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29
음. 좋다. 모든 게 좋은 느낌이다.
“그럼 하는 김에 항만도 오렌지 랭크까지 건설해줘. 이건 천천히. 즉시 건설 말고.”
『플러스 카르마 포인트 10,000 포인트를 소비하여 「항만」을 건설하시겠습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항만]라는 시설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급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렇게 묻고 넘어갔다.
“그러면……. 이제 남은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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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nge Rank 영지 구성]― 성벽 [Rank: R]
― 성문 [Rank: W]
― 병영 [Rank: R]
― 성소 [Rank: O(▲1)]
― 내성 [Rank: O(▲2]
― 창고 [Rank: R]
― 농장 [Rank: O(▲2)]
― 행정청 [Rank: O(▲2)]
― ※ 망루 [Rank: W]
― ※ 광산 [Rank: O(▲2)]
― ※ 항만 [Rank: W] ― 건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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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이랑 병영도 업그레이드 해줘.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를 써서.”
『영지 건물 성문[Rank: White]을 성문[Rank: Red]으로 업그레이드하기까지 11시간 23분 59초가 남았습니다.』
『영지 건물 병영[Rank: Red]을 병영[Rank: Orange]으로 업그레이드하기까지 22시간 47분 59초가 남았습니다.』
오늘은 아직 첫날이다. 솔직히 첫날부터 벌써 세 번이나 전투를 한 건 선을 씨게 넘은 건데. 또 올 리가 없다. 지구의 의지도 그렇게 말했으니까.
“그럼 나도 좀 쉬어……?”
“요한님! 요한님! 1층에 방이 없는 대신에 2층하고 3층에 방이 엄청 많아요! 2층에만 방이 천 개도 넘어요! 그것도 넓은 방이요! 침대도 여섯 개에서 열 개씩 있는데 넉넉해요! 여기 뭔가 마법 같은 공간이에요!!”
제시 모건은 예의 그 빠른 발놀림으로 내성 전체를 둘러보고 왔는지 호들갑을 떨었다. [내성]은 [창고]와 마찬가지로 공간 확장 마법이 적용된 공간이다. 그것 외에도 여러 효과가 적용된 곳이다.
더욱이 지금 내성 안의 공간 확장율은 더욱 커져 40배의 배율로 확장되어 있다. 또한 기존 화이트 랭크일 때와 달리 2층이 아니라, 4층이 되었고, 지하가 개방됐다.
“지하에……. 목욕탕이랑 사우나 같은 게 있네? 찜질방 비슷한 것도 있고? 아, 엘라.”
“다시 엘라라고 불러주시는군요! 주인님! 기뻐요!”
“아까는 전투 중이어서 경황이 없었으니까.”
“전 영지민을 다치게 해서 주인님께서 화가 나신 줄 알았어요.”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지. 그리고 나를 위해서 그런 건데, 그걸 가지고 화를 내면 내가 쓰레기지.
“그럴 리가. 이제부터 최대한 아까 말한 대로 해주면 돼. 그것보다 이제 너도 좀 쉬어야지? 보자. 흠. 보자. 샤워를 할 수 있는 시설이……. 3층과 2층의 각 방에 화장실과 샤워 시설이 있네? 지하에는 넓은 목욕탕이 있고. 편할 대로 이용해.”
“주인님께서는 어디에 머무실 예정이신가요?”
“나? 나야 아마도 4층에 있는 영주 전용 실에 살겠지?”
그 방은 여러 효과가 있는 방이다. 내성에 들어온 순간 피로가 풀린 것 같은 이 안락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그냥 본능적으로 알겠다.
“그럼 가장 가까운 곳으로 하겠습니다.”
“…그래? 그럼 4층을 쓰도록 해.”
“감사합니다.”
기품이 느껴지는 몸짓으로 인사를 한 엘리니아가 방으로 계단으로 사라지기 무섭게,
“오빠! 저도요!”
언제 나갔다 온 건지 다가온 유다연이 오른손을 번쩍 들고 외쳤다.
“너도? 너도 뭘?”
“저도 4층!!”
“그래. 뭐.”
“아싸아!!”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드는 건지 주먹을 불끈 쥘 정도로 좋아하면서 계단을 향해 총총거리며 뛰어간다.
유다연이 위층으로 사라지기 무섭게 안으로 들어서는 지구의 의지의 사제들. 괴물과 인간의 피가 옷 곳곳에 튄 채였는데,
“보스! 저는요?”
올리비아가 다짜고짜 한 질문에 어안이 벙벙한 기분이었다.
“뭐가 너는요야?”
“방이요! 저도 4층!”
“…4층에 뭐 특별한 거라도 있어?”
“있죠!”
“뭔데?”
주인인 나도 모르는 특별함이라니? 4층에는 고작해야 다른 방보다 넓은 영주 집무실과 침실이 있다는 걸 빼면 2, 3층에 있는 방과 다를 게 없다.
“요한님이요. 요한님이 4층에 있잖아요.”
“그게 뭔…….”
그러고 보니까 지금까지 무시하던 것들이 떠오른다. 지구의 의지의 사제들, 혹은 성녀라고 불리는 이들은 죄다 여자들이다. 그것도 아주 아름다운 매력을 지닌 여자들. 유다연이야 과거에 알았던 아이라고 해도, 다른 이들까지 모두 ‘여성’일 필요가 있나?
“너네……!”
“아아, 난 몰라요! 아무튼, 난 4층! 4층 쓸 거예요! 나중에 봐요!”
저 도른자. 진짜. 저거 마법사가 치마 정장 입고 대도를 휘두를 때부터 알아봤다고. 지가 무슨 물리 법사냐고. 그럴 거면 도끼를 들던가. 정장에 대도를 들고 전열로 뛰어나가는 마법사라니.
‘끔찍하구만.’
그리고 애초에,
“4층에 방이 넉넉하다 못해 남을 건데, 왜 자꾸 그걸 물어보는 거야?”
4층은 방이 많다. 3층이나 2층 정도는 아니겠지만, 방은 많고 넓고 특별하다. 왜들 저러는지는 이제 안다. 모를 수가 없지. 무슨 소년 만화에 나오는 연애 고자 주인공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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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지 정비
“미친 것들. 각성 전에는 멀쩡했는데, 각성한 후에 다들 미친 건가? 아니면 저게 원래 성격인가? 아아―! 몰라! 일단 나도 좀 쉬자.”
영주의 특권인 공간 이동으로 4층에서 가장 넓은 방으로 이동하겠다는 의지를 떠올리자 시야가 변했다. 교실 두 개? 아니, 네 개는 될 법한 넓은 공간이 방이다. 깔끔하면서도 기품이 느껴지는 침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침대 맞아?”
그 이유는 단순히 고급스럽기 때문이 아니라,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크기 때문이다. 과학적으로 가능한 것인지는 차치하고,
“열 명은 눕겠는데?”
열 명이 누워도 남을 정도로 큰 침대라니. 이딴 걸 어디에 쓰나?
“일단은……. 좀 씻자. 빌어먹을 그린스킨놈들.”
온몸에 그린스킨의 피와 땀, 그리고 먼지가 혼합되어 난리도 아니다. 피부에 ‘으적으적’이라는 글자가 수도 없이 새겨진 기분이다. 씻어야만 한다.
아마 반년만 지나도 [영주] 클래스가 다스리는 [영지]는 다른 것보다 이런 이유로 모든 각성자들이 원하는 곳이 될 거다.
따뜻한 물이 가득 채워진 욕조에 입욕제를 넣고 즐기는 망중한이라니.
아포칼립스에 이딴 걸 할 수 있다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멸망이 가속화되면 ‘깨끗한 물’은 가장 중요한 자원이고 아끼고 보호해야 할 자원이며, 동시에 화폐로서 가치도 가진다. 그런 물을 이따위로 쓴다?
회귀 전 들었다면 헛소리로 치부했을 일을 우리에게는 앞으로 ‘일상’이 될 거다.
[그게 바로 마스터가 특별한 이유이고, 지구의 의지가 모여 희망이라 될 거라고 확신한 이유이기도 하죠. 인간은 그런 존재니까요.]“그런데 나 말고도 회귀 전 뛰어났던 이들이 있지 않나? 영국의 다이애나라던가, 미국의 조쉬 같은?”
[그들도 각자 특성이 있고, 그들 나름대로 준비를 했겠죠.]“맞아. 특히 조쉬 그놈을 유다연이 씹덕이라고 놀렸지만, 걔네 집이 엄청 부자 아닌가? 아마 오늘도 프라이빗 비치, 그러니까 개인이 소유한 해변 별장에서 가족 모임하다가 살아남았다고 그랬는데?”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결국 끝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마스터를 찾아와 자비를 구할 수밖에 없습니다.]“그렇구나…….”
그때가 되면 그들을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면 거절해야 할까?
회귀 전, 영상으로 남았던 다이애나의 힘은 엄청났다. 그 거대한 힘을 가진 존재를 내 영지 안으로 들여도 될까?
‘쓸데없는 생각이네.’
중구난방 떠오른 망상에 민망해졌다. 당장 그들이 찾아오는 것도 아닌데.
“뭘 간단히 먹어야 하는데. 다들 어떻게 하고 있으려나? 이거 전화가 안 되니까 엄청 불편하네.”
그렇게 투덜대다가 떠올렸다. 무전기를 사 놓았다는 것을. 내가 PMC를 세웠다고 말했지? 그러니까 민간 군사 기업 말이다. 그러면서 멸망이 시작된 이후, 여전히 작동하게 될 것들을 분류해서 구비했는데, 무전기도 거기에 들어간다.
정신이 없고 경황이 없어서 까먹고 있었다.
“출고(出庫), 무전기 50개.”
침대 위로 쏟아지는 손에 폭 들어오는 크기의 무전기들. 가장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무전기를 준비하긴 했는데, 내성이 워낙 넓어서 과연 이게 가능할까 싶기도 하다.
[당연히 내성은 넓어서 불가능하죠. 하지만 내성에 적용된 생활 이능은 그런 기본적인 통신 장치인 무전기는 필요 없습니다.]“응?”
[내성 안에서는 「기초 통신」 마법이 가능합니다. 물론 아직 ‘기초’이기 때문에 쌍방 통신이 아니라 내성의 주인이신 마스터께서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만 가능하지만요.]그제야 내성 설명에 나왔던 생활 마법이라는 게 떠올랐다. 그 수가 적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맞습니다. 마스터. 하지만 그걸 다 알아서 의식하면서 사용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다 알아서 사용하게 되실 거고, 무엇보다 제가 때에 맞춰 첨언하겠습니다.]“흠. 좋아. 그럼 통신 마법?”
[사용법을 물어보시는 거죠? 자동으로 적용되는 이능을 제외한 모든 이능은 사용 법이 같습니다. ‘통신 온, [전달 대상] [전할 말], 오프.’ 이런 식입니다.]“통신 온, 유다연, 올리비아, 네이선, 사제들 다 모아서 내 방으로. 오프. 이렇게?”
[네. 맞습니다.]신기하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엘리아나를 빼먹었다는 걸 떠올렸다. 그녀는 각성자라는 범주에 속한 존재가 아니니까.
“통신 온, 엘리아나, 내 방으로 와. 오프.”
[…어. 그렇게 보내신 건가요? 그 엘프에게?]“응? 어. 왜?”
[아닙니다.]에고(Ego) 녀석이 이상하게 굴거나 말거나 엘리아나에게 통신을 날리고 5분도 지나지 않아 내 방문이 열렸다. 노크는커녕 일말의 망설임조차 없이 열린 문.
“주인님.”
촉촉한 물기와 상쾌한 바람, 마치 막 샤워를 마치고 나와 시원한 선풍기 앞에 섰을 때나 느껴질 법한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목소리의 주인은 엘리아나다.
문제는,
“…너 왜 그런?”
속이 비치는, 오히려 보일 듯 말 듯 가려서 더 야릇하게 느껴지는 란제리 같은 옷차림이라는 게 문제다.
“네?”
“응?”
우리 둘은 서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그렇게 반문했다. 뭔가 이 상황이 서로의 이해력이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문제인 것처럼.
그리고 언제나 문제는 연이어 오는 것처럼, 그 순간에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고 선임 각성자들이 들어온다.
“어?”
가장 앞에 서서 오던 올리비아의 당황한 목소리의 뒤를,
“뭐야?! 내가 1번인데!”
유다연이 이상한 소리가 빽하고 들려오면서 어색하고 난감했던 분위기가 깨져나간다.
“오해를 할 법한 상황이라는 건 인정하는데. 그런 거 아니다.”
최대한 담담하게,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오해를 사전에 종식시켰다. 그렇지 않으면 저기서 눈을 빛내는 유다연을 비롯한 장난꾸러기들이 무슨 소리를 해댈지 짐작할 수도 없으니까.
“엘리아나는 옷을 일단 갈아입고 다시 와.”
“아! 네. 주인님.”
그리고 방을 나서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 서서 허공으로 손을 쑥 집어넣는다. 그러자 그녀의 팔이 사라진다. 마치 보이지 않는 자루 같은 것에 손을 넣은 것처럼. 그리고 턱 하고 초록색 가운 같은 아니, 로브 같은 걸 꺼내서 그대로 위에 입는다.
엘리아나의 행동 하나하나에 여성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엘리아나를 빤히 보다가 나를 보다가 다시 엘리아나가 움직이면 그녀에게 시선을 두는 식으로.
“아니, 잠깐만. 이건 나도 억울하다고. 엘리. 왜 그런 복장으로 온 거야?”
“주인님과 함께 밤을 보내기 위해서요.”
너무나 당당한 말에 나는 물론이고 흥미롭거나, 경계 가득한 눈으로 보던 이들이 얼굴에 경악이라는 감정이 샘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