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06
“어머!! 아기 세계수였네요?! 오오오오! 세계수 아기는 귀해요! 응애!”
그리고 세계수와 대면하고 역시나 예상치 못한 상황 반응을 보인다.
“엘프?! 엘프가 있네요?! 그렇다면 하이엘프도 있어요?!”
세계수 그늘 밑에서 노는 어린 엘프를 발견한 그녀가 하이엘프를 찾다가,
“어머! 하이엘프도 있었네요! 반가워요! 저는 드라이어드예요. 나무를 사랑하죠.”
어느새 나타난 엘라를 발견하고 쪼르르 달려가 손을 뻗었다가,
“어머?! 아이? 임신?! 하이엘프의 기운이 셋?! 꺄아아아! 어떡해! 어머어머!!”
이제는 눈에 보일 정도로 볼록 튀어나온 엘라의 배를 발견하고는 놀라서 발을 동동 구른다.
그래. 당신이 느꼈던 걸 나도 느꼈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한 마디 할 때마다 ‘어머’라는 감탄사를 반드시 한 번 이상 포함시키면서 주변을 돌아다니며 끊임없이 감탄하고 기뻐하고 좋아한다.
“어머?! 성녀? 성녀라고요? 어! 종교가 있어요? 오오! 반가워요 성녀! 저는 성자예요!”
“어머나? 오리할콘 드워프라고요? 그냥 드워프랑 뭐가 다른데요? 응? 대량생산이요? 분업? 그거 뭔데요?”
“어머! 용족! 용족은 정말 오랜만에 봐요! 아, 드래고뉴트라고요?! 용인족이네요?!”
“어머어머! 귀여워! 이 꼬물꼬물 거리는 아이들은……? 헤에에엑?!! 자이언트 윙 샤벨타이거네요?!”
“드래곤! 진짜 드래곤이야! 그것도 해츨링! 통통한 배 좀 봐! 귀, 귀여워!! 나는 그린! 난 그린이에요!”
이러고 온 영지를 빨빨 거리고 달아다니는데 정신이 있겠냐고. 당연히 없지.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 대충 소환하고 사흘 정도가 지났을 무렵,
“대장. 여기 이상해요.”
그녀는 나를 ‘대장’이라고 부르면서 갑자기 다가와 뜻 모를 말을 던지며 심각한 얼굴로 침음을 삼켰다.
“무슨 문제 있어?”
그 분위기가 어찌나 심각하던지, 나도 모르게 오랜만에 긴장하며 물었다.
“이 사람들. 왜 살려두셨어요?”
그러면서 손을 흔드는데, 그녀의 손길에 따라서 민들레 꽃씨를 닮은 몽실몽실한 것들이 나타나 각양각색의 인간을 비추고 있었다.
“…이 사람들이 누군데?”
“으잉? 영주님. 왜 몰라요? 이 사람들 그 사람들이잖아요. 비각성자들이요.”
같이 들어온 소피아가 그 말을 했을 때도 당장 떠오르는 사람들이 없었다. 비각성자가 아직도 우리 영지에 있었나 하는 생각이 먼저 떠오를 정도였으니까.
“그 왜! 신앙 스탯이 20점 이하라서 유다연이가 ‘씹원짜리!’라고 부르는 사람들이요.”
소피아가 추가로 한 설명에 나는 저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떠올랐다. 지금 우리 영지에서는 비각성자가 각성자가 되도록 여러 가지로 지원을 하고 있다. 소피아가 직접 나서서 돕는 것은 물론이고, [성녀 수호대]와 [창천의 날개] 기사단이 신성무투술을 직접 지도하고 있으니까.
신성력만 개화하면 나가서 직접 좀비를 때려잡거나 성벽 위에서 버프라도 주면서 어떻게든 선업을 쌓아서 각성까지 이르게 한다.
유다연이 씹원짜리라는, 어떻게 들으면 욕 같은 뉘앙스로 말한 저들은 한 마디로 그런 노력을 하지 않고 부유하듯이 살아가는 이들을 말하는 거다.
“기억 났어. 그런데 저 사람들이 왜?”
“대장. 이것들은 왜 그냥 두십니까?”
“그냥 두지 않으면? 죽여?”
“내쫓아야죠.”
“왜? 가만히 두면 카르마 포인트가 들어오는 거 아니야?”
“아니요. 오히려 손해예요.”
그리고 소피아는 저들이 영지 복지의 일환으로 아르바이트에 쓰이는 카르마 포인트가 나가고, 저들은 사라진 충성 스탯으로 환산해도 30이 넘지 않을 정도라서 세금으로 회수되는 카르마 포인트가 없다고 했다.
그래도 멀쩡한 사람을 어떻게 죽이나. 딱히 강력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도 아닌데.
“죽이자는 건 아니에요. 물론 저대로 두자는 것도 아니고요!”
“그럼?”
“갱생 프로젝트가 필요해요!”
“응?”
그렇게 소피아와 올리비아 그리고 새롭게 가신이 된 요제프까지 머리를 맞대고 만든 캠프 프로그램이 ‘여름 생존 학교’, ‘여름 생존 캠프’라는 이름을 가진 갱생 프로젝트다.
“잘됐네요. 녹투오스 아저씨가 조만간 [아스가르드]에서 피난민이 온다고 했잖아요. 그때 맞춰서 하는 거예요. 피난민에게 경고가 될 수 있도록.”
“오! 괜찮은데?! 그리고…….”
그렇게 내 의견이나 생각은 조금도 담기지 않은 계획이 점점 흉악하게 변해갔고, 그렇게 여름 생존 학교라는 괴상한 이름의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일주일이 지났다.
“보스. [부속 영지]와 각 쉘터 현황 보고입니다.”
“…생각보다 다들 엄청 열심히 사네?”
“생각보다 반향이 큽니다.”
“뭐? 아, 생중계?”
“네.”
그렇다. 내가 흉악하다고 말한 건 단순히 비각성자를 쉘터에 던져놓기 때문이 아니다.
최근 영지에는 [연금술사]와 [마법사] 그리고 공장식 생산 방식에 특화된 오리할콘 드워프와 지구 출신 과학자가 만나서 탄생한 기괴한 것들이 매일 같이 쏟아져 나온다. 스마트폰 비슷한 것이 다시 나오기 시작한 것도 최근이다.
그리고 당연히 촬영 장비와 송출 장비 역시 등장했다. 가이아 게시판을 오리할콘 드워프들이 엄청 부러워하고 궁금해하더라고.
‘뭐였지? 유다연이 올린 ‘우리 오빠 밥 먹는 영상’이었나? 그런 걸 왜 올리는 거야? 왜 궁금해 하는 거고? 그딴 걸 왜 가지고 싶어해?’
아무튼 그런 이유로 탄생한 장비들이 지금 여름 생존 학교가 벌어지고 있는 쉘터 곳곳에 설치되어 있고, 5분의 송출 딜레이를 유지한 채로 생중계 중이다. 실시간으로.
“올리비아.”
“네. 보스.”
“내 생각엔 말이야.”
“네.”
“아무래도 신성력이 문제인 것 같아.”
“네?”
“신성력에 흠뻑 절은 것들이 하나 같이 다들 제정신이 아니야. 유다연. 소피아 그리고 이번에 소환된 요제프까지.”
“…보스.”
내가 그동안 ‘혹시?’하면서 밀고 있던 가설에 대해서 막 설명을 하려는 순간, 나를 바라보는 올리비아의 얼굴이 어딘가 익숙하다. 저 표정. 엄청 익숙한데? 아! 생각났다.
“왜 내가 유다연이나 소피아를 보며 고개를 저을 때나 짓던 표정을 하면서 나를 보는 거지? 잘 설명해야 할 거야. 올리비아.”
“보스. 오늘 업무 보고는 여기까지입니다. 요즘 일이 너무 많았죠? 쉬세요. 제가 말해놓겠습니다.”
“어어?! 말을 돌려? 올리비아? 올리비아?!”
젠장. 유다연과 같은 취급을 받다니! 억울하다! 엄청 억울하다고!
내 억울함과 별개로 신앙 스탯이 20 이하인 비각성자의 생존 캠프의 모습은 지구로 이주한 이종족에게 여러 가지 의미의 감흥을 준 것 같았다.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은 물론이고, 쉘터 밖에 몰려온 언데드를 적극적으로 때려잡고, 쉘터 안에서 농지를 만들 거나, 자신의 쉘터를 살피더니 [텔레포트 게이트]로 유토피아로 돌아와 가축을 빌려 가는 이들도 있었다.
“그래도 녹투오스가 말한 [오리하르콘]? 그 등급의 차원 용병은 반발할 줄 알았는데? 네이비 랭크라며?”
“보스. 그날 보스 옆에 누가 있었는지 기억 안 나십니까?”
“응? 그날? 아, 피난민이 영지에 온 날?”
“네.”
“누가 있었……. 아아.”
그날 내 옆에는 활까지 꺼내고 전투 모드인 엘라와 마찬가지로 갑옷을 꺼내 입고 완전 무장한 즈마제비티가 동행했다. 소피아와 로파이는 자리를 비웠고. 오제프는…….
“숨어있었죠. 요제프는.”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다. 왜냐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랬냐고? 알게 되면 나도 알려줘라. 도대체 요제프가 왜 그랬는지.
“혹시 올리비아 너는 알아? 걔가 왜 그러는지?”
“보스. 제가 제법 똑똑하고 똘똘하고 마녀라는 클래스를 지니고 있지만요. 아직 도른자의 정신세계까지 이해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래. 그렇겠지.”
말이 잠시 옆으로 샜는데, 올리비아의 말은 결국 그날 내 옆에 있던 두 여인 때문에 [오리하르콘] 등급의 [차원 용병] 출신의 강자들이 고분고분한 거라는 뜻이란다.
“그런데 그날 엘라는 좀 얌전하지 않았어?”
“…얌전이요? 엘라 언니가요?”
“응.”
평소와 달리 기운을 조금도 흘리지 않고 있던 모습으로 기억하는데?
“보스. 그날 엘라 언니는요. 사람을 두 손으로 찢을 기세였다고요.”
응? 우리 엘라는 안 찢어. 안 물고.
두다다다다―!!
멀리서 빠르게 달려오는 소리는 발소리만 들어봐도 누군지 알 것 같다.
“유다연이네.”
“다연이네요.”
아니나 다를까.
콰앙―!!
“오빠아아!!”
문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열리고 유다연의 목소리에 귀가 먹먹하다.
“다연. 내가 업무 보고하러 간다고 말했잖아.”
“올리비아! 오빠!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뭔데?”
“바, 밖에! 밖에!”
“밖에 뭐? 데스나이트 로드라도 떴어? 아크 리치라도 나왔니?”
올리비아가 빽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구박하려고 던진 말에,
“…어떻게 알았어? 올리비아?”
유다연이 긍정한다.
“잠깐. 유다연. 뭐가 나왔다고?”
“최고위 언데드요! 그것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가 다시 차분히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
“그래 봐야 최고위 언데드 따위. 이젠 문제도 없잖아?”
이제 전과 달리 우리 영지의 전력은 엄청 올랐다. 당장 우리 설기와 해츨링만 내보내도 썰어버릴 걸?
“그런데요. 이것들이 여기로 쳐들어오는 게 아니라, 서로 모이고 있어요! 무엇보다 우리 영지에서 멀어지면서요!”
젠장.
또 무슨 일이 벌어질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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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이틀에 걸쳐서 썼네요.
앉았다가 다시 일어났다가.
허리 물리 치료를 받고 왔는데. 왜 치료를 받기 전보다 더 아픈거죠? ㅠㅠㅠㅠ
우울한 크리스마스네요. ㅠㅠ
이유가 뭐가 중요하겠어.
209. 이유가 뭐가 중요하겠어.
리치 군주 휘하의 모든 언데드가 누더기 행성만 모여 있는 건 아니다. 그랬다면 리치 군주의 세력은 차원이 아니라 행성으로 불렸어야 했다.
지구라는 차원이 태양계 전체를 포함하는 것처럼.
누더기 행성과 5억 8,330만km 떨어진 행성에도 리치 군주의 병력이 있었다. 그들은 주로 마법을 주로 사용하는 리치 계열과 힘을 쓰고 시체와 살점을 공급하는 시체 골렘 계열들이었다.
이들은 일종의 테라포밍을 위해 파견된 이들이다. 누더기 행성이 살점과 언데드의 사기로 뒤덮여 있었던 것처럼, 이 행성 역시 그런 환경을 만들고자 계획했다.
그래서 다행인 점은 이요한이 일으킨 사보타주에서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고, 불행인 점은 이들은 기절한 리치 군주를 대신해 차원 공방전을 이어가는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에 의해 영문도 모르고 지구로 내던져졌다는 점이다.
리치와 어보미네이션, 그리고 시체 골렘의 대부분은 생존자가 가장 많이 모인 유토피아 근방에 떨어졌고,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전후 사정을 모르는 그들은 인간이 많은 땅을 향해 맹목적으로 돌진했다.
그렇게 110여 일.
기존 유토피아 영지민뿐만 아니라, 새롭게 유토피아로 이민을 결정한 각성자들이 알차게 꿀을 빨았더랬다.
언데드가 약해진 것도 아닌데, 어째서 그게 유토피아 소속 각성자가 꿀을 빠는 게 되냐고?
기존보다 몇 배나 많은 카르마 포인트를 주는 언데드를 파티로 사냥하고, 위험하거나 지친다싶으면 [망루]의 요격 범위 안쪽으로 이동해 쉬었다가 다시 사냥을 이어가는 식으로 사냥하기 때문이다.
유토피아의 선제 타격 건물 [망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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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루(Watchtower) [Rank: Navy]
망루는 적의 공격이 도저히 닿을 수 없는 곳에서 일방적이고 선제적인 공격을 가하며, 적의 존재를 멀리서 관찰하여 기습을 예방합니다. 또한, 망루가 보유한 랭크 이하의 은신을 파훼함과 동시에 경보와 직접적인 타격을 실행합니다.
1. 망루의 방어력은 성벽의 3배로 책정됩니다.
2. 망루에 원거리 유닛을 배치하면, 해당 유닛의 원거리 공격력과 사거리가 25% 상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