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71
A등급
[근력 11] [민첩 11] [체력 11] [내구 11] [마력 11] [염화 11] [유성 11]〈고유 능력〉
1. 화염 마법 ― 극(極) [Rank: Abyss]
2. 별빛 마법 ― 극(極) [Rank: Abyss]
3. 원시 마법 [Rank: Abyss]
────────────────
『네.』
“이 종족은 괜찮은 거야? 엘프하고 사이가?”
『네?』
“응?”
『음.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예비 관리자님.』
“엘프와 다크 엘프는 서로 적대적인 거 아니야?”
『엘프와 다크 엘프는 모두 마력을 사용합니다. 외형도 비슷하죠. 인간으로 치면 백인과 흑인의 차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정도라고?”
『네. 그렇습니다. 물론 서로 약간의 껄끄러움은 있지만, 그것은 지금 [주도]에 있는 모든 종족이 처음 만났을 때 느끼는 껄끄러움과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뭐지? 내가 알고 있던 그런 게 아닌가? 다크 엘프는 마왕의 편에 서서 마기를 다룬다거나? 세계수랑 안 친하다거나?”
『예?』
짧은 ‘예?’라는 반문에는 ‘선풍기 틀고 자면 죽어!’라는 괴담을 진실로 믿고 있는 철없는 여동생의 말을 들은 것 같은 느낌이 담겨 있었다.
“어. 아니었어?”
『네. 애초에 두 종족 모두 세계수에서 태어났습니다. 편백 나무 같은 밝은색 계통의 세계수에서 하이 엘프가, 흑단 나무처럼 어두운 계열 세계수에서 딥 다크 엘프가 태어납니다.』
“돌겠네. 그럼 서로 친해?”
『딱히 친하고 말고 할 게 없습니다. 데면데면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예비 관리자님.』
“뭔가 상식이 뭔가야. 젠장. 일단 그럼 다크 엘프는 넘어가고. 다음은……. 천인족?”
────────────────
〈차원 방랑자 정보〉
1. 이름(Name): 루시아 칼리번
2. 종족(Tribe): 천인족(Celestials)
3. 소속(Clan): None
4. 직업(Class): 상품천사(First Sphere)
5. 신체(Status)
A등급
[근력 11] [민첩 11] [체력 11] [내구 11] [마력 11] [신앙 11] [신성 11] [빛 11]〈고유 능력〉
1. 신성전투술 [Rank: Abyss]
2. 승리의 나팔 [Rank: Abyss]
3. 영광의 찬송 [Rank: Abyss]
────────────────
“천인족이라고 되어 있는 얘들, 설마 천사야?”
『예비 관리자님께서 생각하는 천사와는 조금 다릅니다. 그들은 마력 대신 신성력을 사용하고, 날개가 달렸지만 인간 쪽에 더 치우친 조인족이라고 보는 게 이해하기 편하실 겁니다.』
“그럼 머리 위에 그건 없어? 형광등 같은 거?”
『엔젤링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아. 그래. 그거.”
『없습니다. 그들은 방금 설명드린 대로 신성력에 특화된 인간에 가까운 조인족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천인족에게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뭔데?”
『신앙의 대상이 생기면 맹목적으로 따르며, 맹목적으로 따를수록 종족 전체가 강해집니다.』
“……나?”
『예. 그렇습니다. 예비 관리자님.』
돌겠네. 소피아가 굴린 눈덩이가 여기까지 굴러온다고?
“하아……. 그건 나중에 확인하자. 그럼 마지막으로 성인족(星人族)? 저 성은 별 성(星)자인데?”
────────────────
〈차원 방랑자 정보〉
1. 이름(Name): 알코르 미자르
2. 종족(Tribe): 성인족(星人族)
3. 소속(Clan): None
4. 직업(Class): 태을성(太乙星)
5. 신체(Status)
A등급
[근력 11] [민첩 11] [체력 11] [내구 11] [마력 11] [성력 11] [기력 11]〈고유 능력〉
1. 탐랑(貪狼) [Rank: Abyss]
2. 거문(巨門) [Rank: Abyss]
3. 녹존(祿存) [Rank: Abyss]
4. 문곡(文曲) [Rank: Abyss]
5. 염정(廉貞) [Rank: Abyss]
6. 무곡(武曲) [Rank: Abyss]
7. 파군(破軍) [Rank: Abyss]
────────────────
『그렇습니다. 예비 관리자님. 성인족은 별의 기운을 진하게 타고나는 종족입니다. 별의 힘을 타고나서 태생부터 엄청 강하지만, 단점으로 그래서 손이 엄청 귀해, 자손을 낳지 못해 멸망하는 종족이 생길 정도입니다.』
“음……. 손이 귀하다? 성욕이 없는 건가?”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더러운 피가 섞이면 안 된다며 근친혼을 자행해서 유전적인 문제가 생기기도 했고, 별의 힘을 지니고 태어나는 종족이기 때문인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태어나기도 했고, 유독 별의 힘을 지닌 남성은 성욕이 없어서 자손을 늘이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허어…….”
『나중에 최초의 문곡성의 기운을 타고난 존재가 근친혼이 위험하다는 걸 알라지 않았다면, 저들은 차원 공방전이 아니라, 유전병으로 인해 자멸했을 겁니다.』
돌겠네. 뭐 이런 종족이 다 있어?
『체계가 어느 정도 잡히려는 시기에 갑자기 시작된 차원 공방전에 성인족과 그들을 신처럼 떠받들며 살던 보통의 인간들이 대부분 사망했고, 그렇게 차원 방랑자가 되었습니다.』
“그래. 알았어.”
몇 가지 더 궁금한 게 있었지만, 일단 어차피 다 소환할 거라서 각각의 종족에 대한 질문은 뒤로 미뤘다.
『선택하셨습니까?』
“그래. 알코르 미자르. 성인족(星人族)으로 하자.”
『태을성(太乙星)의 기운을 품은 성녀(星女). 병란·길흉·화복·생사를 담당하는 신성한 별. 알코르 미자르를 소환합니다.』
바이올렛 랭크 이후, [성소]에서 소환하는 과정에 변화가 있었듯이, 어비스 랭크 이후인 지금도 변화가 있었다.
이전처럼 충격이 있지도, 무언가를 회상하지도 않았다. 그저 내 앞에, 그러니까 [성소]의 중앙에 내가 선택한 [차원 방랑자]인 알코르 미자르가 나타났을 뿐이다.
“어? 아!”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몰라 당황한 얼굴이던 여자는 순간 나를 발견하고서야 안도의 탄성을 토해낸다.
“안녕?”
“아, 아, 안녕하십니까!! 처, 처음 뵙겠습니다! 성스러운 별의 현신이시여!!”
왜 인터넷 밈 중에 그런 말이 있잖은가. ‘인사 오지게 박겠습니다.’ 이런 거. 지금 저기 있는 저 여자가 딱 그 밈을 현실로 그려 놓은 것 같은 행동을 한다. 90°를 넘어 110°는 될 정도로 바짝 접은 허리와 힘 없이 내려놓은 두 팔의 모습을 보면 말이다.
그런데 그런 모습과 외형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내게 기괴함을 느끼게 했다.
흑단 같은 긴 머리가 곱고 곧게 내려와 날개뼈에 닿고, 갸름한 달걀형 외형에 눈매는 ‘수려하다’는 말이 딱 어울리게 휘어져 있어 웬만한 사람은 그녀와 눈이 마주치면 눈을 떼기 힘들 거다.
가늘고 긴 팔과 다리와 달리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를 강조하려는 듯 육중한 가슴은 탄력적이고, 탱탱한 엉덩이는 도발적이었다.
장점을 모아 그림으로 그려 놓은 것 같은 동양의 미녀. 그런 존재가 바로 지금 소환한 알코르 미자르였는데.
‘누가 보더라도 저건 문신돼지가 해야 할 법한 인사법이잖아!!!’
오지게 인사를 박는 듯한 포즈를 취한 걸 보면 인지부조화가 일어날 것 같았다.
‘그 얼굴, 그 몸을 그렇게 쓰지 말라고!!’
“이, 일단 좀 일어나.”
빠르게 거리를 좁혀서 굽히고 있던 어깨를 끌어올리면서 다시는 이런 식으로 인사하지 말라고 부탁과 경고를 반반 섞어서 말해주고는,
“반가워. 내가 널 소환한 이요한이야.”
제대로 된 인사를 할 수 있었다.
“알코르 미자르라고 합니다! 위대한 존재시여!”
“그 위대한 어쩌고는 하지 말자. 와. 방금 손발이 없어질 뻔했어.”
“소, 손발이 말씀이십니까? 제, 제가 죽을죄를……!!”
“아. 너 되게 고지식하구나? 조선 사람 느낌인 건가? 그치?”
“네?”
“아니야. 너한테 물어본 게 아니라.”
『제게 질문하신 겁니다. 그리고 그렇습니다. 예비 관리자님.』
“흐음. 그렇구만.”
뭐가 뭔지 이해하지 못한 얼굴로 나와 천장을 번갈아서 휙휙 보던 알코르 미자르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귀를 빨갛게 물들인 채로.
“그건 뭐, 유다연이랑 릴리 로즈 사이에서 일주일만 지내면 없어질 테니까.”
“네. 네?”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비 관리자님.』
“그렇지? 우리 유다연이와 릴리가 그 정도라고.”
『네.』
뭐지? 저 아련하게 여운이 남는 대답은? 왠지 엄청 불쌍하게 나를 바라보는 것 같은 눈동자가 느껴져?! 왜?! 나, 나는 해, 행복한데?
“음. 일단 간단히 차원 〈지구〉에 대해서 설명해줄게.”
“네! 경청하겠습니다!!”
크게 대답하는 알코르 미자르의 반짝이는 검은색 눈동자 안에는 별이 가득했다. 비유가 아니라, 진짜라 작은 별 일곱 개가 반짝이고 있었다.
“너 눈이?”
“네? 아! 소녀 부족하지만 일곱 별을 품고 있습니다.”
부족하다고? 설마.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하지 마. 고유 능력이 무려 일곱 개던데?
“일단 나가자.”
『음? 예비 관리자님. [차원의 문]은 이용하지 않으시고요?』
“아무리 그래도 여기가 무슨 아무것도 모르는 청년들을 강제로 버스에 태워서 우르르 데려가는 신병훈련소도 아니고, 그런 식은 너무하잖아? 알코르를 비롯해서 앞으로 소환할 [차원 방랑자]는 여기가 아무것도 모르는 차원일 텐데, 최소한 이곳에 처음 발을 딛는 순간만큼은 일대일로 소개시켜주려고.”
『그렇습니까? 이해했습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예비 관리자님.』
전혀 이해하지 못한 말투였다. 오히려 ‘그걸 왜 신경 써 줌? 오히려 초대 받은 것에 절을 해도 모자랄 판인데?’라는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고 할까? 진짜로 전해졌다.
그래도 뭐, 그렇잖은가. 오랫동안 아무것도 없는 차원의 틈에서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가―사실 결말은 정해졌지만, 겉으로 보기에는―전쟁이 한창인 〈지구〉에 소환된 건데.
“가지. [주도]와 다른 가신(家臣)을 소개시켜주지.”
“네! 위대한……!”
“어허! 그거 아니라까?”
“그, 그러면 뭐라고…….”
“그냥 요한 씨나 그게 좀 어려우면 요한 님이라고 하자. 위대한 어쩌고 하지 말고. 난 전혀 그런 존재가 아니니까.”
“네, 네. 요한님.”
그리고 일곱 개의 별을 눈동자에 품고 있는 알코르 미자르를 데리고 [주도]로 안내했다. 성인족(星人族)이라는 종족은 엘라와 소피아는 물론이고 가장 다양한 방면의 지식을 지닌 즈마제비티조차 처음 들어보는 종족이라며 흥미를 드러냈다.
그리고,
“만복(晩福)과 복덕(福德)을 다스리시는 거문성(巨門星)의 힘이시여. 이 복스러운 땅에 강림하여 식복(食福)과 농업(農業), 어업(漁業)이 풍족하게 하소서!!”
[성벽]도 아니고, 세계수 밑에서 시전한 그녀의 고유 능력 [거문(巨門)]은 [농장]과 [광산], [항만] 같은 생산 시설에 관여하여 생산량을 1.5배로 증가시켰다. [생신(生神)]의 권능으로 2배로 늘리려면 엄청난 양의 신앙심 수치가 필요했다는 걸 고려하면 그녀의 고유 능력은 대단한 것을 넘어 경이로운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더욱이,
“무곡(武曲)의 성군(星君)이시여. 우리의 적을 무찌를 힘을 주소서.”
[성벽] 위에서 그녀가 시전한 고유 능력 [무곡(武曲)]은 대규모 버프이자,“강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