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81
“정말? 나도! 이번에 드워프 아저씨에게 부탁해서 전용 갑옷 장만했더니, 카르마 포인트가 간당간당해. 이거 봐! 날개 뼈 전제를 보호해준다? 마도 공학? 그런 거랬는데? 신기하지?”
“좋은데? 흠. 나도 손과 꼬리에 착용하는 무기를 사려고. 카르마 포인트를 다 때려 박으면 살 수 있는데. 그러면 진짜 [고급 자판기]에서 파는 기본 빵만 먹어야 해.”
“꼬리?”
“응. 우리 호인족(虎人族)은 꼬리도 훌륭한 공격 수단이거든. 그런데 날붙이에 잘못 닿으면 잘릴 수도 있으니까. 라쿤 장인이 만든 장비인데 꼬리에 적합하게 구브러지고 휘어지고 엉키지도 않더라. 으으으으. 그냥 지를까?”
“음. 파견을 확실히 갈 거면, [행정청]에서 파견 지원자를 상대로 카르마 포인트 지원도 해주니까. 사도 되지 않을까?”
“오! 그게 있었네! 가자 가자!! 당장 사야겠어!”
여러 종족이 서로 위화감이나 문화적인 충돌 없이 지내면서 동시에 다른 차원에서 일어나는 차원 전쟁에 용병으로 참여하는 일이 당연하게 일어난다.
그리고 위의 대화에서 짐작했겠지만, 차원 〈지구〉의 주요 화폐는 카르마 포인트였다. 금이나 보석 같은 귀금속도 가치가 사라진 게 아니지만, 카르마 포인트가 우선이었다. 마치 멸망 전에 달러처럼.
그리고 카르마 포인트가 주요 화폐까 되었다는 것은,
“아 맞다! 너 장비보다 랭크부터 올린다고 하지 않았어?”
“아아. 그거? 내가 선배한테 물어봤거든? 그랜드 마스터 경지로 올라가는데 필요한 카르마 포인트가 얼마냐고? 얼만지 알아?”
“그거 오억 정도 아니야? 종족 그리고 클래스에 따라 편차가 있긴 한데, 평균 오억이라던데?”
“그래. 신체 스탯만 오억. 특수 스탯은 또 오억. 내가 선배한테 물어보니까. 우리 호인족은 종족 특성 때문에 신체 스탯 벽을 넘을 때 들어가는 스탯은 삼억에서 사억 정돈데, 특수 스탯 벽을 넘을 때는 훨씬 많이 든다더라. 그래서 포기했어. 무기를 맞추고 그리고 파견 나가서 카르마 포인트 왕창 벌어서 벽을 넘으려고.”
“흐음~. 뭐, 나쁘지 않지.”
지구 출신 각성자가 아니라고 해도 상태창을 다룰 수 있다는 뜻이었다. 당연히 자연스럽게 되는 게 아니라, 이요한이 차원 관리자로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이번에는 누가 파견 대장일까? 엘라 님은 첫 번째 차원에 파견 후 돌아오신 지 얼마 안 되셨으니 안 가실 거고? 아리아나님은 아직 두 번째 차원에서 돌오지 않으셨으니까……. 몇몇 가신분들은 주도 밖으로 잘 안 나가시는 걸 고려하면……. 천인족이신 루시아님일 가능성도 있겠지? 그러면 좋겠다. 전투 비행술 조언 좀 받게.”
“루시아님? 나쁘지 않지. 나는……. 흑요수님이었으면 좋겠는데.”
공방 협약으로 차원 전쟁을 돕기 위해 파견 나가는 이들을 이끄는 건 가신 중 한 명이었다. 무작위로 선택되는 건 아니고, 해당 차원의 환경에 가장 잘 맞는 가신이 선택받는다.
그렇게 조인족과 호인족이라는 새와 호랑이를 닮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여인은 서로 조잘조잘 쉬지 않고 입을 놀리며 [행정청]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어? 즈마제비티님?”
“어라? 조이님도?”
[행정청]에 있는 두 가신, 용인족 즈마제비티와 요정 여왕 조이 퓌쉬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둘이 원한 가신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특이하게도 두 명이나 되는 가신이 동행한다는 것에 둘처럼 [행정청]을 찾은 파견 희망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가신이 한 명만 붙어도 최악의 순간에 아무런 부상도 없이 지구로 돌아올 수 있는데, 이번에는 둘이나 되니까 말이다.
“이번 차원은 주 종족은 고양이다.”
“…묘인족이라는 말씀이십니까?”
“아니. 말 그대로 고양이다.”
“그게 도대체 무슨…….”
“오늘 우리가 자리한 건 경고를 위해서다.”
즈마제비티는 엄청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고양이는 양아치 기질이 있다.”
“…예?”
누군가, 집사 출신의 누군가의 반발심이 담긴 육성이 튀어나왔지만, 즈마제비티는 아랑곳하지 않고 진지했다. 굵은 궁서체였다.
“해당 차원으로 파견 나가거든 절대로 방심하지 마라. 조금만 틈을 보이면 자신의 일을 너희에게 시키는 냥아치를 마주할 수도 있으니.”
“…저기.”
“뭐지?”
“고양이가 아군이 아닌가요?”
“아군이다. 하지만 동시에 냥아치이기도 하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이들도 있었다. 왜 안 그렇겠는가. 고양이는 그저 귀여울 뿐이잖은가.
하지만 파견 차원에 도착했을 때, 모두 알게 되었다. 왜 즈마제비티가 그토록 경고를 했는지를.
“어서 오라냥.”
“어휴. 이제 좀 쉬겠다냥.”
“빨리 나를 쓰다듬고 좋아서 죽겠다고 말하라냥!”
“일해라! 집사야!”
…
냥아치가 한가득이었다. 그것도 말하는 냥아치가.
“차원 공방 협약에 따라 서로 의사소통이 되는 상황이라는 걸 아직 모르는 모양이군. 어떤가? 제군들? 내가 한 경고가? 아직도 과하다고 생각하나?”
“아닙니다.”
즈마제비티의 말이 들리자 그제야 자신들도 서로 대화가 가능한 상태라는 걸 떠올렸는지 수 많은 고양이들이 갑자기 몰래 츄르를 잔뜩 먹은 고양이처럼 벙어리가 되었다.
“파티 별로 특성에 맞는 고양이가 안내를 맡을 거다.”
“…특성입니까?”
“그래. 저렇게 보여도 아직도 차원 전쟁을 유지하고 있다. 전투력이 마냥 떨어지지 않다는 뜻이다.”
“클래스 구분이 어떻게 됨까?”
“여기 고양이의 절반 이상이 마법사다. 그것도 보조 계열 전문 마법사.”
“설마 책을 타고 다니면서?”
“…아니다. 주군께서도 그걸 물어보시던데. 지팡이를 타고 다닌다. 그리고 나머지 계열은 무투 계열과 검사 계열이다. 구분하는 건 어렵지 않다. 지팡이를 품고 있는 고양이는 마법사 클래스, 아무런 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고양이는 무투 계열 클래스, 그리고 장화를 착용하고 있는 고양이는 검사 계열이다.”
“이게 뭐야? 그냥 유미 짝퉁이랑, 냥냥펀치 냥아치, 장화 신은 고양이잖아?”
누군가 그렇게 말했지만 즈마제비티는 알아듣지 못했다. 그리고 시종일관 진지했다.
“전장에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리는 없겠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면 지금 지급하는 구조 신호를 발동해라.”
“발동할 틈도 없이 당할 수도 있잖습니까?”
“그럴 경우에는 [긴급 귀환 장치]로 강제 귀환하게 될 거다. 표식을 남기면서. 그 정도 문제가 벌어지면 나나 조이가 나설 거야. 알겠어?”
“네!”
“첫째도, 둘째도 안전이야. 그리고 괜히 호구 잡혀서 카르마 포인트 낭비하지 말고. 마지막으로 종종 머리 위로 드래곤이 날아다닐 거야. 그 드래곤은 적이 아니라, 용용이들이니까 놀라지 말고.”
“네에!!”
즈마제비티는 빠르게 파티를 짜서 고양이를 안내인을 붙여줬고, 지구에서 온 원군은 빠르게 고양이들의 행성으로 퍼져나가며 전선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물론 당연히 첫날부터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니다.
“아니, 이게 맞아?”
“야야.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 그냥 카르마 포인트에나 집중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고양이 차원에 처들어온 몬스터가 랫맨(Ratman: 이족 보행 쥐 인간 몬스터)인 게 말이 돼?!”
일단 고양이를 향해 이빨을 드러낸 게 쥐라는 것과 쥐에서 출발한 몬스터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는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첫날이 지나기 전에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마법사로서 소양이 높은 고양이들이 렛맨에게 일방적으로 밀린 이유를.
“흐냥냥양양! 좋다. 거길 더 쓰다듬어달라냥…….”
“으아아. 힘들다냥…….”
“하루에 마법을 여섯 번이나 사용했다냐앙…….”
…
“이 녀석들…….”
“엄청 게을러. 행보관을 피해 숨어 있는 말년 병장 새끼 생각나.”
“아아.”
딱히 보기 싫은 건 아니었다. 그냥 두어도 귀여운 고양이가 거대한 마법사 모자를 쓰고, 지팡이를 품에 안고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싫어할 사람이 없으니까.
다만 지금은 전시라는 거고,
“야야! 일어나!”
“베리어! 베리어!”
“돌겠네…….”
여긴 전장 한복판이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안 되겠다. ‘그거’ 꺼내.”
“벌써? 오늘 첫날인데?”
“즈마제비티님이 이럴 거라고 예상하셨잖아.”
“알았어.”
랫맨의 특성 중 하나가 물량인 만큼 랫맨이 드글드글한 전장 한복판에서 사제가 뒷주머니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냈다.
찌익―.
이지 컷 타입으로 한쪽을 찢은 후,
“자, 이게 츄르라는 건데 말이지.”
전장 한복판에서 배 째라는 식으로 누워 있는 고양이들에게 한 꼬집 정도씩만 맛보게 해줬다.
“오오오오오옷!!”
“이것은!!”
“미미(美味)냥!!!”
…
그리고 츄르는 자신은 마력 고갈이라고 말하던 마법사 고양이를 벌떡 일으키는 기적을 선 보였다.
“이제부터 하루에 한 봉. 가장 기여도가 높은 고양이만이 이 츄르를 차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시겠습니까?”
“냥!”
“냐앙!”
“다 뒤졌다냥!”
“원래 쥐는 우리 먹이었다냥!!”
…
츄르로 각성한 고양이들은 과연 원군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전투력을 뽐냈다.
“이럴 수 있는데 안 한 거야? 그동안?”
“이래서 냥치기라는 말이…….”
“절대 츄르를 남발하지 마.”
…
그렇게 〈지구〉에서 파견 원정이 시작된 첫날. 〈작은 것들의 안식처〉의 고양이들은 처음으로 전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
“어떠니? 연희야? 희연아? 그동안 파견 원정의 진실을 듣고 나니?”
“…그래서 엄마. 그 이상한 고양이들 차원이 결국 승리한 이유는 우리 차원에서 파견한 이들 덕분인 건가요?”
“…츄르 때문이라는 거 아닐까? 희연아?”
“그게 중요한 게 아니란다. 딸들아. 그래서 기어이 이번 원정에 참여하겠다는 거니?”
“네.”
“그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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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신.
저는 고양이도 강이도 다 귀엽습니다. 흠흠.
추신2.
아이고 예약을 20시 7분으로 해놨네에에에에!! ㅠㅠㅠㅠㅠ
에필로그 03 ― 공주님들의 외출은 이유가 있다.
282. 에필로그 03 ― 공주님들의 외출은 이유가 있다.
이희연. 이연희.
이 장난 같은 이름을 가진 자매는 차원 〈지구〉에서 엄청 유명하다.
일단 이 자매의 아버지가 무려 〈지구〉의 관리자인 이요한이고, 어머니가 첫 번째 가신이자, 첫 번째 아내인 하이 엘프 엘리아나였다.
이 조건만 있어도 일단 〈지구〉라는 차원에서 유명세를 치르기 충분했다. 태어났는데, 아빠가 이요한? 엄마는 엘리아나? 끝이지 뭐.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다. 쌍둥이는 일단 하이 엘프다. 하이 엘프 앞에 ‘일단’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하이 엘프다. 하이 엘프라는 종족 특성은 단순히 엘프뿐만 아니라 인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이종족과 유사 인종에게 존경을 받는다.
희연희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쌍둥이는 그런 하이 엘프다.
앞의 여러 이유 보다 쌍둥이가 유명한 것을 넘어 사랑 받는 이유는,
“공주니임!!”
“공주님이시다!”
“귀, 귀여어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