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55
“그렇게 사라지는 마력을 모두 모아서 다시 [주도] 안으로 넣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겠어요?”
“모르지?”
“프흐흐흐. [주도] 내부에 마력이 점점 꽉꽉 눌러 담아지겠죠? 터질 것처럼요.”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냐? 마력으로 증기 기관이라도 만들 셈이야?”
“아니요! 맞아요!”
“뭐라는 거야. 정신 차려!”
“넘치는 마력을 가두고 가둬 그 힘을 축적해서 방어 마법진에 넣으면? 얼마나 강하게요~?”
“…너 당분간 유튜브 금지야.”
“네에?! 아, 안 돼요! 서방님!”
사흘 만에 지구에 익숙해졌는지 뽈뽈거리고 돌아다니는 요망한 요정을 그렇게 혼내주고는 제대로 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대충 세 줄로 요약하자면,
1. [주도]는 마력이 넘쳐서 낭비되는 마력이 있는데, 그게 [주도] 전체를 놓고 보면 상당히 많은 양이다.
2. 낭비되는 것을 모두 다시 [주도]로 회수해 마력 기압 차이를 통해 구현하기 힘든 대규모 마법진을 상시 구동한다.
3. 그렇게 구동된 마법진은 [주도]에 인구가 늘어나고 발전할수록 마력 기압 차이가 커지게 되면서 더 크고 단단하게 성장한다.
이런 거였다.
명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엄청 좋아 보인다. 그리고 가만히 듣고 있던 엘라가 대단하다고 칭찬하는 걸 보면 대단하겠지.
“그래. 해 봐.”
앞서도 말했다시피 난 가신들이 무언가를 하고자 하면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편이니까.
“네! 서방님!”
이제는 본격적으로 서방님이라는 호칭을 밀기로 했는지 서슴없이 서방님이라는 말을 해댄다.
“그런데 서방님과 제 1 부인께서는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신가요?”
“제 1 부인……?”
“서방님께서 가장 먼저 품으신 아내라고 들었는 걸요? 맞죠?”
“그러니까 제 1 부인이시죠.”
“그래?”
“네에!”
엘라가 내 첫 번째 여자라서 그렇게 부르는 건가? 그런 식으로 내게 안긴 순서로 따지면 제티는 한 제 27 부인 정도 되겠는데?
“고민이 있냐고? 있지.”
“움? 뭔가요? 제게도 말해주세요! 서방님!”
“차원 경매 대금이 들어왔어.”
“네. 네?!”
“아, 내가 차원을 점령해서 팔았거든.”
“…네?!!!”
내가 말한 두 마디의 말에 나를 바라보는 조이의 눈빛에는 ‘무슨 정신 나간 소리를 하는 거야?’ 같은 생각이 저절로 읽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 정도로 정색할 필요가 있냐? 말만 서방님이지 이건 뭐 몰래 자위하는 남동생을 발견한 것 같은 표정인데?”
“아, 아니에요! 죄송해요! 차원을 판매하셨다는 건가요? 그 전에 차원을 점령했다는 부분부터 이해가 안 돼요! 지금 서방님께서는 차원 공방전 중이신데요?”
“응. 자세한 건 나중에 올리비아나 엘라에게 들어. 아무튼 차원 두 개 중 하나는 이미 대금을 받았고.”
“두, 두, 두 개애애?!!”
“그래. 조금 전에 나머지 하나의 판매 대금이 들어왔는데. 이게 좀 애매해서.”
“애매하다니요?”
그러니까 불과 50여 분 전.
엘라와 쌍둥이인 연희와 희연이와 놀아주면서 출산이 임박한 소피아의 배를 잠재 권능 [평정]을 은은히 두르고 쓰다듬어주고 있을 때,
『늦어서 죄송합니다. 차원 〈심연의 추방자〉 판매가 완료되었습니다.』
라는 메시지가 등장했다.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의 목소리였다.
『차원 〈심연의 추방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판매자에게 인계되었습니다.』
『총 판매 금액은 2,080 PC입니다.』
『판매 금액이 1천 PC를 넘었기 때문에 위탁 판매 수수료가 10%로 고정됩니다.』
『따라서 위탁 판매 수수료를 제외한 1,872 PC의 50%인 936 PC입니다.』
그리고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생각보다 차원이 엄청 비쌌다는 것에 놀랐다는 것 정도?
그런데,
『차원 〈심연의 지배자〉를 구매하신 분께서 이요한 님께 전하는 전언이 있습니다.』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에서 구매자 분의 제안을 이요한 님께 전해드려도 될까요?』
이런 메시지가 나타났다.
척 보기에도 심상치 않기도 했고, 무엇보다 2천 PC(페타 카르마 포인트)면 우리가 사용하는 단위로 환산하면 200경이다. 그만한 카르마 포인트를 선뜻 사용하는 존재라면 보통 존재가 아닐 거다. 그런 존재의 전언이자 제안을 거절한다?
말도 안 되지.
『전언을 전해드립니다.』
『“독특한 차원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했어. 고마워. 그래서 내가 제안을 하나 할까 해. 자네가 받을 카르마 포인트 중 500 PC만 내면, 지금 그리고 앞으로 자네의 행보에 크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주지. 잘 생각해보고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을 통해 답을 줘. 거절해도 기분 나빠 하지 않을 테니.”』
전언이자 제안은 간단하다면 간단했다. 그 내용이 전혀 간단하지 않아서 그렇지. 500 PC면, 50경이다.
50경(京).
엄청나지. 상대는 50경을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난 다리가 후덜덜 떨리는 액수였다.
그걸 엘라와 소피아와 상의하는 중에 조이가 들이닥친 거고.
“음. 일단 대단하시네요! 역시 제 서방님!”
“으응? 갑자기?”
“아이 차암~. 서방님이 너무 태연하신 거라고요! 차원 공방전의 긴 역사에서 그 누구도 공격한 차원을 역으로 침략해 차원을 정복하고 팔아치운 존재가 없어요! 이건 정말, 정말, [아다만티움]에 새겨서 대대손손 남겨야 할 업적이라고요!!”
“고마워?”
나도 대단한 일을 했다는 건 알지만, 차원을 점령할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쉬웠다. 그래서 별 다른 감흥이 없었고.
아마 차원 판매 대금이 들어와 막대한 수치의 카르마 포인트를 얻지 못했다면 이것 보다 더 흐지부지 지나갔을 거다.
“서방님. 혹시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는 말 아세요?”
“음? 알지?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잖아? 근데 그 말은 양자역학을 부정하기 위해서 한 말 아냐? 그리고 아인슈타인이 틀렸다고 증명이 된 거로 알고 있는데?”
“네? 아인……? 누구요? 양자역학이요? 먹는 거예요?”
“응?”
“네?”
다른 차원에서 온 가신들과 대화할 때면 꼭 이런 경우가 한 번씩은 생기는 것 같다. 뭔가 대화의 핀트가 어긋나면서 오는 무언가?
“제가 한 말은 신적 존재가 하는 일에는 반드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뜻이었어요. 서방님께서는 전언을 전한 존재가 그런 존재일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그래서 쉽사리 거절하고 싶어도 거절하지 못하시는 거고요?
“응. 맞지.”
“그렇다면 하나만 더요. 서방님께 호의를 가지고 계신 건 맞나요?”
그 질문에 잠시 생각을 해본다. 일단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은 내게 호의를 가진다고 본인 입으로 말했다. 그리고 이번 차원 위탁 판매 역시도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의 호의에서 나온 것이다. 수수로 10% 정도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아닐 테니까.
그리고 이 전언을 굳이 전해줬다는 것과 전언 내용에 고맙다는 말이 있다는 걸 미뤄보면,
“그래. 그런 것 같아.”
확실히 호의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요. 저라면 제안을 받아들이겠어요.”
“응? 왜?”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으니까요.”
“흐음.”
뭔가 이상한데 의외로 설득력이 있는 대화법에 머리가 더 아파졌다. 그래서,
“혹시 그분이 주시려는 게 뭔지 알 수 있을까요?”
물어봤다. 일단 모르면 답을 들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더라도 물어 보는 게 제일 낫다. 어쭙잖게 혼자 뭘 해보려다가는 오히려 큰 피해로 돌아오는 걸 회사에서 겪었다.
『네. 가능합니다.』
『저희가 짐작하기로는 현재 보유하고 계시는 [최초의 깃발]을 업그레이드 해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초의 깃발?”
“이것 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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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깃발 [Rank: Genesis]]고대 최초로 탄생한 깃발입니다. 인간이 집단을 이루고 문명을 이룩하면서 나타나는 몇 가지 특징 중 하나가 깃발입니다.
깃발은 인류가 하나의 문명을 이룩한 증거이며, 정복 전쟁의 첨단이었고, 개척자의 증거입니다. 누가 만들었는지 모를 이 최초의 깃발이 꽂힌 땅은 인간에게 유리한 땅이 됩니다.
1. 깃발이 설치된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0km 범위의 환경을 인간이 가장 잘 활동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경합니다.
2. 깃발을 소유한 인간이 마력을 부여하면 가장 익숙한 환경을 범위 안에 구현합니다.
3. 땅에서 회수한 깃발은 48시간이 지나야 다시 땅에 설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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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가 보관하고 있던 낡은 깃발을 건네받아 성능을 확인했다. 그리고 역시나 최초의 깃발은 무려 창세(Genesis) 등급이다. 리치 군주와 그 휘하의 아크 리치들이 지구에 [심연]을 소환하는 [어비스 존]을 설치했고, 그걸 처리하는 과정에서 압도적인 기여도 1위로 받은 보상이었다.
“이걸 업그레이드 한다고? 그 말은 다시 말하면……. 창세 등급 보다 더 높은 등급이 있다는 건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제안을 감사히 받아들이겠다고 전해주시겠습니까?”
『네.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이 그렇게 답하는 순간,
『차원 판매 대금에서 500PC를 차감합니다.』
『차원 판매 대금 436 PC를 지급합니다.』
대량의 카르마 포인트가 생긴다는 확답이 담긴 메시지가 등장하고,
『[최초의 깃발 [Rank: Genesis]]을 회수합니다.』
내 손에 들고 있던 [최초의 깃발]이 빛무리가 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빛무리의 잔상이 눈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태고의 깃발 [Rank: God-]]을 지급합니다.』
새로운 깃발이 내 손 위에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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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오탈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직 눈이 다 낫지 않아서요. ㅠㅠ
주말에 일괄 수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오려나 봐요!
258. 나오려나 봐요!
『[태고의 깃발 [Rank: God-]]을 지급합니다.』
“태고의 깃발? 갓?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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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太古)의 깃발 [Rank: God-]]아주 먼 옛날.
한 지성체가 자신의 땅이라는 걸 주장하기 위해 땅에 꽂은 장대입니다. 깃발이라는 이름이 없던 시절에 땅의 주인임을 주장하기 위한 장대는 이름난 수집가이자, 위대한 계약의 신이며 동시에 마법의 신인 존재가 거둬들여 특별한 기운을 주입해 재탄생했습니다.
1. 장대를 땅에 꽂으면 그곳을 중심으로 반경 100km 범위의 환경이 장대 주인에게 유리한 환경으로 변경됩니다.
2. 장대를 꽂은 주인이 마력을 주입한다면, 주인이 원하는 환경을 임의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환경이란, 식생과 기후 같은 단순한 것뿐만 아니라 마력 농도와 원소 포화는 물론이 특별한 식생을 구현하는 것 역시 포함됩니다.
3. 장대의 범위 안에서 아군으로 지정된 대상은 모든 회복 속도가 2배 빨라지며, 모든 전투 행위에 1.5배의 보정이 붙습니다.
4. 장대의 범위 안으로 적대적인 존재가 침범할 경우, 모든 스탯이 50% 감소하고, 모든 공격적인 행위와 방어적인 행위의 효율과 성능이 33% 감소합니다.
5. 장대의 주인은 ‘같은 무리’로 최대 9명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같은 무리로 지정된 대상은 장대의 사용 권한을 부여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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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음.”
뭔지 모르겠다. 그런데 뭔가 엄청나다는 건 직감적으로 알겠다.
“어머?!”
“으헥?!”
“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