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10
말도 안 되는 크기의 골렘을 껄끄럽게 여긴 언데드는 머리를 돌려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고, 그렇게 몇 번 골렘을 마주친 이들은 한 곳에 모이게 된다.
그렇게 모인 언데드를 처리하는 건,
“오오! 이번에도 개많아!”
“다 뒤졌다! 카르마 포인트 다 내꺼야!”
“으히히히. [불타올라]라!”
…
[그랜드 마스터 기사]와 [대마도사]와 함께 여름 생존 캠프가 벌어졌던 쉘터에 모인 각성자들이다.이쯤 되면 자신들이 몰이를 당했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 첫날 최고위 언데드가 그랬듯이 앞뒤로 막힌 상황에서 골렘보다 인간을 죽이고 벗어나는 쪽을 선택한다.
만약 최고위 언데드 중 누군가 첫 몰이에서 살아남아서 뒤에 파견된 언데드와 함류한다면 이런 단순한 작전이 먹히지 않겠지만,
“데스나이트 로드. 격살.”
“허허허. 이쪽도 멍청한 뼈다귀 주문쟁이를 처리했소.”
이요한은 절대로 그들은 놓치지 않았다. 지금도 이 자리에 [그랜드 마스터 기사]가 열둘이고, [대마도사]가 여섯이다.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골렘을 이용한 단순한 몰이 작전이 매번 성공할 수 있었다.
“지원자가 많다고?”
“네! 카르마 포인트를 폭발적으로 얻을 수 있는 기회니까요!”
“처음에는 없었잖아? 그래서 내가 꿀을 빨았는데?”
최고위 등급의 언데는 기본에도 처치하면 카르마 포인트를 1억 이상 줬다. 플러스마이너스 모두. 그랬는데 이번에 계약 성실 불이행으로 몇 배나 추가로 지급하면서 플러스마이너스 모두 다 하면 한 마리에 10억 카르마 포인트 이상 들어온다.
그리고 중급 언데드가 수천. 이것들을 몰살시키기만 해도 플러스마이너스가 각각 100억에 가가운 포인트가 들어온다.
네다섯 시간마다 플러스마이너스로 각각 100억 이상 카르마 포인트가 확정적으로 들어오고 있으니, 꿀을 빤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다.
“쉘터에 지원하면 참여한 각성자는 모두 [공격대]로 편성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방어를 하든, 공격을 하든, 치료를 하든 각자 기여도를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이 판단해 포인트를 분배하니까요.”
“그정도면 엄청나겠네.”
중급 언데드와 치고받고 한다고 해도 도합 200억에 가까운 카르마 포인트의 30%만 공격대가 먹는다고 해도 50억 남짓이다. 보통 최소 500명 단위로 모집하니까.
“천만?”
“네. 자신의 주력 카르마 포인트는 스탯 같은데 투자하고 그렇지 않은 카르마 포인트는 [화폐]로 교환하기만 해도 500만이잖아요.”
“크긴 하겠네.”
그린(Green) 랭크를 찍지 못한 각성자는 그린 랭크를 바로 노려볼 수 있는 수치. 그린 랭크에 오른 이들도 다섯 타임만 참여하면 그린 랭크를 꽉 채울 수 있는 카르마 포인트 폭탄이다.
“그리고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이 언데드가 ‘지휘’를 받고 있는 상황에 가산점을 주는 것 같더라고요. [공격대] 추가 포인트가 은근히 달달하더라고요.”
“응? 아. 올리비아도 유다연이랑 같이 갔었지? 며칠 전에?”
“그럼요 보스. 제가 그런 일이 빠질 수가 있나요. 지의사들 다 가장 먼저 참여했어요. 우리가 참여 했을 때는 우리를 제외하면 각성자가 트리플J를 포함해서 몇 명 없었어요. 그래서 엄청 짭잘했죠.”
“…그래. 축하해. 그래서 뭘 설치해야 한다고?”
“지원자 게시판입니다. 보스.”
조금 전까지 볼이 발그레하게 달아올라 즐거웠다는 기색을 풀풀 풍기며 소녀 같았던 올리비아가 안면을 싹 바꾸고 딱딱한 음성으로 보고를 이어갔다.
“사흘에 한 번 이동하는 걸 하나의 사이클로 하기로 했습니다. 모집 인원은 한 사이클에 3천 명. 쉘터에서는 3교대로 언데드와 전투를 벌이는 시스템입니다.”
“음. 천 명이라. 안전하게 가자는 건가?”
“그것도 있지만, 너무 적으면 영지 전체 전투 각성자의 수를 생각하면 사실 3천 명이어도 처음 참여하면 다음 참가까지 엄청 오래 걸릴 겁니다.”
“음. 그렇겠네. 지금 영지민의 수가 거의 천만에 육박해가니까. 천만이라고 잡고 대충 계산하면……. 전부 다녀오는데 1만일이 걸리네? 생산 계열 각성자가 생각보다 많으니까 1만은 아니겠지만. 그러네. 더 많이 가면 효율이 별로라는 거지?”
“네.”
“좋아. 그럼 어떤 식으로 받을 거야?”
“게시판을 영지와 주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토피아폰에 연동해서 [근거리], [원거리], [치료와 버프]의 넓은 카테고리로 나눠 지원을 받아 무작위로 순서를 배치하겠습니다.”
“좋아. 좋은데. 사흘말고 이틀에 한 번 나가는 걸로 하자. 골렘을 이용한 몰이를 할 때마다 즈마제비티에게 부탁해서 이틀에 한 번 몰이할 때 같이 우르르 데려가라고 해. 그리고 쌈싸먹으면서 교대하고. 그때마다 해츨링들도 데리고 가고.”
“아! 네.”
“좋아. 잘 부탁해.”
“네. [행정청장]과 잘 합의해서 처리하겠습니다. 보스.”
이틀에 한 번이라고 정한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각성자가 3천 명이라면 3교대를 해도 천 명이다. 이 정도라면 네다섯 시간마다가 아니라, 더 짧은 두세 시간마다 한 번씩 몰이가 닿을 것 같았다.
그 정도면 충분하겠지. 원하는 포인트를 얻기까지. 3교대라고 해도 말이다.
그렇게 일명 ‘양몰이’가 시작되고 3주 정도가 지났을 때,
“오라버니!! 이거 봤어요?”
유다연과 함께 내 방문을 가장 많이 부수고 처들어오는 릴리 로즈가 피와 먼지가 묻은 몸을 씻지도 않고 처들어와 하는 말이었다.
“네 손에 아무것도 없는데, 난 뭘 보면 될까? 응?”
“제 몸? 아! 아니지! 아이 참! 오라버니! 이거요. 이거! 가이아 게시판 보세요!”
릴리 로즈의 재촉에 가이아 게시판에 들어가자 가장 상단에 [긴급]과 [구조 요청]의 말머리를 달고 있는 글이 보였다.
그리고 그 글 안에는,
“응? 기사여왕?”
내게 제법 익숙한 인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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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읽어주신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올 해 새롭게 글을 연재하면서 엄청 떨었던 게 떠오릅니다.
엄청 바들바들 떨면서 댓글에 욕만 가득하면 어쩌나. 글이 재미 없다고 하면 어쩌나.
이런 마음으로 글을 시작했는데.
독자님들께서 너그럽게 봐주셔서 정말, 정말, 진짜로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정말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추신.
내년에 허리가 다 나으면.
전 내년에 유연성 스탯에 올인하겠습니다!
요가 파이어!!!
어우. 난 이 드라마 못 보겠다.
213. 어우. 난 이 드라마 못 보겠다.
가이아 게시판을 사용하는 각성자의 수는 대략 6천에서 7천만 정도라고 집계하고 있다. 생존자 전체를 계산하면 1억에 약간 못 미치지만 각성자 수는 그렇다.
그리고 현재 유토피아에 합류한 각성자는―300명 조금 넘게 남았던 비각성자는 여름 생존 캠프를 거치고 난 후 모두 각성자가 되었다― 1천만 정도가 된다. 정확하게는 10,015,773명이다.
그 말은 우리 영지에 합류한 이들은 전체 생존자의 1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저번에 [어비스 존]을 처리하기 위해서 쉘터를 [텔레포트 게이트]로 이을 때, 내가 택한 경로가 비교적 작은 쉘터들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너무 큰 쉘터는 비싼 [텔레포트 게이트]를 이후에 어떻게 다룰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규모가 작은 쉘터를 주로 경로를 이었고,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큰 쉘터를 들렀다.
기사 여왕의 쉘터 역시 ‘어쩔 수 없어서’ 방문한 경우였다.
“그때는 멀쩡했는데?”
당연히 여기서 멀쩡하다는 말의 주체는 가시여왕이 아니라, 기사여왕이 머물던 쉘터를 말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할까요? 오라버니?”
“음. 구해줘야겠지? 일단은.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도 궁금하고. 가까운 쉘터가 있을 텐데? 같은 영국 땅에 [텔레포트 게이트]가 설치된?”
“네. 있어요. 오라버니. 버밍엄이에요!”
“잘 아네? 영국 출신이라서 그런가? 그쪽 출신이야?”
“에이~. 아니죠! 제 억양이 어딜봐서 스카우스와 쌍벽을 이룬다는 버밍엄 놈들 억양이에요. 전 완전 런던 여자라구요.”
스카우스가 뭔데? 이 씹덕아!
“으잉? 스카우스 뭔지 모르시는구나? 그 있잖아요. 랍스카우스 놈들이 쓰는 특이하고 이상한 억양이요. 나는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도 아직도 랍스카우스 놈들이 하는 말의 절반은 못 알아듣겠어요.”
“…내가 방금 입으로 말했던가? 아니 그 전에, 랍스카우스는 또 뭔데?”
“아! 리버풀! 리버풀 지역 애들 놀릴 때 쓰는 말이에요. 음식이 진짜 개맛없거든요. 그러니까요…….”
릴리 로즈는 랍스카우스가 영국 선원들이 배에서 해 먹었던 염장 고기에 건빵을 갈아 넣어 섞고 끓인 죽 비슷한 건데 당연히 맛은 최악이란다. 그래서 리버풀 음식의 맛이 없다는걸 표현하고자 항구도시인 리버풀 사람들이 ‘배 타고 다니면서 저런 괴식이나 해 먹는 놈들’이라는 의미에서 랍스카우스라고 부른다나?
“참, 고맙고 쓸데없는 정보였네? 나무위키 긁어온 줄 알겠다.”
“아무튼!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 ‘오.라.버.니’가 잊지 말아야 할 정보! 저, 릴리 로즈는 런던 여자라는 거! 그게 제일 중요해요. 아시겠어요?”
“너 그 한국어로 콕 찝어 발음하는 걸 ‘오빠’에서 ‘오라버니’로 바꿨나 봐?”
“네. ‘오빠’보다 ‘오라버니’가 더 쉽네요. 헤헤. 그리고 유다연도 오빠라고 부르고, 캐롤라인도 오빠라고 하고, 케일리, 클레어 자매도 오빠라고 하잖아요! 뭔가 개성이 없는 것 같아서 바꿨어요! 잘했죠?! 네?”
“그래. 뭐, 잘했네. 잘했어. 그래서 그걸 묻는 이유는? 기사여왕의 쉘터에 원조를 보낸다면 가려고?”
“음. 네!”
“왜? ‘양몰이’ 쉘터에 가는 게 카르마 포인트 더 잘 벌리지 않겠어?”
다른 영지 각성자들이야 몰이를 하는 과정에서 골렘과 [그랜드 마스터 기사]의 보호를 받아야 하지만, 지의사들은 그런 것 없이 원할 때 그냥 편하게 쉘터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래서 언제든 편할 때 함류해서 사냥하곤 했다. 그걸로 뭐라고 하는 각성자도 없었고. 뭐라고 못 하는 거겠지만.
“영국. 오랜만에 가보고 싶어요. 어떻게 변했는지도 궁금하고. 또……. 무슨 일이 벌어진 개인적으로 궁금하기도 하고요. 특히 그 기사여왕? 그 도도한 여자가 어쩌다 저리 된 건지 엄청 재미있지 않겠어요?”
“그래?”
“배신일까요? 배신이겠죠? 배신일 거예요. 응응. 배신이야. 배신. 배신 밖에 없지.”
배신이 아니면 배신을 시키기라도 할 기세다.
“그래. 다녀와. 혹시 모르니까 유다연이도 데려가. 화면 보니까 많이 다쳤던데. 왜 치료를 안 하는 건지도 좀 물어보고.”
“네! 다녀올게요!”
“그래. 로파이에게 가면 ‘무전기’ 비슷한 걸 줄 거야. 그거 받아서 실시간으로 보고해.”
“엑?! 저를 믿어주시는 거 아니었어요? 오라버니?”
“응. 아니야.”
“칫. 유다여어어어언―!!”
릴리 로즈는 유다연을 찾으며 그렇게 방을 나섰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둘만 딸랑 보내는 건 아니다. 유다연과 릴리 로즈뿐만 아니라, [그랜드 마스터 기사]와 [대마도사]가 포함된 [비공정]을 타고 간다.
릴리가 떠나고 여섯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
우우우웅―. 우웅―.
전화가 진동했다. 스마트폰을 닮은 [마도 공학]으로 제작한 전화기는 화상 전화를 지원하진 않는다.
[저 네이선입니다. 보스.] [오라버니? 릴리예요.]대신 3차원 홀로그램을 제공한다. 지금 상황은 야전 무전기와 같은 성능을 지닌 장비로 가장 가까운 [텔레포트 게이트]에 있는 네이선과 연결하고, 네이선은 [텔레포트 게이트]를 통해 나와 연결하는 3자 통화 방식이다.
“어. 도착했어?”
[네. 도착했는데요. 이것 좀 보세요.]홀로그램 가득 보이던 릴리 로즈의 모습이 멀어지고 푸른색 마력 입자가 잘게 쪼개졌다가 다시 어떤 모양을 갖췄을 때 보이는 건,
“…쉘터가 왜 그래?”
반파된 쉘터의 모습이었다. 그날 [어비스 존] 파괴를 위해 [텔레포트 게이트]를 연결하던 그때 본 기사 여왕의 쉘터는 유명한 축구 경기장을 토대로 사방에 상당한 양의 철제가 쌓여 마치 가시넝쿨로 성벽을 둘러싼 것 같은 외형이었다.
그래서 제법이라고 생각하고 인상 깊게 봤던 기억이 있다. 그 벽이 와르르 무너졌다. 콜로세움의 무너진 외벽을 떠오르게 할 정도로 무너진 벽이 대각선으로 말끔하게 잘려 있었다.
[내분이 있었대요.]“내분? 기사 여왕 아니, 다이애나 그 여자가 다스리는 쉘터에서? 누가? 누가 감히 그녀에게 대들어?”
[앙리 로웰이라는데요?]“앙리 로웰? 앙리? 뭐지 왜 이름이 익숙하지?”
[그게……. 이 영지 아니지. 여긴 쉘터죠? 이 쉘터 주인이래요.]“…응?”
이게 뭔 개소리야? 쉘터 주인이 기사 여왕이 아니었나? 아, 하긴 기사 여왕은 클래스가 기사 여왕이지. 잠깐만 그런데 쉘터 주인이면…….
“혹시 그 흑인이고 호리호리한 남자 각성자를 말하는 거야?”
[어……. 맞대요.]“그 각성자는 다이애나와 처음부터 같이 다녔던 거로 기억하는데? 그날도 옆에 있었고?”
[그러니까 그게요…….]릴리 로즈의 설명이 이어질수록 내 입이 점점 크게 벌어지는 걸 느꼈다. 뭐 이런 병신 같은 놈이 다 있나 싶은 느낌이랄까?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가이아 게시판에 우리 영지로 이주한 각성자들이 일상을 올리면서부터 쉘터 내부의 여론이 좋지 않았단다. 그럴수록 다이애나와 앙리를 바라보는 생존자의 시선이 전보다 차가워졌고.
앙리라는 남자는 그걸 엄청 신경 썼다고 한다. 그렇겠지. 쉘터 계열 각성자는 쉘터 안에 머무는 생존자가 느끼는 감정이 긍정적이어야 많은 카르마 포인트를 획득하고 그 포인트로 쉘터를 발전시키는 거니까.
그러다가 하나의 사건이 일어났다. 쉘터와 생존자 주변에 출현하는 언데드의 등급이 좀비와 특수 좀비처럼 최하급과 하급 언데드에서 중급 언데드로 등급이 상승하면서 그동안 쉘터로 합류하지 않은 생존자들이 여기저기서 쉘터를 찾은 거다.
앙리는 당연히 그런 생존자를 적극적으로 환영했지만, 다이애나는 가려서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