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175
『지금부터 지구의 의지가 주장한 위범 증거 주변의 공간을 동결합니다.』
‘이것들이! 감히! 본 여(余)를 능멸하는가!’
금방이라도 움직일 것 같은 그가 그대로 멈춘 이유는 조금 전 등장한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이 짜증을 내면서 드러낸 힘 때문이었다.
물론 본인은,
‘결과가 나오고 난 뒤에 움직여도 늦지 않다. 여(余)의 의지는 그리 쉬이 무너지지 않으니.’
자신이 겁을 먹었다는 걸 절대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 소란이 있고 지구 시간으로 하루가 지나고,
“이, 이것들이 또 개수작을 부리는가!!”
거기서 다시 사흘이 지나고,
“흐흐흐흐. 감히 여를 능멸하고 살기를 바라는가.”
추가로 이틀이 지나 횟수로 일주라는 시간이 지났을 때,
“좋아. 죽여주마. 지구도.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도. 여(余)의 자비를 바라지 마라.”
가뜩이나 문제가 있었던 리치 군주의 정신 상태가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 그러나,
『안녕하십니까.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입니다. 앞서 양측에서 제기한 이의에 대한 조사가 끝났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조사 결과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본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이 면밀히 조사한 결과 〈심연의 추방자〉 측에서 설계 및 시공한 차원 침식 주술 법진 통칭 [어비스 존]은 계약에 위배 되지 않습니다.』
“응? 뭐라?”
그의 예상과 달리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이 자신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자 정신줄을 놓고 본격적으로 분노를 풀어놓으려던 리치 군주의 행동에 제동이 걸렸다. 마치 역동작이 걸린 골기퍼처럼 폭발 직전까지 갔던 그의 분노가 향할 곳을 찾지 못하고 다시 역류했다.
분노가 아무리 격렬한 감정이라고 해도, 고작 감정이 역류한 정도로 호들갑이냐?
“끅?!”
…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리치 군주는 초월자다. 격을 벗고 인과와 이치를 비트는 권능을 다루는 존재. 그런 존재에게 감정의 역류는 단순하지 않다. 가뜩이나 정신이 아픈 리치 군주에게는 더더욱.
“끄윽! 컥!”
리치 군주의 몸에서 일렁이는 마기가 불길하게 넘실거린다.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울컥, 울컥 박동하는 탁한 기운이 리치 군주를 감싸고 있다.
“참…아야.”
아직 이성이 남은 리치 군주는 자칫 행성 자체를 파괴할 수 있는 힘의 폭주를 어떻게 해서든 진정시키려고 노력했다. 비록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 오른 초월자가 아니라, 고유 능력의 진화로 강제로 초월자에 올랐다고 하더라도 초월자는 초월자.
리치 군주가 마기를 다스리며 막 안정을 찾아갈 무렵,
『계약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의 추가 설명에 리치 군주는 그만 간신히 잡아놓고 유지 중이던 이성의 끈을 놓치고야 말았다.
━━━━━━━━━━━━━━!!!!!!!
소리보다 먼저 강력한 에너지의 폭발이 먼저였다. 탑을 중심으로 2차원의 동심원(圓)이 아니라 3차원의 구(球)를 이루며 퍼져나간 파괴적인 폭발이 행성 누더기의 살점을 걷어내고, 본래 행성이 가지고 있던 땅을 드러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쾅━━━━━!!!
땅이 드러난 것은 찰나에 불과했다. 뒤따라 들려온 폭음과 함께 드러난 땅조차 소멸하며 그 아래에 흐르던 뜨거운 맨틀이 모습을 드러내며 사방으로 마그마가 넘쳐흘렀다.
“컥?!”
리치 군주와 수백억의 언데드가 머물던 〈심연의 추방자〉 차원의 모성 누더기 행성이 파괴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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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말이 이렇게 끝나다니!
이번 주말에 비축을 좀 쌓으려고했는데.
이상하게 감기도 아니고 아닌 것도 아닌 몸상태가 간헐적으로 오네요.
마치 컨디션이 나쁜 날처럼;;;
이상합니다. 잠만 잔 것 같아요 ㅠㅠㅠㅠ
수요일에 뵙겠습니다.
카르마 포인트 핫타임이야.
177. 카르마 포인트 핫타임이야.
심연의 침식이 일어난다는 메시지와 함께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이 등장했을 때, 유토피아에 소속된 영지민의 얼굴에는 안도가 흘렀다. 지금까지 쭉 그래 왔으니까.
저들의 생각에눈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은 온전히 자신의 편이라고 여기는 듯했다. 그런 착각을 가져도 무방한 게, 지금까지 카르마 포인트가 개입한 순간에는 언제나 우리에게 막대한 이득을 안겨왔다.
또한, 지구인의 입장에서 그린스킨과 언데드는 침략자다. 그러니까 가해자라는 거다. 자신들은 피해자고. 평화롭게 세상을 살아가던 지구의 고정관념 속에 자신들이 피해자이니 심판이나 마찬가지인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이 피해자를 도와줄 거라고 여기는 거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난 카르마 포인트가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과 몇 번 간접적인 접촉을 하면서 느낀 건 지독하고 섬뜩할 정도로 이성적이고 중립적이라는 거다.
이성적이다. 중립적이다.
이 문장을 들으면 그게 왜?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를 인간이나 지성체가 아니라, 하나의 특이한 변수로 보는 것 같았지.’
그건 인간의 입장에서 굉장히 섬뜩한 시각이다. 감정이 결여되었다는 거니까.
“우리는 하던 걸 계속하자. 조사에 시간이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시간을 번 것은 확실하니까.”
“네. 뭐부터 할까요?”
“카르마 포인트. 카르마 포인트가 필요해. 소피아. 미안한데.”
“하하하. 걱정하지 마세요. 영주님. 제가 좀비를 쓸어버리고 올게요!”
“아니야. 소피아는 나랑 있고, [엘븐나이츠]에 연락해서 원정을 떠나라고 해줘. [창천의 날개]는 따로 갈 데가 있으니까. 방향은 동쪽으로. 러시아를 거쳐서 알래스카 쪽으로.”
“아아. [텔레포트 게이트]! 그것 때문이시군요?”
“맞아. 말이 나온 김에 [창천의 날개]는 호위 준비를 해주고. [마스터 기사]와 [그랜드 마스터 기사]가 함께 할 거야. [임페리얼 가드], [천궁]은 당연히 따를 거고. [피스메이커]는 남을 거야.”
“맞아요. 혹시 모를 일이잖아요?”
“그래. 그리고 쉘터 계열 각성자 몇 명이라고?”
“여섯이요.”
“한참 모자란데?”
“얼마나요?”
“글쎄. 지형이 바뀌기 전이었다면 대략 12,000km 정도였을 건데. 멸망이 시작되고 지형이 대격변을 통해서 바뀌고 대륙이 넓어져서 넉넉히 2만km를 잡고 봐야 하는데. 그럼 스무 명은 필요한데?”
“어, 엄청 부족한데요?”
“그러니까.”
무슨 소리냐고? 왜 니들만 알고 있냐고? 독자 무시하는 거냐고? 아니다. 폐급 작가 놈은 몰라도 나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아무튼 아니다.
[텔레포트 게이트]의 연결 범위는 [텔레포트 게이트] 랭크가 오를수록 늘어난다.화이트 랭크에서는 50km였다. 레드 랭크에서는 100km, 오렌지 랭크에서 200km, 옐로 랭크에서 400km였다.
그리고 현재 랭크인 그린(Green)에서 1,000km다.
또한, [텔레포트 게이트]는 바다 한가운데에 건설할 수 없다. 땅 위에 건설할 수 있고, 그렇다는 건 지도에서 최단 거리로 직선을 쭉 긋고 거기에 1,000km마다 게이트를 설치하는 단순한 방법으로는 안 된다는 거다.
무엇보다 중요하고 내가 쉘터 계열 각성자를 찾는 이유는,
“안전지대 안에서만 설치할 수 있어서 쉘터가 필요해.”
[텔레포트 게이트]가 사기인 만큼 안전지대가 필수다. 이런 세상에서 안전지대는 하나다. 각성자가 구현하는 쉘터 즉, 쉘터 계열 각성자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텔레포트 게이트 [Rank: Green]
(생략)
2. [텔레포트 게이트]는 최대로 연결할 수 있는 거리가 존재하며 랭크가 상승할수록 거리는 증가합니다. 현재 랭크[Green]에서는 1,000km입니다. 다음 랭크[Blue]에서는 4,000km입니다.
3. 건설할 수 있는 [텔레포트 게이트]의 수 역시 랭크에 따라 상승합니다. 현재 랭크[Green]에서는 스물다섯(25) 개입니다. 다음 랭크[Blue]에서는 백(100) 개입니다.
(중략)
6. [텔레포트 게이트]는 안전지대 영역 안에 설치할 수 있습니다.
────────────────
[텔레포트 게이트]를 스무 개나 건설할 수 있어서 개수에서는 얼추 계산이 맞아떨어진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어휴.”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텔레포트 게이트]를 블루(Blue)로 올리면 된다. 그럼 [텔레포트 게이트] 간의 거리가 4,000km로 늘어나니까 최대 2만km라고 해도 다섯 명이면 해결되니까.
“카르마 포인트가 없으니 문제지.”
벌면 되지 않냐고? [엘븐나이츠]를 보냈으니까 조금 기다려보자고?
“허허허.”
그럴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네이비(Navy) 랭크에 오픈된 건물인 [텔레포트 게이트]와 [비공정 조병창]을 그린(Green)에서 블루(Blue)로 업그레이드하는데 필요한 카르마 포인트의 정가는 500억이다. 본래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했다면 즉시 건설까지 천억이 필요했다는 뜻이다.
지금은 여러 혜택을 받아서 420억에 건설할 수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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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자 정보〉
1. 이름(Name): 이요한
2. 칭호(Title): [지구가 도와주는] [장비 전문가] [그랜드 마스터]
2. 국가(Nation): 대한민국
3. 소속(Clan): 유토피아
4. 직업(Class): 영주(領主)
5. 카르마(Karma)
[선업(Plus Karma) 0] [악업(Minus Karma) 0] [특수 카르마 포인트 300,428,070]────────────────
이제 고작 3억 카르마 포인트 정도가 남았을 뿐이다.
“허. 고작이라. 고작.”
언제부터 내가 3억 카르마 포인트를 ‘고작’이라고 표현할 수 있게 간이 커졌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뭐, 지금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넘어가고.
“보스. 이런 식은 어떠신가요?”
“응?”
지구 전도를 펼쳐놓고 고민하는 내게 올리비아가 이상한 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사달이 발생한 미국 남부까지 최단 거리는 한국 동북쪽 러시아 대륙을 통해 알래스카와 앵커리지를 거쳐 캐나다에서 내려오는 경로다.
그런데 올리비아가 만든 경로는 직선도 아니고 남북으로 지그재그로 움직이는 경로인데다가 무엇보다 중국과 몽골을 거쳐 이란, 터키를 지나 유럽 대륙을 타고 영국까지 찍고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를 타고 캐나다에서 남하하는 경로다.
“이건 더 멀잖아? 멸망 전의 멀쩡한 지구의 거리로 따져도 2만km는 되겠는데?”
“맞습니다.”
“그런데 이걸 왜 추천해?”
“여기, 여기, 그리고 여기와 여기……. 이곳, 이곳, 그리고…….”
세계 전도 위로 그린 올리비아의 경로 위에 파란색 점이 찍히기 시작했다. 처음 몇 개일 때는 몰랐는데, 영국의 맨체스터까지 점을 찍는 걸 보고 올리비아가 말하려는 게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여기까지. 이 점들은…….”
“쉘터구나.”
“맞습니다. 지금까지 생존해 유지하고 있는 타국의 쉘터입니다.”
“그래! 그래! 이런 방법이 있었어! 올리비아! 천잰데?!”
“호호호. 과찬이세요. 보스.”
올리비아는 부끄럽다듯이 웃으면서 두 팔을 벌렸다. 남미 원정을 다녀왔을 때처럼.
“좋아! 칭찬해! 무척, 아주 몹시, 많이, 격렬히 칭찬해!”
뭐, 어떤가. 이런 기발한 해결책을 냈는데. 무엇보다 나도 싫지 않고.
“좋아. 그런데 협조를 구할 수 있을까?”
“왜요?”
“엉?”
“왜 협조를 구해야하죠? 우리가?”
“그럼?”
“협조가 아니라 협박을 해야…죠?”
그…런가? 그래도 되나?
“하긴 지금 상황이 긴급 상황이긴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