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198
“와아아아아!!”
“우와아아아!”
…
[성벽] 위에서 혹은 멀리 떨어진 이층집 이상의 건물 위에서 지켜보던 이들의 함성이 우렁차게 울려퍼진다.적지 않은 이들이 여길 지켜보고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어디 나뿐일까? 녹투오스는 물론이고 골렘을 다루는 오리할콘 드워프 역시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대로 둔 것은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그 결과가 나타났다.
갑자기 등장한 새로운 종족과 그 종족이 남색 마력을 피워냈음에도 동상이라고 생각한 것이 움직여 너무나 쉽게 죽였다.
이 모습을 지켜본 각성자는 엄청 많았고, 그들은 곧 가이아 게시판에 그 장면을 올렸다.
따로 촬영 장비가 필요하지 않은 가이아 게시판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과정은 어찌 되었든 가이아 게시판에 올라간 영상들은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 난 솔직히 믿지 못 했어. 멸망 전에 쓰던 CG 같은 거라고 생각했다고. 그런데 영상이 이거 하나가 아니야.
― 나도 그래! 무려 네이비(Navy)였다고! 네이비! 우리 쉘터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옐로인데! 그블루도 아니고 네이비?!! Holy…….
― 이걸로 확실해! 멸망이든 뭐든 이제 유토피아에 있으면 안전해! 그리고 난 유토피아에 있지! lol
― 젠장! 좋겠다! 나도 유토피아로 가고 싶어! 이제 좀비도 줄어들었으니까. 내 아이를 데리고 갈 수 있는데!
― 가면 되잖아? 왜? 나는 갈 거야. 어머니와 우리 가족을 모두 데리고.
― 받아준다는 보장이 없잖아? 그리고 여기서 한국은 엄청 멀다고.
― 응? 무슨 소리야? 미스터 프레지던트가 [텔레포트 게이트]라는 신비로운 물건을 설치했잖아? 그걸 타고 가면 캐나다에서 한국까지 30초도 안 걸린다고?
― 우리 쉘터에는 그게 없어. 🙁
― 응? 너 어딘데?
― 나 영국. 맨체스터야.
― 아! 거기?! 거기구나! 미스터 프레지던트가 직접 방문했는데 들여보내주지 않고 보냈다고 하는 멍청한 쉘터?! 고마워! 원래 [텔레포트 게이트]를 너희 쉘터에 설치하려고 했는데! 너희가 거절한 덕분에 우리 쉘터에 설치되었어! 고마워! 고마워! lol lol lol lol lol lol lol lol
― 정말? 그런 쉘터가 있다고? 우리 쉘터는 미스터 프레지던트가 어벤저스에 나오는 것 같은 우주선을 타고 왔을 때, 모두 달려나와서 구경했는데? 분위기가 조금만 더 가볍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사인을 해달라고 몰려들었을 거야! +.+
…
…
― 너희 그거 알아? 유토피아에는 말이야. 고오오오오오급 자판기가 있어. 완전 고오오오오급이지. 그리고 그 자판기에서는 콜라를 무한대로 얻을 수 있어. 카르마 포인트만 있다면 말이지. 빨간 색과 푸른 색 콜라를 모두!
― 거짓말 하지 마! 아무리 유토피아라도 콜라는 선 넘었어.
― 그럼 네 눈에는 이게 뭘로 보여? 콜라 모양을 한 피규어인가? 응?
― 홀리 쉿! 나 유토피아로 간다! 지금 당장!!
우리 영지에서 물과 전기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고, 따뜻한 물에 샤워는 물론이고 몸을 담그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도 역시 전해지면서 영지를 찾는 이들이 급증했다.
네이비 랭크라는 아득한 경지의 존재를 쉽게 때려잡은 쉘터이기에 여차하면 눌러앉거나 아예 이주하려는 이들도 많았다.
그건 어차피 [행정청]에 소속된 [전문직원]과 [직원] 그리고 네이비 랭크에 새롭게 등장한 [행정청장]이 알아서 할 문제다.
“이제 전부 끝났다고?”
“네! 오빠! 루크랑 도로시가 가장 마지막으로 안정화를 끝냈어요!”
그동안 영지민의 눈을 돌리기 위해서 노력한 이유인 지의사의 마스터 안착이 완료되었다. 다시 본격적으로 움직일 기반이 마련되었다.
“그럼 가장 먼저……. 녹투오스. 조사는 어디까지 했어?”
이 영지를 아니, 지구를 노리며 흑막 놀이 하는 놈들부터 조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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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들이 정말로 왕이 된 줄 알잖아?
200. 지들이 정말로 왕이 된 줄 알잖아?
녹투오스는 [아스가르드]에 들어왔다. 그것도 은밀하게 혼자서.
본래 [아스가르드]에서 다른 차원으로 이주를 결정하면 다시 [아스가르드]로 돌아올 수 없는 게 원칙이다. 그게 아니라면 여러 차원에 은신처를 남겨두고 살아가는 [차원 용병] 때문에 차원이 혼란해졌을 테니까.
하지만 녹투오스에게는 차원 용병 1급 감찰관이라는 특별한 직책이 그것을 가능케 했다. [차원 용병 본부]에서도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하는 1급 감찰관의 이런 혜택들을 보면 엄청난 지위가 맞다.
하지만 유일한 단점은 그랜드 마스터에 오르고도 [차원 용병] 랭크는 [아다만티움]을 넘어 [오리하르콘]에 도달하지 못한다. 절대로.
[오리하르콘] 등급이 되면 뭐가 좋냐고? 명예냐고?의뢰 비용의 단위가 달라진다. [아스가르드]는 카르마 포인트로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 그러니 카르마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의뢰의 단위가 달라진다면? 왕처럼 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차원이 아닌, [아스가르드]에서는 용병의 등급은 굉장히 중요하다.
녹투오스가 만약 종족을 [아스가르드]에 정착시킬 생각이었다면 [오리하르콘] 등급이 되는 것에 전력을 다했을 거다.
“여긴 역시나 변한 게 없군.”
녹투오스는 [아스가르드]의 중심에 위치한 [차원 용병 본부]가 보이는 건물 옥상에서 대기하며 오랜만에 돌아온 차원 섬 [아스가르드]에 대한 소회를 흘렸다.
“그나저나 저길 들어가야 하는데. 어쩐다.”
낮도 밤도 없는 그저 종일 밝은 하늘의 [아스가르드]이기에 주변을 드나드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나?”
건물 위에서 용병 본부를 내려다보던 녹투오스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 자리에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
케로스는 오늘도 적당히 먹을 것을 싸서 자신의 집으로 복귀 중이었다. 녹투오스와 누더기 행성에 테러를 성공시킨 이후, 그는 [아스가르드]에서 삶에 조금도 만족하지 못 하고 있었다.
“나도 따라갔어야 했어. 부족이고 뭐고 그냥 평소처럼 철판 깔고 머리부터 디밀었어야 했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원수와 같았던 언데드의 행성에 폭탄을 설치하고 대량의 카르마 포인트를 받는 작전을 이후에 자잘한 수집 의뢰나 하다보니 삶이 얼마나 무료하겠는가. 가뜩이나 변화가 없는 차원이 [아스가르드]인데.
“젠장. 젠장.”
손에는 하루 정도의 끼니를 들고 혼자 중얼거리는 케로스를 보면 전형적인 패배자의 모습이지만, 그는 무려 블루(Blue) 랭크 상위에 오른 실력자이며, [아다만티움] 등급의 [차원 용병]이고 이요한이 준 보너스 덕분에 카르마 포인트도 천만 단위로 지니고 있는 부자였다.
하지만 얼핏 보기에 그는 [아스가르드] 뒷골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걸하는 자 같은 몰골이었다. 그런 그의 앞에,
“이 빌어먹을 놈아. 하루를 놀면 내가 알고, 이틀을 놀면 동료가 알고, 사흘을 놀면 적이 안다고 하지 않았냐! 꼴이 그게 뭐냐? 그게? 응?”
“여, 영감?! 미친! 진짜 영감 맞아?”
그가 그리워하던 녹투오스가 나타났다.
“그래. 나다. 그러니 대답부터 해라. 너 그 꼴이……. 이 새끼가?! 이거? 이거 뱃살이지? 어? 리노세 종족이 뱃살? 군살이 생길 때까지 놀아?! 엉?!”
“아, 아파! 아프다고! 이 젠장 맞을 영감탱이야!!”
여전히 사이가 좋아보였다.
“누가 사이가 좋다는 거야!”
“누가 이 영감이랑 사이가!!”
뜬금없이 제 4의 벽을 넘지 말라고. 아무튼, 둘은 몇 번 더 투덕거리다가 순식간에 분위기가 다시 진중해졌다.
“영감. 어쩐 일이오?”
“우리 부족이 의탁한 영지에 찾은 [차원 용병]이 도적으로 변했다.”
“…영감. 낮술 한 건 아니지?”
“그래. 나도 믿기지 않더라. 눈앞에서 크로코가 창을 빼들었을 때조차.”
“크로코? 크로코라고?! 신발에 들어간 모래 같은 새끼가! 감히!!”
“크로코는 죽었어. 너도 전에 본 적 있는 우리 영주님의 가신에 의해서. 아무것도 못 하고 죽었지.”
“…크로코가? 그 놈은 영감이랑 같은?”
“그래. 그랜드 마스터였지. 더 놀라운 걸 알려줄까? 그 가신은 영주님 휘하의 네 명의 가신 중, 가장 전투력이 낮은 가신이었다. 오리할콘 드워프라고 들어봤냐?”
“응? 아니. 난 그냥 드워프는 알아. 오히할콘 드워프는 뭐 달라? 도끼를 엄청 잘 쓰나?”
“다르지. 장인 종족이다.”
“그래. 달……? 응? 장인? 도끼 장인?”
“이 새끼가 그런데? 낮술을 처먹은 건 너 아니냐? 왜 아까부터 딴 소리야? 물건 만드는 장인! 라쿤 같은 애들 말이야!!”
“영감이라면 믿겠어?! 어?! 장인 종족에게 그랜드 마스터 급의 강자가 아무것도 못하고 뒈졌다는 걸?!”
“믿지. 난 눈앞에서 봤는데?”
“아오! 진짜 때릴 수도 없고!”
“됐고. 너. 나 좀 도와라.”
“그러지 뭐. 안 그래도 심심했는데.”
파악!!
도우라는 말에 긍정적인 대답이 나왔는데 케로스의 뒤통수에 녹투오스의 손밥닥이 작렬했다.
“아! 왜!! 돕겠다니까!!”
“내가! 응?! 내가! 말! 했지! 정보도! 알아! 보지! 않고! 승낙! 하지! 말라고!! 응?! 응?!!”
빡―! 빡빡! 빡빡빡!! 빡빡! 빡빡! 빡! 빡! 빡!
음절 중간 중간에 힘을 줘가면서 동시에 머리를 부여 잡고 있는 케로스의 뒤통수를 때려가면서 혼내는 모습은 모르는 사람이 보면 엄청 아픈 소리가 났지만,
“아파! 아프다고! 소리만 아픈 게 아니라! 진짜 아파! 이 무식하게 힘만 센 영감탱이야아아!!”
진짜로 아팠다. 응? 왜? 소리만 아픈 게 어딨나? 머리를 때리는데.
“정신 좀 차려라! 정신 좀!!”
“아, 알았다고오! 그래서 무슨 일인데?”
“용병 본부에 들어가야겠다. 본부 안에 용병 좀 치워라.”
“음. 한바탕 난장을 피우고 주점으로 데리고 가라는 거지?”
“그래. 평소 마음에 안 들던 놈이 있으면 가서 시비 좀 걸어서 쥐어 패고, 애들 데리고 이걸로 술이나 마시고 있어. 끝나면 갈 테니까.”
녹투오스는 그러면서 200만 카르마 포인트를 케로스에게 넘겼다.
“오! 200만! 좋아! 내가 또 난장을 피우는 건 전문이지. 그랜드 마스터 급은 된다고.”
“자랑이다. 이 새끼야!”
“흥! 이따 봅시다! 영감. 들키지 마슈.”
“내가 너냐?”
둘의 나이를 더하면 족히 천 단위를 넘기는 연수를 살았을 거다. 장수 종족이고 [아스가르드]에서 수명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니까. 그런데도 둘이 나누는 대화는 전역하고 만난 20대 군대 선후임의 대화처럼 격이 없고 허물이 없었다.
“그럼 어디……. 오랜만에 [아스가르드]의 미친 꼬뿔소의 난장이나 구경할까?”
쿵쾅거리며 용병 본부 건물로 케로스가 들어가고 불과 5분도 지나지 않아서,
쨍끄랑―!!
용병 본부의 창문으로 검은 줄무늬의 무언가가 튕겨져 나왔다.
“눈을 왜! 왜! 왜! 그렇게 떠! 앙?!”
그리고 뒤를 이어 날 듯이 뛰쳐나온 케로스의 주먹에 얼굴을 두들겨 맞는 존재는 호인족(虎人族: 호랑이 수인)의 [차원 용병]이었다.
얼마 간의 혼란이 끝나고, 바닥에 널부러진 호인족을 어깨에 들쳐맨 케로스가,
“다들 불타는 악마로 와! 내가 쏜다! 빌어먹을!”
그렇게 얼토당토 않는 소리를 해댔음에도,
“오오오오!!”
“케로스! 케로스!!”
…
재미라고는 찾아 보기 힘든 [아스가르드]이기에 오히려 갑자기 벌어진 이벤트 같은 이런 헤프닝에 오히려 열광했다. 용병 본부를 지켜야 하는 이들까지 모조리 케로스를 따라 나가자 녹투오스는 은밀하게 본부 내부로 향했다.
그리고 용병 본부에서 근무하고 상주하는 이들조차 모르는 통로를 열고 들어가,
“차원 용병 1급 감찰관. 긴급 보고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가로 세로 2m의 정사각형 방에 서서 보고를 시작했다.
[음. 오랜만이야? 녹투오스.]그리고 놀랍게도 벽면 한쪽에 사람의 얼굴이 나타나며 녹투오스가 한 일이 뻘짓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오랜만입니다. 위대한 존재시여.”
[에이. 나 위대하고 그런 사람 아니라니까아~. 전에도 말했지만 천덕꾸러기라고. 줄여서 천덕이라고 불러줘. 이름이 구수하니 좋으네.]“네. 천덕님.”
[그래. 보고를 들어볼까?]“일의 시작은…….”
녹투오스는 시간의 순서대로 차분하게 보고를 시작했다. [차원 용병]이 도적으로 변한 일, 그리고 [오리하르콘] 등급 용병이 연관되었다는 것까지.
[오! 내가 생각한 것 이상의 것을 해주었네? 고생했어! 정말!]“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두 정황 증거입니다. 직접 증거가 될 만한 것을 아직 발견하지 못하여 이렇게 다시 [아스가르드]를 찾았습니다. 그런 증거를 찾자면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아니. 그정도만 해도 충분해.]“예?”
[내가 필요한 건 그것이었거든. 내가 예민해서 있지도 않은 일을 있다고 믿는 음모론 추종자가 된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벌어진 것인지. 그 확신이 필요했어. 그리고 자네는 그 확신을 내게 주었고.]“그러면 어떻게 알아내실 건지…….”
[이봐. 녹투오스. 웃기지 않은가?]“예?”
[차원이 멸망하고 오갈 곳 없는 것들이 안타까워 몸이라도 좀 피하라고 차원의 틈에 은신처를 만들어줬더니. 아예 자리를 잡고 눌러 앉더니, 그 좁은 땅에서 왕 노릇을 한다고 지들이 정말로 왕이 된 줄 알잖아?]“…죄송합니다.”
[자네가 왜? 자네는 그러지도 않았고, 숙원을 마치자마자 전쟁 중인 차원으로 부족을 이끌고 떠났잖아? 난 이곳에 오는 이들이 모두 자네와 자네 부족 같기를 바랐어. 뭐, 이미 틀린 것 같지만.]자조적인 말로 안타까운 속마음을 비춘 직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