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35
각자 해야 할 일을 하고 있구나. 설기와 하찮이들은 그동안 알게 모르게 [영지], 이제는 [주도]가 된 땅 ‘안’을 순찰했다. 카르마 포인트를 확인하고 받아들였지만, 인간이라는 종족은 가끔 아니, 종종 멀쩡한 놈들도 미친짓을 하곤 한다.
예를 들면 술을 처먹고 사고를 치는 일 같은 거 말이다. 보통은 헤프닝 정도로 끝나곤 하는데, 종종 우연이 겹쳐서 큰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다. 싸우다가 옆에 아무거나 잡고 던졌는데, 그게 큰 불로 번진다거나, 지나가던 아이가 맞을 뻔한다거나.
그러면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 생기면 나타나는 우주 소년처럼 설기나 하찮이들이 나타나 상황을 ‘제압’했다. 아무리 술에 취했어도 바이올렛(Violet)―[마구간]이 네이비(Navy) 랭크이고, 고유 능력 [문을 여는 열쇠]와 [만능] 영향으로― 랭크의 포식자가 쏘아내는 살기를 버텨낼 수가 없었다.
아마 설기가 하찮이들에게 나갔다 오라고 한 건 같은 맥락일 거다. 몬스터는 사라졌다. 언데드도 없다. 그렇지만 설기는 방심하지 않는다. 하루에 세 번, [비공정] 주변을 돌다가 [비공정] 진행 방향으로 정찰을 나간다.
“우리 설기는 역시 대단하네.”
“마자! 설기는 엄청 귀여워!”
“설기 포근해~!”
그런 의미로 대단한 건 아니지만, 뭐 어때. 우리 귀여운 딸들이 아빠인 내 다리를 하나씩 잡고 올려다보며 해맑게 웃고 있는데.
“그럼 우리 공주님들. 아빠랑 하찮이들 마중하러 갈까?”
“웅웅!”
“네에!”
딸들을 마력으로 둥실둥실 띄워 비공정의 갑판에 해당하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아직 희연이와 연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저기 멀리서 정찰을 마치고 날아오는 세 개의 하얀색 점이 내 눈에는 보였다.
“온다.”
“정말?!”
“어디?!”
“바람의 정령에게 부탁해보렴? 그 아이들이 보여줄거야.”
“부탁해?”
“연희도! 부탁해!”
딱히 계약한 정령이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희연이와 연희 주변에는 언제나 정령들이 넘쳐났다. 엘라가 어비스 랭크에 하이 엘프이기에 그녀 주변에는 정령왕이 소환되어 있었고, 나 역시도 정령들이 주변에 항상 존재했다.
그런 상황에서 세계수 열매를 먹은 어린 하이 엘프라니. 주변에 정령이 바글바글한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둘의 부탁을 받은 바람의 하급 정령들이 빠르게 쏘아지며 하찮이들 주변에 머문다.
“어?! 찹쌀이다!”
“방울이랑 달이도 있어요! 온다?”
역시나 정령을 다루는 건 따로 교육하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깨닫는 게 괜히 하이 엘프가 아닌 거다. 연희와 희연이는 어느새 작아진 몸으로 돌아와 우리 옆으로 다가온 세 하찮이들을 향해 두 팔을 쭉 내밀었다. 얼른 다가와 안기라는 듯이.
“먕!”
“먀앙!”
“먀아앙!”
찹쌀이는 희연이 품에, 달이는 연희 품에 폭 안겼고, 방울이는 언제나처럼 내게 날아와 안겨 가슴에 얼굴을 비빈다.
“수고했어.”
내가 방울이의 먹을 손등으로 조심히 쓰다듬으면서 칭찬하자,
“수고해쎠!”
“수고야!”
그걸 그대로 따라 하는 연희와 희연이 모습에 가만히 지켜만 보던 엘라가 풉하고 터져 버렸다.
“들어가서 밥 먹고 아빠랑 운동할까?”
“네에!!”
“오늘은! 밀기해요! 밀기!”
“그래. 그래.”
마력을 이용해 서로 밀어내는 놀이를 좋아하는 딸을 데리고 오늘도 오랜만에 여유롭게 시간을 흘려보낸다.
멕시코 국경에 도착하고 다시 남쪽을 향해 이동해서 남미 대륙을 도는데 사흘을 보내면서, [부속 영지]를 추가로 건설하고, [주도]로 돌아오는 경로는 빠르게 이동해 다시 이틀 만에 [주도]에 도착했다.
군주의 에고가 장담했던 15일에서 하루 모자란 〈심연의 추방자〉 차원의 자격이 박탈되었다는 메시자가 나오고 14일이 지난 아침.
“오빠. 우린 준비 다 됐어.”
“장비와 혹시 몰라 음식도 넉넉하게 챙겼습니다. 보스.”
우리는 [성소] 주변에 모여 있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그동안 [영지] 잘 부탁해. 요제프. 이안테.”
“네. 저만 믿으세요. 대장.”
“응. 적은 죽이고, 아군은 보호한다?”
“그래.”
『카르마 포인트 오조(5,000,000,000,000)를 소비하여 [차원의 문]을 개방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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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오늘도 귀한 걸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은 쉬는 날이고 저는 월요일 0시 7분에 오겠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누더기 행성
238. 누더기 행성.
『카르마 포인트 오조(5,000,000,000,000)를 소비하여 [차원의 문]을 개방하시겠습니까?』
“그래. 플러스 카르마와 마이너스 카르마 반반씩.”
『플러스 카르마 이조 오천억(2,500,000,000,000) 포인트와 마이너스 카르마 이조 오천억(2,500,000,000,000) 포인트를 차감합니다.』
『영지 특수 건물 [차원의 문]을 개방합니다.』
『개방된 [차원의 문]을 통해 연결할 차원을 선택하십시오.』
“〈심연의 추방자〉 차원. 누더기 행성.”
『〈심연의 추방자〉 차원의 누더기 행성으로 연결합니다. 맞습니까?』
“맞아.”
『연결합니다. 좌표 계산 중. 33%, 59%, 81%, 100% 완료.』
『차원 〈지구〉와 차원 〈심연의 추방자〉와 연결합니다. 완료.』
『차원 에너지를 공유합니다. 완료.』
『[차원의 문]이 성공적으로 차원 〈심연의 추방자〉와 연결되었습니다.』
검은색 물결로 이뤄진 타원형의 대형 거울. 내가 처음 마주한 [차원의 문]의 모습이었다.
“이러면 [비공정]은 못 들어가려나? 이거 어떻게 크게 키울 수 없……?”
크게 키울 수 없나라고 말하는 순간 대형 거울 정도의 크기였던 [차원의 문]이 순식간에 크기를 키우더니 5층 빌라 두 채를 붙여놓은 것 같은 크기로 커졌다.
“어? 음. 충분하겠네.”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몸을 돌렸다. 거기에는 오랜만에 만전의 상태로 준비를 마치 이들이 굳은 얼굴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엘리아나는 본격적으로 내 여자가 되고 난 후에는 잘 입지 않았던 순백의 갑옷을 착용하고 있었다. 미스릴을 실처럼 뽑아서 만든 [엘븐나이츠] 방식의 갑옷이라고 했던가? 그녀의 왼팔에는 활이 들려있었는데, 이전에 그린(Green) 랭크에 권능을 사용하는 그린스킨 황족을 죽일 때 사용하던 그 활이었다.
신발도 평소 내가 선물해준 힐이나 운동화가 아니라, 무릎까지 올라오는 부츠를 신었고, 양팔에는 보호대까지 착용한, 완벽하게 무장한 상태였다.
비단 엘라만 그런 게 아니다. 소피아는 기사나 입을 법한 하늘색 풀플레이트 갑옷을 입고 있었고, 로파이는 거대한 골렘에 탑승한 상태로 대기했으며, 제티는 무슨 재질인지 모를 가죽으로 만든 갑옷과 마법사 특유의 로브를 입고 기다란 지팡이까지 들었다.
마지막으로 흑요수는 낡은 가죽 갑옷을 버리고, 로파이와 라쿤 [장인]들이 제작하고 [숲 지기]와 [대마도사]가 후처리 작업을 해 철판 갑옷임에도 가죽 갑옷보다 훨씬 활동하기 편한 갑옷과 무기를 점검하고 있었다.
“문을 넘어가서 보이는 언데드는 일단 죽인다. 좋은 언데드는 소멸한 언데드뿐이다. 일단 죽이고 그 놈이 뭐 하는 놈이었을지 고민한다. 알겠나?”
“네!!”
“로파이부터 계획대로 입장한다. 입장!”
“입자앙!”
로파이가 탄 골렘은 체고가 10.6m나 된다. 그리고 저 금속이 모두 [미스릴]과 [오리하르콘] 합금이다. [아다만티움]인데 착각한 거 아니냐고? [오리하르콘]이 어디서 나왔냐고?
어디서 나왔겠어? 바이올렛(Violet) 랭크로 업그레이드 된 [광산]이지.
[오리하르콘]이 [광산]에 등장했을 때,“끼에에에에에에에에엑!!!!!”
에픽 놀은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기뻐하다가 혼절했고,
“오오오오오! 드디어!!”
오리할콘 드워프는 그 이름에 걸맞게 아직 정제되지 않은 오리하르콘 원석을 들고 자신의 얼굴에 비비면서 미쳐 날뛰었다.
현재 로파이가 탑승한 골렘은 바로 그 [오리하르콘]이 섞여든 골렘이다. 체고가 10m가 넘는 엄청난 크기임에도 골렘이 지나간 자리에는 아무런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고, 골렘이 움직일 때도 소음이 거의 없었다.
그것만으로도 로파이가 이번 전쟁을 얼마나 준비했는지 알 수 있다.
‘이번에는 침식을 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했던가?’
어쨌든 로파이가 들어가고 그 뒤를 [비공정 ― 허큘리스]가 바로 따라붙었고, 차례대로 가신들이 입장한 후, 지의사들이 들어가기 전에 내가 [차원의 문]을 넘었다.
내 눈앞에 보인 것은 불쾌감을 일으킬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기분 나쁜 곳이었다. 꿈틀대는 살점과 불길하고 더러운 느낌의 기운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곳.
“여기가 누더기 행성?”
“맞습니다. 여깁니다. 제가 국왕 폐하의 의뢰를 받아 사보타주를 했던 곳이.”
이번에 특별히 합류한 녹투오스의 확답에 숨이 턱 막혀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순간,
[주인님. 옵니다.]로파이가 탄 골렘이 순식간에 어디론가 뛰쳐나간다. 그 속도가 엘라의 것에 비견될 정도로 빠르고 경쾌했다.
* * *
로파이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아니, 그는 잊을 수 없었다. 부족을 말아먹은 것에 대한 조상신의 형벌이라도 되는 것처럼. 차원의 방랑자로 부유할 때, 자신이 직접 제작한 골렘이 침식하고 오염돼 부족민을 공격하는 장면이 그의 뇌리에서 수도 없이 반복 재생 됐다.
그렇기에 로파이는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은혜를 입은 순간부터 골렘 제작보다 더 신경을 쓴 것이 바로 골렘의 시스템이 침식에 저항하는 것이었다.
다행인지 운명인지, 로파이는 자신을 다시 살게 해준 주인님이 다스리는 땅에서 [마도 공학자]와 연금술의 정점에 도달한 [숲 지기] 그리고 마법사의 극에 도달한 [대마도사]가 넘치도록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방화벽을 세우면 어때요? 백신보다 아예 차단하는 게 낫지 않아요? 그리고 역으로 침식을 시도하는 놈에게 바이러스를 침투시키는 거죠.”
이 지구라는 차원은 특이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많았고, 개중에는 컴퓨터와 인터넷이라는 신기한 시스템을 다루는 전문가도 있었다.
그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결국 찾아냈다. 심연의 존재가 내뿜는 기운으로부터 골렘의 에고와 시스템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다만 그 방법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오리하르콘]이 필요했기에 한동안 이론만 마련해놓은 상태였는데, 이요한이 영지를 랭크를 올리고 [광산] 랭크가 상승하자 [오리하르콘]을 채광할 수 있게 되면서 로파이는 천천히 기존에 제작한 골렘의 부품을 교체해갔다.
애초에 설계부터 교체할 수 있게 제작한 골렘들이었기에 시간은 넉넉했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넉넉하다고.
그의 주인인 이요한이 차원을 넘어 리치 군주가 사는 땅에서 언데드를 말소하겠다는 계획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넉넉했을 거다.
그날부터 로파이는 [비공정] 동력실에 틀어박혀 골렘을 개조하고 또 개조했다. 그렇게 준비한 특수한 전투 골렘 120기. 그리고 로파이가 탑승한 특별한 골렘, 아론다이트까지.
로파이는 이번에 [심연]의 기운과 유사한 성질을 지닌 〈심연의 추방자〉 차원에서 자신과 동료들이 세운 이론을 증명하겠다고 다짐했다.
[차원의 문]을 넘자마자 로파이가 본 것은 꿈틀대는 살점과 여기저기 쌓인 뼈, 그리고 기분 나쁜 마기와 죽음의 기운이었다.“흥!”
로파이는 짜증을 내면서도 [비공정] 들어올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차원의 문]에서 멀리 떨어졌다. 그러면서도 로파이는 방심하지 않았다. 그는 골렘의 등 뒤에서 지구의 드론을 모방해 만든 정찰기를 사출해 사방으로 퍼트렸다.
하나둘 가신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로파이 자신의 주인인 이요한마저 [차원의 문]을 통과했을 때, 마치 이요한이 [차원의 문]을 통과하길 기다렸다는 듯이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언데드가 정찰기에 감지됐다.
[주인님. 옵니다.]그렇게 경고의 말을 전해주고 로파이는 바로 움직였다. 시야가 길게 늘어진다. 바이올렛 랭크였을 때도 그는 강했지만, 어비스 랭크에 오른 지금 로파이는 골렘의 성능을 500% 발휘할 수 있다.
그의 골렘이 걷는데도 소음이 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치 날쌘 엘프를 보는 것처럼 10m가 넘는 육중한 골렘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유연하고 빠르게 달린 로파이는 금방 자신을 향해 유령마를 타고 달려드는 데스나이트 로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죽어라.]로파이는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았다. 골렘에 주입된 여러 전투 교본 중, 이 순간 가장 적합한 전투 교본인 [수인족 야생 사냥]이 발동되며 육중한 골렘이 날았다.
점프를 했음에도 떨어지지 않고 하늘에서 부유한 골렘의 주먹에 선명하고 섬뜩한 검은색 마력의 클로가 튀어나온다. 울버린의 그것처럼.
골렘의 주먹이기에 그 크기가 카니발 차량 크기다. 거기에 길쭉하게 솟은 손톱 모양의 장비인 클로라면 당연히 클 수밖에.
“!!!”
스콱―!
경악하며 뭐라고 말을 잇지도 못하고 달려들던 속도를 줄이려던 데스나이트 로드는 골렘이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르고 유연하게 휘둘러진 클로에 ‘데/스/나이트/로드’가 되었다.
무슨 소리냐고? 네 조각으로 나뉘었다고.
본래라면 언데드의 죽음에 저항하는 능력과 누더기 행성에 쌓여 있는 죽음의 기운을 흡수해 네 조각이 되었어도 다시 움직였을 데스나이트 로드이지만,
[하찮다.]어비스 랭크의 오른 로파이의 마력이 더해진 로파이 전용 탑승형 골렘 아론다이트의 마력은 [심연]의 기운을 받은 언데드의 힘을 소멸시켰다.
로파이가 가진 권능 [심연 배제]는 언데드에게 신성력만큼이나 상성상 최악이었다.
네 조각으로 나뉘어 버둥거리던 데스나이트 로드가 완벽하게 가동을 멈추고 소멸하는 걸 확인한 로파이는 그대로 몸을 돌려 주인님이 있는 곳으로 향하려고 했다.
[응?]그의 머리 위에서 불길한 마기가 뭉쳐있지 않았다면 움직였을 거다.
[아크 리치인가?]마법 계열 언데드의 끝. 아크 리치의 등장에 로파이는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 일반적인 골렘이라면 공중에서 날아다니며 공격하는 아크 리치에 난감했겠지만,
[타깃 설정. 락 온.]그는 오른팔을 들어 공중에서 마법을 준비하는 아크 리치를 겨누는 것으로 대응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