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48
“경이라니. 돌겠네.”
미국의 국내 총생산(GDP)이 한화로 1경 7000조라던데. 난 2경이나 필요하네. 카르마 포인트가.
뭐, 괜찮을 거다. 아마도. 아까 정신 나간 상태에서 맨탈 회복을 위해 본능적으로 카르마 포인트 나올 구석을 기억해냈으니까.
“이제 슬슬 둘 중 어느 것 하나는 등장할 때가 되었는데?”
『그렇습니다.』
『반갑습니다. 지구의 생존자와 피난민 여러분. 생각보다 빠르게 화합을 이루신 것 같으니, 이제는 통일해서 지구의 차원 주민이라고 통칭하겠습니다.』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지구의 차원 주민 여러분.』
『지난 7일 동안 차원 〈심연의 추방자〉 차원에 대한 차원 공방전 자격 적격 심사를 진행했습니다.』
『심사 결과 부적격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부적격 판정을 ‘당했다’라고 해야겠지만 말입니다.』
『그렇기에 마지막 차원 공방전 방식이 변경되었음을 사전에 안내드렸습니다.』
『이제부터 지구와 「심연의 고리」 연합의 마지막 차원 공방전을 시작합니다.』
『5.』
저기요?
『4.』
그 전에 제게 줄 게 있지 않나요? 이봐요?
『3.』
이걸 말로 해야 하나?
『2.』
“저기.”
『1.』
“차원 판매.”
『시작.』
“대금은 안 들어왔습니까?”
하지만 내 목소리는 전해지지 않은 것 같았다. 하늘이 열리며 거기서 운석이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에 봤던 그 어떤 운석보다 더 탁하고, 어둡고, 불길함이 느껴지는 운석들이 굉음을 내뿜으며 하강하고 있었다.
마치 닥치고 저것에나 집중하라고 말하는 것처럼, 흉포한 기세를 내뿜으면서 말이다.
‘그래. 일단 일이나 하자. 강해진 몸에 적응도 할 겸.’
그렇게 마음을 먹자마자,
『차원 〈심연의 추방자〉 차원에 대한 판매 일정을 안내합니다.』
『해당 차원에 관심을 두는 존재가 다수 존재하여 경매 형태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경매는 지구 시간으로 내일 오전 8시 12분에 시작합니다.』
안내 메시지가 툭 하고 눈앞에 나타났다.
“나 멕이는 거지? 이거?”
콰아앙―.
운석이 추락하고 고블린을 닮은 성인 허리 정도 올 것 같은 키에 온몸이 새까만 괴물이 우르르 모습을 드러낸다. 양손에 단검을 들고 성벽으로 달리는 놈들의,
“슈슈슈.슉. 슈슈 시. 시발럼아 슈숙. 슉 슉시. 인간. 시발럼아. 슉. 시발. 인간. 시. 시발. 럼아. 슈슉. 주. 죽여.”
“슈슉 슉. 시. 시발. 슉 럼아 슈슉. 시발. 커플. 럼아 숙. 슈숙 숙. 숙 커플. 시. 시발럼. 아슈 슈슈 슉. 죽.죽여. 커플. 슉슉. 슈숙.”
…
꼬라지는 단언컨대 나를 멕이는 게 분명하다. 분명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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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슈슈슈.슉. 슈슈 시. 시발럼아
251. 슈슈슈.슉. 슈슈 시. 시발럼아
어비스(Abyss). 심연(深淵).
특별한 차원을 부르는 이 단어는 어떤 이들에게는 고향 같은 느낌을 주지만, 반대로 어떤 이들에게는 혐오와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단어이기도 하다.
그리고 여기.
[후우우우우―.]유토피아 영지라고 불렸다가 이제는 [주도(主都) ― 유토피아]라고 불리는 펠리타 왕국의 중심지의 거대한 [성문]을 등지고 있는 황금색 골렘에 탑승한 늙은 오리할콘 드워프가 있다.
깊은 숨을 내쉬는 늙은 오리할콘 드워프의 심장은 [심연]에서 나온 것들을 발견한 순간부터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그렇기에 계속, 연이어, 쉴 새 없이 깊이 숨을 내쉬며 어떻게든 진정시키려고 노력했지만, 그의 시도는 크게 효력을 보지 못 했다.
오리할콘 드워프의 족장이자, 이요한 국왕의 가신(家臣). 로파이.
[후우우우우우―.]그의 심장이 쉴 새 없이 뛰는 이유는 두려워서도 흥분해서도 아니다. 그건 일종의 트라우마다. 로파이가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이요한의 고유 능력으로 그가 태어난 차원에 있을 때보다 더 높은 경지인 어비스 랭크에 올랐음에도 잊히지 않고 여전히 자리한 낙인. 오만했던 자신으로 인해 죽은 동족에 대한 죄책감.
그런 것들이 모두 더해지면서 그 ‘리치 군주’조차 주먹질 한 방에 겁을 먹게 했고, 최고위 언데드도 주먹질 두 방에 소멸시킨 골렘에 탑승해서도 잔뜩 긴장을 하는 거다.
“슈슈슈.슉. 슈슈 시. 시발럼아 슈숙. 슉 슉시. 인간. 시발럼아. 슉. 시발. 인간. 시. 시발. 럼아. 슈슉. 주. 죽여.”
“슈슉 슉. 시. 시발. 슉 럼아 슈슉. 시발. 커플. 럼아 숙. 슈숙 숙. 숙 커플. 시. 시발럼. 아슈 슈슈 슉. 죽.죽여. 커플. 슉슉. 슈숙.”
…
어비스 고블린의 등장에 한껏 더 긴장을 끌어올리기 무섭게,
“나 멕이는 거지? 이거?”
“글쎄요. 딱히 그럴 의도는…….”
“아니야. 아까부터 이것들이 타이밍이 아주 사람 빡치게 하는 구석이 있었어. 다 뒈졌다.”
“저, 저기. 주군?”
“그래! 나 카르마 포인트도 없고! 재능도 없다! 그래서 뭐 니들이 카르마 포인트라도 보태줬냐?!!”
갑자기 폭주한 주인의 목소리가 로파이의 머리 위에서 들려온다.
“몽땅 망해라!!!”
“어어? 주군! 조심!”
인간은 도저히 다룰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속성력과 반대로 약간 술에 취한 것 같은 대사에,
[큭!]로파이는 어디가 취향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터졌다. 그리고 그의 웃음이 터진 순간,
━━━━━━━━━━━━━!!!
그가 탑승한 골렘의 전면 디스플레이가 속성력의 융합에 의한 빛의 폭발에 의해 새하얀 빛이 터져 나왔다.
그 일련의 상황이,
[크크킄!]로파이의 취향이었던지 그는 자신의 의도와 달리 빵 터져서 한참을 웃다가 눈물을 닦고 빠르게 회복된 전면 디스플레이에 출력되는 살아남은 어비스 고블린의 모습을 보았다.
[이게 뭐란 말인가.]정말 너무 아무렇지 않았다. 아니, 감정이 전혀 없는 건 또 아니었다.
[너무 하찮지 않은가.]하찮았다. 그저 발로 밟으면 죽어 버릴 개미나 다를 것 없었다. 왜 저딴 걸 보고 심장이 두근거렸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허무하게 트라우마가 트라우마였던 것으로 변해 버렸다.
[이래서야.]이미 받은 것이 너무 많은데, 또 받은 셈이 되었다. 조만간 진짜 짬을 내서 주인님 전용 탑승형 골렘을 만들겠노라 다짐하면서 로파이는 비로소 땅에 붙어있는 것처럼 박혀 있던 발을 떼었다.
처음 한 발이 어려웠던 거다. 한 발을 떼는 순간 로파이가 탑승한 골렘은 순식간에 전장 한복판에 도달해 있었고,
쾅―. 콰쾅―!
순도 높은 바이올렛(Violet) 랭크의 [마정석]에서 나온 마력이 로파이의 마력과 만나 증폭되며 거대한 골렘의 주먹질이라는 물리력과 만나 어비스 고블린 여럿을 으깬 곤죽으로 만들어놓았다.
[허! 참!]자신이 만들어놓고도 믿지 못할 정도로, 로파이가 어비스 고블린을 죽이는 과정은 허무하고 쉬웠다.
[마사. 침식 방어도는?] [침식 방어도 올 그린. 심연 침식 방어 시스템이 완벽하게 방어하고 있습니다.]로파이는 지구에서 여러 인간을 만났고, 여러 종족의 학자들과 [마도 공학자], [생명 공학자] 같은 여러 지식인을 만났다.
그리고 지구에서 업무 보조 시스템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그는 침식 방어와 전투 보조를 서로 다른 시스템이 관리하도록 설계했다.
침식 방어 시스템 어시스턴트가 바로 마사다.
마사라는 이름을 로파이가 붙인 게 아니라, 그와 함께 연구한 미국 출신의 연구원이 붙인 이름인데, 뭔가의 약자라고 했는데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아무튼 마사는 훌륭하게, 계획 이상으로 침식을 방어를 해주고 있었다.
곤죽이 되어 피와 살점이 여기저기 골렘에 튀었음에도 심연에 의한 침식이 조금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무엇보다 시야의 사각이 없이 제작된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에 어비스 고블린의 피가 닿았음에도 여전히 침식 방어도는 올 그린이라고 표시된다.
[으하하하하하하!! 죽어라!!]그동안 알게 모르게 불안해하며 잔뜩 꾸겨져 있던 로파이의 자존감이 구겨져 있던 시간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것처럼 활짝 펴지면서 부풀어 올랐다.
무슨 소리냐고?
로파이가 미쳐 날뛰고 있다고.
* * *
“로파이 영감, 그동안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나?”
“그런가? 아! 릴리 네가 맨날 탑승형 골렘 만들어 달라고 해서 그런 게 아닐까?”
“무슨 소리! 나는 하루에 한 번 안 했어! 다연 네가 더 많이 했잖아! 그것도 오라버니와 ‘합체’ 골렘을 만들어 달라고 했잖아! 결합 부위는 반드시 거기여야 한다면서.”
“오빠와 합체……. 결실……?”
누군가 ‘도른 년들’이라는 말을 중얼거리는 게 들렸지만, 두 여자는 못 들은 척 했다. 못 들은 게 아니라, ‘척’ 한 거다. 분명히.
“에휴.”
[성벽]에 걸터앉아 다리를 [성벽] 바깥쪽으로 내놓고 가만히 전장을 지켜보는데,“이거 뭔가 이상하지 않아? 엘라?”
“생각보다……. 적이 약하다?”
“그래. 정확히는 생각보다 쉬운 것 같은데?”
“그래요. 반려.”
뭔가 난장판인데, 난장판일 수밖에 없다고 할까?
일이 너무 쉽다. 이건 뭐 거의 좀비가 등장했을 때와 비슷하다고 할까? 처음에는 침식이 어쩌고 하는 것 때문에 축성을 받고 원거리 공격 위주로 적을 처치했는데.
“다들……. 너무 허무할 정도로 멀쩡한 거 아니야?”
『안녕하세요.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입니다.』
마치 내 말을 들었다는 듯이, 어딘가 급히 서두른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려온 것은 그때였다.
이전의 차원 관리 시스템이나, 차원 공방전 관제 시스템과 다른 목소리.
『차원 공방전 두 번째 특약에 대한 공지가 있겠습니다.』
카르마 포인트다.
『최근 갑자기 매물로 나온 차원이 ‘두’ 개나 있어서 그걸 처리하느라고 이번 특약을 공지하는 게 늦었네요.』
『해당 특약은 패배한 그린스킨의 낸 위약금의 절반이 사용되었으며, 계약 일자는 현 시각으로부터 정확히……. 대충 오래 전입니다.』
‘뭐여? 이거? 이게 뭐야?’
『차원 〈지구〉와 차원 〈심연〉이 맺은 특약 내용은, [심연의 침식에 완벽한 저항력을 가지며, 죽은 심연의 존재와 그 존재가 품고 있던 찌꺼기는 완전히 소멸하여 〈지구〉에 양분이 된다.]입니다.』
‘그냥 넘어가? 정확히 언젠지 말 안 해주고?’
『그럼 모두 열심히 카르마 포인트를 모으세요!』
그렇게 말하고 진짜 사라졌다.
“뭐야?”
“실화야?”
“뭔데? 이거?”
…
나뿐만 아니라, 이미 익숙하게 여러 메시지를 눈으로 봐 왔던 이들이 하나 같이 어리둥절해서 하늘을 올려다 보지만, 이미 사라져 버린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은 돌아오지 않았아.
‘나 같아도 안 돌아오겠다. 쪽팔려서.’
“뭐, 어찌 되었든 멀쩡한 이유가 있었네?”
“그렇지. 좀비 독 면역 비슷한 거겠죠? 비록 면역이 아니라 저항이긴 하지만, 다들 최소 그린 랭크에서 웬만한 각성자는 다들 마스터는 됐으니까. 저항만으로 충분하겠네요.”
“그래도 [주도]나 [영지]로 들어올 때는 무조건 신성력으로 씻고 들어오라고 해.”
“네. 왕국의 모든 [영지]에 전달하겠습니다. 주군.”
“좋아. 제티. 이제부터 지시를 내려. 우리는 그에 따라 움직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