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60
순간 엘리아나가 눈앞에서 사라졌다. 역시 블루 랭크. 옐로 랭크 따위는 움직임을 알아차릴 수도 없다니.
잠깐, 정말 잠깐의 시간이었는데 사라진 엘리아나는 얼마나 멀리 이동했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이게 다 무슨 일이야? 이런 일이 전에도 있었던 것 같은……? 응?”
중얼거리는 짧은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실로 몇 초 지나지 않아 다시 나타난 엘리아나의 손에는 기절한 남자가 둘이나 있었다.
“응? 이건 뭐야?”
“주인님. 침식자예요. 멀리서 훔쳐보고 있었어요. 실라이론이 찾아냈어요.”
바닥에 내팽겨쳐지면서 그 충격에 꿈틀대며 일어난 둘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우리를 보며 기겁했다가 눈빛과 표정이 결연해졌다. 마치 무언가 큰 결심을 한 것처럼. 딱히 관심은 없지만,
“네 놈은 이제 끝났다!”
대뜸 신박한 소리를 해대는 빡빡이 놈의 말에 관심이 생겨 버렸다. 이 신박한 개소리에 어떻게 반응해줘야 더 빡칠까 고민하고 있는데,
“이미 그분께서 네가 세워놓은 쉘터를 끝장내셨을 테니까.”
어디서 우리 설기도 속지 않을 쌉소리를 해댄다. 이게 바로 그 병신인가?
“흐흐흐흐. 절망해라! 위대한 분께 거역한 과거를 후회하면서!!”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병신 같은 소리라서 무슨 말부터 꺼내야할지 고민했는데, 그걸 내가 당황했다고 생각했는지 쌉소리를 쉬지 않고 내뱉는다.
짜악―.
일단 일명 귀빵맹이로 주둥이를 닥치게 해놓고,
“그러니까 지금 영지를 공격 중이시다? 침식자 새끼들이랑?”
가장 궁금한 걸 물었다.
“그, 그렇다아!!”
마치 기개를 잃을 수 없다는 듯이 소리를 빽 지르는 놈의 죽빵을 한 방 더 갈겨줬다.
“귀 아파. 살살 말해. 이 새끼야.”
“…….”
“그럼 그린스킨도 대동했겠네?”
“…그, 그렇다.”
“설마 많이 데려왔어?”
“그렇다! 엄청 많다!”
아 놔. 이 양아치 같은 침식자 새끼들.
“아 왜!”
“으흐흐흐. 후회해봐야 소용없다.”
“나도 카르마 포인트 필요한데!! 왜 나 없을 때 쳐들어와아!”
“……뭐?”
카르마 포인트 귀한 줄 모르고 말이야. 영지에 남아 있는 애들만 노났네.
“아니지. 우리 설기는 빠르니까. 지금이라도 갈까?”
“무, 무슨 소리를!!”
내가 지금 안타까운 건 카르마 포인트를 얻지 못하는 것 정도다. 영지 방어에 대한 걱정?
“하! 영지를 끼고 파수꾼의 틈에서 마법만 날리는 올리비아가 얼마나 독한지 모르는 머저리들이.”
더욱이 내가 영지를 나오면서 업그레이드까지 끝낸 옐로(Yellow) 랭크 망루도 있다. 나도 그 성능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누가 후회를 한다고?”
“뭐?”
멍청한 얼굴로 ‘뭐?’만 반복하는 놈의 목을 단번에 잘라버렸다.
“올리비아의 이응도 모르는 새끼 같으니라고. 걔가 얼마나 무서운 앤데…….”
내가 중얼거리는 말에 지켜보던 지구의 의지의 사제들의 고개가 위아래로 출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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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번주 정신이 없네요.
맨탈이 남아나질 않네요.
어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리비아 오바테, 바이올렛 위치
엘리아나가 김포시 남쪽 경계에서 침식자를 생포했을 무렵, 올리비아는 이요한이 나간 북쪽 성벽에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평소 올리비아를 생각하면 이런 모습이 어색하겠지만, 오히려 이런 집착과 순애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어딘가가 올리비아의 실제 성격이다.
올리비아 오바테.
오바테라는 성은 일반인에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에서 대대로 여러 기업에 투자로 부를 키운 가문이고, 가문의 철칙이 ‘사람에게 투자하라.’였다.
올리비아는 어릴 때부터 아름다운 외모와 백인이라는 이점, 그리고 부자인 집안 덕분에 삶이 금방 무료해졌다.
그녀는 인생에서 흥미와 재미를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모두 잃었다.
그녀의 집안 가풍이 엄격했기에 술과 마약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지, 만약 그녀의 가문이 흔한 졸부였다면 그녀는 20대가 되기 전 마약과 술에 쪄들어 삶을 망쳐버렸을 거다.
그렇게 흥미를 잃어가던 올리비아의 앞에 나타난 존재가 바로 지구의 의지 「비의(秘意)」였다.
지구의 의지가 말한 ‘종말’은 올리비아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다만 그녀가 그동안 알아 왔던, 흥미를 채우기 위해서 경험하고 배운 지식이 빙산의 일각이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올리비아는 지구의 의지를 따르기로 했다.
그리고 만난 이요한이라는 남자.
올리비아의 시각에서 그는 모순적이었다. 그는 선했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또 냉정했다. 일상에서도, 종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그랬다.
유다연이나 자신이 보이는 관심에도 어쩔 줄 몰라하는 귀여운 모습을 보였지만, 자신이 정한 선을 넘으면 그게 누구든, 심지어 상대가 지구의 의지라고 해도 대놓고 쌍욕을 날리는 남자였다.
만남부터 종말까지. 7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올리비아는 그에게 스며들었다. 그렇게 생긴 애정은 집착이 되었다.
‘흐음. 아직 멀쩡해. 괜찮아. 올리비아.’
올리비아가 각성한 클래스는 마녀다. 그것도 유다연과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가장 빠르게 각성했기에 특별한 마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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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자 정보〉
1. 이름(Name): 올리비아 오바테
2. 국가(Nation): 미국
3. 소속(Clan): 유토피아
4. 직업(Class): 바이올렛 위치(Violet Witch)
5. 카르마(Karma)
[선업(Plus Karma) 771] [악업(Minus Karma) 1,450]6. 스탯(Status)
신체[Rank: Orange] [근력 1] [민첩 1] [체력 1] [내구 1] [마력 17]
특수[Rank: Orange] [비의 1]
〈고유 능력〉
1. 발푸르기스 [Rank: O]
〈일반 능력〉
1. 밤의 주문 [Rank: O]
2. 멸절의 밤 [Rank: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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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렛 위치(Violet Witch).
마녀 클래스에는 총 일곱 개의 특별한 마녀가 존재한다.
레드(Red), 오렌지(Orange), 옐로(Yellow), 그린(Green), 블루(Blue), 네이비(Navy), 바이올렛(Violet).
특별한 마녀는 기본적인 마녀의 기술들, 마법 공격이나 저주 같은 것을 포함하며 특별한 특기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레드 위치는 여러 종류의 포션을 제작할 수 있다. 상처 회복이 아니라, 공격과 버프 포션 같은 것들 말이다. 던져서 터지면 일대에 화염의 비가 떨어진다거나, 뇌전의 폭풍이 일어난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바이올렛 위치의 특별함은 ‘강함’이다. 압도적인 마법적 강함. 마치 각성자 랭크의 순서에서 가장 끝에 있는 바이올렛과 일맥상통하는 것처럼 바이올렛 위치는 강했다.
오래 전, 지구의 의지 조차 몇몇 밖에 모르는 과거. 비밀이 가득한 마녀의 숲이 존재했다.
그리고 이 마녀의 숲에서 특별한 일곱 마녀는 각자 장로의 지위를 가졌고, 장로는 모두 마녀의 숲에서 맡은 역할이 있다. 바이올렛 위치는 마녀의 숲에서 ‘징벌자’와 ‘수호자’의 역할을 담당했다.
마녀의 숲을 적으로부터 지키며, 위협하는 적의 목에 단두대를 내리는 마녀.
그게 바이올렛 위치였다.
올리비아의 담당 지구의 의지인 비의(秘意)는 올리비아의 성격과 성향 그리고 이요한과 관계성과 다가올 종말을 모두 고려하여 가장 특별하고 적합한 클래스인 바이올렛 위치를 그녀에게 보냈다.
언젠가 재신(財神)이 그런 말을 했다. 무조건 이득만 가득한 클래스는 없다고. 영주조차 하이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바이올렛 위치는?
이 클래스 역시 그에 걸맞은 페널티와 제한 조건이 있다.
일단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마녀이이 성별이 ‘여자’여야 한다. 이 단순한 제한 조건에서 지구 인구의 절반이 ‘탈락’한다. 생각보다 엄청 큰 제한 조건이 성립된다.
그리고 바이올렛 위치는 특징을 상징하는 색인 ‘보라색’답게 약간의 정신병을 패시브처럼 지니게 된다.
‘아직은 괜찮아. 보스의 그림자에 숨긴 눈도 멀쩡하고.’
올리비아가 정신병은 이요한에 대한 집착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엄청 안 좋은 것 같은데, 바이올렛 위치의 정체성과 맞닿아 좋은 시너지를 낸다.
마녀의 숲을 지키는 수호자이며, 적을 주살하는 징벌자.
그녀의 집착은 이요한과 그의 영지를 지키는 수호자의 역할과 이요한에게 위협을 가하는 적을 잔인하게 죽이는 징벌자의 역할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렸다.
‘괜찮아. 올리비아.’
다만 지금처럼 이요한과 어쩔 수 없이 떨어져야 할 때는 정서적인 불안 증세를 보이지만 괜찮을 거다. 아마도?
그렇게 올리비아가 점점 불안해하면서도 ‘괜찮아. 올리비아.’라는 말을 수십 번쯤 되뇌면서 그녀 주변의 마력이 불안정해질 때 쯤,
“응? 뭐야?”
그녀는 북쪽이 아니라 남동쪽에서부터 다가오는 맹렬한 ‘적의’를 감지했다. 이건 오로지 그녀가 마녀이기 때문에 감지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인간의 오욕과 칠정에 민감한 존재가 바로 마녀이고, 이런 마녀의 능력은 멸망의 세상에서 이요한을 보호하는 하나의 큰 무기가 될 거라고 비의는 속삭였다. 그렇기에 올리비아는 마녀라는 어딘가 기이하고 누가 알면 불편하게 생각할 클래스를 받아들인 거고.
그런데,
“괜찮아. 올리비아. 괜찬……지 않아!!!!!”
가뜩이나 집착의 대상인 이요한이 없는 상황에서 적이 쳐들어오자 올리비아의 자제력이 힘을 잃고 말았다.
“[밤의 속삭임]. 캐롤. 헤이즐. 아이리스. 적이야. 준비해서 남문으로 와.”
상황을 전달하기 무섭게 올리비아는 옆에 세워둔 지팡이에 엉덩이를 걸쳤다.
“이뉠리토(Invólĭto).”
지팡이를 타고 영지 상공을 횡단하는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마녀 같았다. 그것도 장난끼 많은 마녀가 아니라, 무서운 이야기에 등장하는 그런 마녀 말이다.
누구보다 빨리 남문 위, 성벽에 도착한 올리비아는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영지로 다가오는 무리가 보였다.
“올리비아!”
“올리!”
…
지구의 의지의 사제들이 하나둘 성벽 위로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들은 무려 그린스킨을 뒤에 이끌고 다가오는 인간 무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무슨 조합이 저래?”
인간과 그린스킨.
피식자와 포식자가 함께 걷는 그림을 그들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토끼와 호랑이가 같이 사이좋게 걷는 것과 같았으니까. 더욱이 토끼가 호랑이를 이끌고 오는 모습 같았기에 각자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몰라 성벽에는 불편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어리석인 인간들아. 감히 위대한 살육자에게 대항한 것에 절망하고 울부짖어라.”
그래서 갑자기 앞으로 나와서 사비이 종교의 전도사 같은 말을 해대는 놈을 보면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었는데,
“또한……! 끄아아아아아악!!!”
올리비아의 손에서 뻗어나간 불줄기가 작고 빼빼마른 남자의 몸을 태우자 비명만이 자리했다.
“얘들아. 나 안 괜찮아.”
“응?”
그리고 뜬금없는 올리비아의 말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안 괜찮다니? 도대체 뭐가?
“보스가 너무 보고 싶어.”
“…어. 그래.”
이 심각한 상황에서 흘러나온 올리비아의 본심이 담긴 미친 소리는 그녀가 의도하진 않았지만, 지구의 의지의 사제들이 지니고 있던 긴장감을 해소하기 충분했다.
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