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66
나도 모르게 또 ‘내가?’라고 물어볼 뻔했다. 물론 나 자신이 돌아봐도 내가 엄청 강해졌다는 걸 안다. 하지만 내가 그 지구의 의지보다 강하다고? 그것도 월등히?
[단순 비교 정도로 설명하겠습니다. 마스터께서 [영지] 랭크를 바이올렛(Violet)으로 올려 [왕국]을 건설하셨을 때, 그때 영지에서 가장 강한 엘리아나 왕비의 신체와 특수 스탯이 모두 11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영지 랭크가 어비스가 된 후, 엘리아나 왕비의 스탯은 21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스터께서는 16이십니다.]‘어. 어? 어라? 그러네?’
[그리고 마스터께서는 고유 능력이 따로 존재하고, 권능도 듣도 보도 못한 [천의무봉]이라는 권능을 보유하고 계십니다.]“[천의무봉]. 좋지.”
[아니오. 그게 아닙니다.]“넌 아까부터 뭔 ‘아니시에이팅’만 치고 있어.”
[3성 복합 그리고 1성 각성이 붙은 [천의무봉]은 좋은 게 아닙니다.]“그럼?”
[사기적입니다.]“응?”
[마스터께서 쓰시는 말로 표현하면 ‘개씹사기’입니다.]“어, 어. 그래.”
뭔가 ‘씹’이라는 단어를 발음할 때 엄청 강력한 감정이 느껴졌는데. 그게 내가 생각하는 그건 아니지?
[마스터. 내일부터는 전투에 직접 참여해보십시오. [천의무봉]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셔서 말입니다. 그렇다면 제 말을 이해하실 겁니다. 그리고 익숙해지시면 가신분들과도 대련을 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럼 제가 한 말을 이해하실 겁니다.] [복합 각성 권능 [천의무봉]을 제대로 사용하신다면 저희가 한 설레발에도 불구하고 필패가 아닌 필승을 이루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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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이라도 잡아먹을 것 같았다.
268.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것 같았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시커먼 운석이 눈에 들어온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각성하지 못한 인간의 영혼이 오염될 것 같은 기분 나쁜 기운을 풀풀 풍기는 운석.
이전에 언데드를 상대로도 실험했었지만, 운석을 직접 공격하는 건 효율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천의무봉]을 시험하기 위한 내게는 오히려 단단하고 잘 부서지지 않는 운석이 좋다.
칭―. 칭칭―!!
활을 꺼내 시위를 당기는 순간,
『권능 [필중(必中)]이 발현됩니다. 권능 [필중(必中)]은 완전무결하여 흠이 없는 상태로 발현됩니다.』
『권능 [관찰(觀察)]이 발현됩니다. 권능 [관찰(觀察)]은 완전무결하여 흠이 없는 상태로 발현됩니다.』
『권능 [재앙(災殃)]이 발현됩니다. 권능 [재앙(災殃)]은 완전무결하여 흠이 없는 상태로 발현됩니다.』
『권능 [괴력(怪力)]이 발현됩니다. 권능 [괴력(怪力)]은 완전무결하여 흠이 없는 상태로 발현됩니다.』
…
여러 개의 권능이 경쟁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동시에 아무것도 걸려 있지 않은 시위에 화살 모양으로 권능이 맺히며 화살 형태를 이뤄냈다.
한껏 당겨진 시위를 잡고 있던 손가락을 놓는 그 순간,
촤촤촤촤촤차―!!
부채꼴 형태로 퍼져나간 엄청난 힘이 맹렬한 기세로 하강하는 운석과 만난다.
그리고,
━━━━━!
운석과 만난 화살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이 구름을 뚫고 우주를 향해 날아갔다. 잠깐의 덜컥거림조차 없이 말이다.
뭔 소리냐고?
“오빠. 이게 그건가? 그거 있잖아. 그 밈.”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어어! 맞아! 그거!”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고 운석이 사라졌다. 바이올렛 랭크에서는 균을 가게 한 게 고작이었던 것에 반해서 말 그대로 소멸했다.
“단순히 어비스 랭크여서 이러는 것 같지는 않지?”
“저도 가능은 합니다만……. 반려가 하신 것처럼 쉽고 편하게 하는 건 불가능해요.”
그리고 실감하고 체감할 수 있었다. ‘개씹사기’라는 말을 꺼냈을 때, 군주의 목소리에 왜 기쁨이 흘렀는지. 그리고 왜 지구의 의지가 설레발을 떨며 축제를 벌였는지 말이다.
“음. 조금만 익숙해지면 쓸만하겠는데?”
“쓰, 쓸만하겠다고? 오빠? 도대체 뭐에 ‘쓸’ 건데 저게 쓸만해지는 거야? 그것도 익숙해지면?”
“응? 당연히 차원을 쓸어버리는 일이지?”
“으, 으응? 차, 차원을? 어딜?”
“뭐야? 어디긴 어디야. 지금 우리랑 전쟁하는 차원이 하나뿐인데.”
“심연을? 거기 엄청, 엄청, 엄청 위험한 곳 아니야?”
“그러니까 익숙해지면 쓸만하다고 한 거 아니겠어?”
“아.”
그리고 유다연을 비롯한 지의사들은 무언가를 느꼈는지 말수가 줄어들었다. 내가 굳이 권능을 연습하는데 최측근인 그들을 부른 건 권능 [천의무봉]을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할 건지 다들 알지?”
“네.”
“두 번째 벽을 넘을 때 플러스 카르마 포인트 2억,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 2억 총 4억이 필요했지? 하지만 세 번째 벽은 1천억 씩 2천억이 필요해. 그러니까…….”
“잠깐만요. 오빠. 두 번째 벽을 넘을 때 4억이었다고요?”
“응?”
“아, 아닌데? 뭐지?”
“아니라니? 뭐가 아니야?”
“저는 5억 포인트였는데요? 신체 스탯 2억, 특수 스탯 3억.”
유다연의 뜬금없는 말에 황당함을 느낄 새도 없이,
“으잉? 넌 5억이었다고? 난 6억이었는데? 신체 3억, 특수 3억!”
릴리 로즈가 끼어들면서 더욱 이상해졌다.
“왜 날 보는 거죠? 에휴. 전 다연과 같은 5억이었어요. 신체 3억, 특수 2억. 됐나요?”
올리비아의 말을 시작으로 두 번째 벽, 그러니까 그랜드 마스터에 오르기 위해 자신이 낸 포인트를 각자 떠들기 시작했다.
가장 적게 낸 지의사가 5억이고, 많이 낸 지의사는 7억이었다.
그리고 그 차이는,
“희귀하고 특별한 클래스일수록 비용이 줄어드는 건가?”
클래스에서 오는 거라는 걸 깨닫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이 정도면 차별인가?”
유다연이 의문을 제기했고,
“차별이라기 보다는 구별이 더 맞지 않을까?”
올리비아가 답했다.
“구별?”
“생각해봐. 우리는 편차가 그리 크지 않지만, 노멀 클래스로 각성한 이들이었다면 얼마일까? 엄청 비싸겠지?”
“그렇지.”
“그러니까 말이야. 단순히 카르마 포인트가 더 들어간다 덜 들어간다는 것보다 이렇게 생각하면 어때? 카르마 포인트가 더 들어가는 이유는 그만큼 ‘벽을 넘기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혹은 ‘벽을 넘을 재능이나 잠재력이 부족한 사람이다.’라고 말이야.”
“아? 아아. 그러니까 희귀하고 특별한 클래스를 가진 사람은 카르마 포인트가 없어도 벽을 넘을 확률 높거나 잠재력이 더 풍부하니까 카르마 포인트가 덜 드는 거다?”
“그렇죠.”
“다시 말하면 그거네? ‘꼬우면 그린스킨이 등장했을 때, 빨리 나서서 놈을 죽이는 적극성을 보였어야지?’ 이런 거?”
“정확해요. 다연.”
“오오! 그럼 우리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벽을 넘는 거네?!”
“그렇죠.”
여기까지는 유다연과 올리비아라는 서로 상극인 두 사람이 나눈 대화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엄청 논리적이고 건설적인 대화였다.
‘그래. 쟤들도 확실히 총망받는 인재(人才)였지. 조금 뜬금없는 행동을 하긴 하지만, 바보는 아니었어!’
“역시! 오빠 덕분이지?”
“무조건 보스 덕분입니다.”
그래. 분명히 그랬다고. 내 감동 돌려내라. 젠장.
“우리가 특별한 클래스를 얻을 수 있던 건 누구보다 빠르게 그린스킨을 사냥했기 때문이지.”
“그래요. 다연. 그리고 그럴 수 있던 원동력은 보스가 다 잘 준비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 그래. 마음대로 가지고 놀다가 제자리에만 가져다 놓으라고.
아무튼 저 만담과 같은 둘의 대화에서 알 수 있는 건,
“그렇다면……. 생각보다 같이 갈 수 있는 인원이 엄청 줄어드는데?”
[심연]을 침공하는 일에 동행할 수 있는 인원이 대폭 줄어든다는 뜻이었다.“가신들은 다 대동하더라도. 음.”
내가 가만히 자신들을 지켜보자,
“저, 저는 스탯 거의 다 올렸어요! 카르마 포인트도 아직 많이 남았고요! 〈심연의 추방자〉 차원에서 언데드를 멸족시킨 업적 보상으로 받은 카르마 포인트 아직 있어요! 다들 있을 걸요?!”
유다연이 대뜸 그렇게 변명 같은 대답을 빠르게 꺼낸다.
“그런데 왜 여태 안 올리고?”
“어……. 상승한 스탯에 적응하기 위해서?”
왜 끝이 의문문이니. 유다연아.
“헤헤헤.”
빤히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민망하다는 듯이 웃음으로 얼버무린다.
“급하게 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바이올렛 랭크에 도달하지 못하면 안 데려갈 거야. 누구라도 예외는 없어.”
“네. 오빠!”
“당연합니다. 보스!”
“알았어요! 오라버니!”
…
각자 개성에 맞게 우르르 대답하는 지의사를 보면서 고개를 흔들다가,
‘쩝. 서두를 필요가 없긴 하지. 카르마 포인트도 획득할 겸 넉넉히 한 두어달 정도 미뤄도 되지 않을까?’
급하기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두 달.”
“네? 정말요?!”
“그래. 두 달 후까지 안전하게 경지를 올리도록 해. 부족하면 적극적으로 저 빌어먹을 것들을 사냥하고.”
“네에!!”
왜 두 달이냐고? 그 정도면 지의사들도 넉넉하게 경지가 오를 것 같고 무엇보다,
‘[성소]에서 [차원 방랑자]를 소환할 수 있는 대기 시간이 이제 한 달 정도 남았던가?’
[성소] 고유 능력이자, 멸망한 차원 출신의 예비 초월자 [차원 방랑자]를 검색할 수 있는 타이밍이 그 사이에 끼어 있기 때문이다. [차원의 문]을 통해서 [차원 방랑자]를 대거 소환할 수 있지만, 문제는 아는 [차원 방랑자]가 없다는 거다.다행스럽게도 약 한 달 정도가 지나면 다시 [차원 방랑자]를 검색할 수 있고, 무엇보다 이미 우리는 90% 이상 승리가 확정된 상황이다.
[차원 방랑자] 입장에서는 위험은 적고 얻을 것은 많은 차원이 〈지구〉다. 많은 이들이 지원을 할 거다. 다만 걱정되는 건.“엘라.”
“네?”
“저번에 갑자기 [차원 방랑자] 출신 지원자가 대거 나타났을 때, 조이에 대해서 말했잖아? 혹시 아는 사이였어?”
지원한 [차원 방랑자]가 반드시 선한 존재일 거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단순히 강해서 살아남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
“조이 말인가요? 제가 그랬었……? 아! 그때 제가 반려에게 전한 정보는 조이가 아니라, 요정족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였어요.”
“서로 다른가?”
“모르겠어요. 비슷하면서도 다르지 않을까요? 지구 출신 인간과 소피아 차원 출신 인간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처럼요.”
“그래…….”
“그런데 좀 이상한긴 해요. 반려.”
“이상하다고? 조이가?”
“네. 요정 여왕은 따르는 요정이 많을수록 그 진가를 발휘하는 존재랍니다? 그래서 요정 여왕이 탄생하면 떠돌이 요정부터 집 요정까지 요정 여왕을 본능적으로 찾게 돼요. 요정 여왕도 휘하에 요정이 늘어나는 걸 본능적으로 바라고요.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땅의 요정에서 분화한 드워프가 무리를 짓고 사는 것만 봐도 그렇잖아요? 요정이 요정 여왕 아래 모이는 건 본능이에요.”
“음. 그런데 조이는 안 그런다?”
“그렇다기 보다는……. 반려. 조이가 요정을 구해달라고 한 적이 있나요? 그러니까 로파이처럼요.”
“음…….”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조이는 ‘요정’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다. 심지어 현재 [주도]를 완벽하게 보호하고 있으며, 마력 낭비를 혁신적으로 줄인 고대 마법을 설치할 때도 요정을 부르지 않았다.
“아니. 없어.”
“그럼 둘 중 하나겠네요.”
“제티처럼 차원의 유일한 생존자라는 가능성 말고 하나가 더 있어?”
“네. 조이라면 그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