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67
“뭔데?”
“모르는 거죠.”
“응?”
“반려가 그녀의 아래 있던 요정을 꺼내줄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거예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하고 싶은데, 조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서 바로 반박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건 바로 반박하지 못 하면 지는 거다.
“조이 좀 불러줘.”
“네.”
엘라가 바람의 정령을 보내고 불과 30초도 지나지 않아서 반짝이는 요정의 가루를 흩날리며 날아오는 조이가 보인다.
“저를 부르셨다고요? 서방님?”
“응.”
그리고 혹시 휘하 요정이 모두 죽은 거냐고 묻자,
“아니요? 걔들은 저랑 다른 틈에서 자고 있어요. 아직 제가 부족해서 문을 만들지 못하지만, 서방님 옆에서 지내면 문을 열 수 있을 거예요. 조금만 더 강해지면 될 것 같으니까요.”
라는 태연한 답을 내놓는다.
“나한테 불러달라고 할 생각은 안 해봤어?”
“네?”
“응?”
“서방님이 어떻게요?”
“…내가 널 어떻게 여기로 데려왔니?”
“어? 그거야……? 엑?! 에에엑?!! 그거 이렇게도 사용할 수 있는 힘이었어요?!”
“어휴. 모르면 좀 주변에 물어볼래?”
“와아! 서, 서방님! 서방님! 우리 애들 좀 꺼내주세요! 헤헤! 빠, 빨리요!”
자신을 타박하는 말에도 아무것도 듣지 못한 것처럼 제 할말 만 쏟아내며 재촉하고 보챈다. 평소답지 않게 뭔가 급하다고 할까?
“애들을 꺼내서 뭘 하려고?”
“헤헤. 우리 애들이 나오면요~. [요정의 신방(新房)]을 만들 수 있어요.”
신방(新房)? 그 신랑 신부가 첫날밤을 치르도록 만든 방을 말하는 건가? 그걸 왜……?
“[요정의 신방]은요~. 요정의 장난이 잔뜩 모인 곳이에요.”
“그래서?”
“그래서 접촉한 존재를 일정 시간 동안 요정으로 만들어줘요.”
“??”
“헤헤헤―♥”
순수하고 해맑은 웃음과 반대로 나를 보는 조이의 눈은 형광 핑크 하트가 그려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고, 입술을 핥는 혀는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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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혹 작품 후기에 작가의 말이 하나도적혀 있지 않은 경우가 있을 겁니다.
그때는 눈이 아픈 작가를 대신해서 맞춤법 퇴고와 업로드를 동생 녀석이 하는 겁니다. 네.
추신.
화이트데이네요?
네.
조금 모자라지만.
269. 조금 모자라지만.
조금 모자라지만 착한…….
잠깐만 내 주변에는 왜 다들 저런 수식어가 어울리는 여자들이 많은 거야?
조금 모자라지만 사람은 좋은 유다연?
조금 모자라지만 속마음은 따뜻한 릴리 로즈?
조금 엉뚱하지만 나만 바라보는 소피아 로렌?
“어휴.”
아무튼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조금 모자라지만 착한 조이는,
“어? 어어?! 지, 진짜? 진짜로?!”
내가 연 [차원의 문]을 너머를 보면서 날개를 파르르 떨면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들어가자.”
“네? 네네!”
영유아 엘프 아기들을 구할 때의 엘라나 [엘븐나이츠]와 달리, 조이는 [차원의 문]을 넘는 걸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어머! 어머! 지, 진짜야! 진짜 내 새끼들이!”
그녀와 내가 들어온 곳은 오래되고 버려진 화원과 같은 느낌이었다. 곳곳에서 시든 커다란 꽃들이 흐드러지게 존재했다. 꽃봉오리를 굳게 닫고 있는 꽃들이 주변에 가득했다.
“요정은?”
이렇게 시들어버린 화원에 요정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요정은커녕 곤충도 살지 못할 것 같은 화원 위로 조이가 뽀르르 날아갔다.
그리고 한껏 숨을 들이키더니,
“일어나아―!!!”
대뜸 소리를 빽 질렀다.
“이게 뭔…….”
일어나긴 뭘 일어나? 누가 자고 있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자고 있다고 해도 저렇게 깨우면 오히려 일어나고 싶어도 안 일어나겠다. 빡쳐서.
하지만 내 예상은 완벽하게 빗나갔다.
파스슷―.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던 화원에 연한 봄바람이 불어오더니,
“일어나아아아!”
다시 한번 내지른 조이의 외침은 눈에 보일 정도로 순수하고 진한 자연력을 품고 화원에 퍼져나갔다. 그리고 보니 조금 전 불었던 바람이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제일 늦게 일어나는 녀석은 일주일 동안 거름통 청소야!!”
조이에게서 엄청난 양의 자연력이 흘러나오면서 생긴 여파였다. 그리고 저 어딘가 모자라 보이면서도 엉뚱한 협박이,
“나! 일등이에요!”
“나도! 일등입니당!”
“나! 일등일걸요?”
“일등이에여~. 아마도?”
…
생각보다 엄청난 효과를 보였다.
‘도대체 요정들에게 거름통 청소는 뭘까? 화장실 청소 비슷한 건가?’
“좋아! 아직도 못 일어난 녀석은 없지?”
“네에~!”
“네에!”
…
“여기 이 사람으로 말할 것 같으며언……!”
“인간!”
“인간이다!”
“인간이에요!”
“인간! 인간!”
…
무슨 황금 고블린을 발견한 미궁 모험가처럼 우르르 달려와 내 주변에서 ‘인간’이라는 단어를 열심히 반복한다.
“이것들이! 다들 조용히 해!”
그리고 금방이라도 내게 달라붙으려던 요정들을 바람으로 후려쳐 날려 버린 조이가 내 앞에 서서 요정들을 험악하게 노려봤다. 마치 나를 보호하려는 것처럼.
“이 분은 내 서방님이야!!”
“에잉! 하여튼 누가 노처녀 아니랄까봐!”
“욕심쟁이!”
“나도 서방님 갖고 싶어요!”
…
“닥쳐! 이것들이! 빨리 나갈 준비나 해!”
와글와글 떠들어대는 요정들을 윽박지르기로 무시하고 요정들을 재촉했다. 윽박지르는 조이도 그리고 윽박지름은 당하며 바람에 처맞고 날아다니는 요정들도 투덜대는 말과 달리 행복한 웃음을 보이고 있었다.
“일단 나가자.”
“네. 서방님.”
먼저 요정들이 줄지어 [차원의 문]을 통과하고, 가장 마지막에 조이와 함께 [차원의 문]을 나서자,
“우와아아!”
“엄청 신기해!”
“꽃이 없는데?! 불편하지 않은데?!”
“나무가 없어도 따뜻해!”
…
[성소] 안에서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요정들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누가 보면 너네들 집인 줄 알겠다.“조용!”
조이의 호통에 사방팔방 날아다니던 요정들이 모두 그녀 앞에 모여 섰다. 처음에는 정신이 없어서 얼마 안 되는 줄 알았는데, 요정의 신장이 작아서였던 건지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천 명은 넘는 것 같았다.
“지금부터 우리가 의탁할 곳은 서방님이 주인인 땅이다. 꽃도 가득하고, 풀과 나무도 잔뜩 있지.”
“우와아아!! 조이! 조이! 조이!”
“꺄아아아! 조이! 조이! 조이!”
…
“무엇보다 세계수 아줌마가 사는 곳이지. 엄청 좋아.”
“와아아! 아줌마! 아줌마!”
“와아아! 아줌마! 아줌마!”
…
아줌마라니? 세계수라고 외쳐야 하는 것 아니니? 얘들아?
“그러니까 이제부터 나가면 사고 치지 말고! 아무 인간이나 덮치지 말고! 알았어?”
“네에!”
소풍날 유치원 버스 안에서 주의사항을 전하는 선생님과 병아리들이 나누는 대화 같은 조금은 이상하고 지나치게 발랄한 대화를 끝으로 조이는 내게 날아왔다.
“가시어요. 서방님.”
“그래. 그러자.”
그래. 뭐, 될 대로 되라지. 나도 모르겠다. 이제는.
“그런데 왜 인간을 덮치지 말라는 말을 하는 거야? 여러 종족이 있는데?”
아까도 나를 보며 ‘인간’이라는 말을 외치면서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던데?
“오크나 고블린 같은 몬스터를 제외하면 유사인종 중에 인간이 가장…….”
“가장?”
“성욕이 높으니까요.”
“응?”
“엘프는 자기 종족끼리도 섹스를 잘 안 하잖아요?”
“엥? 엘프가 그래? 엘라나 미라그로는 안 그러던데?”
“그거야……. 그들의 반려가 서방님이시잖아요? 서방님도 인간이시고요.”
“응?”
“종족이 다르면 미의 기준이 생각보다 다르답니다. 서방님. 예를 들면 엘프가 엘프를 바라보는 미의 기준은 정령 친화력과 매끈한 다리 그리고 길쭉한 귀에 집중되어 있어요. 그렇기에 엘프는 다른 종족과 잘 맺어지지 않아요. 그럴 수가 없죠. 하지만 서방님은 엄청난 정령 친화력에 경지를 높이시면서 마력의 영향으로 다리도 매끈하시니까. 그럴 수 있죠?”
“고맙다?”
“아무튼, 그런 것에 반해 인간은 조금 특이하죠. 얼굴에 털이 나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수인족과도 성교나 결혼이 가능하고, 엘프는 물론이고, 반인반마 같은 종족도 얼굴과 신체가 인간이라면 꼬리나 날개가 달려 있다고 해도 딱히 문제 삼지 않아요. 오히려 더 좋아하는 인간들도 있고요.”
“어. 어…….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