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Extraordinary Lawyer’s Subspace RAW novel - Chapter (104)
범상한 변호사의 아공간-104화(104/190)
【104화 – 니들은 한범상이 처음이지?】
사흘간 진행된 조인트 서베이가 드디어 끝났다.
끔찍했다. 사흘 내내 비가 왔고, 마지막 날까지 지연됐다.
오전 일찍 시작한 조인트 서베이는 밤 아홉 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원래는 끝나고 같이 저녁 식사나 하면서 내일 있을 전체 미팅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회의하려고 했는데, 너무 늦어버리는 바람에 그것도 취소해야 했다.
대신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사전미팅을 해야 한다.
모든 게 불만스러웠다. 특히나 멤버가 선임한 한국 변호사가.
띠리링- 띠리링-
호텔 방으로 돌아온 제임스 매닝은 로라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이, 제임스. 조인트 서베이는 어땠어? 이제 끝인가?
“거지 같았어.”
-왜?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이 빌어먹을 캐나다인들은 친절만 할 뿐이지 같이 일하기에는 정말 형편없어.”
-하하, 또 시작인 거야?
“아무튼 엉망이야, 엉망. 이러니까 세계에서 가장 불편한 항구라는 소리를 듣지.”
-아닐걸.
“뭐가 아니야?”
-세계에서 두 번째로 불편한 항구일걸.
“어디? 평양 다음으로?”
-아니, 캘리포니아 롱비치 다음으로.
웨스트 오브 잉글랜드 클럽의 아시아 클레임 담당자인 로라 브라이트는 동료의 고충에 공감해 주었다.
오래전 그녀 역시 밴쿠버항에서 난 사고 조사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항구 직원들 파업으로 인해 곤욕을 치렀었다.
로라 브라이트는 농담으로 제임스 매닝을 달랬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이제 끝났잖아. 내일 미팅만 끝나면 시애틀로 돌아갈 수 있잖아.
“추수감사절에 맞춰서 돌아갈 수 있을는지···.”
-아직 며칠 남았잖아. 당연히 돌아갈 수 있겠지. 미팅만 남은 거라며.
“몰라, 이런 식이면, 항목 하나 넘어갈 때마다 몇 시간씩 회의할 분위기야. 아, 그나저나, 그 한국 변호사는 뭐야? 초짜야? 왜 이렇게 질문을 해대?”
-아닐걸. 실력 있는 변호사라고 하던데
“아닌 거 같던데. 뭘 그렇게 조사관들에게 꼬치꼬치 캐물어 대든지···선박소유자 측이나 화주 측 변호사였으면 한마디 했을 텐데, 멤버 변호사니, 말도 못 하겠고. 아무튼, 그 친구 때문에 두 배는 더 길어진 거 같아.”
-아닌데. 범상 한 변호사지? 아월리 레이트가 800달러가 넘어.
“뭐라고?! 뭐가 그렇게 비싸? 젊어 보이던데. 그 정도면 런던 로펌들하고 비슷하잖아.”
-한국에서도 김앤강이 좀 비싼 편이야.
“그럴 거면 차라리 영국 변호사를 쓰지, 왜···?”
-멤버 법무팀의 사내 변호사하고 친한 모양이야. 같은 학교를 나왔다고 했던 거 같은데. 거기 같이 가지 않았어? 나무해운 법무팀 이사한테서 같이 간다고 들었는데.
“나무해운의 미스터 무열 리? 왔어. 조인트 서베이에 참석했어. 안 그래도 둘이 친해 보이더라니··· 역시나 그런 배경이 있었구먼. 참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 별로야?
“별로야. 같이 온 멤버에게 보여주려고 더 그러는 거겠지만, 질질 끄는 게 보여. 사고 직후 항만 관계자들이 진행한 조사에 이미 나왔다고, 마린 파일러트(marine pilot: 도선사) 과실이라고 이미 밝혀졌어. 선박소유자 측도 화주 측도 대충 그렇게 받아들이는 판국에, 이번 조인트 서베이는 그냥 형식적이라고 볼 수 있는 건데··· 괜히 비용만 늘어날 뿐이지.”
-아, 그래?
“그래도 해야 하는 건 알지. 만에 하나 다른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으니까. 짚고 넘어가야 하는 건 아는데, 그래도 관행대로 진행하면 될 것을···너무 끼어들어서 진행을 방해해.”
-그 정도야?
“그렇다니까. 안 그랬으면 로라, 너한테 전화해서 이렇게 말하지도 않아.”
-그 정도라면, 사건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나서 나무해운 측에 한마디 해야겠네.
“그러라고. 괜히 다음번 사고에서도 김앤강을 쓰겠다고 하면 강력하게 반대해. 그냥 좀 관행대로 하자고. 인맥 같은 거 좀 빼고.”
-알았어. 메모해 둘게.
“꼭 그러라고. 그 얘기 하려고 전해했어.”
-너무 세게는 못해. 나무해운이 요새 좀 잘나가서. 니가 이해해.
“에이- 짜증 나. 알았어. 자세한 건 시애틀 돌아가서 메일로 전해줄게.”
-오케이. 그럼, 수고해. 내일 미팅 잘하고, 시애틀 돌아가서 연락해.
“나중에 또 얘기해.”
딸깍.
로라와의 통화는 그렇게 끝났다.
동료에게 쌓인 불만을 털어놓으니 그나마 조금 풀린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기는 하지만, 라운지에 가서 위스키라도 한잔하면 기분이 더 좋아질 것 같다.
제임스 매닝은 전화기와 지갑을 챙겨 일어났다. 라운지에 갈 생각이다.
그런데,
띠리링- 띠리링-
「Mike Lee
Namu Shipping」
멤버의 사내 변호사로부터 전화가 들어왔다.
제임스 매닝은 인상을 찌푸리며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미스터 매닝? 나무해운의 마이크 리입니다.
“네, 무슨 일이죠?”
-쉬시는데 미안합니다. 근데, 내일 하루 더 배에 올라가 봐야 할 것 같아서요. 혹시 어레인지가 가능할까요?
무열의 요청에 구겨진 매닝의 인상이 더 심하게 일그러진다.
“뭐라고요? 그건 곤란하죠.”
그나마 좀 사라졌던 짜증이 다시 솟구친다.
-*-
같은 시각,
[정 대리: 변호사님, 현진상선으로부터 요청하신 기록들 받았고요. 말씀하신 대로 댁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범상: 고맙습니다. 고생하셨죠?] [정 대리: 아니에요. 댁은 송무팀 이 대리님이 가셨고요. 저는 그냥 사무실에서 정리만 했을 뿐이에요.] [범상: 옥탑방에 올려다 주셨죠?] [정 대리: 네. 그렇게 했다고 보고 받았어요. 어머님이 열어주셔서 안에 넣어놓고 오셨다고요.] [범상: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이 대리님한테도 그렇게 전해주시고. 제가 들어가면 두 분께 점심 사겠습니다.] [정 대리: 아, 진짜요? 그럼, 이 대리님한테도 그렇게 전할게요.] [정 대리: 변호사님, 잘 마무리하시고 조심히 들어오세요^^]사무실 비서로부터 문자를 받은 범상은 호텔을 나섰다.
관행대로 하는 데에는 분명히 장점이 많다.
효율적이고, 위험도도 낮게 해준다. 일 처리를 쉽게 해준다.
하지만, 관행이 언제나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꼼꼼하게 디테일을 살펴봐야 할 때가 있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는 법이니까.
제공된 기록들은 모두 검토하고 갔음에도 현장에서 새로 제공되는 정보가 많았다.
윤상호 변호사의 조언대로 워낙 복잡하게 이해관계가 얽혀있었기에, 서로가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도 조금씩 다 달랐다.
선박소유자는 선박의 감항성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싶어 했고, 화주들은 화물 적재에 문제가 없는지를 집요하게 확인하고 싶어 했고, 용선자는 혹시라도 다른 문제점이 없었는지를 확인하고 싶어 했고.
각각의 보험사들 역시 포지션이 다 달랐다.
선박소유자의 보험사는 뒷짐 지고 지켜보기만 했다. 자기들 문제가 아니라는 포지션.
화주들의 보험사는 금액과 과실 비율이 제일 궁금하다.
용선자의 보험사는 그런 것들도 궁금하지만, 하루, 하루 늘어나는 지연손해가 더 걱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범상은 <예일타운 퍼블릭 스토리지>를 찾았다.
아무래도 뭔가 좀 이상하다.
“헬로,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하이, 지난주에 A24 창고를 임대한 사람인데요.”
“이름이 뭐예요?”
“범상 한.”
···
현 세상 시간으로 오 분 뒤,
아공간 시간으로는 다섯 시간 뒤,
범상은 <예일타운 퍼블릭 스토리지>를 나왔다.
분명 아무것도 없는 빈 창고를 빈손으로 들어갔는데, 서류철 하나가 그의 손에 들려있다.
당연히 그걸 눈치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징징-
나오는 길, 기다렸다는 듯 범상의 핸드폰이 울렸다.
“범상아, 어디니? 방에 갔더니 없네?”
“아, 잠깐 나왔어요. 웨스트 오브 잉글랜드 클레임 담당자랑은 통화해 보셨어요?”
“응, 매닝이랑 방금 통화했는데, 내일 하루 더 조인트 서베이를 여는 건 곤란하다고 하네. 어쩌지?”
“제임스 매닝이 그래요? 곤란하다고?”
“응.”
범상이 요청한 사안이었다.
“선박소유자나 화주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곤란하다는 거죠, 지금?”
“응, 본인이 하기 싫어하는 눈치야. 내가 강하게 요청했는데도, 못하겠다고 딱 잘라 말하네.”
“왠지 그럴 것 같았어요.”
“보험 커버리지까지 운운하면서 세게 나오네. 어쩌지?”
사고선 산타마리아호는 파나마 국적이었다.
선박소유자는 그리스 회사였고, 선박을 용선(임대)해서 운용하는 회사는 나무해운이었다.
사고는 밴쿠버항에서 발생했고, 사고 당시 선박에서는 한국과 일본 등지에서 싣고 간 화물들이 실려있었다.
화주들은 보험회사는 한국 회사와 일본 회사.
가뜩이나 조율해야 하는 이해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우리 편이어야 하는 보험사 웨스트 오브 잉글랜드 클럽마저 늘어나는 지연손해 때문에 비협조적으로 나왔다.
“알았어요, 형. 제가 지금 그쪽으로 가서 만나고 얘기해 볼게요.”
“네가? 지금? 알았어. 그럼, 나도 그쪽으로 갈까?”
“아니요. 괜찮아요. 제가 설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 알았어. 그러면, 네가 얘기해 보고, 연락 줘.”
“넵.”
딸깍.
무열이랑 통화는 마친 범상은 제임스 매닝이 묵는 호텔로 향했다.
십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었지만, 잠깐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다는 문자를 그에게 먼저 보냈다.
보여줄 문서가 있으니까, 내일 추가 조인트 서베이 관련해서 로비에서 잠깐 보자는 문자.
예의였다.
그런데, 돌아온 문자는 무례했다.
오늘은 늦었으니까 내일 보자는 짧은 거절.
무열이 조금 전 전화한 내용인데.
급하다고, 빨리빨리 좀 진행하자고 사흘 내내 인상을 찌푸리며 재촉하던 그였는데.
이건 무시나 다름없었다.
잠깐 고민한 범상은 문자 하나를 보냈다.
[범상: 보험 커버리지 운운하면서 멤버 요청을 거절했다면서? 뭐지, 이런 아마추어적인 행동은? 내일 아침에 너희 대표한테서 불편한 전화를 받고 싶지 않다면, 당장 내려와서 기다리는 게 좋을 거야. 내가 갔을 때 로비에 없으면, 지연손해 전부를 네가 개인적으로 떠안게 될 테니까.]니들은 처음이지? II
현진상선 회생 사건에서 찾은 기록을 들고 제임스 매닝이 묵는 호텔로 찾아갔다.
그는 얼굴이 시뻘게진 채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로비로 들어오는 나를 보자마자, 성큼성큼 다가와서는···
“이따위 협박 문자를 감히 나한테 보내? 뭐? 대표한테서 불편한 전화를 받고 싶지 않으면 당장 내려와? 지연손해를 내가 전부 떠안아? 당신 위치가 어딘지 몰라? 미쳤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반응.
사실상 자신들이 고용하는 거나 마찬가지인 변호사가 그런 협박 문자를 보냈으니···
나는 일단 깍듯하게 사과부터 했다.
“미안해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당신이 내 말을 들으려 내려와 보지도 않을 것 같아서 그랬어요.”
“와-앗?!”
나타나면 한바탕 퍼부어 주려고 단단히 별렀던 모양이다.
그런데 보자마자 사과를 했으니.
반쯤 벌어진 그의 입에서 김빠진 한숨이 새어 나왔다.
기대치 않은 정중한 사과에 하려던 폭언들을 순간 잊어버린 듯했다.
“미안합니다.”
나는 그가 좀 더 진정할 수 있게 한국식으로 고개까지 숙이며 다시 한번 사과했다.
“쳇.”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싸울 마음은 사라진 듯했다.
나는 그런 그에게 들고 있던 서류를 내밀었다.
“이걸 찾았어요?”
“그게 뭔데?”
“먼저 한번 봐주시지 않겠어요?”
보험사와 싸울 생각은 없다.
캐나다 항만관리자에서부터 선박소유자와 화주들까지 가뜩이나 상대할 파티들이 많은데, 이 시점에서 우리끼리 싸우면 나무해운이 곤란해졌다. 특히나 무열이 형이 곤란해질 게 뻔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추수감사절을 집에서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클레임 담당자 눈치를 보느라,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제임스 매닝은 마지못한 표정으로 건네는 서류를 낚아챘다.
“도대체 이게 뭔······!”
“선박 엔진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기록된 서류예요. 산타마리아호 감항성 관련해서 저우샨 도크야드에서 발행한 공식 문서입니다.”
다행히 제임스 매닝은 그저 게으른 남자가 아니었다.
관행에 찌들어 늘 하던 방식대로 처리하려는 습관이 있었을 뿐, 일 처리를 못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였다. 창의력이 없을 뿐이지, 증거가 있으면 프로토콜대로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건넨 서류를 검토하기 시작한 그의 두 눈이 동그래지기 시작했다.
내가 보낸 협박성 문자는 이제 그의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이걸 어디서 찾았죠?”
목소리 톤도 바뀌었다.
“2년 전에 현진상선 회생 사건을 맡았어요. 현진포춘, 그러니까 지금 산타마리아라는 이름으로 개명된 사고 선박을 나무해운이 인수하기 전에, 현진상선이 운영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죠? 현진상선 재무를 꼼꼼하게 살핀 적이 있었는데, 기록이 그 안에 있었네요. 선박 국적이랑 이름이 바뀌지 않았다면 좀 더 일찍 발견할 수 있었을 텐데···.”
모두 연결되어 있다. 악마도 디테일에 숨어 있지만, 그를 상대할 무기 역시 그 안에 숨겨져 있다.
“그런데, 이상하네요. 오늘 점검에서는 엔진에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잖아요?”
그랬다. 조인트 서베이 엔진룸 조사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다.
“미스터 매닝, 왜 우리가 모는 차도 그렇잖아요? 분명 문제가 있는데, 단번에 발견되지 않아서 정비소에 몇 번 가지고 가서야 겨우 발견되는. 미스터 매닝은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없나요?”
있다. 그는 단번에 내 말을 이해했고, 다행히 더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그 때문에 내가 추가 조인트 서베이를 요청한 것임을 눈치챘다.
“그래서 미스터 리가 나한테 전화해서 내일 하루 더 서베이를 하자고···나는 이런 사정이 있는 줄 몰랐어요. 미안해요. 내가 성급했던 것 같군요.”
“아니요, 괜찮아요. 당신은 이 문서가 존재하는 줄 몰랐을 테니까요.”
“알았어요. 내가 지금 우리 측 조사관에게 연락해서 내일 하루 더 조인트 서베이를 진행할 수 있는지 알아볼게요. 근데, 쉽지는 않을 거예요. 화주나 선박소유자 측도 측이지만, 항만청으로부터 추가 허가도 받아야 하고. 음··· 어찌 됐든, 이해했으니까, 꼭 내일이 아니라도, 그다음 날이라도 잡아볼게요. 대신, 그때까지는 전체 회의도 미루도록 하죠.”
모드가 바뀐 그였다.
어찌 보면 당연했다.
이전까지는 도선사의 운항 미숙이 사고 원인일 거라 여겨서 그렇게 행동했지만, 이제 선박의 감항능력에 문제가 있었을지 모른다는 증거가 나왔다.
관행대로 그는 이제 선박소유자를 압박할 것이다.
드디어 올곧이 같은 편이 되었다.
“아니요, 여기 오다가 생각해 봤는데, 일단 내일 있는 전체 회의는 그대로 진행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대로 진행하자고요?”
“네.”
“내일 전체 회의에서 저쪽은 어떤 식으로든 잠정적인 결론을 지으려고 할 텐데···그러면 추가 서베이는 쉽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걸 알고 있나요?”
그 점을 이용해 보려 한다.
“미스터 매닝, 괜찮으시다면, 저를 믿고 제 뜻대로 한번 진행해 주시겠습니까?”
제임스 매닝은 잠시 나를 보더니만,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엔 이전에 있던 작은 마찰들도 의미가 있는 것들이 된다.
그는 이제 나를 신뢰한다.
“알았습니다, 미스터 한. 당신을 믿어보죠.”
“범상입니다. 발음이 어려우면 그냥 ‘한’이라고 불러도 됩니다.”
“당신의 조언대로 해봅시다, 범생.”
“고맙습니다, 제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