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46
“이해해주면 고맙고. 아, 혹시 엘라나 미라그로가 안 들어온 것. 당신이 한 일이야?”
「네. 전해야 할 이야기가 있어서요. 아이들이 들으면……. 슬퍼할 거예요.」
“…그런 이야기라면 더욱 직접 듣는 게 낫지 않아?”
「아니요. 그냥 그러고 싶어요. 제가 끝까지 지켜주지 못한 아이들이니까요. 아마 제 아이들은 제가 죽은 줄 알고 있을 거예요.」
“응? 정말?”
「네. 그리고 저는 여기서 아이들이 나가면 이대로 소멸할 거예요.」
아니, 나는 가끔 이 엘프라는 종족들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때마다 이게 종족 특성인 줄 알았거든? 그런데 이제 보니까!
“네가 문제네! 원흉이 너였어!! 그런 소리를 아무렇지 않은 톤으로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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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오늘도 귀한 걸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 벌써 들켰네?
249. 어머. 벌써 들켰네?
“네가 문제네! 원흉이 너였어!! 그런 소리를 아무렇지 않은 톤으로 하지 마!”
「후후후. 내 딸, 엘라의 반려는 역시 좋은 남자네요. 소멸할 걸 알고 있었음에도 조금 더 살고 싶을 만큼.」
“빌어먹을. 소멸. 그럼 더 살아! 카르마 포인트로 막을 수 없나?”
어쩔 수 없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지만, 정말 막을 수만 있다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770조 가량의 포인트를 모두 주는 한이 있어도 막고 싶었다.
「역시 착한 남자네요. 당신을 많이 기다렸답니다?」
“뭐?”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말하려는데 그녀의 말이 더 빨랐다.
「차원 공방전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알 수 있었어요. 우리가 패배할 것이라는 것을요. 하지만 어떻게 하겠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가 뻔히 보이는데? 그래서 저는 최후를 준비했답니다.」
「처음에는 [아스가르드]를 생각했어요. 저도 살고 싶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나무가 한 그루, 풀 한 포기 없는 그곳에서 말라 죽었을 거예요.」
「그래서 엘라를 대상으로 미래를 봤어요. 여러 미래를 봤고, 제가 선택한 건 당신이에요. 그리고 그 선택을 지금까지도 후회하지 않아요. 고마워요. 인간 족의 이요한.」
「우리 아이들을 잘 부탁해요.」
「지금처럼요.」
그리고 끝이었다. 아무런 목소리도 들려오지 않았고, 아기들을 감싸고 있던 포근한 기운이 서서히 줄어드는 게 느껴졌다.
“어!”
부랴부랴 마력으로 아가들을 한 명 한 명 조심히 감싸서 [차원의 문]을 빠져나오기 무섭게,
우르르르르―.
[차원의 문] 너머에 아기들이 잠들어 있던 공간이 서서히 무너지며 줄어들었고, 끝에 가서는 [차원의 문]이 저절로 닫혀 버렸다.“…돌겠네. 진짜.”
조금은 푼수 같은 느낌이 드는 세계수는 소멸을 너무나 허무하게 해버렸다. 이걸 어떻게 엘라에게 전한단 말인가.
생각해보라고. 진짜, 찐으로 사랑하는 아내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그것도 나만 전할 수 있어. 누구한테 시키지도 못해.
“으으응!”
“우웅?”
“꺄아아―!”
…
내가 쉰 한숨이 너무 컸던 걸까? 아니면 주변이 달라졌다는 걸 엘프의 본능으로 알아차렸을까? 곤히 자던 아가들이 하나둘 눈을 뜨고 그 똘망똘망하고 귀여운 눈동자를 굴려 모두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 어? 아, 안녕?”
어색하게 그렇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는데,
“풉!”
“킥!”
…
뒤에서 웃음을 참지 못해 터지는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그제야 내가 있는 곳이 [성소]였고, 엘라가 다른 [엘븐나이츠]를 부르러 떠났던 게 생각났다.
‘하여튼! 세계수가 문제야! 이상한 말로 혼을 쏙 빼놓고 말이야!’
“그만 웃고 아기들부터 옮겨야 하지 않을까? 어디로 옮기지? 세계수 가지가 들어오는 꼭대기 층으로 옮겨야 하나?”
이럴 때일수록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법을 유다연 때문에 터득했다. 원치 않게 얻은 표정관리법이다.
“아직 어린 아기들은 어머니 나무 아래 두면 됩니다.”
“응? 아니, 그래도 저녁에는 날이 쌀쌀할 텐데? 그리고 거기는 노는 아이들이 많아서 다치면 어쩌려고? 먼지도 먹을 거 아니야?”
“…신녀님의 주인님인 국왕 폐하께서 아이들의 아버지 같으시네요.”
“흠흠. 아, 아이는 미래라고 했으니까.”
솔직히 우리 쌍둥이 딸은 너무 순식간에 커버려서 아기 때의 모습을 기억에 남을 만한 게 거의 없다. 태어나고 하루가 지나고서는 뒤집기를 성공해 버렸으니까.
그래서인지 엘프 아기들이 똘망똘망한 눈을 하고 나를 보며 웃는데, 엄청 해로웠다. 심장에.
“엘프는 세계수의 그늘 아래 있으면, 좋은 토양에 뿌리를 내리고 양지바른 곳에 잎을 드리우고 있는 나무처럼 보호받고 건강해집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신녀님의 주인님인 국왕 폐하.”
“그래? 그래도…….”
“반려.”
“알았어. 그나저나 미라그로. 딸은?”
“차, 찾았어요. 우리 딸, 에르모소가 저기, 저기 있어요.”
미라그로는 딸이 불과 서너 걸음 떨어진 곳에 있음에도 당장 달려가서 안아주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그저 조금 떨어져서 몸을 움찔움찔하며 딸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릴뿐이었다.
“미라그로. 네가 딸은 환상이나 꿈이 아니야. 그러니까…….”
난 그런 미라그로 앞으로 그녀의 딸이라고 지목된 젖살이 포동포동해서 귀여운 보라색 머리카락의 여자 아기를 마력으로 움직여 보냈다.
“안아 봐. 조심히.”
“그, 그래도 될까요?”
“당연하지. 엄마인데.”
왜 내게 허락을 받는 건지 모르겠지만, 미라그로는 내게 몇 번이나 허락을 받고는 조심히, 정말 조심히 딸을 품에 안았다.
“꺄아아아!!”
엄마를 알아본 걸까? 에르모소는 세상 밝은 얼굴로 해맑게 웃으며 손바닥과 발바닥을 부딪치며 엄마를 올려다봤다.
“우, 우리 딸……. 흑. 어, 엄마가 미, 미안해…….”
“꺄아앙!”
엄마가 울거나 말거나 푹 자고 일어나서인지 에르모소는 그저 신이 나서 양 손바닥과 발바닥을 서로 부딪치며 손뼉과 발박수를 치면서 자지러졌다. 그러다가 갑자기 고개와 눈을 돌리더니,
“꺄아아아앙!”
나를 발견하고는 내게 손을 뻗어 주먹을 쥐었다가 펴기를 반복했다.
“내가 너희를 꺼내줬지만, 너희 아빠는 아니란다. 생긴 것도 다르잖니?”
“꺄아아앙!”
“그래. 그래. 넌 아무래도 좋겠지. 너희도.”
어느새 모든 아기들이 잠에서 깼고, 아기들은 마치 각인이라도 된 것처럼 나를 바라봤다.
“왜지? 난 살면서 한 번도 아이들에게 인기 좋았던 적이 없는데. 용용이들도 그렇고, 하찮이들도 그렇고?”
“선하기 때문이죠. 반려는. 어린 아이일수록 자신을 보호해줄 사람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리니까요.”
“내가? 난 한 번도 내 자신이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그것도 선한 사람의 특징이죠.”
엘라는 어느새 내 옆으로 다가와 팔짱을 끼고 배시시 웃으며 조곤조곤 내 의견을 반박하며 날 칭찬했다.
“그나저나……. 음. 이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무슨 일이 있으세요?”
“엘라, 네가 전에 섬기던 세계수 말이야.”
“네. 어머니의 나무요.”
“…방금 소멸했어.”
우뚝―!
나와 발걸음을 맞춰 걷던 엘라와 뒤를 따르던 [엘븐나이츠] 모두 동시에 걸음을 멈췄다. [성소]에서 나와 [왕궁]으로 향하던 그리 길지 않은 길 중간에 멈춰선 엘프 일행. 사람의 시선을 모을 수밖에 없는 일이지만, 난 그걸 뭐라고 하지 않았다.
알리지 않는 것도 생각했지만, 이런 건 알려야 하는 게 맞다. 막말로 아기들을 구했는데 어머니의 나무는 어떻게 되셨냐고 궁금하지 않겠어? 그때 가서 말하면 여러모로 서로 난감하다고.
“반려?”
“응. 너, 너무 걱정하거나 슬퍼하지 마. 잘 부탁한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자신은 그렇게 될 줄 알았대.”
나도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을 만큼 두서없이 막 나오는 대로 중얼거렸다.
그럴수록 엘라의 얼굴은 기괴해졌다. 마치 무언가를 참는 듯한 얼굴이었기에 이걸 어떤 식으로 위로를 해줘야 하는지 몰라 당황하던 내게,
“…반려는 이런 장난을 치실 분이 아니니까요. 혹시 그 이야기를 누구에게 들으셨나요?”
엘라는 숨을 크게 한 번 내쉬고는 그렇게 물었다. 그녀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거겠지.
“본인에게?”
“네?”
“아까 아기들을 데리러 들어갔을 때, 그 안에서 만났어.”
“…아! 아아!”
엘라는 내 말에 처음에는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는 얼굴이 되었다가 점차 얼굴이 펴지더니, 끝내는,
“풉!”
“???”
갑자기 웃음을 참지 못하고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입을 가린다.
“우, 웃어?”
웃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
“큭!”
“킥!”
“푸웁!”
“우, 웃지 마! 이것들아! 나도……. 키익!”
…
어라? [엘븐나이츠]까지? 엘프가 혹시 불속성이었나? 불속성효자, 효녀 같은?
“반려. 킥! 어머니의 나무는 [왕궁] 옆에 계시잖아요.”
“…그거랑 저거랑 다른 거잖아? 아냐? 맞지?”
“제가 반려를 만났을 때, 반려 손에 들려 있던 어머니의 나무는 묘목이었지만, 반려의 영지가 발전하면서 그 안에 품은 기운이 드러나면서 저절로 알게 되었어요. 어머니시라는 걸.”
“엥? 진짜? 그럼 저기서 나한테 말을 건넸던 건?”
“그것도 어머니 나무시죠. 정확하게는 절반으로 나눠 영지에 심어진 건 힘이 주였고, 아기들을 보살피시던 건 의념이 주였던 거겠죠? 맞을 거예요. 제가 그렇게 느꼈으니까요.”
“…왜 난 몰랐지? 다들 알고 있었어?”
[엘븐나이츠]에게로 시선을 돌렸더니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나 마기스테르는,“신녀님의 주인님인 국왕 폐하. 세계수의 나무에 열매가 열렸을 때, 알고 계셨던 것 아니셨습니까?”
라고 되물었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엘프도 아닌데! 엘프도 살면서 너희가 처음 본 건데!”
“아. 그렇군요.”
“그렇군요? 아오! 난 이 말을 하려고 얼마나 고민했는데!! 아니, 잠깐만. 세계수는 왜 아까 그럼 그렇게 비장하게,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대사를 날린 거야?!”
“죄, 죄송해요. 반려. 저희 어머니가 장난끼가 좀 있으신 편이라서요.”
“장난끼가 두 번만 있었다가는 내가 놀라서 심장마비로 뒈지겠다! 그럼 지금 세계수에 아까 그 세계수의 정신이 돌아왔어?”
“네. 여기서도 여실히 느껴지네요. 어머니의 기운이.”
“가자!”
“어딜요?”
“요망한 장모님 만나러!!”
“풉! 네.”
그 길로 지체 없이 빠르게 달리듯이 걸어서 [왕궁] 바로 옆에 세계수에 도달했을 때, 난 ‘여기서도 여실히 느껴지네요.’라는 엘라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더 커진 거 아니야?”
“맞아요. 이전까지의 어머니 나무는 어머니의 기운을 품은 커다란 나무에 불과했으니까요. 지금은…….”
「어머. 벌써 들켰네?」
“어머니가 자리하셨으니.”
“이, 이익!! 놀랐잖아!!”
「어머. 사위. 장모한테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