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129
“당연하죠!!”
“그렇습니다.”
…
특이한 것은 엘라의 질문에 대답하는 이들은 지의사 중에서 ‘여성’이라는 점이었다. 안 그래도 무언가 이상하고 불편한 표정이던 남자들 중 헌터가 손을 들었다.
“저기요.”
[뭐죠?]“나는 아니, 우리는 왜 부른 거예요? 그, 그, Shoot the foot! 괴상한 주제의 회의에 우리가 필요가 있어요?”
[당연히 필요하죠.]“당연하죠!”
엘라는 차분하게, 그리고 유다연은 맹렬하게 헌터의 불만을 잠재웠다.
“…우리는 남잔데?”
[그거랑 무관합니다. 당신들 역시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합니다.]“다들 공범이 되는 거야! 그래야 비밀을 누설하는 입을 막을 수 있어!”
유다연은 이제 존댓말도 생략하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들이 이렇게 모인 이유는 뭘까? 여자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남자들을 꺼림칙해 하는 이유는?
[영주 부인 후보자가 결정될 때까지 누구도 이 방을 나설 수 없어요.]“오늘 기필코 결판을 낼 거야! 정실 전쟁의 끝을 보게써!!”
바로 저런 주제이기 때문이다.
“아 도른자야. 이 도른자야. 그러니까 우리는 빠지고 싶다고오!!!”
[안 돼요.]“안 돼! 남아!!”
헌터는 정말 그럴 수만 있다면 무시하고 당장이라도 자신의 뒤에 있는 식당 문을 박차고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잡히겠지. 어휴. 우리 영주님 불쌍해서 어쩌냐…….’
헌터의 불만이 처참하게 침몰한 후,
“그런데요. 궁금한 게 있어요. 엘리아나 언니. 지금까지 가만히 계시다가 왜 갑자기 본부인 자리를 노리는 거죠? 이제 와서? 그것도 본격적으로? 소피아 언니도 그렇고요.”
유다연이 작은 입을 열어 이 강압적인 회의가 벌어지게 된 원인에 관해 물었다.
[그건 주인님이 이제 마스터에 도달하셨기 때문이에요.]순순히 답해주는 엘리아나. 그러나 대답을 들은 지의사들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거랑… 이거랑… 상관이… 있어요?”
유다연이 당장이라도 화를 내고 싶은 걸 참아가며 물었을 때,
[이해를 못하시는군요. 좋아요. 이런 자리를 마련한 마당에 더는 점잔을 떠는 것도 웃기겠군요. 직설적으로 말할게요. 주인님께서 마스터에 오르셨기 때문에 이제 저는 주인님은 저와 정사를 치르시다가 다치실 일이 없어다고 하면 이해가 되나요?]“엑~?!!!”
[아! 하나 더. 주인님께서 마스터에 오르셨기에 임신 확률이 엄청 올라갔어요. 그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졌다.”
유다연은 개처럼 패했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십분 공감을 한 얼굴로 책상에 머리를 박았다. 다른 지구의 의지의 사제들도 같은 얼굴이었다.
다만 차이라면 여자들은 진짜 ‘와! 졌다. 졌어! 저걸 어떻게 이겨?!’라는 얼굴이라면, 남자들은 ‘도른 여자 옆에 도른 여자라니! 우리 영주님 불쌍해!’라는 속마음이 드러나는 얼굴이었다,
엄청난 충격을 받은 얼굴인 건 비슷하지만.
[그렇다면 제가 첫 번째라고 인정하시나요?]“조, 좋아!”
[저와 소피아가 첫 번째와 두 번째로 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주인님은 마스터에 막 오르셨고, 그래서 정사 중에 어떤 사고가 벌어질지 알 수 없어요. 흥분한 주인님의 힘에 여러분의 연약한 육체가 상할지도 몰라요. 저희가 먼저 확실하게 체험하고 알려드릴게요.]“그, 그만 때려요. 다연이는 이미 죽었다고요.”
릴리 로즈가 그렇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끝으로 식당에는 제법 오랜 시간의 불편한 침묵이 내려앉아 있었다.
====
TMI.
1. 인도에서는 화장실은 신성하지 않은 것이라고 여겨 집에 만들지 않거나 집 바깥에 멀리 두거나 그냥 노상에서 볼일을 해결한다고 한다. 정부가 화장실 1억 개를 지원했지만, 소용없었다고.
2. 소피아는 냄새가 나서 인상을 쓴 게 아니라, 웃음을 참는 중이었다.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신! 중요!
이 글은 15세입니다! 성애신은 없어요!!!
2차전 고?
131. 2차전 고?
“…좋아. 이젠 알겠어.”
“…….”
“다들 내 몸에서 나는 악취 때문에 도망친 게 아니라는 걸.”
“…….”
“일단 들어와.”
“고맙습니다. 주인님.”
강제적인 상황에서 획득한 허락임에도 허락은 허락이라는 건지 엘라의 얼굴에는 홍조와 함께 행복한 미소가 나타났다.
“이건 진짜 병신 같은 질문이라는 거 아는데. 혹시나 해서 묻는 거야. 본심은 아니야. 오해를 하지 말고 들어.”
“네. 주인님.”
“인간들 사이에서, 그러니까 우리 지구에서 이런 정도의 대쉬는 서로 굉장히 친밀한 관계가 되는 거고, 면밀히 서로의 알몸을 주무르고, 세밀히 서로의 몸을 탐닉하면서, 농밀한 관계를 나누는 그런 사이가 되는 거야. 알고 있어?”
난 하이엘프나 엘프들은 친한 사이에 같이 목욕하는 문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식으로 돌려 말한 거다. 지금 내 앞에서 이런 식이면 이후 벌어질 일은 어른의 그것이라는 걸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고.
당황해서 말이 굉장히 길어지는 건 오래된 습관이었다.
아무튼,
“네. 전 주인님의 여자가 되고 싶어요.”
엘라는 자신의 지금 행동은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오해가 아니라는 걸 순순히 인정했다.
비겁해 보인다고? 남자가 이 정도로 판이 깔렸으면 뭐 어쩌고 해야 한다고?
내가 가장 혐오하는 게 어린 아이를 학대하는 것과 위력으로 상대를 성적으로 학대하는 거다. 남자든 여자든.
엘리아나가 나를 좋아하는 거? 몰랐냐고? 내가 빡대가리도 아니고 그걸 몰랐을까. 눈치를 그렇지 주는데?
하지만 확실하게 내가 먼저 다가가거나 티를 내지 않은 건, 어쨌든 그녀는 나를 ‘주인님’이라고 부르고, 그녀는 나를 통해서 차원의 틈에서 빠져 나왔으며, 세계수도 내 영지에 심었고, 마지막까지 함께 하던 동료 엘븐나이츠도 내가 소환했다.
이런 상황인데? 내가 먼저 다가가? 이렇게 찾아왔다고 ‘오! 이따다끼마쓰!’이러면서 바로 달려들어?
‘어휴.’
“솔직히 나도 좋아. 그런데 넌 괜찮아?”
“네? 저, 저도……. 좋아요. 좋아해요. 주인님.”
“그렇단 말이지?”
“네. 제가, 제가 첫 번째에요.”
그리고 나와 엘라는 다음 날 새벽이 돼서야 눈을 붙였고, 10시가 넘어서야 일어났다.
눈을 뜬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지난 날의 광란의 흔적들이었다.
‘아. 저질렀구나.’
그 흔적들을 보면서 난 그동안 지켜오던 선 하나를 넘어버렸다는 걸 인지하고 인정했다. 종말의 세상 이전에도 죽음의 위협을 맞닥뜨려 누군가를 죽이고 살아남는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성적으로 방출하는 거다.
엘라의 몸은 신비로웠고, 엄청 났다. 어떤 것도 다 받아줄 수 있었고, 어떤 자세도 다 가능했다.
“아―. 큽. 흠흠. 아아.”
잠긴 목을 풀어낼 때 쯤.
움찔―.
바로 옆에 누워 있던 엘라의 몸이 움직이는 게 고스란히 느껴졌다.
“일어난 거 다 알아.”
“…안녕히 주무셨어요? 주인님?”
어제 온갖 체위를 다 했음에도 아침의 엘라는 볼에 홍조를 띠고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숙인 채로 이불을 끌어 안아 자신의 몸을 가렸다.
그 모습이 오히려 더 요염하고 색정적으로 느껴졌다면 내가 변태인 걸까?
“2차전 고?”
나도 모르게 그렇게 병신 같은 말을 해버렸는데,
“…고고.”
엘라가 또 그걸 받는다.
결국 점심을 먹을 때가 돼서야 나와 엘라는 방에서 나올 수 있었다. 1층에 내려와 식당으로 들어선 순간,
우뚝―!
모든 소음이 사라지고 분주하고 소란스럽던 식당에 침묵의 폭탄이 터졌다. 일제히 행동을 멈추고 문을 막 열고 들어서는 나와 엘라를 바라보는 이들의 눈빛.
어제까지의 나였다면 이런 노골적인 관심에 주춤거렸을 텐데,
“뭘 봐?”
오늘의 나는 다르다. 뭔가 한 꺼풀 벗어 버린 것 같달까?
“주인님.”
“응?”
“어떠신가요?”
“…지금?”
“네?”
“그걸 지금 여기서 묻는다고? 엘라 너! 엄청 개방적이구나?!”
“네?”
“나야 좋았지. 엄청 좋았어. 이제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 끝내줬다고!”
“…으아아아! 아뇨! 아닙니다. 주인님! 그게 아니라! 그……!”
“영혼이요. 또는 정신. 스트레스. 해방감. 뭐 이런 걸 물어보는 거예요. 우리 선배님은요. 좋은 아점입니다. 영주님.”
그제야 난 엘라가 편안해진 내 얼굴을 보고 질문한 거라는 걸 깨달았다.
‘가볍지.’
스트레스로 무겁던 머리가 가벼워졌다. 쿨 샴푸를 덕지덕지 바른 두피에 선풍기를 최대한으로 틀고 머리를 말리는 느낌? 알게 모르게 날카롭던 신경이 사라졌다.
특히나 열흘에 가깝게 좀비 떼 속에서 몸과 정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인 그날에.
회귀 이후 실로 오랜만에, 회귀 전 식물인간이었던 때까지 치면 근 15년 만에 치른 정사.
말할 필요가 있을까? 영혼의 해방감을 만끽하는 중이지. 다만,
“엄……. 미안해. 엘라. 내가 지금 좀 하이한 상태라서 그래. 사과할게. 미안.”
얼굴이 거의 익을 정도로 빨갛게 변한 엘라에게 미안할 뿐이다.
“괘, 괜찮아요. 저도 조, 좋았어요.”
그걸 또 받아주네. 와, 솔직히 아까 ‘2차전 고’를 받아 준 것만해도 엄청난 건데.
“저기요. 영주님. 똑똑?”
“응?”
“그러다 눈에서 떨어진 꿀이 김치찜으로 들어가겠어요. 정신 좀 차리세요. 선배님도요! 다음 주는 제 차례라고요!”
“그래. 미…? 뭐? 뭐라고?”
소피아가 아무렇지 않게 엄청난 소리를 한 것 같은데? 왜 아무도 그걸 이상해하지 않는 거지? 나만 이상해? 엘라도, 당사자인 소피아도, 그리고 어느새 옆에 쟁반을 놓고 앉아 커틀렛을 크게 베어 물고 있는 유다연까지도 태연하다.
이쯤 되면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뭐지? 이거? 뭔가 이 분위기……. 나를 제외한 단톡방이 있는 것 같은 분위긴데?
“뭐야? 이 분위기? 아니, 그 전에 다음 주? 네 차례?”
“선배님? 말씀 안 드렸어요?”
“으응……. 말을 꺼낼 겨를도 없이…….”
땅그랑―!
유다연이 포크를 떨어뜨렸고,
“아하~. 말을 꺼낼 겨를도 없이 아주 즐기셨다? 뜨거우셨다? ‘회의’에서 정한 걸 전하지 않고 마냥 행복하셨다?”
소피아는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존중하던 모습을 벗어던지고 잔뜩 비꼬고 있었고,
“어머! 어머! 어머머머머!!”
유부녀 서다혜는 ‘어머’라는 단어만 반복하면서 리리노의 눈을 가렸다. 아니, 아줌마. 눈을 왜 가려요? 가리려면 귀를 막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