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149
엘라의 말에 조인족 여성들과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넬리아나의 눈을 주시했다. 블루 랭크에 오르며 변화한 신체는 미량의 마력만으로도 수십 배의 확대경으로 본 것처럼 넬라의 동공을 선명히 볼 수 있게 해준다.
“…웃고 있질 않네? 입은 웃는데? 동공은 엄청 빠르게 움직이고?”
“정보를 얻는 거예요. 가볍고 친한 모습으로 다가가서.”
“아아.”
그제야 위화감이 느껴지던 넬리아나의 행동과 분위기가 답을 찾은 것처럼 딱 들어맞았다. 정보를 얻고,
“정보만 얻는 게 아니네. 마력으로 들어보니까 대충 어떤 주제로 대화를 하는지 알겠어. 저건 일종의 암시 같은 느낌인 건가?”
정보를 주입한다. 사실이 대부분인 정보에 약간의 암시와 경고를 담아서.
“허 참. 엘프 중에 저런 캐릭터도 있었어?”
“후후후. 저희는 단순히 몬스터만 적이 아니었거든요. 아름다운 외모 덕분에 모든 종족이 잠재적인 적이나 마찬가지였어요. 특히나 인간이요.”
“어휴. 거기도 좆간이 또. 인간이 미안하다.”
“아니에요. 주인님은 달라요. 제가 확실하고 확연하게 알아요. 저희와 다크 엘프가 다른 것처럼.”
“그래.”
피식 웃으면서 불의 정령이 찻잔 주변에 웅크리고 있어서 아직도 온기가 식지 않은 차를 조심히 마셨다.
“그런데요, 선배님. 넬리아나라는 분은 왜 저 여자에게 다가간 거죠? 어려 보이는데요.”
누가 보더라도 다른 여자 조인족보다 젊어 보이는 여인과 주도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넬리아나의 행동에 소피아가 또 의문을 가진다.
“음……. 후배님 혹시 수인족 특유의 계급 체계에 대해서 알아?”
“아니요!”
당당하다. 그래. 모르는 게 죄는 아니니까. 당당할 수 있지. 우리 소피아. 참……. 애는 착한데.
“수인족에는 족장과 함께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특별한 계급이 있어. 아니지. 이 특별한 존재가 없으면 그 부족은 어쩔 수 없이 다른 부족과 통합해야 해. 그게 어떤 존재인지 알아?”
“몰라요! 알려주세요!”
“제사장 혹은 주술사라고 불리는 존재들이야. 부족 내에서 무력을 족장이 담당한다면, 내정과 제사, 교육, 의료 등을 담당해. 본래부터 본능에 충실한 수인족이기에 이성적인 주술사가 없는 부족은 끝이 좋지 않거든. 그걸 긴 수인족 역사에서 체득했지.”
“아아. 그러니까 저 제사장이라고 하는 여자만 구워삶으면 부족 전체의 방향을 조종할 수 있다?”
“맞아.”
“오오! 대단해요! 선배님!”
그러면서 다시 스마트폰을 꺼내 메모장을 꺼내 토톡거리면서 빠르게 메모를 이어나갔다.
“…지금은 뭘 적는 건데?”
내가 그렇게 물어보자,
“잠시만요. 으음. 음. 선배님. 주술사? 제사장?”
“주술사가 낫겠지? 사실 제사 같은 종교 행위를 하는 수인족 주술사는 몇 없거든.”
“네! 좋아요. 주술사가 있고…….”
내 질문을 무시하고 한참을 메모를 하더니,
“다 했다! 아, 뭐하는 거냐고 물어보신 거죠? 이건 사도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거예요. 성서에는 신의 말씀이나 행동도 기록하지만, 신을 따르는 사도에 대한 기록도 필요하거든요.”
라는 충격과 공포를 불러올 것 같은 말을 태연하게 해댔다. 만약 내가 죽게 된다면 그건 차원 침공을 일으킨 놈들 때문이 아니라, 수치사 일 거다. 분명히. 다잉 메시지로 ‘범인은 신성력’이라고 쓸 거다. 무조건 쓸 거다.
그렇게 소피아와 엘라 그리고 나까지 셋이 차를 마시며 여러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음?”
세계수 아래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새로운 곳에 도착한 사람 특유의 그 조심스러움이 있었다. 물론 아이들은 제외하고. 그런데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조인족의 분위기가 잠깐이지만 확 튀었다.
그 말은 곧,
“[신앙] 스탯 오픈됐나보다.”
호감도에서 치환이 진행되는 스탯 집계가 끝났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그 순간,
“음?”
합류한 조인족 중, 가장 호감도가 낮은 중중(中中) 등급이던 여인이자, 엘라가 부족에 가장 필요한 주술사라고 말한 젊은 조인족이 화살처럼 나를 노려본다.
“주인님.”
그 시선을 나만 느낀 게 아니었는지 엘라가 몸을 기울여 시선을 가린다.
“괜찮아. 적대적인 눈빛은 아니었으니까. 그나저나 [신앙] 스탯이 낮게 나왔나 보네. 얼마나 나왔으려나?”
“영주님! [신앙] 스탯은 마이너스도 있죠?”
“그렇지. 소피아. 확인 좀 해줄래?”
“네!!”
펠리카 교단의 성녀인 소피아는 펠리카 교에 대한 믿음을 수치로 한 [신앙] 스탯을 확인할 수 있다. 나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어머?”
“왜?”
“31인데요? 영주님? 엄청 낮네요?”
“아아.”
어쩐지. 저 눈빛은 적대적인 게 아니라, 억울함이 담긴 눈빛이었나보다. 어떻게 한다……. 음.
“소피아.”
“네?”
“아마 지금 메시지를 확인하고 영지 밖으로 나갔던 조인족도 다 복귀할 거야. 그럼 모아놓고 설명 좀 해줘. [신앙] 스탯과 우리 영지 종교인 펠리카 교에 대해서.”
“오! 예배인가요!? 아니면 선교?!!”
“…아니야. 그냥 종교, 교리, 베네핏 그리고 신앙 스탯이 낮을 경우 받을 수 있는 불이익 등을 설명해주라는 거야.”
“그게 바로 예배죠!! 좋아! 다 죽었어!”
누굴 죽이려는 거냐? 그리고 도대체 뭐로 죽이려고? 설마 손에 들고 있는 그 두툼한 책은 아니겠지? 잠깐만 저 책은 어디서 나온 거야? 뭐 인벤토리라도 있어?
“오빠?! 오빠?! 정신 차려!”
“으, 으응? 뭐, 뭐야? 유다연 너 언제 왔어?”
“엘라 언니가 전체 메시지 돌렸잖아. 새로운 영지민 하고 첫 예배? 종교 행사? 같은 거 한다고. 다 모이라던데?”
“아…….”
위가 아프다. 위장약이 있던가. 돌겠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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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연휴 잘 보내셨나요?
그동안 예약으로만 올려서 근황을 들려드릴 일이 없었는데.
이번 연휴에 저는…..에휴.
저번 주 토요일 아침에 쌀쌀해진 날씨에 반신욕을 하고 있었는데요.
화장실 문이 벌컥 열리는 겁니다.
“삼촌!! 안녕!!”
“……………”
하아……..연휴 따위.
왜죠? 보통 중1이나 초등학교 6학년쯤 되면 친구들이 좋아서 친척집 간다고 해도 싫어해야 정상인데.
이 녀석들은 왜……?
미쳤어! 여기는!
151. 미쳤어! 여기는!
차원의 부유섬. 고향을 사라진 이들의 안식처. 아스가르드에는 최근 한 가지 주제로 떠들썩했다.
그리고 그 소란은,
“녹투오스 영감이 정말 갔다고?”
“애초에 여길 벗어날 수도 있는 거였어?”
“여길 벗어날 수는 있지. 길을 알 수 없어서 문제지. [차원 용병] 의뢰가 아니라면 [헤임달]과 [비프로스트]는 작동하지 않으니까.”
“그래. 차원 좌표라도 명확히 알아야 방문 문의라도 넣을 수 있는데. 누가 알겠어. 그리고 좌표를 알아도 해당 차원의 의지가 허락할지도 의문이고.”
“그런데 녹투오스는 왜 간 거야? 그대로 십 년 정도만 활동하면 [오리하르콘] 랭크도 달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것보다 더 주목해야 할 건, 녹투오스가 혼자만 간 게 아니라, 부족 전체를 모두 이끌고 갔다는 거야. 다들 알지? 그 영감이 자신의 부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차원 용병들에게 더욱 크게 번질 수밖에 없었다. 녹투오스가 [아다만티움] 등급의 [차원 용병]이었다는 것도 그렇지만, 녹투오스만큼 오랜 기간 [차원 용병]으로 활동하며 생존한 이들이 많지 않았기에 더욱 그렇다.
그가 오래도록 살아 남았다는 것은 신중하고 현명하다는 의미였으니까 말이다.
“확실히 부족까지 데리고 갈 정도면 미래를 맡긴다는 뜻인데. 녹투오스 영감. 손자에게 걸린 저주가 해주된 것도 이번에 간 그 차원 때문이라지?”
“이번에 참여한 놈들 말로는 보너스로 20억 카르마 포인트를 뿌렸다는데? 한 명당 2천만씩.”
“그거 과장된 소문 아니야?”
“아닐 걸? 이번에 의뢰 참여한 놈들 중에 내가 아는 놈들 있는데, 그 놈들 다 강해졌어. 헤리스 놈은 블루 랭크 입문이었던 놈이 초입을 지나 중위에 간신히 발을 걸친 걸 확인했어.”
“확인했다고? 어떻게?”
“직접 손을 섞었지?”
“…너 블루 랭크 초입이잖아?”
“맞아. 그리고 깨졌지. 대차게. 아오! 나보다 약한 놈이었는데! 젠장! 그 의뢰 내가 참가했어야 했어!”
누군가 그렇게 분통을 터트렸지만, 자신이 패배했다는 걸 입에 담는 순간 그의 말을 사실이 되었다. 따로 증명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 말이다. 블루 랭크에 오른 자, 마스터는 그런 존재다.
“잠깐만. 그럼 이게 어떻게 되는 거야?”
“어떻게 되긴 뭐가 어떻게 돼? 우리랑 상관 없는 일이 되는 거지.”
“아니, 그게 아니라. 하나씩 정리 해보자고. 일단 신중한 영감이 선택한 차원이라는 게 첫 번째지. 그리고 의뢰 보상 이상으로 성과가 있으면 정당한 보상을 주는 존재가 다스리는 차원이라는 게 두 번째.”
“거기 전쟁 중이라던데? 차원 전쟁? 이번에 의뢰 역시 그 과정에서 진행한 거라더군. 그곳의 영주가.”
“그런데 카르마 포인트를 20억이나 뿌렸다?”
마법사로 보이는 작은 키의 놈(Gnome) 종족의 [차원 용병]이 푸른 마력 코팅이 반짝이는 안경을 손가락으로 올리며 마력을 투사했다.
마력은 유려하게 움직여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에 대한 요약을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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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 전체 이주 → 자연력 등급 최소 상중(上中). 기초 생활 용품 충분.
차원 전쟁이 한창인 차원으로 이주 → 승리 가능성 8할 이상.
차원 전쟁 중에 카르마 포인트 대거 지급 → 카르마 포인트 대량 획득한 영주 → 차원에서 가장 강한 영주로 예상.
녹투오스 손자의 저주 해주 → 빌어먹을 언데드 상당한 피해. 검은 보석의 아크 리치 소멸(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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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보면 짐작했겠지만, 녹투오스 영감. 정말 최고의 선택을 최선의 때에 해냈어.”
“최고의 선택은 이해하는데 최선의 때는 뭐야?”
“너라면 전쟁 중인 차원으로 이주하겠다고 네이비 랭크 한 명에 블루 랭크 다섯 이상, 그리고 성인식을 치른 이들 전원이 그린 랭크인 종족 전체가 찾아오면 어떨 것 같아? 약점이 될 수 있는 아이들까지 우르르 데리고서?”
“어……. 음. 반갑다! 친구야?”
“그래. 반갑겠지. 원수라도 친구 먹고 싶을 만큼 고맙겠고. 그리고 이렇게 바로 움직인 녹투오스 영감은 친구를 먹겠지? 승리가 확실한 차원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짐작되는 영주랑.”
“아아.”
“정말 최선의 때를 골랐네. 영감쟁이. 연륜은 무시할 수 없는 건가?”
“우리도 가자!”
“어휴. 이 미친놈아. 가긴 어딜 가.”
“거기! 영감이 간 차원!”
“아까 뭘 들은 거야? 이 빡대가리 새끼는. 의뢰가 아닌 경우 차원 좌표를 확실히 알고 있어야 그나마 출입 문의라도 할 수 있다니까? 너 그 차원이 어디 있는 건지 알아?”
“나? 모르지.”
“근데 가자는 소리가 나와?!”
“난 모르지만, 헤리스 놈은 알겠지. 그놈이 모르면 그 의뢰에 참석한 용병 중에 아는 놈이 있을 거고.”
“!!!!”
각자 생각을 말하며 중얼거리던 [차원 용병]의 입이 일제히 다물어진다. 그리고 찾아온 찰나의 정적.
“비켜!!”
“내가 간다!!”
…
그 정적이 마치 이 혼란의 전조라도 되는 것처럼 [차원 용병]이 자리를 박차고 문으로 나갔다.
차원의 틈을 유영하며 부유하는 차원 섬 아스가르드에 찾아온 때 아닌 이슈는 정적인 차원 섬을 실로 오랜만에 혼란과 소란으로 들끓게 했다.
* * *
소피아가 흥분하며 준비한 종교 예식이자, 펠리카 교단의 첫 번째 종교 예식은 생각보다 상식적으로 진행됐다.
꾸준히 생존자가 모이면서 영지의 인구는 270만이 막 넘은 시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