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78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내일이 완결이라고 자까가 그러네요. =ㅅ=
그리고 오늘은 자까 동생인 저의 생일 。·͜·。
자까를 뜯어먹겠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쟁이, 종말이, 멸망이, 아포칼립스가 끝났다.
279. 전쟁이, 종말이, 멸망이, 아포칼립스가 끝났다.
깊은 절망이라고 하는 심연의 지배자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놈의 행선지가 어디인지 짐작이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지구에 갔구나!’
태연한 척 하지만, 속마음은 절대로 태연하지 않았다. 오히려 타들어가는 것처럼 답답하고 괴로웠다. 하지만 그걸 내색할 수는 없다. 절대로.
“지구에 갔나 본데?”
“아!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아직 차원 공방전이 끝나지 않았고, 〈심연〉은 강자를 전송하는데 있어서 페널티가 없으니까요. 얼마든지 지배자의 의지에 따라 지구로 전송할 수 있습니다.”
“그러게.”
“흠.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멍청한 선택을 했군요. 그 머저리 같은 놈.”
“멍청해?”
나는 제법 괜찮은 수라고 생각했는데? 혹시라도 [성벽]의 방어가 뚫려 우리 가족 중에 누군가 인질로라도 잡힌다면 난 정말 눈이 뒤집어질 것 같거든.
“영지에 드라이어드의 성자와 요정 여왕이 남아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용병 여왕도 있고 말입니다.”
“응. 그렇지. 로파이랑 데이커 베스마도 있고.”
“아. 맞습니다. 두 드워프 족장도 있었네요. 허. 드워프까지. 생각하고 보니 놈은 죽을 자릴 찾아간 것 같습니다.”
“응? 그 정도야?”
“만약 요정 여왕과 드아이어드 정령 성자가 지키는 땅을 점령하고자 한다면 저와 귀여운 드래곤 님이 모두 덤벼도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수성에 특화된 드워프도 있다? 어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픈지 이마를 부여잡고 머리를 흔들었다.
“그렇단 말이지?”
아직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심연의 기운을 바라보면서 마력 포션을 재차 마시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주군.”
“응?”
무언가 더 중요한 할 말이 있다는 듯이 제티가 입을 열었을 때, 나는 그녀가 하려던 말이 내가 생각한 것과 같은 내용일 거라고 짐작했다.
“놈은 자신에게 한 없이 유리한 전장을 버리고 자신을 배척하고 증오하는 전장으로 제 발로 걸어 들어간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정말이지 멍청한 짓이죠.”
“어?”
하지만 내가 생각한 것과 전혀 다른 말을 꺼냈다.
“저희라고 차원이 멸망하는 시점에서 마지막 발악으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겠습니까? 하지만 오히려 상대 차원으로 무턱대고 들어가는 건 자살하는 것을 넘어 오히려 상대에게 붙잡혀 적의 전력이 될 수도 있어서 포기한 겁니다.”
“하긴 심연은 말할 것도 없고, 리치 군주 차원에 들어갔다가 사로잡히기라도 하면……. 언데드가 되겠구나. 그것도 완전 최상위 언데드가.”
“맞습니다.”
“심연에서 놈은 쉽게 죽지 않고 쉽게 지치지 않으며 말도 안 되는 효율을 지닌 몸이었지만, 그건 놈이 심연에서 태어나서 심연의 지배자가 되었기에 누릴 수 있는 힘입니다.”
“꿀꺽. 빌어먹을 마력. 어비스 랭크에 올라도 이렇게 부족하다니.”
“…그건 주군께서 열 개에 달하는 권능을 동시에 운용하고 계시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
그렇구나. 멍청한 소리를 내며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나는 조금 다른 걸 생각했는데.”
“다른 것 말씀이십니까? 주군?”
“응. 놈은 타임 어택을 하고 있다고 말이지.”
“시간제한……. 아, 우리가 여기 있는 놈들을 다 쓸어버리고 복귀하기 전까지 놈이 [주도]를 점령해야 한다는 것 말씀이십니까? 음. 제가 생각하기에 그놈의 성격이라면 몇 번 두드리다가 안 될 것 같으면 도망칠 것 같습니다.”
“응? 또? 어디로?”
“하지만 그게 실패하겠죠. [주도]에는 그녀가 있으니까요.”
“그녀?”
“용병 여왕, 흑요수 말입니다.”
“음 그래?”
“저희도 한 때 묘인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 배척 받아서 멸족했죠. 묘인족이 배척 받은 이유는 그들 부족의 독특한 상식 때문입니다.”
“독특한 상식?”
“전투가 벌어지면 무슨 수를 쓰든 이기라. 정정당당하게 싸우다가 패배하는 멍청이가 되지 마라.”
“어……. 음.”
딱히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고개가 끄덕여지지도 않는 약간 애매한 느낌의 상식이다.
“그래서 묘인족 용병은 전장에서 가장 먼저 계약해야 할 용병일 정도로 인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흑요수는 그런 용병의 정점인 용병 여왕이고 말입니다. 더욱이 주인이 있는 묘인족은 모든 것을 주인을 위해서 사고하고 행동합니다. 지금쯤 아니, 놈이 [주도] 근처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 흑요수는 놈을 사로잡을 계략을 세웠을 겁니다. 그녀는 그런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겠네?”
“여기만 정리하면 될 겁니다. 그나저나 주군 괜찮으십니까?”
“꿀꺽. …괜찮아. 안 괜찮아도 괜찮아야지. 마력 포션 때문에 배가 부를 줄이야. 소변이 마렵지 않아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빌어먹을 놈이 터트린 심연의 역류는 생각보다 길어졌다. 노린 건지 아니면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역류한 기운이 이리저리 흐르면서 그 안에 숨은 [심연의 짐승]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그래. 뭔가 마지막 보스 느낌인데, 그 보스가 강력한 게 아니라, 게임을 좆 같이 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만약에 그 놈이 제티의 예상대로 ‘생포’되어 있다면,
‘제발 죽여달라는 소리가 나오게 만들어준다.’
그렇게 다짐하며 이를 악물었다.
“꿀꺽. 빌어먹을.”
…가 다시 입을 열고 포션을 마셨다. 뒈지겠네. 이거.
* * *
요제프와 조이 퓌쉬스가 장난처럼 꺼낸 말이 실제로 이뤄지자 둘은 서로를 잠시 바라보다가 씨익 웃으며 곧장 몸을 움직였다.
“야아아아!! 전부 튀어나와아라아아아아아!!”
조이는 그대로 영지 중앙을 향해 날아가면서 소리를 질렀다. 그녀의 외침은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아니었다. 빽빽거리는 사이렌과 같은 소리는,
“아오. 누가 저걸 여왕으로 뽑은 거냐고!”
“시끄러워 죽겠네! 막 인간 남자 한 명이 넘어오기 직전이었는데!”
“휴가 아니었냐고오!”
…
요정에게만 들리는 소리였다. 요정들이 하나 같이 날아오르며 [주도]에 있던 인간과 이종족의 시선을 모았지만, 조이는 모두 무시하고 엘븐나이츠 대표로 남아 있는 이를 향해 날아갔다.
“적이야. 엄청 강해보이는 놈. 인간들은 [성벽] 근처에서 떨어뜨리고 중앙에 모이라고 해줘. [엘븐나이츠]는 바이올렛 랭크 미만은 없지?”
“없습니다. 그런데 적은 몇입니까?”
“하나.”
“예?”
고작 하나의 적에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거냐는 기색으로 되묻는 [엘븐나이츠]의 조장 에리카에게,
“그런데 강해. 엄청.”
짧게 그렇게 설명하고는,
“아! 동문이야.”
괴물이 나타난 곳을 말해주고 날개를 움직여 빠르게 사라졌다. 종잡을 수 없는 행동에 고개를 흔들던 에리카은,
“실라이론. 소식을 [엘븐나이츠]를 전원 소집해주세요. 그리고 방금 요정 여왕이 말한 전달사항을 [주도]에 전파해주시겠어요?”
바람의 상급 정령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 주변으로 하급 정령인 실프가 모이는 걸 눈으로 확인한 에리카는 한숨을 내쉬면서 조이가 날아간 서쪽 성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문제는……. 없으려나?’
그녀는 현재 서문에 있는 가신 둘과 방금 요정 여왕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흩어지는 것처럼 사라진 한 명의 가신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드래곤 로드가 쳐들어와도 개 같이 처맞고 도망가겠지.”
“누가 개 같이 처맞아?”
하나둘 도착한 [엘븐나이츠]를 보면서 에리카은,
“강한 적이 나타났다고 하니까 아직 성년식을 치르지 못한 아이들과 아가씨, 도련님을 [왕국] 안으로 모셔 엄중히 보호한다. [창천의 날개]에 협조를 요청하도록 하고. [마법사의 탑]과 [기사단 숙소]에 소식을 전해서, [마법사의 탑] 소속 마법사는 서문으로 보내고, [기사단 숙소] 소속 기사는 [주도] 내부 치안 관리를 맡겨.”
빠르게 해야 할 일들을 분리하고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서둘러 서문으로 이동한 에리카은,
“저건……!”
그녀의 기나긴 생을 통틀어도 처음 보는 지독한 심연의 기운을 풍기는 것에 놀라고,
“꺄하하하! 더! 더 열심히 주먹을 휘둘러야지이!!”
그런 존재를 가지고 노는 요정 여왕의 기괴함에 기겁했다.
“왔니?”
그리고 태연하게 옆으로 다가온 정령 성자 요제프에게,
“저, 저게 다 무엇입니까?”
그렇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그거 아니? 준비된 마법사의 땅에서 싸우지 마라는 말?”
“아, 압니다.”
왜 모를까. 에리카가 마법사인데. 그녀 역시 자신만의 마법 공간에서 전투하면 반 수 위의 존재라도 승리할 수 있는데.
“요정 여왕의 마법은 고대 마법면서 요정 마법이지. 고대 마법이기만 해도 괴랄할 텐데, 거기에 특이하고 기괴하기로는 손에 꼽는 요정 마법이다? 그리고 그런 요정 마법으로 떡칠 된 땅을 침범한다?”
“…….”
“저렇게 되는 거지.”
요제프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에는 7-8m 정도 되는 불길한 기운을 내뿜는 고블린을 닮은 무언가가 제대로 균형을 잡지도 못하고 휘청거리는 모습이었다.
“차원에서 나오지도 못하는 찐따 같은 요정 따위가아아―!”
그렇게 외치며 깊은 절망이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하자 그의 주변을 감싸며 인지부조화를 일으키던 마법이 ‘쨍!’하는 소리를 내며 빠르게 깨졌다.
자신이 부여하고 준비한 마법이 깨졌음에도 조이는 여전히 깔깔 거리며 웃는 걸 멈추지 않았다.
“응~. 다시 하면 그만이야~.”
어디서 배운 건지 이상한 말투를 쓰면서 그녀가 귀여운 손을 흔들자 깨져나갔던 마법보다 2배는 많은 마법이 부여된 가시덩쿨이 깊은 절망을 휘감았다.
“요제프~.”
“알았네. [사계(四季) ― 겨울(冬)].”
그녀의 고유 능력이 발현되자 [성벽]을 비롯한 [주도] 전체에 설치된 [고대 요정 마법]이 요제프에게 호응한다. [성벽]에 어비스의 영롱한 검은빛이 요제프에게 스며들었고,
“[엄동설한(嚴冬雪寒)].”
요제프의 의지에 따라 줄기를 뜯어버리며 발광하던 깊은 절망의 주변으로 겨울이 찾아왔다.
“이, 이, 이게, 무, 무, 무엇……?”
[엘리멘탈 세인트]라는 클래스를 가진 요제프가 발현한 겨울은 단순히 춥다는 환경을 구현하는 게 아니다.그녀가 지정한 것을 제외한 모든 것이 얼어붙는다. 운동 에너지가 급감한다. 깊은 절망은 자신의 팔을 들어올리는데 평소보다 20배의 힘이 들어가는 것에 기겁했다.
“두, 두고 보……!!”
그래서 그의 무언가 상식이 어긋나는 것 같은 이 공간에서 일단 멀어지고자 했다. 평소보다 스무 배의 힘을 들여 몸을 움직이고, 마기를 있는대로 방출해 자신을 방해할 것 같은 기괴한 힘을 대비하며 몸을 띄우려던 찰나,
“헉?”
언제부터 거기에 있었는지 모르게 고양이 수인의 존재감이 드러났다. 그 존재감을 인지하는 것보다 깊은 절망을 먼저 찾아온 것은,
스콱―.
두 다리를 불 속에 집어 넣은 것 같은 고통이었다.
“이, 이게…….”
깊은 절망은 자신이 즉흥적으로 생각하고 계산한 방법과 수억 광년은 떨어진 상황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런 자들이!’
분명히 그가 [심연]에서 인간 수컷을 따르는 강자를 모두 보았다. 그들 하나하나가 엄청난 강자였기에 깊은 절망은 지구에는 그를 막을 수 있는 존재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나가 아니라 셋이나?’
순식간에 두 다리가 잘리고 두 팔이 잘리는 순간에도 그는 그런 의문을 생각하고 있었다. 잘린 두 팔과 다리?
‘셋이나 되는 강자. 특히 저 수인은 위험하군.’
그에게 그런 건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다 잡았다고 방심할 때, 그때 도주한다.’
그리고 깊은 절망이 위험한 수인이라고 평가한 흑요수가 날카로운 검을 검집에 집어넣는 순간,
‘오라!’
사지를 재생하기 위한 절망의 기운을 불러왔다.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