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79
하지만 그의 생각과 달리 깊은 절망의 의지가 닿는 곳 어디에서도 ‘절망’이라는 감정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아 자신도 모르게 육성으로 의문성을 토해냈다.
“왜? 뭐가 잘 안 돼?”
[성벽] 위에서 들려오는 조이의 빈정거림조차 듣지 못할 정도로 당황했다.“로파이!”
쿵―. 쿵쿵.
그리고 거대한 골렘이 그의 앞에 나타날 때까지 깊은 절망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거 좀 잘 포장해줘.”
“그냥 죽이지 않고?”
“주인님이시라면 이 정도 되는 놈을 일부러 놓아주실 리가 없어. 그렇다면 이놈이 꼼수를 부려 도망쳤다는 건데. 다른 곳도 아니고 [주도]에 나타난 이유가 뭐겠어?”
“…인질인가.”
“맞아. 주인님이 돌아오시면 마음대로 사용하실 수 있게 확실하게 포장해줘.”
“맡겨두게. 테이커와 함께 확실히 처리하겠네.”
“그래.”
깊은 절망은 자신을 가공된 고깃덩어리 취급하는 대화를 들으면서도 반항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셋이라고 생각했던 강자가 넷으로 늘어났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절망이 없고 오히려 절망의 반대에 있는 감정인 희망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이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은가!!!’
애초에 인간을 비롯한 지성체의 감정은 일방적으로 플러스 쪽만 존재할 수는 없다. 희노애락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어, 어떻게!’
깊은 절망 입장에서 이곳은 기괴하고 섬뜩한 곳이었다. 넓디 넓은 공간에 희망만 가득하다?
‘도, 도망!! 읍?!!’
본능적으로 자신과 대척점에 있는 감정이 가득한 곳에서 도망쳐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몸은 어느새 완벽하게 구속되어 있었다.
잘린 팔과 다리가 있던 부위에 요제프의 권능 [사계]로 구현한 [가을]과 [겨울]이 휘감고 있었고, 그의 사지가 있던 부분은 조이의 마법으로 엮은 가시넝쿨이 파고들어 땅에 고정시켰다.
목을 비롯한 온몸이 결박된 그의 주변으로 퓨어 드워프 테이커 베스마가 제작한 특별한 기둥이 그를 둘러싸고 깊은 절망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심연의 기운을 흡수 및 정화해 거대한 저장고에 저장시켰다.
그 저장고 근처로 [숲 지기]를 비롯한 연금술사들이 우르르 모여들어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고, 로파이가 제작한 미세 골렘이 깊은 절망의 잘린 몸을 통해 그의 몸 안으로 침투해 끊임없이 고통을 부여했다.
그래.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면 깊은 절망을 둘러싸고 비밀스러운 생체 실험 연구소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서 깊은 절망이 피해자고 로파이를 비롯한 가신들이 가해자처럼 보이는 광경이었지만,
“이거 쓸 수 있을까?”
“국왕 폐하께서 오시면 권능으로 완벽하게 정화할 수 있지 않을까?”
“저 놈 살점인데. 3차 정화를 거쳤음에도 여전히 이런 상태야.”
“음. 어떻게 이런 생물이 존재할 수 있지? 온갖 악의로 구성된 신체라니. 서로 반발해서 무너져야 정상인데?”
…
아무도 그런 것 따위 신경쓰지 않았다.
그렇게 깊은 절망이 [주도]에 나타나고 17시간 29분 41초가 지났을 때,
“영주님이시다!”
“주인님이 오셨어!”
“서방님이?!”
…
이요한이 [차원의 문]을 통해 다시 지구로 건너왔다. [차원의 문]을 통해 건너오자마자 [주도] 분위기를 빠르게 살핀 이요한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드는 가신들을 발견했다.
“하아?”
그리고 거대한 기둥이 기묘한 형태로 심어진 곳에 결박돼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커다란 고블린 몸뚱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거 왜 이대로 둔 거야? 안 죽이고?”
어이없다는 뉘앙스의 질문에 흑요수가 자신이 ‘저것’을 생포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자,
“어떻게 알았지?”
이요한이 그런 멍청한 소리를 내뱉었다. 그리고 어떤 고통을 줄 것인지 고민하던 순간,
『차원 〈지구〉의 예비 관리자 이요한.』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입니다.』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이 등장했다.
『현재 남은 [심연의 짐승]은 하나(1)이며, 한 마리 남은 짐승조차 완벽하게 구속되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에 따라 차원 공방전을 종료하고자 합니다.』
『차원 〈지구〉의 예비 관리자 이요한.』
『당신은 생각은 어떻습니까?』
“그럼 저건?”
『공방전이 종료되는 순간 그것은 소멸합니다.』
『한 가지 충고이자 정보를 드리자면, 차원 〈지구〉에서 행할 그 어떤 고문보다 ‘소멸’의 고통이 압도적으로 고통스럽고 길게 유지될 것을 약속합니다.』
『‘우리’ 역시 그것에 대한 감정이 절대로 좋지 않으니.』
“그래? 그렇다면 말해 뭐 해? 바로 종료지. 아! 우리가 이긴 거지?”
『당연합니다.』
『그렇다면 차원 관리 시스템에게 차원 〈지구〉의 관리자의 뜻을 전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은 무척, 아주 몹시, 많이 당신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관리자 이요한.』
그래. 너희도 고생했어.
“우리가 이겼다.”
이요한이 그렇게 생각을 담담히 그러나 무겁게 입밖으로 꺼낸 순간,
『차원 관리 시스템에서 안내합니다.』
『차원 공방전이 차원 〈지구〉의 승리로 종장을 맞이했습니다.』
차원 관리 시스템이 그의 말에 확신을 심어주려는 듯이 등장했다.
전쟁이, 종말이, 멸망이, 아포칼립스가 끝났다.
― 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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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가장 먼저 지금까지 부족한 작가의 글을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포칼립스에 내 장르만 이상하다??」는 최초 아포칼립스에 건물을 가진 주인공으로 꽁냥거리는 소설을 쓰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글을 준비하고 여러 정보를 모으던 중 동생 녀석이 이것 보라며 뭔가를 보여줬는데.
다른 사이트에서 연재 중인 소설 중에 ‘아포칼립스에 건물주’ 같은 제목의 글이 보여서.
글을 상당부분 엎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바란 아포칼립스에 다들 힘겹게 살아남는 소설이 아니라, 아포칼립스임에도 주인공과 주변 인물이 꿀을 빨면서 해피해피 라이프를 즐기는 것이 최초 목적을 그대로 두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아장상’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만 주인공 이요한과 그 부인들 그리고 그의 자식들의 이야기로 에필로그는 7편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에필로그는 일주일 정도 휴재와 휴식의 시간이 지난 후부터 연재될 예정입니다.
다음에는 최소한 이번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셔서 정말, 진심으로, 독자님들께 감사합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하시는 일에 작은 행운이라도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부족한 작가 심행 拜上
에필로그 01 ― 전쟁이 끝난 그 밤.
280. 에필로그 01 ― 전쟁이 끝난 그 밤.
[주도]에 도착해서 [왕궁]에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방에서 뜨거운 물이 담긴 욕조에 몸을 담그고 나서야 비로소 실감이 됐다.“진짜 끝났구나.”
전쟁이 끝났다는 것이.
실제로 나만 이렇게 느끼는 게 아니다. 유언장을 써놓은 사람이 있을 정도로 엄청난 결의를 품고 떠난 〈심연〉으로의 원정이었다. 그런데 마지막의 전투가 이렇게 허무할 줄이야.
‘우리가 〈심연〉에서 한 전투는 마지막 전투치고는 쉬웠지. 어려운 분투나 격전 같은 의미는 전혀 아니었어. 오히려 더러운 쓰레기장을 청소하는 것처럼 더럽고 불쾌했어.’
이게 소설이었다면 마지막 전투를 이딴 식으로 썼냐면서 작가를 메달아도 무죄가 될 법한 전개였다.
아무튼, 그런 결말이기 때문일까? 차원 〈심연〉에서 전투를 끝내고 영지로 복귀한 이들은 하나 같이 정신이 멍한 것처럼 보였다.
“설마 이래 놓고 진짜 흑막은 다른 존재였습니다~. 이러는 건 아니지? 예를 들어 카르마 포인트라거나?”
『어머. 그 말을 좀 그렇다~.』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이 등장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해서인지 아니면 등장할 때가 되어서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우선 축하해! 예비라는 수식어를 떼고 관리자가 된 것을.』
“고마워?”
축하를 받았으니 대답을 했을 뿐이다. 이게 과연 축하를 받을 일인지는 솔직히 아직도 모르겠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차원 관리자라는 직책? 등급? 아니면 클래스? 뭐가 되었든 그것이 과연 지금의 나에게 얼마나 큰 이득이 되어 줄지 솔직히 감도 잡히지 않는다.
“관리자? 그걸 달면 뭐가 좋은데?”
『어머? 정말 모르니?』
“모르니까 묻지.”
『흐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어디부터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 으음……. 아! 그래. 이렇게 예를 들어보자.』
『심연에서 만났던 어비스 고블린 기억나? 깊은 절망이라는 중2병 가득한 이름을 가진 놈.』
“깊은 절망? 그런 건 모르겠고, 나한테 막 흥정을 시도하려던 멍청이는 있었지. 그게 그건가?”
『맞아. 그 새끼가 차원 〈심연〉의…….』
“관리자였다?”
『응? 아니. 아니지. 그 새끼가 그럴 수가 있나. 그 새끼가 바로 예비 관리자 후보 66정도였어.』
예비 관리자도 아니고, 예비 관리자 후보 66?
도대체 얼마나 단계를 떨어뜨리려는 거야? 그 정도면 우리 유다연이도 가능하겠는데?
『그런 수준임에도 그놈은 〈심연〉이라는 차원에 적지 않은 간섭을 할 수 있었지. 마지막에 그거, 그게 단순히 절망이라는 감정을 쌓아놓는다고 가능할 리가 없잖아? 무려 위대한 존재께서 직접 구현한 [소멸의 벽]인데.』
[소멸의 벽]을 무시하고 댐이 무너진 것처럼 덮쳐오던 [심연]의 기운을 떠올리며 나도 모르게 진저리를 쳤다.『하나의 차원의 관리자라는 건 해당 차원에 대해서 온전히 이해하고 알고 있다는 거야. 그리고 차원을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차원 하나를 관리할 수 있는 ‘자격’을 지니게 된다는 건 상위 존재와 같은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자격’ 또한 갖게 된다는 거야.』
“자격?”
『그래. 자격. 가장 직관적으로 지금 네가 나와 우리에게 반말을 하고 있는 것도 그런 영향인 거지.』
“어? 어라?”
그러고 보니까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는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을 향해 지구의 의지에게 하는 것처럼 말을 편하게 하고 있었다. 그것도 단순히 반말이 아니라, 엄청 편하게.
『너도 모르게 그렇게 하고 있다고? 당연하지. 차원 관리자는 차원 관리 시스템을 부리는 존재이기 때문에 차원 관리 시스템보다 우위로 받아들여지는 존재이니까. 그래서 나와 우리가 예전과 달리 너의 생각을 읽지 못하는 거기도 하고.』
“오. 확실히. 대화가 좀 주고받는 맛이 있었다? 티키타카?”
『그런 거지. 자, 그러면 이제 어떻게 차원을 관리하는지는 네게 배속된 차원 관리 시스템과 논의하기로 하고……. 보상을 선택할 시간이야.』
“보상?”
『지금까지 차원 공방전이 끝날 때마다 보상을 받아왔잖아? 더욱이 이번 심연과 공방전은 여러모로 특별하거든.』
『세 번째 공방전의 승리 보상.』
『차원 〈심연〉이라는 특수성.』
『차원 〈지구〉와 악의 고리 차원 연합과 공방전에서 최종 승리 보상.』
『어떻게 보상을 지금 확인하겠어?』
“당연하지.”
『좋아. 가장 먼저 확정 보상이야.』
『차원 공방전에서 승리하신 것을 축하합니다!』
『가장 먼저 세 번째 공방전 승리 보상으로 500 페타 카르마 포인트를 기여도에 따라 지급합니다.』
“응? 잠깐만 눈이 잘못 됐나?”
500 페타 카르마 포인트……? 50경(京)?
기여도에 따라 지급한다고 했지만, 기여도는 내가 95% 이상일 게 뻔하다. 왜냐하면, 이번 심연으로 원정에서 활약한 존재와 몰래 빈집인 줄 알고 쳐들어온 심연의 지배자를 잡은 게 모두 내 가신(家臣)이니까.
아니나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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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여도 랭킹 〉
1. 이요한 – 97.29%
2. 유다연 ― 0.02%
3. 사나스 샤인스 ― 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