 대답하고 있어! 성녀는 뒤에서 힐 해주고 버프 주고 막 그러는 거 아니야? 고귀하게?”
“영주님. 뒤에서 힐하고 버프만 하면 좀비는 조상님이 잡아줘요?”
“그게 뭔…….”
“언데드를 무로 돌리는데 이것만 한 게 없어요. 가요!”
메이스를 치켜들면서 해맑게 하는 말에 말문이 막힌다는 게 어떤 건지 바로 이해 됐다.
저게 무슨 신부님이 천국행 티겟으로 샷건만 한 게 없다고 하는 소리냐고. 역시 신성력에 문제가 있는 게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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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좀 정신이 없네요.
추석에 누나가 안 온다고해서 글을 쓸 시간이 있을거라는 기대를 좀 가졌는데.
누나는 안오는데, 조카들만 오더라고요.
이제 중딩이 된 녀석이 애들을 데리고 기차타고 왔다면서.
어머니는 엄청 좋아하시는데.
어휴.
보통 막 중학교 올라가고 초등학교 6학년 쯤 되면 친구들이랑 노는 걸 좋아하지 않나요?;;; 왜 굳이…
덕분에 조아라 사이트에도 접속하지 못했습니다. 연휴 내내.
글도 못썼고.
그냥……. 어휴.
그때 받은 스트레스와 충격과 공포가 이제 좀 돌아오는 느낌입니다.
스트레스로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진심으로.
역시 신성력에 문제가 있는 게 확실하다.
130. 내 몸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나?
소피아의 지론, ‘마음껏 힘을 발산하면 뭐든지 다 된다.’는 생각보다 효과가 있었다.
“이게 왜……? 돼?”
그냥 효과가 있는 게 아니라, 생각한 것과 아득한 거리감이 느껴질 정도로 효과가 좋았다.
스―팍! 스읏―빡!
심지어 소피아가 준 메이스를 뒤로 던지고 주먹으로 좀비를 두들겨 패는 것도 가능해졌다.
음? 그건 원래 가능한 거 아니냐고?
내가 말했잖은가. 좀비를 두들겨 패고 있다고. 죽이는 게 아니라.
그래. 절반은 썩어 문드러진 시체와 다름없는 좀비를 죽지 않게 힘을 조절하며 패는 중이다. 어쩌면 이 과정 역시도 가신인 엘라와 소피아 덕분에 사사(師事)라는 효과도 영향을 미쳤을 거다.
둘은 이미 아주 예전에 블루 랭크를 돌파한 존재니까. 실제로 무시무시해서 휘두르기 꺼려졌던 메이스는 첫날 6시간 만에 능숙하게 다루게 되었고, 이틀을 꼬박 휘두르자 [오러]를 씌우는 여러 파생 기술이 가능해졌고, 사흘 째에 메이스를 내려놨다.
그리고 지금까지 주먹과 발길질 중이다. 이제는 좀비를 쉬이 터트리지 않고 샌드백처럼 아껴(?) 팰 수 있게 됐다.
잘 된 일다. 다행이고. 원했던 상황이기도 하다. 다만 한 가지 문제라면,
“오! 영주님 생각보다 재능이 있으시네요?! 보름은 걸릴 줄 알았는데. 열흘도 안 됐는데 적응을 끝낼 줄이야.”
내가 [내성]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9일하고 11시간 07분 52초 동안 좀비 무더기 한가운데서 강제 부비부비를 하고 있다는 거다.
스읏―푸확!
“아오! 터졌어!”
9일 넘게 잠도 못 자고 이 짓을 하고 있다는 걸 떠올리고 감정이 격해진 순간 힘이 들어가면서 좀비가 터져 버렸다.
“아오. 기분 더러워!!”
터져 나간 좀비의 썩은 살점과 뼈가 몸과 얼굴에 묻어 찝찝함과 짜증을 동시에 전해줄 때,
“엘라임.”
“알았어요. 엘라.”
무려 엘라가 소환한 물의 정령왕이 힘을 일으켜 몸을 씻기고 말려줘서 악취는 없지만, 좀비의 살점에 달라붙었던 기억은 고스란히 기억에 저장되고 있다.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라 수천 번의 기억이.
“돌겠네. 이게 맞아? 사람이 욱하면 힘을 더 쓸 수도 있는 거 아니야?”
“아니죠. 마스터를 괜히 마스터라고 불리는 게 아니에요. 영주님은 이제 몸을 밀리미터 단위로 다룰 수 있다고요. 원한다면 오러로 구름을 꿰뚫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원치 않는다면 코앞에서 날린 주먹에도 상하지 않게 할 수 있어요.”
문득 든 생각인데, 어쩌면 소피아의 적성은 성녀 따위가 아닐 수도 있다. 응. 확실히. 성녀를 ‘따위’로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그녀는 본능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몸을 쓰는 법에 능숙하다 못해 천재적이다.
소피아는 성녀로 간택 받지 못했더라도 이름을 날리거나 차원의 역사에 기록을 남기는 강자가 되었을 거다.
“음? 글쎄요?”
다시 새로운 좀비를 두들기면서 그런 내 생각을 묻자 저런 애매한 답변이 돌아온다.
“저는 이런 능력이 있다는 걸 모르고 살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능력? 재능? 이런 몸을 쓰는 법은 오히려 차원 멸망의 끝에 배우게 된 거라서요. 공허와 싸우면서 병아리의 손이라도 빌려야 할 판이어서. 헤헤.”
소피아의 말은 따지자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뜻이었다. 이런 쓸데없는 말을 왜 하냐고?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으니까.
“오케이! 끝!!”
정확히 30분. 중간에 딴 소리를 하기도 하고, 소피아와 엘라의 질문에 답도 하고, 가끔 킹 받게 하는 소피아의 농담에도 어울려주면서도 쉬지 않고 두들긴 좀비를 죽이지 않고 끝냈다.
“고생하셨어요! 영주님!”
“좋아! 아주 좋아! 자극적인 매운 라면이랑 기름기가 절절한 치킨에 시린 맥주를 마시고,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한숨을 푹 잘 거야.”
“그렇게 하세요. 영주님.”
웬일인지 소피아가 순순히 대꾸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입가에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진하게 그리면서.
“뭐, 상관 없지. 이젠.”
경쾌한 발걸음으로 안전지대 안으로 들어와 영지를 향해 걸으면서 [영지 관리] 메뉴를 열었다.
“어디 보자. 아! 맞다! 특수 스탯이 블루 랭크로 올라갈 때도 문제가 생겨?”
“그건 아닙니다만…….”
“뭐야. 그 불길한 줄임표는?”
“신체 스탯이 육체와 마력의 성장이라면, 특수 스탯은 격의 성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엘라가 하고 싶은 말은 아마도 하루 이틀은 감기에 걸린 것처럼 몸이 불편할 거라는 거예요.”
“정말?”
“네. 그렇습니다. 주인님. 최소한 안전한 곳에서 시도해주세요.”
“그건 당연하지. 이번에 나도 진짜 깜짝 놀랐다고.”
그렇게 두런두런 엘라와 소피아를 각각 양옆에 대동하고 내성으로 향하는 길에,
“어! 보스! 드디어 끝나셨습니까? 아! 저, 저는 먼저 바쁜 일이 있어서.”
날 발견하고 반가워하며 다가오던 네이선이 뒤늦게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이 반대 방향으로 휙 돌아서 멀어졌다.
“어라? 오라버니?! 훈련 끝났어요……어어어어우와아아! 나 화장실!”
새롭게 받은 아이템인 할버드를 한손으로 훙훙 휘두르던 릴리도 나를 발견하고 다가오다가 태극권이라도 맞은 것처럼 반대 방향으로 달려간다. 화장실을 찾으면서 영지 방향이 아니라, 좀비가 있는 쪽으로 가는 건 무슨 경우지? 인도 출신이야?
그런 상황은 영지 안으로 들어서서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이상했던 건,
“오빠아아아! 우와! 끝났어요?! 수고했어요! 안녕!!”
유다연이다. 누가 봐도 수상한 행동과 말투 그리고 어색한 몸짓? 평소처럼 주인을 맞이하는 댕댕이처럼 달려들었다가 눈이 사정없이 떨리는 것 같더니 ‘안녕!!’이라는 엄청 어색한 인사를 남기고 내게서 전력으로 멀어진다.
“혹시 말이야.”
움찔―!
내성으로 향하던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자 두 여인이 모두 몸을 움찔 떤다.
“내 몸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나? 아! 옷에서 나는 건가? 아이템? 이거? 초경량 방검방탄복에서? 이거 아이템이 아니니까?”
내 질문에 잔뜩 일그러진 소피아의 얼굴을 보니 역시 맞는 것 같다. 아무래도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게. 그동안 좀비 틈에서 오래 있어서 코가 마비돼 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걸 테고.
“밥보다 일단 씻어야겠다! 서두르자!”
“…네. 주인님.”
“끅! 네. 영주님.”
소피아가 딸꾹질을 할 정도로 숨을 참고 있었다는 것에 미안함을 느꼈다. 그래. 분명히 그랬었다!
식사를 거르고―블루 랭크에 오른 이후, 열흘이 넘게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는데도 멀쩡하니까― 6층에 있는 내 방에 딸린 넓은 욕실로 직행했다.
욕조에 잔뜩 뜨거운 물을 받았다. [내성]에 작동되는 여러 생활 마법 중 하나로 원하는 온도의 물이 성인 네 명이 들어가도 남을 정도의 커다란 욕조에 순식간에 차오른다.
욕조에 입욕제를 잔뜩 풀어놓고, 들어가기 전에 샤워까지 말끔히 끝내고 몸을 담그는 순간,
스읏―.
예리해진 감각에 욕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성]에는 여러 생활 마법이 있었고, 블루 랭크에 오르기 전이었다면 듣지 못했을 정도로 [내성]의 방문들은 소리가 나지 않았다.
지금도 문에서 소리가 났다기 보다는 문이 열리면서 생긴 공기의 변화에서 난 소리를 잡아낸 것이었다.
찰박―. 찰박.
바닥에 맺힌 물을 맨발로 밟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걱정? 그런 건 하지 않는다. 적의를 가진 존재가 [내성]으로 들어올 수 있을 가능성은 0에 수렴하니까.
“주인님.”
그리고 역시나 그곳에는 적이 아니라, 얇은 수건을 걸친 엘리아나가 기다란 욕조 테이블에 와인과 식사가 담긴 접시를 들고 다소곳이 서 있었다.
“…좋아. 이젠 알겠어.”
“…….”
“다들 내 몸에서 나는 악취 때문에 도망친 게 아니라는 걸.”
“…….”
* * *
이요한이 낯이 뜨거워지는 깨달음을 얻은 상황에 대해서 알려면 며칠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요한이 메이스를 손에서 던져버린 이후, 좀비들과 본격적으로 몸의 대화를 하기 시작했을 무렵 늦은 저녁.
지의사들이 모두 [내성] 1층 한쪽에 있는 넓은 식당에 모여 있었다. 언젠가 이런 장면을 본 것 같다면 착각이 아니다.
이요한이 블루 랭크에 올라 쓰러진 첫날 밤에도 이렇게 모였었다. 그때와 차이가 있다면 그때는 주요 고용인도 참석했지만, 오늘 이곳에는 오로지 지의사들만 모였다는 것이다.
“다 모였어요.”
이사벨라 노아가 그렇게 아무 것도 없는 식당의 천장을 향해서 말하자,
[좋아요. 반가워요. 여러분.]천장에서 고고하고 단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려 바람의 상급 정령 실라이론을 이용한 원거리 통신이다. 하급인 실프를 이용하면 간단한 정보만 일방적으로 전달할 뿐이지만, 상급 정령은 ‘소리’에 한해서라면 과학의 산물인 전화기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