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130
‘혼란하구만.’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스터.]바람직하긴 미친. 이게 뭐야? 며칠 전에는 뜬금없이 장르가 무협이더니, 이제는 뭐 로맨스야? 아니면 야설? 이거 15세야 이 미친 것들아!!
“제대로! 하나도 빠짐 없이! 다 이야기 해!”
“지금요?”
진짜 지금 하냐고 뭔가 엄청난 문제가 있는 상황이라는 걸 암시하는 뉘앙스로 되묻는 소피아의 말에,
“웅? 영쭈님!”
바로 옆에 리리노와 또래의 어린 아이들이 설기와 설기의 새끼를 품에 안고 나를 올려다 보고 있다는 걸 인지했다. 블루 랭크에 도달한 마스터의 기감을 속이고 접근하다니. 우리 리리노와 쪼꼬미들, 천재인가?
딱―! 딱―!
“영주님! 정신 차리세요! 정신!”
소피아의 핑거스냅에 아이들에게서 그녀에게로 시선을 돌린 후,
“밥 먹고 내 방으로 와.”
그렇게 지시를 변경해야 했다.
“아, 그럼 영주님. 그것도 안 하셨겠네요?”
“그거라니? 중의적 의미가 가득 담길 단어를 쓰지 마! 여러 가지가 떠오른다고!”
“오호~. 뭔지 궁금하지만, 지금은 넘어가고요. 특수 스탯 상승을 여쭙는 거예요.”
“안… 했는데?”
안 했다는 내 답에 소피아의 눈이 엘라에게 닿는다. 소피아의 눈에서 레이저라도 쏜 걸까? 엘라는 그녀의 시선이 닿자 얼굴과 목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에휴. 영주님. 지금 기분 어떠세요? 엄청 좋죠? 막 이상하게 하이하고, 사소한 것에도 딴 생각이 엄청 빠르게 일어나고요?”
“어, 어어. 맞아.”
“스트레스를 아주 제대로 날리셨나 보네요. 지금도 좋아요. 식사는 다 하신 것 같으니까. 바로 올리셔도 되겠어요.”
“지금?”
“네.”
“한다?”
“네에.”
왠지 점점 소피아가 나를 한심하게 보는 것 같은데. 착각이겠지? 충성 스탯 만땅인데?
“또, 또. 정신 챙기셔요. 영주님.”
아, 또 딴 생각. 자꾸 생각이 옆으로 빠진다.
“특수 스탯 전부 블루 랭크로 상승시키겠어.”
『신체 스탯 [위엄], [교감], [친화]를 100포인트 상승시키겠습니까? 플러스 카르마 포인트 칠천이백만(72,000,000) 포인트가 소비됩니다.』
“와. 미친.”
보통 특수 스탯은 하나다. 각성자는 다 그렇다. 솔직히 나 빼고 전부 그렇다고 조심스럽게 확신해 본다.
왜냐하면, 마치 짠 것처럼 신체 스탯 5올리는데 필요한 카르마 포인트와 특수 스탯 1 올리는 들어가는 카르마 포인트가 같다. 마이너스와 플러스의 차이만 있을 뿐. 그리고 신체 스탯은 다섯(5) 종류다.
그래서 본래의 나라면 2,400만 플러스 카르마 포인트가 필요했을 거다. [문을 여는 열쇠]의 영향으로 특수 스탯이 세 가지가 아니었다면.
‘7,200만. 어휴.’
“진행시켜.”
『플러스 카르마 포인트 칠천이백만(72,000,000)이 차감됩니다.』
『특수 스탯 [위엄]이 그린(Green) 랭크 99에 도달했습니다!』
『특수 스탯 [교감]이 그린(Green) 랭크 99에 도달했습니다!』
『특수 스탯 [친화]가 그린(Green) 랭크 99에 도달했습니다!』
『특수 스탯이 첫 번째 벽에 도달했습니다. 벽을 넘기 위해서는 깨달음이나 플러스 카르마 포인트 1,000만이 필요합니다.』
와. 그나마 양심이 있는 걸까? 2천만이 아니라, 천만이다. 와~. 고오오오오맙다. 아주.
『플러스 카르마 포인트 천만(10,000,000)이 차감됩니다.』
『모든 조건 통과.』
『특수 스탯이 그린(Green)에서 블루(Blue)로 벽을 넘기 직전입니다.』
『신체 스탯이 첫 번째 벽을 넘었음을 확인합니다.』
『특수 스탯의 진화를 즉시 진행합니다.』
“큽?”
지독하고 날카로운 짧은 두통이 일시에 찾아왔다가 사라졌다.
『완료.』
그리고 저 시스템의 메시지처럼 업그레이드가 끝나고 내가 마주한 세상은,
“뭐야? 이게?”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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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월요일 힘내세요!
저는 수요일 (21일)0시 7분에 돌아오겠습니다.
추신.
아이고 돌아버리겠네요.
예약이 20시 7분으로 되어 있었네요 ㅠㅠㅠㅠㅠ
에효. 죄송합니다. ㅠㅠ
아주 제대로 당했다.
132. 아주 제대로 당했다.
『특수 스탯의 진화를 즉시 진행합니다.』
『완료.』
눈이 바뀌었다. 아니다. 눈이 좋아졌다거나 그런 감각의 변화가 아니다. 시야가 달라졌다? 그래. 그렇게 말하는 게 그나마 나은 설명일 거다.
이전까지 [내성]은 그냥 [내성]이었다. [내성]의 벽이 갑자기 생기고, 하루에도 문을 수천 명이 열었다 닫았다가를 몇 번씩 반복해도 흔한 소음 하나 없는 것은 그냥 그러려니 여겼다.
하루에 [내성]을 드나드는 사람이 수만이었고, 그들이 사용하는 지하의 목욕탕이 처음과 변함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 역시 고민하지 않았다.
밖에서 본 [내성]보다 안의 [내성]이 엄청나게 넓은 것 역시도 그냥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지금 내 눈에 그런 [내성]의 여러 신비로운 일이 벌어지는 원인이 보인다. 초록색 마력이 바닥과 벽, 천장과 문 그리고 [내성] 곳곳에 수천, 수만 개의 선이 교차하며 얽혀 있었다.
“아아.”
“영주님도 보시이시나요?”
“어? 으응. 보여.”
“어떠세요?”
“…아름답네.”
“그리고요?”
“……눈이 아파.”
“크크크큭!”
소피아는 배를 잡고 웃었다. 한참을 웃더니 이해가 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눈 끝에 걸린 눈물을 닦았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오빠? 소피아 언니?”
“그게…….”
이걸 어떻게 어디부터 설명해야 할까? 그냥 눈에 내성이 사실을 미세한 녹색 마력의 선이 얽히고설켜 이뤄진 건물이라고? 내가 지금 말을 하면서도 이게 뭔 개소린가 싶은데?
“너도 나중에 블루 랭크 올라가면 알게 될 거야. 말로 설명하긴 힘드네.”
“허어? 오빠! 지금 자랑하는 거예요? 비틱질?!”
“그건 아닌데. 그것처럼 보이겠네. 아무튼, 아님.”
“와아.”
유다연의 눈이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사람 같았다. 어쩜 이럴 수 있냐고 눈으로 욕을 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요즘 은근히 눈으로 하는 욕을 많이 먹고 있네.’
“크크크크. 다연. 영주님 말씀이 맞아요. 이건 설명할 수는 있어도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영주님의 눈에 지금 이 공간은 녹색 마력으로 이뤄진 공간으로 보이니까요.”
“네? 당연히 마력이 흐르고 있겠죠.”
“그게 아니에요. 이 식탁. 누가 만들어서 들고 온 게 아니라, [내성]이라는 건물이 생기고 업그레이드 되면서 저절로 생겼어요. 그쵸?”
“…어라? 그러네?”
“그런 거예요.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과 같은 이 상황에 대한 원인이 보이는 거예요. 원리는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뭔 소린지 알 것도 같은데 전혀 모르겠네요.”
유다연만 그런 게 아니다. 다른 사람들도 다 아리송한 얼굴이었다. 그나마 마녀 클래스인 올리비아와 캐롤라인만이 뭔가 알 것 같은 표정이라고 할까?
“주인님.”
“응.”
여전히 눈을 가득 채운 녹색 마력의 실들 때문에 눈을 찡그리고 있던 내게,
“보지 않기를 원하신다면 보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선문답 같은 말이었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깨달음이 찾아온 것처럼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보지 않겠다는 생각을 떠오르고 의지가 일어나자 눈을 가득 채웠던 녹색 마력의 선들이 사라졌다.
평소와 같은 식당의 풍경에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온통 녹색 마력의 선으로 반짝거려서 엘라의 얼굴도 제대로 안 보였을 정도였는데, 다시 볼 수 있게 됐으니.
내가 앉아 있던 식탁에 있던 사람들은 다들 다시 내 방으로 모였다. 방을 나서기 전에 여러 흔적이 가득했던 방은 생활 마법인 [상급 청결]과 [하급 리스토어]로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았다.
여러 냄새가 가득하던 공간은 청결 마법에 의해 사라졌고, 흩어지고 어질러진 물건들과 어쩌다가 깨진 찻잔도 시간을 돌린 것처럼 원래의 깔끔하게 정돈된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그래서 다시 말해봐. 아까 말했던 다음 차례라는 것.”
“으음…….”
“얼버무리지 말고. 세밀히, 면밀히, 상세히!”
“어엄…….”
엘라와 소피아는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유다연과 올리비아와 또 눈으로 대화를 나눈다. 뭐하냐?
“음……. 그러니까요, 오빠. 저도 이렇게 급하게 일을 진행할 생각이 없었거든요.”
결국 여러 여인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모이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유다연이 운을 띄웠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무난하게 제가 첫 번째가 되었을 거거든요.”
허? 누구 마음대로?
“그런데 갑자기 엘라 언니가 선전포고를 해오는 게 아니겠어요?”
선전포고? 무슨 전쟁이냐?
“가소로웠죠. 오빠와 저 사이가 어디 보통 사이에요?”
보통 사인데?
“그런데 엘라 언니. 진짜 강적이더라고요. 개처럼 패배했어요.”
아니, 이놈이. 당사자인 나 모르게 차례를 너희끼리 정한 과정과 이유를 설명하랬더니, 엉뚱한 소리만 하고 있어.
“그래서 인정하기로 했어요. 첫 번째는 양보한다. 그런데 두 번째는?”
소피아라며?
“전 평소에 소피아 언니를 그냥 약간 미친 언니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어머? 너도? 나도! 나도 네가 도른자라고 생각했어!”
해맑게 그런 말을 하지 마. 뭔가 좀 정신이 나갈 것 같다고. 역시 신성력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하다. 둘이 서로를 향해 조금의 악의도 없는 말을 하는데, 보고 있는 내가 이상해질 것 같았다.
“소피아 언니가 그러는 거예요. 전투에는 익숙해졌지만, 성적으로 흥분한 상태가 되면 벽을 넘지 못한 우리는 다칠 수도 있대요. 그래서 일단은 양보를 한 거예요.”
미치겠다. 그런 말을 ‘다 같이’ 했다고? 회의를 열어서?
“첫 번째라거나 두 번째라니? 그런 게 가능해? 아니, 그 전에 넌 괜찮아?”
“뭐가요? 오빠?”
“무슨 라노벨에나 나올 법한 발상이잖아. 하렘? 그런 거?”
“엥? 오빠. 오빠도 잘 알잖아요. 이런 세상이 되었는데. 멸망 전과는 도덕, 관념이 변했다는 걸요. 그리고 이미 수도 없이 보셨잖아요? 예전에.”
아주 작게 ‘예전에’라고 말하는 유다연의 말처럼, 회귀 전을 생각하면 익숙한 일이긴 하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회귀 전에도 난 따로 옆을 내주지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일부다처 혹은 일처다부 아니면 다부다처의 혼란한 상황에서 뭔가 원초적인 본능을 따르는 게 싫었다.
앞서도 말했지만, 멸망의 세상은 인간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이다. 미치지 않은 것은 각성자가 되면서 그나마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럼 각성자가 아닌 사람은? 실제로 영지 소속이 아닌 경우 각성자가 되지 못한 인간은 오래 버티지 못했다.
단순히 그린스킨이나 좀비 이런 문제가 아니라, 환경 자체가 그랬다. 그런 상황에서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원래라면 먹는 거다. 자극적이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말이다.
하지만 이런 세상에서 우리 영지가 아니면, 먹는 것조차 화폐가 된다. [자판기]가 등장하기 전까지 통조림 하나 때문에 사람이 죽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니까.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다. 남녀가 몸을 섞는 거다. 그것도 원초적으로 강하게. 본능이 이끄는 대로 몸을 맡기는 짐승과 같은 성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