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54
“책? 무슨 책?”
“오, 오크백작으로전생했으니까이번엔네어게좋아한다고말하고싶어!”
“뭐? 오크가 뭐?”
“그, 그런 제목의 책인데요……. 오크 백작으로 전생했으니까 이번엔 너에게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어.”
“…그게 뭔.”
“오크 백작으로 전생했으니까 이번엔 너에게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어.”
“알았어. 오크 그것 좀 그만 해. 정심 나가서 먹을 것 같으니까.”
“헤헤. 또! 또 있어요!”
“칭찬이 아……. 그래. 또 뭘 읽었니?”
칭찬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가뜩이나 반짝거리는 몸에서 엄청 반짝이는 눈동자로 나를 올려다보면서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걸 보니 그냥 말을 잇지 못할 정도였다.
“‘미움 받는 악역 영애를 연기한 나는, 어째서인지 라스트 보스가 좋아해서 같이 생활합니다!’”
“그리고……. ‘머리를 깎다. 그리고 남자를 줍다.’”
“또오……. 아! ‘마왕을 쓰러뜨린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돌봐주는 걸 좋아하는 남편과의 꽁냥꽁냥 전원생활이었다.’”
“월 500골드를 받아도 사는 보람이 없는 옆집 오빠에게 300에 고용돼서 ‘어서 와’라고 말하는 일이 즐겁다.”
“우움……. 아! 맞아요! ‘「크크크… 녀석은 사천왕 중에서도 최약체」라고 해고 당한 나, 어째선지 용사와 성자의 스승이 된다.’도 읽었어요!”
“그리고 뭐가 있더라아…….”
“그, 그만. 그만해. 이미 난 한계야.”
“우웅?”
아무 것도 모르는 척하면서 검지를 아랫입술에 대면서 갸우뚱 거리는 고개를 하마터면 극혐할 뻔했다.
“일단 나가자. 아. 나갈 거 맞지? 널 가신으로 고용하려고 찾아온 거야. 만나자마자 이상한 짓을 해서 순서가 엉망이 되었지만.”
“네네!! 저도 이제 그럼 같이 사는 건가요?”
“그렇지? 원한다면?”
“원해요!!”
“일단 나가……기 전에!”
“엑?”
“생각해보니까 이상하잖아. 보통은 [차원 방랑자]라면 나가는 것부터 원하잖아? 갑자기 사랑 받고 싶다는 생각은 왜 한 거야?”
“그거야…….”
다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고개를 푹 숙이고 말끝을 흐린다. 마치 내 입으로 어떻게 말해? 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그거야?”
하지만 그건 내가 알 바냐고.
“그, 그동안 저, 저를 선택해주지 않으셨으니까…….”
“응?”
“[차원 방랑자]를 간택하는 과정에서……. 계속 거, 거절 당해서.”
“아.”
하긴 그녀는 흑요수와 제티와 함께 추가로 등장했던 차원 방랑자였으니까.
“그건 단순히 호불호 때문이 아니었는데?”
“그, 그럼요?”
“[왕국]의 상황에 맞춰서 가신을 선택한 거야. 네가 별로고, 앞서 선택한 가신이 더 좋고 그런 의미가 아니라.”
“아……. 다, 다행이다.”
“그리고 이제 [왕국]으로 가 보면 알겠지만, 가신끼리는 차별이 거의 없어.”
“거의요?”
“아. 뭐, 가신 중에 아내들이 있거든. 아내랑 아닌 사람은 대우에 차이가 있었야지. 당연한 거 아니겠어?”
“아……! 아내! 와이프! 집사람! 마누라!”
정말 괜찮을까? 이딴 요정을 데려가도? 유다연이와 만나 엄청난 짓을 벌이는 게 아닐까?
“어어. 눈빛이 엄청 불순했어요!”
“얌마. 내가 윗사람인데 그게 말이 되는 말이냐?”
“헤헤. 그런가요?”
“일단 빨리 가자. 기가 다 빨리네.”
[차원의 문]을 억지로 넘었다. 당연히 올 때와 마찬가지로 [성소] 내부의 광경이 눈에 보인 순간,털썩―.
뭔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응?”
나를 따라 나오던 조이 퓌쉬스가 [차원의 문] 너머에서 봤을 때보다 두 배는 커진 몸을 하고서 그대로 [성소] 바닥에 쓰러졌다.
“야? 야야.”
『괜찮습니다. 국왕 폐하.』
“사람 아니 요정이 쓰러졌는데? 괜찮은 게 맞아?”
『국왕 폐하와 [차원 방랑자]의 관계는 특별합니다. 차원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계약 관계입니다.』
“응?”
『국왕 폐하의 현재 [왕국] 랭크는요?』
“바이올렛이지?”
『그리고 국왕 폐하의 가신들은요?』
“어비스……, 아아. 저 요정도?”
『네. 맞습니다. [성소]의 계약 소환을 통해서라면 특별한 공간에서 랭크에 맞게 경지를 올려서 나오겠지만, [차원의 문]을 열고 직접 계약하신 지금 상황에서는 [영지], 이제는 [왕국]이 된 영역에 들어오면서 계약이 발동됩니다.』
“어비스(Abyss) 랭크라…….”
내가 오르지 못한, 하지만 올라야만 하는 랭크를 향해 걸어가는 요정 여왕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생각보다 경지 상승으로 인한 여파가 별로 없네?”
『이곳이기 때문이죠.』
“응? 아. [성소] 내부라서?”
『그렇습니다. 이곳이나 세계수의 그늘 아래가 아니라면 웬만한 존재는 근처에 있는 것 만으로도 마력이 빨려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 정도라고? 그런데 여기 있는 내게 경고 한마디 안 했어?”
『당연합니다. [성소] 안이라면 절대 안전하니까요.』
절대 안전한 게 어디 있냐? 이런 세상에? 나도 모르게 후다닥 열 걸음 정도 요정 여왕 조이에게서 떨어졌다.
『절대 안전합니다.』
“어. 그래. 그렇다고 치자.”
『국왕 폐하. 그렇다고 치는 게 아니라 정말 그렇다니까요?』
“어어. 그래.”
대충 무시하면서 [성소] 시스템과 티격태격하는 사이,
“우움?”
승격을 끝낸 조이가 눈을 떴다. 그리고,
“…권능? 초월자?”
달라진 자신이 믿기지 않는지 날개를 파르르 떨면서 자기 몸을 이리저리 살피다가,
“어라?”
나는 가장 먼저 찾아낸 차이점을 한참이나 뒤늦게 찾아낸다.
“서방님! 서방님! 저 날개가 여섯 쌍이 됐어요!”
“응?”
뭐라고? 나를 부르는 호칭이 너무 빠른 거 아니니?
“엣?!”
뒤늦게 자신도 그걸 알아차렸는지 두 손으로 입을 가렸지만,
“서방님?”
『서방님이라. 특이한 호칭이군요.』
이미 나뿐만 아니라, [성소]의 시스템도 다 들었다.
“헤헤헤. 저도 모르게 속마음이 튀어나왔……!”
“속마음?”
“……(도리도리).”
그래. 말해 뭐하냐. 어질어질한 캐릭터인데. 난 그녀를 데리고 [성소]를 나섰다. 그리고 내가 [성소]에서 나오기 무섭게,
“어? 오빠아! 방송 끝냈어요! 짜증 나서 그냥 다 찾아가서 뚝배기를 깨버릴까 했는데, 참느라고 엄청 고생했어요! 그래서 지금 완전 방전! 그러니까……. 다연이는 충전이 필요해요.”
유다연이 내게 달라붙어 내 가슴에 코를 파묻고 맹렬히 숨을 들이마쉰다.
“충전?”
“네에! 충전기를 제 아래에 꽂아주세요.”
“…….”
어휴. 유다연 진짜.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이래도 되는 거냐?
“인사해. 이쪽은 새로 가신이 된 조이 퓌쉬스. 요정 여왕. 이쪽은 유다연. 수석 보좌관 겸 아내 중 한 명.”
“반가워! 요정이라니!”
“어. 반가워요. 유다연 양. 그런데요 서방님.”
“서방님?”
“응?”
“읍! 아,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요.”
“이게 중요하지 않으면 뭐가 중요……!”
막 따지려던 유다연의 말을 자르며,
“아까 제게 그러시지 않았어요?”
뭔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을 하고 묻는다.
“아까? 내가 뭐라고 했는데?”
“서, 서방님의 왕국에서는.”
“응? 응.”
“지랄 금지라고.”
“아…….”
내가 미안하다. 우리 다연이가 애는 참 착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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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의 깃발
257. 태고의 깃발
조이 퓌쉬스는 생각한 것보다 엄청 빠르게 [왕국]에 녹아들었다. 영지에 세계수가 있다는 것에 반색하고, [농장]이라는 특별한 영지 건물에 들어가 몇 시간 머물렀더니 [농장]의 효율이 1.5배는 증가했다던가?
드라이어드인 요제프를 만났을 때는 서로가 서로를 엄청 세세히 탐색하는 것 같더니 금방 친해져서 같이 날아다녔다.
드라이어드가 나무의 정령 혹은 나무의 요정인 만큼 [왕국]에 빈틈없이 자란 나무를 통해서 정보를 획득한 조이는,
“음. 지하와 하늘이 취약할까요? [성벽]에도 기능을 추가하면 좋을 것 같고.”
라고 중얼거리면서 [주도] 곳곳을 뽈뽈거리고 날아다닌 게 사흘이다.
“뭘 만든다고?”
“차원 마법과 고대 요정 마법을 섞어 만든 ‘무한 만능 자율 능동 완전무결 전천후 절대 초월 선제 방어 시스템’이요.”
처음에는 기대를 했다. 뭔가 이름만 들었는데도 엄청나다는 느낌이니까. 만능이 나오고, 자율에 능동 방어 시스템이라니까. 그런데 뒤에 뭔가 수식어가 하나씩 엄청 붙으면서,
“…그게 뭔데? 이 씹덕아.”
뭐라고 해야 할까. 그냥 씹덕이 아무거나 막 가져다 붙이는 느낌이었다.
“우움?”
“에휴. 난 보통 가신들이 하려는 걸 말리진 않아. 지금까지 다 우리의 생존에 도움을 줬으니까. 하고 싶다면 해. 그래도 궁금하니까 물어보는 건데. 대표적으로 어떤 기능이 있는데?”
“여기 [주도]는요. 서방님. 엄청 신기한 것 같아요.”
“응?”
갑자기? 내가 질문을 했는데 엉뚱한 답을 한다고?
“마력의 축복이라고 받은 것처럼 [주도] 전체에 마력이 넘쳐요. 낭비라고 해도 좋을 만큼.”
하지만 조이는 그렇게 눈치를 줘봤자 아랑곳 하지 않고 제 할 말만 이어 나갔다.
“그래서?”
“낭비되는 마력이 많다는 거예요. 그런 거 있죠. 엄청 차가운 물질이 갑자기 더운 여름에 나타나면 하얀 기체로 변해서 사라지는 모습이요. 지금 우리 [주도]는 넘치는 마력이 [성벽] 밖으로 넘쳐흐르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렇구나. 그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