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97
『먼저 차원 계약자 그린스킨 측에서 ‘위반’ 사항을 인정했으며, 논의 끝에 그들은 ‘패배’를 선언했습니다.』
『패배에 따른 위약금으로 특수 카르마 포인트 10억을 그린스킨 진영의 패배 선언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보상을 지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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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여도 랭킹〉
1위. 이요한 (75.1%)
2위. 네이선 깁스 (3.9%)
3위. 올리비아 오바테 (2.4%)
4위. 유다연 (1.9%)
5위. 캐롤라인 후드 (1.2%)
6위. 후아나 다이즈 (0.8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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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차 말씀드리지만, 보상은 ‘기여도’에 따라서 지급됩니다. ‘순위’가 아니라.』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차원 지구의 인간 종족 이요한 님. 기여도에 따른 보상으로 카르마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기여도 75.1% 확인. 특수 카르마 포인트 751,000,000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특수 카르마 포인트는 플러스와 마이너스 양쪽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카르마 포인트 폭탄을 투하했다. 7억이라는 엄청난 포인트를.
“에?”
『이요한 님.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인 저희가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저는 언더독을 좋아하거든요. 힘 내세요.』
어라? 역시나 이 차원 시스템 평소에 나오던 시스템 메시지와 다르다. 감정이 느껴진달까?
“오우! What the heck! 보스! 저 카르마 포인트 2천 4백이나 받았습니다! 2,400만!!”
올리비아가 옆에서 괴성을 지르며 좋아하고,
“왜 내가 2등이지?”
무려 권능을 다루는 그린스킨의 황족의 공격을 직접 방어하며 양팔이 부서졌던 과거를 잊기라도 한 듯 자신의 순위를 믿지 못하는 네이선과,
“미친! 7천 포인트나 준다고?! 난 그냥 성벽 위에서 스킬 조금 쓴 거 밖에 없는데?”
“와. 나 열심히 했구나. 만이천이나 주네.”
명기된 순위권에 없더라도 극히 일부라도 0.0001%의 기여도를 받으면 1,000 카르마 포인트를 받는 만큼 기여도가 미미하더라도 단위가 단위인 만큼 생각보다 엄청난 카르마 포인트에 영지민들이 호들갑을 떠는 순간에,
『지금부터 멈췄던 계약을 속행합니다. 그린스킨을 이어 침공하는 존재는 ‘심연의 추방자’입니다.』
“하아.”
심연의 추방자. 알고 있다. 그린스킨이 난장판을 벌인 곳에 들이닥친 놈들이었으니까.
우선 가장 먼저 등장하는 건,
― 그어어어…….
― 크아아아…….
너덜너덜한 신체 부위, 창백한 피부, 도드라진 검은색 핏줄, 좀비다.
각성자가, 손에서 불이 나가고, 슈퍼 혈청을 맞은 군인보다 신체 능력이 뛰어난 이들이 즐비한 현시점에서 좀비가 뭐가 그리 문제냐고?
“아, 벌써부터 X 같아.”
니들이 좀비를 알아? 좀비의 가장 무서운 점은 바로,
“각성자 좀비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파.”
전염성이다. 각성자? 뭐, 어쩌라고. 각성자도 좀비에게 여러 번 물리고 신성력으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각성자 좀비가 되는 판인데.
그리고 좀비는 ‘많이’ 나온다. 물량의 대명사인 그린스킨? 그린스킨이 무섭고 괴랄하고 지독한 이유는 ‘어느 정도 강한 개체’가 쏟아진다는 거다. 반면 좀비는 하나하나의 개체가 그린스킨에 비해 약하지만, 그 수가 그린스킨의 몇 배는 되는 숫자가 등장한다. 끊임없이 쏟아지고, 좀비에게 물리면 좀비가 된다.
이 무슨 뭐 같은 창조경제냐고.
여기만 해도 뭐 같은데, 두 가지나 더 남았다. 이 빌어먹을 것들이 X 같은 이유가.
다음은 저 좀비들이 뒈지면서 남기는 시독이다. 이제 진짜 쉘터 안쪽이 아니면 인간은 물론이고 생물이 살아가기 힘든 환경이 된다는 거다.
그리고 무엇보다 심연의 추방자가 더러운 결정적인 이유는,
“아, 여기서 그거 나오는 거죠? 악마종?”
악마종이 나온다는 거다. 정확하게는 악마를 닮은 놈들이다. 그렇다고 발록이나 바포메트 같은 거대종이 나오지는 않는다. 아니, 나올 수도 있는데 난 그것이 나왔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내가 보고 들은 것들은,
“어. 좆렘린이 나오지.”
그렘린처럼 작은 악마종이다. 성인의 무릎이나 허벅지 정도밖에 오지 않는 작은 개체들이 좀비들 사이사이에 숨어서 목을 노린다. 기묘한 요술을 사용하고, 기괴한 움직임을 보이며, 엄청 빠르다.
그래서 그 당시 영화 그렘린에 나오는 것을 닮은 그 빌어먹을 악마를 상대하던 각성자들은 하나 같이 악마종을 ‘좆램린’이라고 불렀다. 한 마디로 말해서 상대하기 일명 ‘지랄 같은’ 놈들이다.
『계약의 이행에 앞서 차원 공방전의 주체인 지구의 의지는 그린스킨에게 받은 위약금을 멸족 대상인 ‘인간’을 위해 사용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앞으로 이어질 두 번의 계약 이행이 시작될 때마다 각각 하나의 특약을 추가됩니다.』
『심연의 추방자의 계약 이행에 앞서 추가된 특약이 발동됩니다.』
『현재 존재하는 그리고 앞으로 추가로 탄생하는 모든 각성자는 일반 능력 [심연 독 면역]을 자동 개화합니다.』
“뭐?!”
이거,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마스터.]어떻게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건지 이야기를 해줄 존재가 내 곁에 있어서 다행이다. 궁금해 뒈질 뻔했네.
[지금부터 지구의 의지가 결의한 회의 내용을 전달하겠습니다.]어디, 한 달 동안 뭘 했나 들어나 볼까?
* * *
재신은 카르마 시스템이 차원 너머로 멀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여러 의미가 담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와. 진짜. 이런 말 하면 또 권능을 다루는 존재의 위엄이 어쩌고 하는 개 소리를 지껄일 거라는 거 아는데. 그래도 해야겠어. 아! 진심 개 좆 같은 한 달이었다아아악!!”
깊은 빡침과 후련함이 동시에 담긴 욕을 내뱉으면서.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흐아아아…….”
사흘 연속 야근을 한 직장인이 퇴근하는 버스에 올라 빈 자리에 간신히 앉은 것처럼 가슴 깊숙한 곳에서 흘러나오는 숨을 내쉰 재신은 지난 한 달의 회의를 떠올렸다.
그저 평소와 같은 아니, 조금은 다르지만 크게 다르지 않은 그런 날이었다. 파괴(破壞)의 돌발행동은 그저 저녁 식탁에서 나누는 조금 특별한 가쉽 같은 거였으니까.
그러나 이요한 곁에 있어야 할 군주의 에고가 나타나면서부터 지구의 의지는 풍파를 맞이해야 했다.
“그 개자식 어딨어!!”
등장과 동시에 쌍욕을 날리는 에고의 행동에 평소라면 군주 본인도 아니고 에고 주제에 이게 무슨 짓이냐고 호통을 날렸을 지구의 의지들이 모두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던 건 군주의 에고가 내뿜는 살기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이었다.
눈앞에 그가 찾는 ‘그 개자식’이 있었다면 목을 따버릴 것처럼.
“개자식이라니? 누굴 말하는 건데?”
“파괴!! 파괴 말이야!!”
누군가 그렇게 물었을 때, 파괴를 언급했자 그때까지만 해도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지구의지들은,
“야야. 너 그거 뒷북이야. 우리가 잘 처리했어.”
“맞아. 파괴는 카르마 포인트 사용 금지 했어.”
“그리고 접촉도 금지했고.”
마지 뒷북을 치는 동생을 보는 것처럼 흐뭇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모든 일을 잘 처리했다는 듯이 자랑스러워하면서.
“뭔 개소리를 하고들 있어!!”
당연히 군주의 에고에게서 날아온 건 쌍욕이다. 그제야 왜 자신이 여기 와서 이 지랄발광을 하고 있는지를 설명했다. 이요한의 기분이 나쁘다는 것과 화가 나고 실망했다는 것까지.
“어, 어어. 아닌데?”
누군가는 그렇게 멍청한 소리를 했다. 자신들은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절대로 만약을 대비해서 기사 여왕이라고 불렸던 인간을 지원한 게 아니라고.
“아니면? 우리가 아니라고 하면 뭐가 달라져? 결과만 놓고 보면 이요한의 말이 틀린 게 없는데! 그리고 당사자기 그렇게 느꼈다는데?!!”
그제야 상황의 심각함을 인지한 지구의 의지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어쩌지? 파괴를 잡아다가 이요한 앞에 보여줄까? 그런 거 아니라고?”
“미친놈아!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이 지구에 있는 지금 우리가 직접 이요한을 만난다고? 우르르 몰려가서?! 무슨 오해를 받으려고!”
온갖 병신 같은 소리가 나오고, 그걸 반박하면서 또 병신 같은 의견이 나왔다.
결국,
“다들 조용!”
가만히 지켜보던 재신이 나서야 했다.
“다들 알지? 이요한이 그거 성질머리 더러운 거? 각성자가 되기 전에도 막 나 들이받았던 거 기억 안 나?”
“그럼 어쩌게?”
“일단 회의부터 하자. 우리가 받게 될 카르마 포인트가 얼마나 되는지. 그걸로 이요한이 만족할 만한 선물은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그렇게 시작된 지옥 같은 회의였다. 이요한이 충분히 만족할 만하면서 동시에 지구에 관심을 두고 있는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에게 시비를 걸리지 않을 수 있는 보상.
단순히 카르마 포인트를 대량으로 뿌린다는 일차원적인 보상으로는 어느 것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무려 25일을 회의에만 몰두했다. 그리고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이 위약금과 패배 배상금을 받아왔을 때,
“다들 더는 이견이 없는 거지?”
재신은 정리된 보상 목록을 보면서 지친 숨을 내뱉었다. 모두 동의하는 지구의 의지를 보면서 그녀는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을 호출했다.
[불렀니?]“그래. 전에 네가 그랬지? 위약금을 받으면 우리가 먹지 말고 고생한 인간에게 보상을 넘기라고.”
여전히 못마땅하다는 기색이 역력한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을 향해 재신은 지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었다.
[그래. 그랬지. 왜 이제 와서 막상 카르마 포인트를 보니 아깝니?]“전혀. 일단 그린스킨 침공에 기여도에 따라 특수 카르마 포인트를 10억 배정할게.”
첫 번째 보상안을 꺼냈을 때,
[나쁘지 않네. 그래도 많이 남는데? 그게 전부?]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이 처음으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 없다는 듯,
“아니. 우리는 두 개의 특약을 추가하겠어.”
두 번째로 준비한 진짜 보상을 꺼냈을 때,
[…하. 너희 좀 친다?]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의 감탄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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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울은 물난리라고 뉴스를 봤는데. 서울에 거주중이시거나 출퇴근하시는 독자님들 부디 아무 일 없으시길 기도합니다.
금요일에 뵙겠습니다.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의 호의를 받습니다.
99.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의 호의를 받습니다.
본래 계약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사소한 계약이 아니라, 그냥 새끼손가락 걸고 한 약속이라고 해도 계약 기간 중에 계약 내용을 바꾸거나 추가하는 걸 그냥 해줄 수 없죠. 안 그래요?
그래서 보통 계약 기간 중에 특약을 추가하는 경우는 여러 조건과 만만치 않은 대가가 필요하죠.
그래서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에 계약서 수정은 보기 드문 겁니다.
― 계약 전문 변호사, 콘 아티스트(Con Artist).
*
[그렇게 된 겁니다.]“그러니까 요약하면 재신이 이걸 준비했다? 이 기가 막힌 걸?”
[맞습니다.]심연 독. 우리는 이걸 좀비 독이라고 불렀다. 물리면 좀비로 변하게 되는 이 독을.
“이러면……. 아니, 이래도 돼? 이걸 시체쟁이 놈들이 받아들였어?”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계약서에 장난질을 친 건 그놈들이 먼저니까요.]“그래도 안 받아들일 것 같은데?”
좀비가 무서운 아니, 더러운 이유가 무엇인가? 바로 시스템에서 말하는 심연독, 과거 회귀 전 각성자들은 좀비독이라고 불렸던 것 때문이다.
비각성자는 물론이고, 각성자조차 좀비의 독이 혈관에 파고들면 서서히 좀비로 변해가게 하기에 무섭고 더러운 거다.
그래서 우리는 그린스킨 뒤에 등장하는 침공자를 시체쟁이라고 불렀다.
좀비가 너무나 쉽게 수천, 수만 단위로 하늘에서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