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83
“응! 다 주긴다!! 다 주길고야!”
“이희연! 까불래? 엄마가 조심해야 한다고 했지!”
그리고 쌍둥이는 폭주 중이었다.
그렇게 2년 7개월.
차원 〈화려하지 않은 화원〉의 차원 공방전이 끝나는 2년 7개월 동안 쌍둥이는 차원 공방전의 공격과 방어 차원 양쪽에서 유명해졌다.
다크니스 프린세스라는 오글거리는 이명으로.
어떻게 해도 검은색은커녕 선명한 남색 오러 밖에 나오지 않는 두 쌍둥이가 ‘다크니스’이라는 이명과 함께 오글거리는 이명이 붙은 이유는 쌍둥이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서 ‘직접’ 퍼트렸기 때문일 거다.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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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희연희’의 흑역사는 차원 기록에 남겠네요. 어쩌냥 ㅠㅠ
에필로그 04 ― 왕자님은 오늘도 웃습니다.
283. 에필로그 04 ― 왕자님은 오늘도 웃습니다.
이로운은 이연희, 이희연 쌍둥이가 공주님으로 불리는 관계로 당연하게 왕자님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렇다고 진짜 왕자님이건 아니었다. 이로운은 오히려 왕자님으로 불리지만, 취급은 도련님에 더 가까웠다. 그렇다고 이로운의 외모를 지적하는 건 아니다.
마력을 각성하고 세 번의 벽을 넘으면서 완전히 인상이 달라진 이요한과 KTX를 타고 지나가면서 봐도 미녀인 소피아 사이에서 태어난 이로운은 속된 말로 ‘귀티가 좔좔 흐르는’ 외모의 아이였다.
그러니 이로운이 도련님 대우를 받는 건 외모 때문이 아니다.
“오늘도 오셨어요? 왕자님?”
“네. 오늘도 아버지에게 기도할 거예요.”
그 이유는 세상 무익한 말투와 얼굴을 하고 매일 오전에 빠지지 않고 [치료소]에서 [펠리타 성당]으로 변경된 종교 시설을 찾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로운이 말하는 ‘아버지’는 종교적인 의미의 그 아버지가 아니라, 진짜 생물학적 아버지이기도 했기에 저런 말을 하는 이로운을 볼 때마다 성당의 인물들은 이로운을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애지중지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우리 도련님’이 되었다.
밖에서 보는 이로운이 도련님이라면, 이요한을 비롯한 그의 여자들이 포함된 이들이 보는 이로운은,
“어이구. 우리 아들. 또 기도하고 왔어요?”
“네. 작은 어머니.”
“로운아?”
“…네. 작은 엄마.”
“그래, 그래. 아이구~. 내새끼.”
애늙은이였다. 그것도 누가 보더라도 꼬꼬마 주제에 어른인 척하려는 귀여운 애늙은이 말이다.
“로운아.”
“아! 아버지!”
그리고 어찌 되었든 귀여움과 사랑을 받으며 어른인 척 하는 이로운의 얼굴과 행동이 아이처럼 풀어질 때가 바로 이요한과 함께 있을 때였다.
“오늘도 [치료소] 다녀왔니?”
“네! 아버지께 기도드렸어요!”
“그래. 그래.”
이요한은 자신에게 달라붙어 초롱초롱한 눈으로 올려다보는 귀여운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참새처럼 재잘재잘 쉬지 않고 사소한 것 하나까지 다 말하는 아들의 이야기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기억했다.
“신성무투술을 배우고 싶다고?”
“네! 제가 열심히 배워서 아버지를 지켜드릴 거예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이 절절하게 담긴 이로운의 다짐에 이요한의 입꼬리가 한없이 올라간다.
“어머~. 우리 아들은 아빠를 정말 좋아하네~?”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던 유다연이 장난처럼 하는 말에도,
“네! 전 아버지가 정말 좋아요!”
정말, 진심으로 좋다는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얼굴을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이로운이 ‘좋다’라고 말하는 감정은 BL 감성은 전혀 아니다. 그가 이요한을 바라보는 감정에는 존경과 경애 그리고 친애의 감정이다.
알고 있다시피 이로운은 전쟁 막바지에 태어났다. 그리고 그의 부모는 선척적이든 후천적이든 재능의 결실이라고 볼 수 있는 고유 능력이 어마어마한 이요한과 소피아 로렌이다.
자연스럽게 이로운은 남들 보다 뛰어날 수밖에 없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일찍 트였다.
일반적으로 인간 아이가 아장아장 걸음마를 시작할 시기에, 이로운은 세상을 인지했다.
‘평화로워 보이지만, 안심할 수 있을 만큼 안전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저런 어휘와 단어를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본능적으로 이로운은 그렇게 느꼈다. 안전한 것 같지만 어딘가 불길함이 감도는 공기를 이로운은 돌이 지났을 무렵부터 감지했다.
그렇게 아기에서 아이로 성장하는 동안 이로운의 눈이 좇는 것은 어두운 밤 발목을 스치고 지나가는 안개처럼 은밀한 불길함이 느껴지는 분위기 속에서 찬연하게 빛나는 등불처럼 모든 마이너스한 감정들을 몰아내는 한 남자의 등이었다.
‘아버지.’
어린 이로운이 바라보는 이요한은 기이하고, 경이로우며, 희생적이면서도, 유쾌한 존재였다.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어떻게 저런 부담을 지고도 웃을 수 있을까? 비록 일찍 머리가 깬 이로운이었지만, 아직 어른 그에게 아버지 이요한은 이해할 수 없는 존재였다.
‘이러다가 결국 아버지가 쓰러지시는 건 아닐까? 그렇게 되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지?’
어린 이로운의 걱정은,
“전쟁이 끝났다.”
이요한이 〈심연〉 침공에서 승리한 이후 부질 없는 것이 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동안 이로운이 품고 있던 걱정과 근심은 모두 환희로 치환되었다. 그것은 곧 아버지가 아니라, 이요한이라는 한 인간에 대한 끝없는 경애와 존경이 자리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아……. 아버지!’
이로운은 단순히 ‘우리 아빠가 최고야!’ 같은 생물학적 아버지이기 때문에 이요한을 존경하고 흠모하는 게 아니다. 이런 제법 복잡한 과정을 거쳐 왔고, 그렇기에 신앙에 가까운 존경은 [주도]의 누구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았다.
그때부터였다. 이로운이 가정 내에서는 귀여운 애늙은이가 되었고, 밖에서는 사랑스러운 도련님이 된 것은.
‘아버지가 고생해서 세우신 이 평화를 지켜야 한다.’
그렇게 다짐하고 정확히 17일.
이로운은 비록 상태창을 개화하지 못했지만, 다섯 살의 나이로 신성력을 완전하게 개화했다.
그렇다.
신앙 스탯 100.
이로운이 7살 17일에 이룬 업적이다.
일반적인 아이라면 미운 일곱 살이라고 불리는 시기에 신앙 스탯을 100을 만든 이로운은 이요한에게 신성무투술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뜬금없이 왜 신성무투술일까?
“신성력을 토대로 그린 랭크에 오르고 싶은 거구나? 아들?”
“헤헤. 네, 아버지! 제가 꼭 아버지를 지켜드릴 거예요!”
이제 각성이라는 기연을 일으켜줄 몬스터가 지구에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련을 통해서 그린 랭크에 올라야 한다. 그래야 상태창을 사용할 수 있고, 카르마 포인트를 다룰 수 있으니까.
“그래. 아빠가 [성녀 수호대]에게 말해두마.”
“우와! 사랑해요! 아버지!”
지금처럼 이요한에게 안겨들어 가슴에 얼굴을 비비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는 일곱 살 꼬맹이인데, 이후 이로운이 세운 업적은 일곱 살 꼬맹이라고 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무려 소피아를 보호하는 [성녀 수호대]에게 배운 신성 무투술은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실전 신성 전투술이라는 심화 과정으로 넘어갔고, 고작 9살이 되었을 때, 이로운은 스스로 그린 랭크에 들어섰다.
“우와앙. 상태창? 우와! 아빠!! 이것 보세요! 상태창이에요!”
그동안 ‘아버지’라고 애늙은이 같은 말투를 고수하던 것도 잊고 이요한을 ‘아빠’라고 부르며 상태창을 공개 상태로 노출시킨 채로 도도도 달려가 이요한의 품에 안겼다.
“우리 아들. 엄청 고생했네?”
“으으응. 아니에요.”
“그런데 아들. 너무 무리하지 마. 로운이는 아직 어리고, 로운이를 위해 남은 시간은 아주 까마득하니까.”
“네!”
이로운이 이요한을 존경하면서 동시에 경애(敬愛: 공경하고 사랑함)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밖에서는 〈지구〉의 주인으로, 왕으로 떠받음을 받는 존재임에도 가족끼리는 한없이 낮은 위치에 자신을 놓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쌍둥이 때와 마찬가지로 이로운이 그린 랭크에 올랐다고 바로 카르마 포인트를 써서 스탯을 올리진 않았다.
하지만 이로운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어린 이로운이 알고 그런 건지 본능적으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신성력을 다루는 성기사 계열은 이로운에게 적합도가 58,000%였다.
신성력이란 무엇인가?
신을 믿는 것으로 힘을 받는 거다. 얼마나 순수하게 신을 믿는가에 따라 받는 힘의 질과 양이 달라진다. 그런데 이로운은? 신앙 스탯이 100이네? 그리고 엄마가 무려 성녀(聖女), 소피아 로렌.
“아빠!! 이것 보세요!”
이런 재능에 노력이 더해져 이로운이 그린에서 블루로 넘어가는데 걸린 시간이 1시간 반이었다. 이요한이 평소처럼 자고 일어났더니 10살 생일을 앞둔 아들이 벽을 넘어서 나타난 거다.
당연히 자고 일어난 이요한은 기겁했다. 하필이면 자신이 잘 때 벽을 넘다니.
“로운아. 다음에 스탯이 96 이상이 되면 아빠한테 꼭 말하는 거다? 알았지?”
“네? 네!”
이로운은 그저 이요한이 자신에 뭔가를 궁금해한다는 것에 기뻐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지만, 이요한 입장에서는 심장이 단전까지 내려온 기분이었다,
쌍둥이가 고양이들이 주로 있는 차원에서 다크니스 프린세스라고 강제로 불리기 시작했을 때,
“고생했어. 우리 아들?”
이로운은 네이비 랭크를 넘어 바이올렛 랭크에 올랐다. 그의 나이 13살 2개월 8일이었다.
“아버지.”
“응?”
“저도 차원 파견을 나가게 해주세요.”
“…….”
이요한은 쌍둥이에 이어 어린 아들까지 이런 소리를 해대자 이요한은 문득 어떤 회의감 같은 것이 찾아왔다.
‘이래서 맹자 모친이 세 번이나 이사를 가셨던 걸까?’
〈지구〉에서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일종의 용병 사업이 어쩌면 아이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 게 아닐까 하는 걱정과 함께 말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쌍둥이는 평소에도 조금 외향적이고 발랄한데 반해 이로운은 이요한이 보기에 순둥순둥한 아들이었으니까. 충격이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아버지? 안……. 될까요?”
“…아니. 누나들도 했는데. 로운이도 하고 싶겠지. 그런데 로운아. 아빠가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
“네! 그럼요!”
“왜 파견을 나가고 싶은 거니? 혼내려는 게 아니라, 궁금해서 그래.”
“네! 펠리타교를 다른 차원에 널리널리 퍼트릴 거예요.”
“응? 아? 아!! 그러니까 종교 전파를 위해서 파견을 나가고 싶은 거구나?”
“네!”
이요한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이 쉬었다. 아직은 그런 게 아니라고. 뭐가 되었든 아무튼 아니라고 말이다.
“그래도 항상 조심해야 한다? 알았지?”
“네! 아! 아빠! 저 요제프 성자님과 함께 가도 돼요?”
“요제프랑 친하게 지낸다고 하더니. 그러렴.”
“감사합니다!!”
인선은 빠르게 준비되었다. 쌍둥이 때와 마찬가지로 요제프를 포함한 가신이 무려 넷이나 포함되었고, 이요한은 종교 전파를 편하게 하기 위해 지성체가 주 종족인 차원을 선별했다.
【위대한 관리자 이요한님께서 차원 〈탐닉의 상아탑〉과 공방 동맹 협약을 성공적으로 체결하셨습니다.】
【이것으로…….】
【차원 시스템…….】
【차원 〈탐닉의 상아탑〉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공방 동맹 협약에 의한 파견 우리 왕자님, 이로운님께서 참여한다는 점입니다. 이번에도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지만, 다들 알아들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잘 합시다. 무조건 ‘잘’ 하는 겁니다. 잘!】
【그럼 지금까지 차원 관리 시스템 빅시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로운이 [차원의 문]을 넘었다. 그리고 자신을 반기는 푸른색 피부를 가진 2.5m 신장의 인간을 닮은 지성체를 보며 눈을 반짝였다.
“요제프 성자님.”
“네. 왕자님.”
“우리 열심히 해서 많이 많이 아버지를 섬기게 해요!”
“그럴까요?”
“네!!”
해맑게, 정말 티 없이 맑은 웃음을 짓는 이로운은 〈탐닉의 상아탑〉의 차원 주민들조차 저절로 미소 짓게 하는 힘이 있었다.
분명 그랬다. 시작은.
“끄아아아아아악!!!”
“잘 생각해보세요. 좋은 기회잖아요? 형제님? 아버지를 믿으시나요?”
“미, 믿는다고! 믿어!!”
“이런……. 거짓말이네요. 저는 슬프답니다.”
이로운의 손에 들린 금빛 오리하르콘 합금 메이스가 휘둘러지며 차원을 침공한 검은 피부의 거인의 머리가 몸과 뜯겨 날아간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옆으로 한 걸음 옮겨 마찬가지로 사지가 신성력으로 결박된 거인 앞에 선다.
“형제님. 아버지를 믿으시나요?”
“우리 차원은 마기를 사용한다. 빌어먹을 신성력과 배척하는 존재라고! 우리에게 너처럼 신성력을 피워내라는 건 온몸에 독을 마시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