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34
“그래. 30분, 30분 뒤에 회의실에서 보자고.”
약 30분 동안 딸들과 더 놀아주고―주변이 마법으로 구름과 하늘이 보이는 곳이라서 그런 건지 높이 던져졌다가 떨어지는 걸 좋아한다.― 회의실 문을 열었을 때, 호출한 사람들은 모두 도착해 있었다.
“자, 서론은 대충 건너뛰고 본론부터 말할게. [차원의 문]이라고 바이올렛 랭크에 개방된 영지 건물이 있어. 이걸 바이올렛 랭크까지 올리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차원 방랑자를 마구 소환할 수도 있고, 아직 찾지 못한 피난민도 영지로 불러올 수도 있어. 그리고 차원을 넘어서 다른 차원으로 이동할 수도 있지.”
“…….”
각자 상황에 따라 여러 반응을 보이는 이들을 눈에 담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걸 업그레이드 하는데 필요한 카르마 포인트가 많이 필요해. 네이비 랭크로 업그레이드 하는데 10조, 바이올렛으로 업그레이드 하는데 200조 카르마 포인트야.”
이제는 다들 안다. 200조가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카르마 포인트인지를. [창천의 날개]도 카르마 포인트를 가질 수 있게 되었으니까.
“미쳤네.”
“조……?”
“어휴.”
…
“그래. 말이 안 나오는 단위지. 그런데 이걸 몬스터를 잡아서 모으기에는 생각보다 시간이 엄청 걸릴 것 같단 말이지? 다른 건물도 업그레이드 해야 하고, 다음에 [심연]과 전투를 치르며 또 병력을 고용할 수도 있으니까. 더 늦어질 거야.”
“음.”
“그렇다고 강제로 징수할 수도 없지. 너희도 강해져야 하니까. 그런데 [비공정]에서 첫날. 소피아와 대화를 나누다가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어.”
“첫날에 대화요? 아! 몸의 대화요?”
유다연이 홀랑 끼어들어 그녀다운 말을 하고는 히히 웃는다. 그 행동에 딱딱하고 심각하던 회의실 공기가 살짝 올라가며 웃음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흠흠. 좀 닥쳐. 아무튼, 다들 메시지 봤지?”
“메시지요?”
“그래. ‘차원 〈심연의 추방자〉에 남은 언데드가 66기 미만입니다.’. ‘차원 〈심연의 추방자〉의 공방전 자격을 박탈합니다.’라고 나온 이 메시지.”
“아! 기억나요.”
“이 메시지와 달리 공방전 자격이 완전히 박탈된 게 아니라더라고. 계약서에 따라서 자격이 요건 심사를 해야 하는데, 당사자가 의사 표명이 불가능한 상태라나?”
“응?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이 녀석이 알려주더라고.”
그러면서 나는 왼손 검지에 끼운 반지를 가리켰다. 그러자 그 반지가 창세(Genesis) 등급이라는 걸 아는 지의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창세 등급이니까 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일 거다.
“그렇다면 생각해보자고. 지금 리치 군주가 있는 차원 〈심연의 추방자〉의 차원에는 언데드가 66기 미만으로 존재한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어.”
“리치 군주가 의사 표명이 불가능할 정도의 상태라는 정보도요.”
소피아의 말에 나는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그리고 또 뭐가 있지?”
“차원을, 우리는 차원을 넘을 수 있습니다. 보스. 우리는 리치 군주의 차원에 갈 수 있어요.”
“그렇지. 맞아. 무엇보다 우리는 현재 리치 군주와 차원 공방전을 하는 중이라는 거야. 그러니까 그 개자식들만 공격하는 게 아니라, 우리도 공격할 권리를 가진다는 거지.”
“응?”
“엥?!”
“오오?!”
알아듣지 못한 사람들도 있지만, 지금까지 나온 정보를 하나로 이어 순식간에 어떤 일을 벌일 수 있는지 깨달은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보스. 방금까지 [차원의 문]을 여는 비용이 비싸다면서요?”
“맞아. 그래. 지금 가진 카르마 포인트로 딱 한 번 [차원의 문]을 열 수 있지. 블루 랭크의 [차원의 문]을 한 번 여는데 필요한 카르마 포인트는 5조. 내가 가진 카르마 포인트를 탈탈 털면 한 번은 열 수 있어.”
“…….”
“[엘븐나이츠]는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이걸 탈탈 털어서 내가 말했던 엘프의 영유아를 데려오지 않고 갑자기 다른 차원을 간다니까.”
“아닙니다. 신녀님의 주인님인 국왕 폐하.”
“마기스테르. 너는 아닐 수도 있지만, 그 아이들의 부모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 그렇게 생각해도 과하거나 충성심이 부족한 게 아니기도 하고. 다만 내가 그러지 않은 것은 그러면 안 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럴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해.”
[차원의 문]이라는 이 특별한 영지 건물은 매우매우매우 독특하게 작동된다.────────────────
차원의 문 [Rank: Blue]
1. 차원 연결 ― 5,000,000,000,000
2. 피난민 은신처 연결 ― 10,000,000,000,000
3. 차원 방랑자 연결 ― 5,000,0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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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식이냐고 [성소]에 가서 따진 적이 있다. 그리고 돌아온 설명은 납득이 되는 이유였다.
차원을 연결하거나 차원 방랑자와 연결하는 것은 [차원의 문]을 열어 놓은 채로 유지할 수 있는 마력을 공급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피난민 은신처는 은밀하고 주변에 아무것도 없기에 문을 열고 피난민을 모으고, 다시 돌아올 때 문을 재차 열고 돌아와야 해서 2배가 필요하단다.
즉, 지금은 어떻게 해도 부족하다. 어떻게 해서든 카르마 포인트가 필요한데, 하필이면 전투가 멈췄다.
“그런데요. 오빠. 그래봤자 100마리도 안 되는 언데드 아니에요? 66마리 미만이라고 했으니까. 66마리가 전부 최고위 언데드라고 치고, 10억이라고 쳐도 660억인데요? 그걸 위해서 5조를 태워요?”
“어울리지 않게도 좋은 질문이야. 유다연. 내가 아주, 아주, 아주, 우연히 들은 정보가 하나 더 있어. 차원 안에서 생활하는 주 종족을 완벽하게 멸족하기 위해서는 카르마 포인트가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필요하다더군.”
“!!!”
유다연의 눈동자가 튀어나올 것처럼 커졌다. 당연하지. 이 말은 회귀 직후 재신(財神)이 유다연의 몸을 빌려 내게 지나가듯이 말해준 거니까.
“자, 그럼 〈심연의 추방자〉 차원에서 언데드가 사라지면 그 보상으로 카르마 포인트가 얼마나 들어올까? 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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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오늘도 귀한 걸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차원의 문]을 개방하시겠습니까?237. [차원의 문]을 개방하시겠습니까?
재신(財神)은 분명히 그랬다. 지구에서 인간이라는 종족 자체를 말살해버리는데, 조 단위의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그런데 그 단위가 인간이 사용하는 단위가 아니라, 지구의 의지처럼 차원 관리자가 사용하는 단위에서 그 정도로라고 했다.
소피아의 말을 듣고나서 파파팍 하고 떠오른 정보의 재결집은 그런 결론에 도달하게 했다.
그리고 나는 가장 먼저,
“국왕 폐하. 오늘 전까지 로파이 씨가 [비공정] 동력실에 틀어박혀 있는 이유가 그 계획과 연관이 있나요?”
“맞아. 제니퍼.”
“아아. 이해했습니다.”
제니퍼의 말처럼 로파이를 소환했다. 그리고 몇 가지 지시를 내리면서,
“로파이. 이건 엄청 중요한 일이야. 너만 믿는다.”
라는 부담이 팍팍 되는 말을 해버렸다. 그런데 로파이는 오히려,
“오오오. 주인님!! 모든 것은 주인님의 뜻대로 될 것입니다!!”
로피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스마트폰을 꺼내서 동족에게 무언가를 지시하고는 [비공정] 동력실로 들어가서 나오지 않았다.
오늘도 그렇다. 이미 모이라는 연락을 했지만, 로파이는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서 참석하지 못할 거라는 양해를 구했다.
누군가는 로파이가 나오지 않는 이유가 내 여자들이 목에 착용한 초커의 명품화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그런 게 아니다. 애초에 로파이가 만든 건 수저와 젓가락 세트를 만들더라도 명품이기 때문에 명품화 같은 걸 할 필요가 없다.
“난 우리의 전력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해. 리치 군주 차원의 언데드 멸종. 너희는 어떻게 생각해?”
“하겠어요. 반려.”
“저희도 기쁜 마음으로 참가하겠습니다. 신녀님의 주인님인 국왕 폐하.”
가장 먼저 아이들을 데려오고 싶은 엘라와 마기스테르가 참여 의사를 밝히며 [엘븐나이츠] 전원이 참여를 희망했다.
“저도 가요.”
소피아는 당연하다는 듯이 자원했고,
“저희 역시 함께 하겠습니다. 영주님은 저희가 지켜내겠습니다.”
[창천의 날개] 기사단의 단장 제니퍼가 출사표를 던지는 고대의 재상처럼 결연하게 답한다.“오라버니. 우리도 가요.”
릴리 로즈가 당연하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지의사들이 하나 같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기다렸는 듯이 입을 열었다.
“정말? 너희도 가려고?”
“엥? 당연하죠? 오빠 우릴 놓고 가려고요?”
“그런데 너희 아직 마스터잖아.”
내 말에 금방이라도 들고 일어설 것처럼 움찔대던 릴리 로즈는 물론이고 다른 지의사들의 기세가 푹 하고 꺼졌다.
“두 가지 방법이 있어. 뭔지 말 안 해도 알겠지만. 그래도 말을 한다면. 하나는 너희는 영지를 지키는 거야.”
“시, 싫어요! 오라버니!”
“그럼 두 번째 방법이지. 그랜드 마스터에 올라.”
“…그건!”
“카르마 포인트는 충분하잖아. 다들 준비해 놓은 거 알아. 그랜드 마스터에 오르는 동안 카르마 포인트가 손해가 나서 두 번째 벽을 넘는 일을 미뤄놓은 것도.”
“힝. 그럼 여기서 내려야 하잖아요.”
“내가 무슨 말을 할 건지는 알지?”
“…눼에.”
“다음 [부속 영지]가 건설되면 [텔레포트 게이트]를 통해서 [주도]로 가. 그럼 [숲 지기]와 [대마도사]와 그 휘하의 인재들이 도와줄 거야.”
“힝. 알았어요. 오라버니.”
“좋아. 그리고 요제프.”
“넹? 저 왜요? 대장?”
“넌 차원 이동을 하는 동안 영지를 지키는 거야. 무조건. 완벽하게 지켜야 해. 세계수와 함께, 이런 아이들과 어린 엘프, 어린 조인족과 어린 드워프를.”
“아! 음. 네! 좋아요! 저는 영지를 지킬게요.”
“이안테? 넌 어떻게 할래? 내 생각엔 영지를 지키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설기와 하찮이들랑.”
“웅? 우두머리가 그렇게 하라고 하면 그렇게 할게. 그런데 나 약해?”
“그게 아니라, 리치 군주가 있는 누더기 행성은 짐승인 너에게 불편한 곳이야. 살점과 뼈, 마기로 이뤄진 곳.”
태초의 짐승 이안테는 환경에 영향을 받는 편이다. 춥고 더운 건 문제가 안 된다. 비가 오거나 눈밭이거나, 화산 지대도 상관 없다. 다만 마기(魔氣)가 진한 곳은 이안테를 더 광폭하게 만든다. 그래서 그녀를 원정에서 떼어놓으려고 한다.
“움. 우움. 움. 그럴까?”
“그래.”
“좋아! 우두머리가 그렇게 하라고 하면, 이안테는 해.”
이안테와 눈을 마주한 상태로 고개를 끄덕여주고,
“다른 가신들은 모두 출정이야. 한 명도 빠지지 말고, 자신의 무기와 방어구를 점검해. 어비스 랭크라고 방심하지 말고.”
이곳에 모인 이들에게 출정식을 준비하는 것처럼 선언했다. 이 계획은 고작 사흘 만에 세운 계획이지만, 난 이게 성공률이 높고, 성공하면 반대급부로 엄청난 보상이 생길 거라고 확신했다.
고작 사보타주, 후방 테러 정도로 엄청난 보상을 받은 경험이 있으니까.
사보타주에 최초라서 보상에 추가가 된 것 아니냐고? 차원 공방전에서 역습을 당해 차원을 점령당하는 것 역시 최초이지 않을까? 응?
“다 뒈졌다. 개자식들.”
그동안 신나게 때리기만 했던 놈들이다. 이런 불합리한 전장이 어디 있냐고. 전장(戰場)이라고 하면 일진일퇴(一進一退: 한 번 나아갔다가 한 번 물러남)가 기본 아니냐고.
“리치 군주 새끼는 진짜 쉽게 죽이지 않고 제대로 패준다. 진심으로.”
회의는 끝났고, [비공정]을 타고 하늘을 유유히 날아 진행되는 세계 일주는 계속되었다. 마치 지구가 멸망하기 전 초초초초초호화 크루즈 선을 타고 여행하는 것처럼, 우리는 일정한 거리를 날아가고, 원하는 곳에 도착하면 쉘터 각성자가 내려 쉘터를 만들고, 그 자리에 [부속 영지]를 세운다.
지의사들은 [주도]로 복귀했고, 우리는 꾸준히 [부속 영지]를 건설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7일이 되었을 때, 이전에 [어비스 존]이 설치되었던 미국과 멕시코의 경계에 도착했다.
“여기도 오랜만이네.”
“그렇죠? 저도 그래요.”
소피아는 볼록하게 솟은 배를 쓰다듬으면서 엘라와 시선을 나누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것 같았다. 그녀가 여기에 나와 도착했을 때, 그녀의 배는 부르지 않았다. 오히려 엘라가 배가 부푼 상태였다.
그런데 지금 둘은 반대가 되었다. 소피아의 배가 볼록하고, 엘라는 날씬해졌다.
“아빠아~!”
“파파!!”
그리고 당시 엘라의 배 속에 있던 아이는 저렇게 많이 커서 내 품에 달려들 정도가 되었다.
“오구오구. 우리 공주님들. 설기랑 수영장 간다고 하지 않았어?”
“수영장에요~. 설기라앙~. 찹쌀이랑~. 달이랑~. 방울이랑~.”
“아가 용용이랑요~ 희연이랑~ 연희랑~. 막 놀았어요!”
아가 용용이는 드래곤의 해츨링들을 말한다. 보통 판타지 소설에서 드래곤과 하이 엘프의 관계는 드래곤이 더 상위 존재로 표현되곤 하는데, 우리 집에서는 아니다.
드래곤 해츨링들은 나를 부모처럼 따르고, 희연이와 연희는 친구처럼 매번 만날 때마다 서로 엉켜 지낸다.
“그래? 재미있었어?”
“니예!”
“네에!”
“그런데 해츨링이랑? 하찮이들은?”
“찹쌀이랑 달이랑 방울이는 설기가아~. 밖에 나갔다가 오라고 했어요~.”
“용용이는 제티 엄마랑 공부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