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36
투―쾅! 콰콰콰쾅!
완벽하게 타깃 설정을 마친 아론다이트의 시스템이 아크 리치를 향해 은은한 광택이 흐르는 검은색 마력이 손바닥에서 쏘아진다.
그래. 당신이 생각하는 그것과 비슷하다. 강철남자의 손에서 발사되는 리펄서건.
로파이가 말했잖은가. 지구에는 신기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그리고 그중에는 ‘양덕’도 있었다.
골렘을 만든다는 소리에 달려와 헐크버스터를 만드는 거냐며 옆에 바짝 붙어서 이런 것도 있고 저런 것도 있다는 말을 하는 이들. 그들의 말 대부분을 흘려보냈지만, 몇 가지는 받아들였다.
손바닥을 통한 마력 개방 역시 그것 중 일부다.
“크윽?! 고, 골렘 주제에!!”
말을 할 수 있고, 화를 내는 걸 보면 최상위 언드데가 아니라, 최고위 언데드일 수 있다고 판단을 내린 로파이는 방심하지 않았다.
골렘의 무릎이 살짝 굽혀졌다가 순식간에 펴진다.
“응?! 미, 미친!! 블링……?!”
육중하고 압도적인 무게를 지닌 것처럼 보이던 골렘이 너무나 가볍게 날아오는 걸 보며 기겁한 아크 리치가 단거리 탈출 마법을 발동하기도 전에 아크 리치의 몸이 검은 마력으로 뒤덮인 골렘의 손에 붙잡혔다.
“컥?!!”
[죽어라. 쓰레기 같은 것들아.]이전에 데스나이트 로드를 격살할 때는 혹시 몰라 직접적인 접촉을 피했지만, 한 번의 짧은 전투에서 로파이는 자신의 이론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효과가 좋다는 걸 깨닫고 거침이 없어졌다.
손에 아크 리치를 쥐고 그대로 추락할 것 같았던 골렘은 땅에 닿기 직전에 등과 다리에서 마력이 분사되며 아주 가볍게 땅에 착지했다.
[고통스럽게 죽여주마.]아크 리치를 쥐고 있는 손에 마력을 더욱 농밀하게 모아 강하게 압박하자,
“끄아아아악!!!”
언데드가 사람 같은 비명을 내지르며 괴로워했다.
[마기를 방출해라. 쓰레기.]탈출 마법 따위는 쓰게 해주지 않는다. 다만 마기를 있는 그대로 방출하는 걸 허락한 로파이의 말에 아크 리치는 어비스 랭크의 마력, 일명 신력(神力)이라고 불리는 힘에 괴로워하면서도 혹시 도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마기를 있는 대로 방출했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도주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음. 문제가 없군.]실험과 이론의 증명을 위한 것이기에 로파이는 틈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농밀한 마기를 해체하듯이 뜯어보며 연구하려는 것처럼 눈을 빛냈다.
[데이터는 저장했으니. 이제 어떻게 죽여줄까? 응?]으그그그극―!!
아론다이트의 주먹에 더 강한 힘이 들어가면서 무거운 철골이 비명을 지르는 것과 같은 섬뜩한 소리가 흘러나오고,
“끄아아아아아!!”
아크 리치는 무기력하게 비명만 질러댔다. 그렇게 3분 동안 비명을 지르던 아크 리치는 결국 신력(神力)으로 불타는 손에 뭉개져 소멸했다.
[최고위 언데드가 이 정도인가?]로파이는 자신의 주인인 이요한이 대동한 전력이 언데드에 비교하면 너무 과한 전력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다시 이요한이 있는 곳으로 모인 이들은 하나 같이 같은 말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로파이와 가신들의 생각이 맞는 것 같았다.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월요일이네요.
우리 힘냅시다!
강제력이 발생합니다.
239. 강제력이 발생합니다.
엘리아나는 이요한 곁을 지켰다. 다른 가신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생자(生子)의 기운을 느끼고 이곳으로 달려오는 언데드를 요격하러 나가고도 추가로 몰려드는 언데드를 향해 지의사들이 우르르 몰려갔을 때도 엘리아나는 소피아와 함께 이요한의 옆에 서 있었다.
“반려.”
“응.”
“괜찮겠죠?”
“뭐가?”
“이곳이요.”
“괜찮아.”
엘리아나는 태어나서 이런 곳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밟고 있는 땅이 처음 도착했을 때, 꿈틀대는 살점이었던 것을 도저히 잊을 수가 없었다.
하이 엘프는 세계수에서 태어나 숲이 키우고, 땅으로 돌아간다. 엘리아나에게 이 행성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구토가 치미는 공간이다.
그렇기에 가신들 가운데 가장 강한 그녀가 이토록 불안해하고 있는 거다.
“걱정하지 마세요. 언니.”
그때까지 가만히 눈을 감고 기도하는 것처럼 대기하던 소피아가 눈을 뜨며 잔잔한 음성으로 엘리아나를 안심시켰다.
“음?”
소피아의 말은 단순히 빈말로 안심시키기 위해 하는 위로가 아니었다. 그녀는 소환했을 때부터 지니고 있던 공간 확장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건?”
펄럭―.
동물의 뼈와 가죽으로 제작한 것처럼 어딘가 투박하고 낡은 깃발이 펄럭이며 모습을 드러냈다.
“[최초의 깃발]이네?”
엘리아나는 처음 보는 거지만, 저 깃발이 나왔을 때부터 이요한은 깃발을 소피아에게 맡겼다. 이유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그래야 할 것 같았고, 이요한은 자신의 본능이 전해오는 감을 무시하지 않았다.
“맞아요. 요한님.”
“음. 그걸 사용한다……? 천잰데?”
“헤헤. 제가 쓰는 것보다 언니가 한 번 사용해보세요.”
“그거 엘라는 못 쓸걸? ‘인간’ 한정 아이템이야. 인간이어야 쓸 수 있어. 하다못해 하프 엘프면 몰라도 엘라는 하이 엘프잖아? 완벽한 순수 엘프.”
“으엥? 그래요?”
이요한의 말처럼 엘리아나의 손에 들린 [최초의 깃발]은 아무런 빛이 나오지 않았다.
────────────────
[최초의 깃발 [Rank: Genesis]](전략)
1. 깃발이 설치된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0km 범위의 환경을 인간이 가장 잘 활동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경합니다.
2. 깃발을 소유한 인간이 마력을 부여하면 가장 익숙한 환경을 범위 안에 구현합니다.
3. 땅에서 회수한 깃발은 48시간이 지나야 다시 땅에 설치할 수 있습니다.
────────────────
“흐음. 그럼 다시 제가 해보겠어요. 언니.”
무언가를 떠올리는 것처럼 가만히 눈을 감고 있던 소피아가 따뜻하고 깨끗한 신성력을 진하게 일으켜 [최초의 깃발] 전체에 주입했다. 아무런 바람이 불지 않음에도 깃발에 걸린 기가 미친 듯이 펄럭일 때,
“하압!”
귀여운 기합과 함께 보기 싫다고 살점을 날려버리고 드러난 딱딱한 흙에 깃발을 꽂는다.
그 순간,
파아앗―!!
살점으로 뒤덮여서 거무튀튀하게 변한 깃발이 꽂힌 땅이 푸른 초지로 변한다. 그 작은 초지를 발견한 순간 어느새 초지는 막무가내로 넓어져 반경 10km를 생명력이 물씬 풍기는 초원으로 바꿔놓았다.
“헤헤. 어때요? 풍요의 대지, 엘―시아라예요.”
확실히 풍요의 대지라는 이명이 붙을 만한 땅이다. 초록색 풀이 물샐 틈도 없이 빼곡하게 자라 있는데. 자세히 보니 그건 그냥 잔디나 잡초가 아니라, 모두 밀이었다.
아직 노랗게 익기 직전의 파릇파릇한 생명력을 내뿜고 있는 밀밭.
“좋아. 엄청 좋아. 소피아.”
특히나 엘리아나는 밀밭의 존재만으로 안정감을 되찾았는지 평소의 엘리아나로 돌아와 있었다. 활을 손으로 쓰다듬으면서 흥겨운 노래를 흥얼거리는 엘리아나는 긴장이나 불쾌함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 사방으로 흩어졌던 일행들이 하나둘 [비공정]이 있는 이곳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주인님. 제가 간 곳에서는 두 마리의 언데드가 나왔습니다. 최상급 언데드 데스나이트 로드와 최고위 언데드로 의심되는 아크 리치입니다. 그리고 소멸시켰습니다.]“주군. 저는 총 네 마리의 최상급 언데드를 만났고, 빈틈없이 처리했습니다.”
…
…
로파이를 시작으로 각자 처리한 언데드에 대해서 보고를 시작하자 각자 처치한 언데드 숫자에 대해서 보고를 이어갔고,
“그럼 도합 스물. 스무 마리의 언데드를 치웠네요.”
“잘했네.”
30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이요한과 일행이 처치한 언데드가 스무 마리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건 단순히 잘했다고 말하고 넘어갈 게 아닌 게, 이제는 최소 최상급 언데드만 남은 상황이기에 이들이 처리한 언데드 스무 마리는 모두 최소 최상급 언데드라는 뜻이었다.
“음. 아직 좀 남은 것 같지? 어떻게 할까?”
“여기 주변 지형이 바뀐 건 주군께서 무언가를 하신 거겠죠?”
“맞아.”
“그렇다면 부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긴 천시 지리 인화(天時 地利 人和)라고 했으니까.”
“천시 지리 인화요?”
“뭐, 고대에 맹자가 한 말이지.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 하늘의 때, 그러니까 기상 조건 같은 게 중요하지만 그것도 땅의 이득, 요새나 지형적 조건이 더 중요하고, 그것보다는 전쟁을 치르는 병사의 화합이 더 중요하다는 그런 이론? 병법서?”
“음. 일리가 있군요.”
“아무튼 지리(地利). 이쪽에 만들어 놓은 게 유리하니까 부르자.”
“음. 그런데 어떻게 부를까요?”
“소피아. 그리고 제티. 신성력과 순도 높은 마력을 멀리 던져.”
“아! 좋아요!”
“알겠습니다.”
이요한의 명령에 소피아와 즈마제비티의 손에서 순도가 높아 마치 액체처럼 보이는 신성력과 마력이 사방으로 던져진다.
신성력은 마기와 상극이다. 순도 높은 마력 역시 마기와 만나면 격렬하게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그런데 어비스(Abyss) 랭크에 오른 초월자가 농축한 신성력과 마력이라면?
━━━━━━━━!!!!
먼저 빛이 터져나오고,
콰콰콰콰콰쾅―!!!
폭음이 이어진다. 누군가 강제로 폭탄을 연속으로 터트린 것처럼 공중에서 시작된 폭발은 아무리 멀리 있어도 느껴질 만큼 선명한 마력과 찬연한 신성력을 느끼게 해줬다.
“온다.”
도발은 효과적이었다. 어쩌면 이전에 벌인 사보타주의 영향인지도 모른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것처럼 말이다.
사방에서 몰려드는 언데드는 하나 같이 강력한 기운을 풍겼다. 인간으로 치면 네이비 랭크 중위에 해당하는 존재들.
하지만 포위망이 좁혀지는데도 이요한 곁에 있는 이들 중 누구도 긴장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대감으로 반짝이는 눈을 하고 있다.
“다치지 마. 다치는 놈은 돌아가서 아주 그냥.”
“오빠! 년은요? 년은 괜찮아요?”
“…그래. 다치는 ‘연놈’은 돌아가서 일주일 동안 술을 입에도 대지 못하게 할 거야. 강제로.”
“히엑?!!”
이렇게 농담을 할 정도로 일행의 분위기는 넉넉했다. 그러나 이요한 일행의 분위기와 달리 자신의 행성에 뜬금없이 등장한 ‘살아 있는’ 존재에 최상급이든, 최고위 등급이든 가리지 않고 하나 같이 분노하며 달려들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건 이번에도 로파이였다. 그는 언데드가 내뿜는 마기를 볼 때마다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때마다 거대한 골렘으로부터 살기가 흘러나왔다.
호기롭게 달려들던 언데드가 [최초의 깃발] 영역에 들어온 순간, 그들이 내뿜는 기운이 훅 하고 꺼지는 게 느껴진다. 영역에 입장하기 전까지 내뿜던 맹목적인 증오와 시린 살기가 마기를 만나 눈으로 볼 수 있게 유형화 되었을 정도였는데, 그 기운이 영역 안에 들어서는 순간 픽 하고 사라진다.
“으?”
무언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던 걸까? 맹렬히 달려들던 언데드들이 하나 같이 걸음을 멈춰보지만,
“이제 와서 도망 못 가죠?”
“어 딜도 망가죠?”
유다연과 릴리 로즈의 장난스러운 말이 조금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았지만, 그 맥락은 사실이었다. 알아 차리는 게 늦어도 너무 늦었다.
쿵―!
언데드 무리 앞에 나타난 자신들보다 몇 배는 커다란 존재. 은은한 금빛 후광을 비추며 날렵하게 이동하는 로파이의 골렘이 가장 앞에 있는 언데드를 부순다.
“!!!!!”
말 그대로다. 단 한 번의 주먹질. 특별한 기교나 어떤 능력이 담긴 게 아니다. 호쾌하고 단호하며 올곧은 정권 지르기에 최상급 언데드가 완벽하게 부서졌다.
언데드 사이에서 경악이라는 감정이 드러나고, 그것은 곧 공포로 치환된다.
하지만,
“[타올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