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62
이요한의 주변으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언젠가 요정 여왕 조이가 말했던 영지 전체에 풍부하다 못해 넘치는 마력이 일제히 이요한을 향해 몰려들었다.
[‘아아아. 다행이다. 다행이야. 내 딸이 불속성이 되지 않아서’]세계수는 하나뿐인 딸의 속성 진화가 무효화된 것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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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무봉(天衣無縫)
264. 천의무봉(天衣無縫)
한 달 하고 보름이 걸릴 거라는 예상과 달리 한 달 정도가 되었을 때, 위와 옆으로 끝없이 펼쳐진 신의 장벽 같이 보였던 벽이 어느새 그 끝을 보이고 있었다.
“이게 되네?”
솔직히 한 보름 정도―시간 개념이 아득해진 나를 대신해 하루가 지날 때마다 말해주는 도우미가 말해준 기간으로― 지났을 무렵 전혀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 않는 벽을 보면서 한 달은커녕 몇 달은 걸리지 않을까 했다.
[그러게? 예상보다 더 빠른데? 네가 흡수하는 속도가 우리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느네. 흠. 의외야.]“칭찬이지?”
[그럼. 칭찬이지. 무려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의 예상을 벗어나는 존재가 된 건데.]“고오맙다아아.”
전혀 칭찬 같지 않은 말투로 칭찬을 하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라고 할 수 있겠다.
[자. 이게 마지막이야.]“후우. 고생했어.”
[나는 뭐 너랑 이런 저런 대화도 하고 잡담도 하는 게 재미있었어. 인간의 시점에서 차원 공방전에 대해서 들어볼 기회가 언제 또 있겠니?]“그런가?”
[어.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네가 반말로 편하게 대해준 게 좋았어.]“어? 어어? 설마 이거 꼽주는 거야? 감히 인간 따위가 대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에서 나온 ‘미모’의 도우미 님에게 반말했다고?”
[하하하하하하. 너 진짜 은근히 뒤끝이 길구나? 크크크크크. 그놈의 미모의 도우미는 왜 자꾸 강조하는 거야?]“그러게. 이상하게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네?”
[크크크크큭. 뭐야. 오히려 네가 나라는 존재가 미모의 도우미이길 바라는 거 아니야?]“흐음. 그러려나? 하긴 고추 달린 남자 놈과 한 달 가까이 함께 꽁냥거리며 수다를 떨었다고 생각하면 좀 소름 돋을 것 같아.”
[우리는 애초에 신체나 없는 존재들이기에 이렇게 의식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거야. 한 달 동안 재미있었어. 이요한.]“아아. 나도. 무엇보다 고작 인간인 내가 차원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나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의 삶에 대해서 알아가는 게 엄청 즐거웠거든. 영화를 듣는 것 같았다고 할까?”
무려 한 달이다.
그것도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 안이었으니, 체감하는 시간 개념은 훨씬 길었다. 그 긴 시간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거지.
현재 차원 공방전이 일어나고 있는 차원은 지구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정보도 그때 알았다.
단순히 다른 차원에서도 전쟁 중이다 라는 것도 중요한 정보지만, 차원 공방전이 일어나는 차원에 군비 원조 같은 형태로 계약을 맺어 참전할 수 있다는 게 더 엄청난 정보였다.
물론 다른 차원의 전쟁에 끼어드는 것이니 만큼 선결되어야 할 것이 엄청나서 보통의 차원은 엄두도 내지 못하지만,
‘우리는 아니지.’
일단 가장 기본이 되는 [차원의 문]이 존재하니까 말이다.
[심연]과 전쟁은 질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미모의 도우미도 이미 전쟁은 끝난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으니까.하지만 이후가 문제다. 현재 지구의 화폐는 카르마 포인트인 셈이다. 나중에 뭐, 금으로 주화를 만들어 실버, 골드 같은 걸 쓸 수도 있겠지만, 가장 꼭대기에, 가장 귀중한 화폐는 카르마 포인트일 게 분명하다.
그런데 [심연]의 존재들이 뒈지면? 그러면 시민들은 카르마 포인트를 어디서 구하나?
일반적인 화폐처럼 순환하는 형태의 화폐라면 괜찮다. 하지만 카르마 포인트는 소비형 재화다. 물건을 구매하고 판매하는데도 쓰이지만, 결정적으로 개인의 스탯을 올리는데 사용된다.
[심연]과 전쟁이 끝난다는 것은 카르마 포인트는 계속 공급 되어야 하는데 그 공급처가 사라지는 셈이었다. 그런데 없더 그 공급처를 새롭게 구할 수 있다.심지어 침략을 당하는 차원을 도와준 보상도 받고, 카르마 포인트도 구할 수 있다. 잘 되면 말이지. 그리고 난,
“수고했어. 고마워. 그리고 정보도 고맙고.”
[뭘. 여기서 나누는 대화는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은 물론이고 차원 관리 시스템도, 마법의 신조차 알 수 없으니까. 안심하고 전한 거지. 아무튼, 잊지 마. 영지가 어비스 랭크가 되면 다른 건 다 치우고 무조건 [긴급 귀환 장치]부터 건설하는 거야.]“그래.”
잘 될 것 같은 정보를 이미 받은 상태였다.
“응. 응? 윽?!”
[아! 깜빡했다. 고통이 좀 있을 거야. 이건 어쩔 수 없어. 육신뿐만 아니라 정신과 영혼이 격을 얻는 과정이거든. 그래도 괜찮을 거야.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우리가 개입할 거니까.]그 목소리가 아련하게 멀어진다. 이미 의식과 무의식 경계에 서 있으니 정신을 잃는 게 아니었다. 아득한 고통 속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얼굴의 여인이 점점 흐려지더니 사라지는 게 보였다.
“미…친. 결국 미…모의 도우미는 끝내…포기하지 않…윽! 거냐? 크크크큭.”
[당연하지. 네가 한 100번은 말했잖아? 힘내. 이요한. 즐거웠어.]아련하게 멀어지는 그 목소리가 잔향조차 남지 않고 사라졌을 때,
콰앙―!!
의식 세계가 무너지고 글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쾌감이 나를 집어삼켰다. 그리고 세상이, 내가 보던 시야 전체가 무너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음?”
내 눈에 보인 건 쏟아질 것처럼 빼곡히 박혀 있는 형형색색의 별들이었다. 그리고 방금 눈을 뜬 나는 그것들이 무엇인지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권능이구나.”
각자 개성이 강력한 권능들은 마치 은하수에 박혀 있는 별들처럼 많았고, 우주의 별처럼 독특한 색으로 ‘스스로’ 빛나고 있었다.
“그런데 엄청 많은데 이것들 중에 선택하라는 건가?”
우주 한가운데 부유하는 것처럼 서서 팔을 들어 별 중에 하나에게 손을 가져가려는 순간,
파아앗―!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하나의 점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물감을 여러 색을 섞으면 검은색에 가깝게 변하고 빛은 흰색에 가깝게 수렴한다고 했던가?
한점으로 모인 권능의 별은 ‘웅웅’ 하는 소리를 내며 시린 빛을 내뿜으며 진동하고 있었다.
“음. 외관만 보면 엄청 위험해 보이는데, 이상하게 위협적이지 않네? 뭐지?”
그런 예상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적합한 권능을 생성중입니다.』
수백, 수천 개는 될 것 같았던 권능의 별이 응집된 것이 위협적인 무언가가 아니라, 권능을 완성하는 과정이었다는 메시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인간이 수용할 수 있는 잠재 능력 99.25% 개화.』
『별의 운행 개입.』
『권능 생성 완료.』
『복합 각성 권능 [천의무봉(天衣無縫)]이 개화되었습니다.』
『권능 [생신(生神)]이 각성 권능 [생신(生神)]으로 진화합니다.』
“응? 끝이야? 나 잠재 권능 두 개였는데? 하나는?”
그렇게 투덜거리며 ‘복합’과 ‘각성’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권능 [천의무봉]에 대해서 알아보려는 순간,
우르르르릉―!
우주에 떠다니며 부유하는 느낌으로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서 있던 주변이 와르르 무너진다.
“음.”
갑자기 발밑과 머리 위, 그리고 사방이 모두 무너지는 상황인데도 또 이상하게 조금도 당황스럽거나 무섭지가 않다. 내 감정인데, 내 감정 변화를 내가 따라갈 수 없는 그런 이상한 상황?
“이게 그 몬가가 몬가인 그런 느낌인가?”
콰아앙―!
하늘이 무너지면 이런 소리가 날까? 굉음과 함께 칠흑 같은 어둠이 산산이 조각나고 내가 마주한 것은,
“주, 주인님?!”
“여보!”
누구보다 사랑하는 내 아내들이었다. 엘라와 소피아. 둘의 눈동자에는 숨길 수 없는 걱정이 그렁그렁하게 맺혀 있었다.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처럼.
“안녕?”
그래서 최대한 태연하게, 그리고 가장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인사를 건넸지만,
“흑!”
“흐아아아앙!”
효과가 전혀 없었던 것 같다. 엘라는 눈물을 줄줄이 흘리면서 입을 틀어막고 울었고, 소피아는 정말 목놓아 울어 재꼈다. 그리고,
“오, 오빠?!”
“보스! 보스!!”
“오―라―버―니이이!!”
…
소피아가 목놓아 우는 소리를 들은 이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면서 내 주변에는 어느새 빼곡히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누가 보면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온 줄 알겠다. 너무 과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굳이 그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서 화를 자초하지 않았다.
입을 화를 부르는 문이라는 말도 있잖은가.
그리고 그 선택이 탁월했다는 것을 진정이 된 엘라의 설명을 들으면서 실감했다.
“정말? 열흘 정도라고?”
“네. 길어도 보름이면 끝나는 편이에요. 반려. 참고로 저는 이레, 7일 정도 걸렸어요. 만으로는 6일이요.”
“저는 여보 덕분에 어비스 랭크에 올라서 그리 길지 않았어요.”
“저는 9일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주군.”
…
각자 얼마의 시간이 걸렸는지 말하는데, 가신이 되기 전 어비스 랭크를 돌파한 이는 엘라와 제티 그리고 흑요수뿐이었다. 다른 이들은 영지 랭크가 상승하면서 저절로 어비스 랭크에 오르는 식으로 벽을 넘은 거고.
아무튼 최장 열흘을 넘기지 않고 벽을 넘은 가신들의 입장에서 만으로 43일 동안 정신을 잃고 있던 내가 이상하다 못해 불안할 지경이었다나? 더불어 [주도] 전체의 분위기도 미치기 일보직전이었다고 한다.
“응? 그게 뭔……. 왜 피자 가게에서 지랄을 찾아? 맥주랑? 뭘……, 해?”
유다연이 맥주와 진지하게 결별을 선언한 거나, 릴리 로즈가 빌리의 피자 가게에서 지랄 금지당해 쫓겨났다는 말에는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뭐? 나한테 떠는 지랄 보다 맛이 안 산다고? 그걸 애기들 보는 앞에서 했어?”
“헤헤헤. 오, 오라버니이~. 애, 애들도 다, 다 알아요? 알 걸요? 아마도?”
저거 보라고. 저거. 뒤늦게 내가 지적한 부분, ‘아이들 앞에서’라는 부분이 마음에 걸렸는지 릴리 로즈는 ‘아마도?’를 연발하며 울상인 얼굴로 나를 올려다봤다.
“어휴. 빌리.”
“네.”
“날 잡아서 피자 가게 열고, 저거 데려다가 서빙 시켜.”
“네. 보스.”
“릴리 로즈.”
“네! 서빙 할 게요! 저 서빙 잘해요! 아마도?”
아마도는 진짜. 어휴. 귀엽게 생겨서 쥐어 박을 곳이 없어서 참는다. 진짜. 무엇보다 지금 나를 황당하게 하는 건,
“일단 나 집중 좀 할게. 그리고 어디 안 가니까 이렇게 나를 구속해 놓을 거 없잖아? 팔 좀 풀어줄래? 권능 확인해야 하는데?”
사지, 그러니까 두 팔과 두 다리를 소피아와 유다연을 비롯해서 평소 유난히 내게 치대는 아내 여럿이 끌어안고 옴짝달싹도 못 하게 하는 거다.
“칫. 오빠. 이거 엄청난 호사야. 밖에 나가면 다들 엄청 부러워 할걸?”
“…한 명이나 두 명 정도면 몰라도 다섯 명이 내 두 팔을 오/른/팔, 왼/팔 식으로 나눠버릴 것처럼 끌어안고 있으면 과연 부러워할까?”
“헤헤헤. 알았어. 알았어.”
손이 자유로워진 이후에야 아까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권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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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무봉(天衣無縫)]‘선녀의 옷에는 바느질한 자리가 없다.’ 말에서 유래한 이 권능은 인간이 품을 수 있는 모든 잠재력이 서로 자연스럽게 상생과 상극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권능으로 발현되는 복합 각성 권능입니다.
1. 인간이 수용할 수 있는 잠재력은 필요한 순간 저절로 발현됩니다. 따라서 권능이 필요한 순간에 저절로 자연스럽게 필요한 권능이 발현됩니다.
2. 모든 행위와 행동에 자연스러운 보정이 붙습니다.
3. 이 복합 각성 권능으로 발현된 권능은 완전무결하여 흠이 없는 상태로 발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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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합’과 ‘각성’이라는 두 개의 수식어를 보유한 권능은 아무래도 보통이 아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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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