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61
“음. 그러니까 올리. 요한 오라버니가 보고 싶어서 안 괜찮은데, 저 빌어먹을 새끼들이 나와서 화를 풀어야겠다? 뭐, 그런 거야?”
“응응. 맞아 캐롤. 그거야.”
올리비아와 캐롤라인의 정신이 나간 것 같은 대화는 소란을 듣고 달려온 각성자들의 긴장마저도 하늘로 날려버렸다.
“그럼 하자!”
“응!!”
캐롤라인도 올리비아도 마녀다. 올리비아가 바이올렛 위치라면, 캐롤라인은 네이비 위치다.
올리비아가 강력한 마녀의 마법으로 적을 처치한다면 네이비 위치는,
“십팔색깔 저주 세트야~.”
저주를 전문으로 다루는 마녀다.
영지를 침범한 빌런―올리비아가 추정하기로는 침식자로 판단되는― 놈들의 머리 위에 남색 밀가루를 담은 풍선을 터트린 것처럼 무언가 순식간에 퍼져나가 그린스킨을 포함한 놈들을 집어삼켰다.
그리고 일반적인 저주와 달리 저주 전문가인 네이비 위치답게 저주는 마치 마법처럼 즉각 발현됐다.
혼란, 실명, 후각 마비, 촉각 둔화, 균형 감각 이상, 공포, 환각 등등.
비록 등급이 그리 높지 않지만, 오렌지 랭크에는 분명하게 발을 걸친 지구의 의지의 사제들이다. 저주에 특화된 클래스가 뿌리는 오렌지 랭크의 저주는 기세 좋게 이요한의 부재를 알고 덤빈 침식자의 기세를 반의 반토막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결정적인 순간이 아니면 드러내지 않았을 침식자의 진실된 모습을 드러냈다.
“크와아아아아!”
“죽인다아!”
“범한다!!”
…
온갖 개소리가 난무하고 저열하고 음습한 말이 난무한다. 그러나 걱정할 것 없다. 저열하고 멍청한 그린스킨을 닮은 인간들의 머리 위로,
후르르르르―.
불의 비가 내리고 있고,
투쾅―! 투쾅! 투쾅!
옐로(Yellow) 랭크가 된 망루에서 저주에 걸리고 본능을 참지 못하고 경계선 안으로 침범한 적에게 쉬지 않고 화살을 토해냈으니까.
“뭐해요? 저거 다 카르마 포인트라고요. 망루가 다 잡겠는데? 아! 그럼 우리 보스에게 카르마 포인트가 돌아가니까 좋은 건가?”
그 말은 방아쇠가 되었다. 올리비아의 상태창을 보면 알겠지만, 이요한을 제외하고 유다연과 함께 언제나 가장 많은 그린스킨을 처치해온 올리비아조차 오렌지 랭크에 오른 이후로 카르마 포인트가 부족해졌다.
그나마 그녀의 특수 스탯 비의(秘意)가 플러스와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 무엇을 투자해도 상관없는 스탯이었기에 고유 능력을 오렌지 랭크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즉, 이요한을 비롯한 각성자 모두는 만성적인 카르마 포인트 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는 뜻이었다.
자그마치 40여 일 동안 그린스킨의 코빼기도 보지 못 했으니까.
“대가리 몇 만 남기도 다 죽여!!”
다행이랄까?
침식자의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끌고 온 침식자의 숫자가 자그마치 천 명이 넘었고, 그린스킨은 대충 가늠해도 5만은 충분히 넘을 정도로 많았다.
“보스를 못 따라간다고 놀리던 유다연이를 비롯한 것들에게! 놀려줄 게 생겼어!!”
“그래~.”
“맞아.”
“맞지.”
“다 뒈졌다!”
침식자의 침공은 마치 사흘을 굶은 사람 앞에 차려진 미슐랭 3스타의 만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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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먼저 오늘까지만 늦을게요.
주말 내내 빡글 모드라서요.
동생네도 일이 좀 있어서 아마 방해가 없을 겁니다.
동생 내외가 키우는 강아지가 있습니다. 이름이 피티인데.
작고 귀여운 강아지죠.
함께 한 지 벌써 5, 6년은 된 것 같은데.
저번 주에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단순히 관절이 아픈 줄 알았는데.
종합검진 받았더니 당뇨였다네요.
에휴.
그래서 며칠을 퇴근하고 동생 집에 가서 밥도 먹이고, 같이 운동도 하고, 막 그러느라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여러 모로 이번 공모전은 당초 참가하려고 할 때 먹었던 계획이 온통 엉망이 되었습니다.
수상을 목표로 한 게 아니라, 하루 최소 2편 이상을 올려서 공모전을 마감하고 그 기세를 이어서 완결까지 쉬지 않고 완결하는 게 목표였는데.
일이 이렇게 됐습니다.
삶에서 종종 예상치 못한 일이 닥치는데.
회사를 다니면서 글을 쓰는 일을 하다보면 시간이 부족하고, 부족한 시간에 쫓겨 일을 하다가 뭔가 또 사건이 벌어지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다 보니.
글을 쓸 때면 한 달에 최소 한 번 이상은 사건이 발생하곤 하네요.
이번 십팔색 크래파스 같은 조카 녀석들의 침공도 그렇고.
동생 내외를 챙기는 일도 그렇고.
그래도 얼추 정리가 되는 것 같고.
저는 이제 주말을 맞이하여 다시 빡글 모드로 글을 쓸 예정입니다.
다음주부터는 다시 일일 2편으로 돌아올게요.
감사합니다.
일어났니?
올리비아는 영지를 침범한 침식자와 그린스킨의 머리 위에 뇌전과 화염의 마법을 때려부었다. 그녀의 손속은 조금의 자비나 타협의 여지가 없었다.
“플루비아 이그니스.”
하늘에서 쏟아지는 불의 비를 유지하면서,
“익투스 풀미니스.”
왼손을 휘저어 불의 비 사이로 떨어진 낙뢰가 꽃이 된다.
그녀는 조금 전에 말한 ‘올리비아 괜찮지 않아!’라는 그녀의 심리상태를 마녀의 마법에 담았다. 분노와 원망, 그리고 불길함과 초조함 같은 감정을 담아서.
무슨 소리냐고? 쉽게 설명하라고?
올리비아의 마법이 지독했다는 거다.
불의 비? 낙뢰의 꽃?
그린스킨을 빠르게 죽일 목적이라면 저런 논타겟팅 랜덤 범위 마법이 아니라, 익스플로전 열 발이나, 조금 무리해서 파이어스톰 같은 걸 날렸으면 지우개로 그림을 지우듯이 일정 범위의 그린스킨이 절명했을 거다.
불의 비와 낙뢰의 꽃은 대규모 전쟁에서 일종의 견제 마법에 가까웠으니까. 하지만 올리비아는 그걸 알면서도 불의 비를 내리고, 낙뢰의 꽃을 피워냈다.
왜?
“왜긴 뭐가 왜야! 그게 더 고통스러우니까아!!”
“뭐야? 올리비아 저거 또 왜저래? 하여튼, 요한님 주변에 정상인 여자들이 없다니까. 우리 요한님만 불쌍하지. 어휴.”
올리비아가 미쳐버렸든, 돌아버렸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호기롭게 덤빈 침식자들, 그리고 그들을 이끌 고 있는 차대두가 미쳐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으아아악! 뜨거워! 으악! 불! 불을 꺼줘!”
“으갸갸갸갸갹!!!!”
“컥! 사, 살려…….”
평소 왕처럼 군림하던 차대두는 무리의 가장 뒤쪽에서 그린스킨의 보호를 받고 있다가 불이 쏟아지자 그린스킨을 희생시키고 황급히 물러나서 이 난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건,
“그―래. 이―정도. 인―가?”
그나마 차대두에게 하이퍼 고블린 대주술사인 제스터가 바란 최소한의 조건을 달성한 셈이었다.
“알―았다.”
차대두의 몸에 빙의해 눈으로 확인한 영지의 정보와 분투하는 각성자의 강함을 가늠하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크윽!”
무려 그린스킨의 총사령관을 몸에 빙의하는 일은 차대두의 예상보다 강한 반동을 주고, 그의 정신을 앗아갔다.
그리고 그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일어났니?”
그를 빤히 내려다보며 웃는 섬뜩한 여인이 있었다. 분명히 미인인데 어딘가 가까이 가면 위험할 것만 같은 여인이.
* * *
올리비아가 막 침식자와 전투로 카르마 포인트 파티를 연 그 시각.
이요한 어차피 이렇게 이동한 김에 처리하자는 생각으로 쉘터에 있던 생존자를 모두 모았다. 대략 300명은 넘는 인원이 모였다.
“모두. 카르마 포인트를 공개한다고 생각하도록.”
두려움에 섞인 눈으로 올려다 보는 눈빛들. 이제는 익숙하다. 하지만 그런 건 이제 이요한에겐 별 감흥도 주지 못했다. 애초에 이들을 모두 영지민으로 받을 것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각성자라면 모를까, 비각성자는 카르마 포인트를 확인하는 것만으로 선악을 구분할 수 있다.
악은 몰라도 이들 중에 ‘선’한 사람이 있는 게 이상한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거다. 이미 선업이 높은, 그러니까 착하고 선한 사람들은 한 달 전, 대규모 이동 때 지구의 의지의 힘으로 모두 옮겨 온 거 아니냐고.
‘전부는 아닐걸?’
이요한의 짐작대로 모든 선한 사람이 옮겨 온 건 아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당신이 선한 사람이라고 치자. 시스템도 인정할 정도로. 그렇다면 평소 성격이나 성품이 선한 사람이겠지? 그런데 당신과 동행한 연인이나 가족이 나쁜 사람은 아닌데, 그렇다고 시스템의 인정을 받을 만큼 선하지 않다면?
그런 상태에서 시스템 메시지가 나타났다. 승낙만 하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인정할 만큼 선한 사람이 여기서 가족과 연인을 버리고 갈까?
그런 거다. 당신이 예상한 그 답처럼. 지구에 선한 사람이, 75억 인구 중, 시스템이 인정할 정도로 선한 사람이 고작 12만 밖에 안 될까? 아무리 내가 인간을 믿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건 너무 적다.
“너. 너. 너. 그리고 이쪽으로 네 명. 저쪽에 세 명. 저쪽에……. 다 오른쪽으로 열외.”
이요한이 하나둘 지적하면서 열외된 사람들은 모두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가 넘치는 사람들이다. 탁한 검은빛이 눈썹까지 내려온 사람들. 300명 남짓한 인원 중, 89명이나 된다.
“헌터. 루크.”
둘은 익숙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는 죽는다. 왜? 너희가 죽을만 하니까. 각성하지 않은 비각성자의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가 플러스 카르마 포인트의 몇 배가 넘으면 너희처럼 탁하고 보기 싫은 검은색으로 변하지.”
“……!!”
이요한의 선언에 지적받은 사람들 사이에서 경악과 공포가 들불처럼 일어난다.
“그나저나 저렇게 많은 마이너스 카르마 포인트를 얻을 정도로 살인을 했을 리는 없는데. 그럼 김포는 연쇄살인범의 도시가 됐을 테니까. 그럼 뭐지? 이거?”
기이할 정도로 진한 마이너스 카르마에 이요한이 의아해하자,
“…강간.”
누군가 작게 읊조리듯이 대답했다. 보통의 인간이라면 듣지 못했을 작은 목소리였지만, 옐로 랭크에 도달한 이요한의 귀는 그 작은 목소리를 놓치지 않았다.
“…개쓰레기 새끼들. 망한 세상에서 꼭 그러고 싶냐?”
“영주 님?”
“일단 둬봐. 조금 있다가 죽이게. 도망가는 놈은 방금 너네 대장이 당했던 거 고스란히 돌려준다. 사지(四肢: 두 팔과 두 다리)가 무지(無肢: 팔다리 없음)가 되게 해줄 테니까.”
반발하려던 이들의 기세가 한없이 쪼그라든다. 그럴 수밖에 없을 정도로 이요한이 내뿜은 살기는 진짜였다.
“빌어먹을!”
이 망하가는 세상은 여자가 살기 참 힘든 세상이다.
“주인님.”
슬그머니 다가와 자신의 손을 잡는 엘라 덕분에 이요한은 화를 조금은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너. 너. 그쪽 모녀. 너. 너너너. 너. 그리고 거기 가족? 그래. 너희. 그리고…….”
이요한이 다시 인원을 추리기 시작했다. 도합 31명의 인원들. 어딘가 피폐하고 지친 이들이었고, 플러스 카르마가 마이너스 카르마보다 최소 2배가 되는 이들.
“당신들 중 원하는 사람은 나와 같이 안전한 내 영지로 간다. 사소한 테스트를 만족하면 각성할 수 있게 도움도 주지. 괴물에게 안전하고, 밤에 따뜻하고, 새벽에 이슬을 맞지 않고,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해.”
“…….”
기준이 너무 높았던 걸까? 이요한은 자신이 선택한 기준에 부합되는 사람이 고작 31명 뿐이라는 것에 조금은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짧은 고민 끝에,
“당신, 그리고 그쪽 다섯, 또…….”
최소 플러스 카르마가 마이너스 카르마보다 1.5배 이상인 사람으로 기준을 낮췄다. 그 기준에도 통과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마이너스 카르마가 압도적으로 높지는 않아 남겨진 사람들에게는,
“이쪽도 저쪽도 아닌 당신들은 알아서 생존해. 관심 없으니까.”
그렇게 선언하고 영지로 데려갈 이들이 모인 곳으로 향했다.
“들어본 적 있는 사람도 있을 거야. 시스템이 ‘유토피아’라고 했던 곳이 바로 내 영지다. 영지민은 대략 12만 넘게 있고, 지금까지 괴물의 습격은 무수히 막아냈어. 여기까지가 제 영지이자 쉘터에 대한 소개야. 가고 싶은 분은 따라나서면 된다. 원치 않은 분은 남아서 저들과 엉켜 생존해도 좋아. 강권하진 않으니까.”
남겠다는 사람은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요한이 커트라인을 낮췄으니, 가족 중 한 명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생이별 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