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134
“흑.”
부모는 울었고,
“…….”
어릴 때부터 오빠에게 정서적으로 억압을 당한 어린 딸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
가족이 절망에 빠져든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가족을 깨운 것은 좀비 독에 감염되어 좀비가 되어가고 있는 아들의 짜증이었다.
“X바아아아알!! 뭐라도 좀 해보라고오!!”
짜증이 담긴 고함에 놀란 어린 딸이,
“치, 치료해줄게요.”
사제의 고유 능력을 사용하자,
“끄아아아악!! 이 개 같은 X이!!”
언데드화가 되어가고 있는 아들은 온몸이 불에 타는 고통을 느껴야 했고,
퍽―!
그의 발길질에 어린 딸이 바닥을 나뒹굴러야 했다.
그 광경을 멍하니 본 아버지는,
“아아.”
결국 무너졌다. 지금까지 자신이 가족을 위해 한 모든 행동이 부정당하는 기분이었다. 그러는 사이에 아들의 좀비화는 더 빨라지고 있었다. 두 눈을 충혈되었고, 피부가 썩어들어가며 보랏빛을 띠는 회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여보.”
아내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내가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모르는 게 아니다. 아들이 좀비가 되기 전에 죽이거나 버리자는 뜻이었을 거다.
아내가, 아이의 엄마가 잔인한 성격이라서 그러는 게 아니다. 오히려 답답할 정도로 선한 아이 아빠와 마찬가지로 그녀 역시 착하고 선한 성격이다.
다만 좀비로 변한 아들을 되돌릴 방법이 없다는 것과 아들이 방금 딸을 걷어찬 것을 보면서 슬프지만 결단을 내린 것이리라.
“바다야. 괜찮니?”
하지만 아버지는 도저히 아들을 자신의 손으로 죽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저 시체 더미나 마찬가지인 좀비 틈에 던져놓을 수도 없다.
답답하지만, 그는 그런 아버지였다.
그렇게 좀비가 떨어지기 시작한 첫날, 가족은 유토피아에서 멀어졌다. 좀비 이벤트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까지 후퇴했다.
14일이 지나고 안전지대가 활성화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족은 안전지대로 향했지만,
“크와아아아! 아아아아!!”
좀비가 된 아들은 안전지대로 들어갈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주변을 배회하다가 냉동 창고가 설치된 이 창고에 자리를 잡은 게 어제였다.
쿵쿵―!!
이제는 손이 뭉개져 팔로 냉동 창고의 문을 두드리는 좀비가 된 아들이 내는 소음을 꼬박 하루 동안 참고 견디던 그날 저녁.
『새로운 종교 「펠리타교」가 창시되었습니다.』
『펠리타교는 ‘풍요’, ‘행복’, ‘행운’을 상징하는 종교입니다.』
『펠리타교의 제 1교리는 「이요한을 경외하고 섬기며, 이요한과 지구의 의지의 사제들과 영주가 소환한 존재에게 신체적·정신적 위해를 가할 수 없다.」입니다.』
“응?”
이제 막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던 좀비를 정리하고 집으로 들어오던 아버지와 집 안에 남아 있던 어머니와 어린 딸의 눈에 시스템 메시지가 나타났다.
‘행복?’
아이는 순수하다. 그렇기에 상황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건너뛰고 결과부터 수용하는 일이 왕왕 일어난다.
올해로 9살이 된 강바다의 인생은 롤러코스터였다. 부모랑 같이 있을 때는 세상 행복하지만, 오빠랑 같이 있을 때는 숨조차 마음대로 쉬지 못했다.
그리고 찾아온 종말에서는 오빠랑 항상 함께해야 했다. 당연히 바다의 입장에서는 오빠와 함께하는 생활이 만족스러울 리가 없었다. 수시로 위축되어야 했고, 눈치를 봐야 했다.
‘행복. 오빠가 없을 때, 아빠랑 엄마랑 바다는 행복했어.’
다시 말하지만 아이는 순수하다.
‘오빠가 없어지게 해주세요. 요한님.’
그래서 잔인하다.
화아아악―!!
더욱이 순수하게 이요한을 향해 소원을 빈 아이의 클래스는 공교롭게도 ‘사제’였다. 오빠가 좀비에 물렸을 때, 정말 미워하고 두려운 오빠였지만 달려가서 치료를 해줄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지닌 사제 말이다.
그리고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의 허가 아래 시스템에 등록된 종교는,
『당신의 신앙 스탯은 「93」입니다.』
강바다의 그 순수한 신앙 스탯을 인정했고,
『고유 능력 [신성 주문]이 강화됩니다.』
이 작은 아이에게 높은 농도의 신성력을 부여했다.
‘행복하게 해주세요. 요한님.’
그리고 이전보다 더 성스럽고 깨끗하게 강화된 신성력은,
“바, 바다야?”
두꺼운 냉동 창고의 문을 통과해,
“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산자에 대한 원망과 증으로 문을 두드리고 있던 한 마리의 좀비의 몸에 닿았다.
『플러스 카르마 포인트와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를 각각 10씩 획득했습니다.』
문을 두드리던 소음이 멎었다.
가족들을 힘들게 하던 아들이 사라진 것을 부모는 그때 깨달았다.
“바다야?”
그리고 덜컥 든 안도에 놀란 아이의 어머니는 딸을 끌어안으며,
“괜찮아. 괜찮아. 우리 딸. 괜찮아. 엄마가 다 괜찮아.”
그렇게 중얼거리며 울었다. 그런 엄마의 품에서,
‘요한님이 우리 가족을 행복하게 해주셨어.’
아이, 강바다는 신앙 스탯이 상승했다는 알림을 들으며 웃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미쳐 말리지도 그렇다고 권하지 못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는,
“…가자. 우리도.”
결심했다. 이제는 하나뿐인 아이를 적극적으로 지키겠다고.
“어, 어디로요?”
“유토피아.”
“네?”
“알고 그랬는지, 모르고 그랬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당신도 명심해. 하늘이를 죽인 건 바다가 아니라 나야.”
가출한 맨탈을 찾아 정신을 차렸다. 더는 도망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아내의 품에 안겨 잠든 딸을 안쓰럽게 바라봤다.
그날 각성자로 이뤄진 세 가족은 유토피아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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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정말 죄송합니다. 으어어.
감기가 절반쯤 왔어. 제몸에
음. 예약을 해야한다는 걸 잊고 약을 먹고 그냥 자버렸어요 죄송해요 ㅠㅠㅠㅠㅠ
퇴근 직전에 서류를 잔뜩 받은 직장인의 뒷모습이 떠올랐다면 착각일까?
136. 퇴근 직전에 서류를 잔뜩 받은 직장인의 뒷모습이 떠올랐다면 착각일까?
“권능이 뭐라고 생각하나? 누구 말해볼 사람? 없어? 개소리도 괜찮아. 내가 그런 거 은근히 잘 참으니까.”
“용기 있는 시스템이 이렇게 없다니. 이번 기수는 실망이군.”
“권능이 고유 능력과 질적으로 다른 결정적인 차이점은 자신이 정한 규칙을 ‘강제’하는 것에 있다.”
“조금 더 늘려서 설명하면, 권능이란, 섭리를 거슬러 자신의 규칙이나 설정을 강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그렇기에 권능은 대단한 힘이며, 동시에 위험한 힘이다. 자칫하면 차원이 쪼개질 수 있으니까.”
“오늘부터 시작될 이 강의에서 여러분은 권능의 종류와 역사적으로 등장한 권능을 다루는 개차반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배우게 된다.”
― 시스템 아카데미 「권능학개론」 강의 서문 중에서 발췌.
*
혐오라는 단어를 현실로 구현해 놓은 것 같은 행성.
심연의 추방자들이 살아가는 차원이다.
차원의 가장 높은 곳, 거대한 뼈로 지은 탑의 꼭대기에 그가 있다.
생명에 등을 돌린 자.
부정한 피가 흐르는 자.
차원의 의지를 배반한 자.
죽음의 기사이며 동시에 어둠의 마도사.
리치 군주(The Lich Sovereign).
리치 군주는 현재 차원 침공에 대한 보고를 듣는 중이었다. 언데드로 변한 그는 무한의 삶을 살아가기에 느긋하기 그지 없는 성격의 소유자였다.
“이해할 수 없군. 지구라는 차원이 이 정도의 잠재력을 지녔던가? 여(余)가 파악하지 못한 무언가가 있나?”
하지만 얼마 전 벌어진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의 방문 이후, 리치 군주는 한국인이 빙의된 것처럼 빨리빨리를 시전했다.
“다시 말해보라. 여가 들은 게 맞나? 19%라고……?”
그는 언데드이지만, 뛰어난 마도사였다. 즉, 멍청한 그린스킨 황제와 다른 종족이라는 뜻이다.
리치 군주는 현자보다 뛰어난 통찰력을 지니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그것을 다른 차원의 지배자들도 인정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휘하 아크 리치의 보고는 그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보고였다.
“여의 귀가 잘못되지 않았다면, 차원 침식률은 첫날 이후 거의 오르지 않았다는 것이렸다? 오히려 그린스킨, 그 뇌까지 근육인 놈들 때보다 더 낮은 것 같으니. 어떻게 생각하느냐?”
“…죄송합니다.”
“여가 듣고 싶은 것이 너의 사과가 아니니. 네 생각을 묻었느니라.”
질책이 섞인 리치 군주의 말에 아크 리치라는 무려 8서클 흑마법을 다루는 불사의 존재가 두려움에 떨며 몸을 움츠린다.
“이번 차원 계약에서…….”
“그래.”
“추가한 특약이…….”
“아아. 그것 말이더냐? 흠. 마력을 다루는 차원 거주인에게 심연 독에 저항하는 기프트를 부여하는 것이었나?”
“그러합니다.”
톡―. 톡톡―.
리치 군주가 순백의 뼈로 만들어진 거대한 용상의 팔걸이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
“이상하지 않느냐. 고작해야 인간이다. 연약한 인간이지. 심연 독의 면역? 그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여의 군단은 진화한다.”
그렇다. 리치 군주의 군단, 그러니까 좀비를 비롯한 언데드들이 이면 계약까지 해가면서 여러 차원을 침공하는 이유는 리치 군주의 권능 때문이다. 성장이 제한된 언데드에게 성장이라는 공존할 수 없는 법칙을 부여하기에.
“인간에게 목이 잘려 나뒹구는 병사? 있을 수 있지. 당연하다. 허나, 결국에는 인간이라는 연약한 종족은 시체의 파도에 휩쓸려 나자빠질 모래알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그러합니다. 다만…….”
“그래? 호오? 그린스킨의 망둥이를 죽인 인간이 존재한다?”
아크 리치라고 해도 리치 군주의 권능으로 진화하고, 그의 권속이었기에 길게 말을 하지 않아도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그래서 기이한 대화가 이어졌지만, 그걸 리치 군주도 아크 리치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 정도의 인간이 존재한단 말인가? 그럼 이전 이벤트 계약 위반 건도 그 인간이겠구나. 그렇지 않느냐.”
으르렁거리듯 ‘인간’이라는 단어에 분노를 담았으나, 그날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의 힘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것이 떠오르면서 뒤로 갈수록 은은한 두려움이 섞여 나온다.
“그럴 것으로 사려되옵니다.”
“그렇다면……. 그러하다면, 그 인간을 잡고 진화한 여의 군단은 어떠한 존재로 거듭날 것 같으냐?”
그것을 숨기기 위함일까? 리치 군주는 희망을 담았다. 진하고 진득하게.
“감히 짐작할 수 없사옵니다.”
“그렇지! 그렇지!”
흥분에 겨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리치 군주의 안광에 섬뜩하고 어두운 보랏빛 기운이 서렸다가 사라진다.
“기대가 되는구나.”
“…….”
아이처럼 방방 뛰며 반짝이는 눈으로 기대를 품고 있는 리치 군주의 모습은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웃음이 지어질 장면이건만, 그 앞에 있는 아크 리치는 두려움에 떨며 몸을 더욱 낮춘다.
그러는 사이에 기대에 기대가 더해지면서 리치 군주의 상상력을 끝없이 이어진다. 그리고 결국에는,
“아아.”
마치 사정의 끝을 맞이한 것처럼 쾌락과 함께 기운이 폭사하듯이 터져 나온다. 그 여파로 그가 조금 전까지 앉아 있던 화이트 드래곤 뼈로 제작한 용상이 박살나고, 탑이 무너진다.
아크 리치가 두려움에 떨며 몸을 잔뜩 낮춘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무너진 탑이나 부서진 용상은 그의 관심을 티끌 만큼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리치 군주의 관심은 오로지 단 하나였다. 그린스킨의 황제가 직접 엄선해서 뿌린 씨에서 태어나 권능을 다루게 된 혈족을 처단한 인간.
경험치에 눈이 돌아간 게이머처럼 리치 군주는 그 특별한 인간의 생기를 빼앗고, 영혼을 흡수하고, 뼈와 살을 뜯어먹고 특별해질 자신의 군단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다.
“리빙 헬 나이트의 완성까지는 얼마나 남았느냐?”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