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145
“그럴 리가 없다.”
그 예언의 시작은 데이몬의 소멸이었지만, 예언의 끝에는,
[죽음의 누더기를 뒤집어쓴 날짐승이 너를 소멸로 이끄리라.너의 소멸과 함께 추방자는 비루하게 영락하며.
그의 손이 닿은 모든 것은 무로 돌아가리라.]
초월자인 리치 군주와 차원의 끝을 예언하고 있었다.
너무 오래 지나 잊었던 예언이 왜 하필 지금 떠오른 것일까? 오네로는 아까부터 계속 자신의 몸을 타고 흐르는 불길함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서서 견디는 것밖에는.
오네로 뿐만이 아니라, 그 곁에 선 다른 언데드들도 마찬가지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고 망연자실했다. 그러나 그들은 행성의 1할이 먼지도 남기지 못하고 소멸하고, 3할이 반파되었다는 것에 놀랄 틈도 없었다.
[데이모오오오오온―!!!]리치 군주가 지금까지 본 적 없을 정도로 분노하며 아직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데이몬을 찾고 있었으니까.
“……음.”
그리고 그런 자신의 주인의 모습을 보면서 오네로는 직감했다.
‘예언이 실현되었다.’
데이몬과 자신이 들었던 예언이 실현되었음을.
“아아. 군주시여…….”
그리고 분노에 미쳐 자신의 차원을 파괴하고 있는 리치 군주를 애타게 불러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오네로는 데이몬과 함께 이름을 받았으나, 데이몬과는 아득한 차이가 나는 언데드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리치 군주의 행성 누더기는 사보타주에 의해 피해 보다 리치 군주의 폭주에 의한 피해가 더 컸고, 지금도 실시간으로 계속 커지고 있는 중이다.
[차원 용병]과 데이몬이 심연의 추방자 차원을 벗어나고 30분도 안 돼서 벌어진 일이었다.* * *
설기가 본격적으로 행동했다는 걸 카르마 포인트의 폭발적인 움직임으로 알아차렸듯이, 엘븐나이츠와 창천의 날개 기사단이 좀비를 때려잡기 시작한 것 역시 카르마 포인트의 폭발적인 증가로 바로 알게 됐다.
카르마 포인트 획득 양이 엄청난 속도로 증가했지만, 아직 본전도 못 찾았다. 무슨 본전이냐고?
두 기사단의 출정을 위해서 [마구간]에서 고용해준 탈 것에 들어간 포인트 말이다.
‘엘라 때와는 또 다르다니.’
엘라는 하이 엘프 전용으로 [사케르 순록]을 10% 가격에 구매했지만, 하이 엘프가 아닌 일반 엘프는 그런 게 없었다. 제 값을 다 내고 사야했다.
마리 당 180만.
그나마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에 여유가 있어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호기롭게 말한 것과 다르게 원하는 탈 것을 마련해주지 못하는 민망한 상황이 벌어졌을 수도 있다.
엘븐나이츠 200여 명 중, 영지에 남아서 어린 엘프 교육을 담당할 인원 57명을 제외한 151명에게 [사케르 순록]을 수여해주느라 들어간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는 2억 7,100만 포인트여야 했다.
다만 여기에도 [연구원] 효과가 적용돼서 2억 1,472만 2,000포인트를 사용했다.
창천의 날개는 [엘더 페가수스]를 선택했다. 높디높은 성벽 위에서 전투에 익숙한 창천의 날개 기사단은 이동속도도 빠르고, 하늘에서 호버링을 할 수 있으며, 마기에 대한 저항력이 엄청 높은데다가 자체적으로 여러 버프와 속성 공격까지 주는 [엘더 페가수스]로 이뤄진 진짜 기사단이 되었다.
얼마였냐고?
어휴. 말도 마라. 그냥 페가수스도 아니고 앞에 ‘엘더’라는 칭호가 붙었잖냐.
[엘더 페가수스] 한 마리에 150만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가 필요했다. 그나마도 본래는 220만인데, 현재 [마구간]에 보호하고 있는 [엘더 페가수스] 전체를 고용하면 150만으로 할인해 준다고 해서 그렇게 저렴해진 거다. [마구간]에서 보호하고 있는 [엘더 페가수스]의 개체는 199마리.본래 2억 9,850만 카르마 포인트가 필요했지만, [연구원] 고용 효과로 21% 할인해서 2억 3,481만 5천 포인트가 들어갔다. 창천의 날개 기사단이 187명이었기에 이들에게 한 명씩 분배하고 남은 [엘더 페가수스]는 12마리다.
그래서 남은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가 19,753,953 포인트였다. 2천만도 안 남았다. 5억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 있었는데.
아, 남은 [엘더 페가수스]는 뭐 하냐고?
“뾰쪽아. 나랑 놀아?”
“뽀쪽이 아니야. 페가페가야.”
“난 뾰쪽이라고 부를 건데?”
“안 돼!”
…
세계수의 그늘 밑에서 애기들하고 놀아주는 중이다. 인간 애들만 있는 것도 아니다. 엘프와 인간 아이가 서로 어우러져서 놀고 있다.
[엘더 페가수스]는 속성 친화력이 높은 환수였기에 어려서부터 함께 하면 여러 좋은 효과가 생긴다나? 무엇보다 영성이 열린 [엘더 페가수스]와 친해지면 저주나 악기 같은 것에 면역력이 생겨 좋단다.누가 그랬냐고?
“영주님. 우리 흰둥이 착하죠?”
내 옆에서 [엘더 페가수스]를 타고 그 목을 쓰다듬고 있는 소피아가 그랬다. 소피아도 창천의 날개 중 한 명이니 당연히 그녀에게도 [엘더 페가수스]를 수여하는 게 맞는데.
“이름이 흰둥이야?”
“네! 귀엽죠?!”
그녀가 타고 있는 [엘더 페가수스]의 표정이 와작 찌그러진 것 같은데? 착각인가?
[착각이 아닙니다. 마스터.]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흰둥이라니. 누가 봐도 대충 지었다는 느낌이잖아?
소피아의 작명 센스에 혀를 내두르는 순간,
『차원 전쟁 역사에서 최초로 역습을 성공하셨습니다!』
『이는 차원 전쟁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업적입니다!』
『별도의 보상 이외에도 당신의 업적은 차원 역사에 기록됩니다!』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 메시지가 등장했다.
“오호?!”
카르마 포인트 폭탄을 기대하면 되는 건가?
『「심연의 추방자」 차원의 파괴가 실시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상 카르마 포인트 책정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파괴가? 실시간? 그게 뭔?”
『계약 완료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 용병]이 소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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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오늘만 힘내시면 내일부터 또 연휴예요! 힘내세요!
성공 보너스를 지급하겠습니다
147. 성공 보너스를 지급하겠습니다
『계약 완료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 용병]이 소환됩니다.』
메시지가 출력됨과 동시에 이전과 마찬가지로 영지 건물 [용병 길드] 앞에 백 명의 [차원 용병]이 갑자기 나타났다.
역전의 용사들.
차원 침공 방어전 최초의 사보타주라는 일을 해낸 이들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가까이 가던 나는 [차원 용병]들의 분위기가 뭔가 앞서 만났을 때와 다르다는 걸 느꼈다.
‘뭐지? 누가 죽었나?’
블루 랭크에 오른 신체 스탯으로 빠르게 수를 셌다.
‘100명인데?’
하지만 사망자는 없었다. 얼핏 살핀 것으로 보면 큰 부상을 당한 용병도 없었고.
“분위기가 이상하네요? 혹시 무슨 문제라도 생겼습니까?”
어쩔 수 없이 수고했다는 말보다 이 말을 먼저 꺼낼 수밖에 없었다. 그 정도로 분위기는 우중충하고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보였으니까.
“아! 아닙니다. 고용주님.”
올빼미 머리에 등에 날개가 달린 중년의 조인족 남자가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고 내게 대답했다.
“분위기가 안 좋은데요.”
“아. 흐음.”
그제야 남자는 [차원 용병]이 넋이 나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말을 삼켰다.
“고용주님. 혹시 술 있습니까?”
“술이요?”
“네. 아무래도 저것들과 한잔해야 할 것 같아서요. 혹시 너무 과한 요구였다면 거절하셔도 됩니다. 저희는 본래 대기하던 차원으로 돌아가서 술을 마셔도 되니까요. 아, 이거 말을 하고 보니 제가 너무 과한 요구를…….”
“아뇨. 괜찮아요. 술 많아요.”
아마 일반적인 쉘터였다면, 아포칼립스에 술을 달라고 하는 건 굉장한 실례였을 테지만, 우리는 괜찮다.
“맥주부터 와인에 위스키까지. 술은 종류 별로 있어요. 이리 오세요. 그렇지 않아도 저도 궁금했거든요. 사보타주에 대해서.”
“알겠습니다.”
공손하게 대답한 조인족 남자는 바로 몸을 돌려,
파앙―!!
손뼉을 마주쳐 폭음을 만들었다. 무언가 터지는 소리에 화들짝 놀란 [차원 용병]들의 시선이 모이자,
“이 빌어먹을 놈들아! 고용주께서 한잔 사신단다!”
그렇게 크게 외치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나를 따라왔다.
“한잔……? 여기 침공 받는 차원 아니야? 그런데 술이 있어?”
“이런 데서 마시는 술이 또 진국이지.”
“맞아. 이런 난리 통에도 아껴둔 술이라는 거잖아?”
“희소성이 대단하겠지?”
“난 간다.”
“아 저 개또라이새끼. 이럴 때만 존나 빨라!!”
…
그리고 [차원 용병] 사이에서 잠깐의 침묵이 머물다가 사라지고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조인족의 뒤를 따라붙었다.
“죄송합니다. 원체 시끄러운 놈들이라.”
“그런 건 괜찮아요. 우리도 항상 시끄러운 편이니까.”
“그렇…습니까?”
그제야 영지가 눈에 들어오는지 내성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영지 주변을 보기 시작했다.
“집……? 집이 있네요.”
[집]을 보며 놀라다가,“3층 저택……이? 있네요?”
삼층집을 보고는 이해할 수 없는 생물을 본 것 같은 기괴한 표정이 되었다. 영지를 순찰하는 [병영]의 [파수꾼]을 보면서 또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들인 것 같은 얼굴이 되더니,
“그러고 보니까. 영지가 엄청……. 엄청? 평화롭다? 이게 맞나 싶지만, 평화롭네요?”
영지 분위기가 화기애해한 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저기 고용주님.”
“네?”
“이곳 차원은 전쟁 중이 아닌가요?”
“전쟁이라고 할까요? 멸망을 막기 위해서 노력하는 중이라는 게 더 맞지 않을까요?”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제가 아는 게 맞는데. 그런데 이곳 분위기는 이상……? 으헥?!! 세, 세, 세!!”
“영감. 왜 그래? 뭘 보고 놀……. 허미 씨벌! 저거 세, 세계수지? 맞지?!”
“개또라이 새끼. 또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어. 세계수가 왜 있……? 있네?”
“세계수다!”
…
우르르 몰려들어 [내성] 경계를 둘러싸고 있는 담장 너머로 보이는 세계수에 기겁하거나 놀라고 있다.
“고, 공용주! 저, 저, 저기 있는 저것이 세, 세계수가 마, 맞습니까?”
조인족 남자는 자신이 나를 고용주님이 아니라 ‘공용주’라고 불렀다는 걸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놀란 얼굴이었다.
“세계수가 맞습니다. 신기하십니까?”
“이, 이런 미친!”
그는 세계수라는 말에 자신도 모르게 욕을 내뱉었다. 아니, 그런데 이 양반들은 아까부터 왜 이렇게 놀라?
“일단 안에 술과 안주를 준비해두었습니다. 가시죠.”
“아, 네. 죄, 죄송합니다. 멍청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고용주님.”
[차원 용병]은 내성 안으로 들어와서 더 호들갑을 떨었다.“어, 어어?! 인간 아이?! 엘프 아이?!”
“세계수 그늘을 아이들에게 내줬어?!! 왜?!”
“미치겠네. 여기 뭐야?!”
“우리 아들도 딱 저만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