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30
“우리 희연희 귀여움으로 지구 뿌셔! 우주 뿌셔!”
엘라와 나 만큼이나 연희, 희연이를 좋아하는 유다연과 릴리 로즈의 호들갑은 이젠 그냥 풍경 같은 거나 마찬가지니까.
“자아~! 고기! 해산물!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술이 왔어요!!”
올리비아가 [메이드]를 대동하고 나타나서 소리를 지르기 전까지 호들갑을 떨다가,
“술?!”
“고기?!”
둘은 술과 고기라는 말에 호들갑을 멈추고 고개를 휙 소리가 날 정도로 돌렸다.
심지어,
“무제한입니다! 원하는 만큼 드세요!”
“무제한?!”
“정말!?”
무제한이라는 말에 침을 흘리기 직전이 되었고,
“내일은 오전까지 자유 시간이라는 보스의 전언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편하게 먹고 마시고 즐기세요! 오랜만에 맞이하는 태양 아래서!”
“내일? 쉬어?!”
“오오오오오!!”
내일 오전까지 쉬라는 말에 둘은 곧장 올리비아를 향해 달려갔다. 정확하게는 그녀 뒤에서 능숙하게 음식 세팅을 끝낸 [메이드]와 [요리사]가 있는 곳으로.
“엘라.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하기 전에 마기스테르 하고 [엘븐나이츠] 간부 좀 불러주겠어? 아, 엘라도 같이. 할 말이 있어.”
“?? 알겠어요. 반려.”
다나까 식의 엘라의 말투는 희연이와 연희, 지의사들에게 ‘희연희’ 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아이를 낳고 훨씬 부드러워졌다. 말투가 달라진 만큼 표정도 달라졌고, 그래서 요즘 유다연이 엘라에게 장난을 치는 횟수가 몇 배나 늘어나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전이라면 내 지시를 명령이라고 여기고 아무 반응 없이 따랐을 그녀가 이제는 의아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반응을 보여준다.
“아빠. 있자나요. 연희는요. 새우! 새우가 먹고 싶어요!”
“아빠! 아빠! 희연이는 김! 김이 조아요! 그리고오요……. 꽃게도 좋아요!”
“그래? 아빠가 우리 딸들 원하는 거 가져올게. 엄마랑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네에!”
“네! 꼬기도 가져오는 거지요?”
딸들을 전용 의자에 앉히고 막 일어서려던 나는 다시 의자에 앉아 버렸다.
“우웅?”
“웅?”
쌍둥이가 의아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이에,
“희연희가 좋아하는 것들! 리리노 ‘언니’가 가져왔어요!”
“아이고! 힘드러워요. 저도 와써요. 영주님.”
‘언니’라는 칭호에 유달리 집착하는 이제는 훌쩍 커서 각성까지 한 리리노와 신앙 스탯이 압도적으로 높아 시도 때도 없이 기도하는 각성자 강바다가 양손에 커다란 접시를 들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고마워. 리리노. 바다야.”
“헤헤. 리리노는 언니니까! 당연한 거예요!”
“영주님. 영주님. 오늘은 엄마가 [왕궁]에서 자고 와도 된대요!”
뱁새처럼 작은 몸으로 쉴 새 없이 재잘거리는 리리노와 강바다의 수다를 들으면서 아기 새처럼 입을 벌리고 있는 딸들의 입에 좋아하는 요리를 정신 없이 넣어주는 동안,
“반려. 모두 모였어요.”
엘라가 엘프 종족의 간부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을 모두 불러 나타났다.
“음. 리리노. 그리고 바다야. 희연이, 연희랑 같이 천천히 밥 먹고 있을래? 난 바로 옆에서 할 잠깐 이야기만 하고 오면 되니까 특별히 걱정할 건 없고.”
“네! 이 리리노 언니만 믿으시는 거예요!”
“네에! 영주님.”
딸들을 귀여운 두 녀석에게 맡겨두고, 난 바로 옆 테이블로 옮겨 앉아 엘라와 그 주변에 앉아 있는 엘프들을 바라봤다.
“그러니까……. 음…….”
도대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아 몇 번을 망설이다가,
“[엘븐나이츠]에 포함되지 못한 영유아기의 엘프들이 아직 살아 있어.”
간신히 입을 뗐을 때, 엘라를 비롯한 엘프들의 얼굴에 ‘경악’이라는 감정이 스치고 지나간다.
“주, 주인님?! 그, 그 말씀을 꺼내셨다는 건?!”
얼마나 놀랐는지 엘라는 평소 ‘반려’라고 나를 부르던 것도 잊고 처음 만났을 때처럼 주인님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응. 아이들은 아직 자고 있어. 나는 그 아이들을 이곳으로 불러올 방법이 있고.”
“아, 아아아―!”
“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
엘프의 영유아. 다른 부족의 엘프 아이도 있겠지만, [엘븐나이츠]의 아이도 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슨 일인가 싶어서 살금살금 주변에 자리한 [엘븐나이츠] 중 일부가 눈물을 흘리며 안도하는 걸 보면 그 예상이 맞는 것 같았고.
“다들 내 성격 알겠지만, 할 수 있으면 이렇게 말을 하는 게 아니라, 먼저 아이들을 불러냈을 텐데, 굳이 이렇게 자리를 만들어 말을 꺼낸 이유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야. 카르마 포인트가 어마어마하게 들더라고.”
“카르마 포인트가요? 얼마나 오래 걸릴 것 같으신가요? 반려?”
“음……. 아마 최근 언데드 사냥하는 추세라면 몇 년은 걸렸을 걸?”
“몇 년이요?”
엘라가 의아해 하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고,
“고작이요?”
다른 [엘븐나이츠]가 ‘고작’이라는 단어로 몇 년을 표현하는 순간,
“저, 정말인가요? 폐하? 제, 제 아기가 몇 년만 기다리면……?! 그러면 제 아이를, 에르모소를 만날 수 있나요?!”
뒤에서 몰래 지켜보던 활과 단검을 착용하고 있던 여자가 내게 다가와 무릎을 꿇고 나를 올려다보며 그렇게 물었다.
“그, 그렇지? 미안해. 조금 서두르고 싶은데. 카르마 포인트가 최소 300조 정도? 필요하더라고. 아, 최상급 언데드 한 마리 사냥하면 카르마 포인트를 7억에서 10억 정도 줘. 이 정도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겠지?”
10억이라고 계산하면 30만 마리의 최상급 언데드를 사냥해야 얻을 수 있는 수치.
“최고위 언데드 같은 경우는 30억에서 50억 정도 주는 경우도 있고.”
최고위 언데드로 따지면 10만 마리 정도를 잡아야 한다.
어떻게 보면 절망적인 숫자인데.
“금방이네요? 신녀님의 주인님인 국왕 폐하.”
마기스테르는 오히려 금방이라고 말하며 희망에 젖어 있었다. 뭔가 지금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핀트가 어긋난 대화는,
“여보. 인간의 시간과 엘프의 시간 개념은 그 정도 차이라고요.”
소피아의 추가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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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먼저 연재주기를 공지하겠습니다.
이번주부터 이전과 마찬가지로 주6일 연재로 진행됩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연재이며, 일요일은 정기 휴재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창과 방패 중에 나는 창을 선택했다.
233. 창과 방패 중에 나는 창을 선택했다.
희연이와 연희는 엘프들이 자기 주변에 이렇게 많은 게 엄청 신기한 것 같았다. 엘프는 인간과 다르게 피부색이 다르지도 않고, 얼굴도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비슷비슷해 보인다.
눈에 보이는 차이점이라면 머리카락 색이 총천연색이라는 것과 머리카락 색만큼 눈동자 색도 다양하다는 것 정도다.
검은 머리카락에 검은 눈동자를 가진 서로를 보면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 희연이와 연희가 자신의 엄마가 약간 비슷하게 생긴 형형색색의 머리카락을 보면서 한껏 신이 나서 흥분한 상태였다.
잠시도 몸을 가만히 두지 않고 엉덩이를 방방 흔들면서.
“호호호. 귀여워라.”
“공주님~. 여기 보세요~.”
무엇보다 [엘븐나이츠]는 하나 같이 전투력이 충만한 엘프들이고, 엘프에게 전투력이 높다는 건 정령을 잘 다룬다는 말과 같은 말이다.
“꺄아아아!! 꺄아아아! 꺄앙!”
“안녕! 파랑아?! 안녕! 노랑아! 안녕! 빨강아! 안녕 초록아! 안녕!”
주변에 바글바글하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정령들이 가득하다. 가뜩이나 세계수 가지가 뻗어 있는 자리였는데, [엘븐나이츠]가 희연이와 연희랑 놀아준다고 정령을 잔뜩 소환했으니까.
“그래요. 딸 이름이 에르모소인가요? 미라그로?”
그 모습을 흐뭇하게 보면서 어느새 진정하고 옆에 앉은 [엘븐나이츠] 소속 엘프를 향해 물었다.
“네에……. 제가 에르모소를 임신했다는 걸 알았을 때, 아이 아빠는 공허와 전투에서 죽었어요. 그리고 공허와 전투 막바지에 우리 아기가 태어났고요. 아직 젖도 떼지 못한 아이인데. 흑!”
다시 감정이 북받치는지 눈물을 보이는 미라그로를 엘라가 위로해주는 걸 힐끔 보면서 괜히 말을 꺼냈나 그런 후회가 들기도 했지만,
‘아니. 말을 하는 게 맞아. 그래야 더 열심히 살지.’
바로 회복했다.
열심히 산다. 이 말이 왜 튀어나왔냐 하면,
“그래서 미라그로가 최근 몇 달 동안 그렇게 힘이 없었던 거군요?”
미라그로를 비롯해 몇몇 [엘븐나이츠] 엘프가 물을 주지 않은 식물처럼 시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신녀님께서 신녀님의 주인님인 국왕 폐하와 사이에서 낳으신 공주님을 보니 우리 에르모소가 생각나서……. 죄송해요. 신녀님. 신녀님의 주인님인 국왕 폐하.”
아무리 슬퍼도 나를 부르는 호칭이 ‘신녀님의 주인님인’이라는 수식어는 안 바뀌는구나. 참나.
“나한테 미안할 건 없지. 그것보다 마음고생이 심했겠네. 미라그로.”
“흑……!”
미라그로는 내 말에 간신히 막아 놓은 최후의 방벽이 무너진 것처럼 처연하게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흐어엉!”
그리고 이내 아이처럼 목놓아 엉엉 울어댔다. 주변에 마력으로 소리를 차단했기에 옥상 정원에 모인 이쪽을 보며 분위기가 가라앉는 일은 없었지만,
“으, 으응?”
미라그로가 하필이면 나를 껴안고 아이처럼 엉엉 우는 바람에 엄청 어색하게 반응하다가 등을 토닥이면서 달래줘야만 했다.
한참을 울던 미라그로가 진정했을 때는 내 어깨가 흠뻑 젖어서 옷이 어깨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상태였다.
“괜찮아? 이제?”
“네……. 죄송합니다. 신녀님의 주인님인 국왕 폐하.”
“난 괜찮아. 조금만 기다려줘. 카르마 포인트는 금방 모을 수 있을 거야.”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우리는 신경 쓰지 마시고 신녀님의 주인님인 국왕 폐하께서 세우신 계획에 맞게 진행하셔야 해요!”
“당연히 그럴 거야.”
“네네! 그러셔야죠!”
“그리고 내 계획의 첫 번째가 바로 [차원의 문]을 여는 것이야.”
“아아.”
미라그로가 아직 눈물을 흘린 흔적이 맺힌 퉁퉁 부은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막고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더니,
“신녀님! 저 신녀님의 주인님인 국왕 폐하께 반해도 될까요? 네?”
유다연이나 할 법한 소리를 해댄다.
“아직도 반려에게 반하지 않았단 말이야? 엘프가 거짓말이라니. 미라그로. 대단한데?”
“전 솔직히 이렇게 신녀님의 주인님인 국왕 폐하와 대화를 나눠본 게 처음인 걸요? 그리고 아이들을 볼 때마다 우리 에르모소가 생각나서. 아무튼!”
“난 찬성이야.”
“예쓰으!! 고마워요 신녀님!”
저기요. 여성분들. 제 의견은요? 저 당사자인데요?
“아빠아!”
“아빠! 아빠! 이것 봐요!”
두 여인의 주접 아닌 주접은 내 딸들이 양손에 대게의 집게를 들고 흔들며 다가올 때가 이어졌다.
그리고 뒤에서,
“오빠아아! 술 마시자! 술!”
유다연이 양손에 글렌그란트 15년산을 들고 달려오는 걸 무시했다. 술이 싫어서? 아니다. 술은 뭐, 가끔 즐기기도 하니까. 문제는 유다연과 릴리 로즈의 주사다. 저 녀석들은 술에 취하면 아무 데서나 엉겨 붙고 핥아댄다. 그래. 아무 데서나.
“엘라. 쟤들 못 오게 해. 실피드에게 저리 치우라고 해줘.”
“후후후. 왜요? 반려. 다연이 취하면 귀엽지 않아요?”
“어휴. 저번에는 유다연이랑 릴리 로즈가 양쪽으로 붙어서 내 볼을 무슨 찹살떡을 빨아먹는 것마냥 쪽쪽 빨았다고! 진짜 취해서 휘청거리는 녀석이라 치울 수도 없고. 정말이지!”
언제나 말하지만 유다연이 애는 착하다. 참 애는 착한데…….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