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108)
이세계 골드리치-108화(108/256)
<– 환술사, 지크 –>
드워프, 조지크라반.
그는 자기 친구들의 초상화를 보았다.
“바튼즈. 레오프리..”
온갖 고락을 함께한 동료들이다.
그들이 자신을 싫어할리가 없었다.
조지크라반은 갈색 눈으로 절친들의 얼굴을 잠시 보다가, 엄지손가락을 들어 그들의 얼굴을 눌렀다.
[ 바튼즈(드워프족), 레오프리(드워프족)의 호감도 확인 중…… ] [ 3%….. ] [ 65%….. ] [ 100%….. ] [ 호감도 확인이 완료되었습니다. ] [ 바튼즈(드워프족)가 당신에게 품고 있는 호감도는 ‘-100’입니다. ] [ 레오프리(드워프족)가 당신에게 품고 있는 호감도는 ‘-100’입니다. ]“…..잉?”
조지크라반이 얼떨떨한 얼굴을 했다.
“마이너스 백?”
측정 결과가 이상했다.
바튼즈와 레오프리가 자신을 싫어할 리가 없었다.
결국, 조지크라반은 코웃음을 쳤다.
“그럴 리가 없지. 이 측정은 뭔가 문제가 있군!”
그는 단호한 어조로 상황을 부정했다.
그러나 그때, 디버프가 발동했다.
그의 머릿 속에서 불안한 사실이 떠올랐다.
’50년 전에 바튼즈 마누라랑 한 판 했던건 기억에서 지워버렸냐?’
조지크라반의 치욕스러운 실수였다.
그의 얼굴이 굳었다.
‘…..그건 그때 술 마시면서 다 풀었는데.’
‘누 생각에.’
‘…..뭐?’
‘누 생각에 다 풀었다고 생각하냐?’
디버프는 치명적인 독사가 되어 그를 물고 늘어졌다.
‘네가 바튼즈 마음을 알아? 모르잖아.’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바튼즈는 그 때의 원한을 지금까지 품고 있어. 자기 마누라를 뺏어갔는데, 잊어버리는게 이상한 거 아냐?’
‘…..원한을 지금까지 품고 있다고?’
‘이제야 말귀를 알아먹는군.’
조지크라반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야. 너 120년 전에 레오프리한테 5천 골드 사기친건 기억나냐?’
디버프는 그의 마음을 집어삼켰다.
*
[ 제한 시간 00 : 09 : 32 ]아스트리드는 팔짱을 낀 채 책상을 보았다.
책상에는 10개의 초상화가 있었다.
“왜 이런 짓을 하는지 의문이군.”
그녀는 아무 표정 변화 없이 손을 움직였다.
맨 왼쪽, 하르미노의 초상화를 눌렀다.
[ 하르미노(정령족)의 호감도 확인 중…… ] [ 3%….. ] [ 100%….. ] [ 호감도 확인이 완료되었습니다. ] [ 하르미노가 당신에게 품고 있는 호감도는 ‘-3’입니다. ]하르미노의 호감도 참값은 3.
그러나 마이너스가 적용되어서, 아스트리드는 -3을 보았다.
“정령이 날 좋아할거란 생각은 안 했지.”
아스트리드는 쿨하게 넘겼다.
그리고 다음, 베르몬트의 초상화를 눌렀다.
원래는 9였다.
그러나 아스트리드는 -9를 들었다.
그녀는 -9를받아들였다.
“당연한 결과군.”
그녀는 자신의 꼬라지를 알고 있었다.
자존심이 높고, 때로는 오만했다.
다른 이들이 자신을 싫어하는 것은 당연했다.
“뭐, 질투를 받는건 어쩔 수 없지.”
그녀는 덤덤한 얼굴로 다음 초상화를 눌렀다.
[ 조지크라반(드워프족)의 호감도 확인 중….. ] [ 호감도 확인이 완료되었습니다. ] [ 조지크라반이 당신에게 품고 있는 호감도는 ‘-14’입니다. ]“…..뭐지?”
아스트리드의 미간이 좁혀졌다.
드워프들이랑은 대화해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그들이 자신을 싫어한다니.
“이해할 수 없군.”
아스트리드는 결국, 호감도 확인하기를 중단했다.
드워프나 엘프들 따위, 자신을 좋아하든 말든 상관없었다.
그녀는 맨 오른쪽에 있는 초상화, 칸을 보았다.
“..인간이 날 싫어하지는 않겠지?”
그녀는 칸을 믿었다.
3주가 넘게 팀을 맺었고, 용의 물약까지 마시게 해줬다.
누군가에게 이런 호의를 베푼 적은 없었다.
아스트리드는 차분한 마음으로 칸의 초상화를 눌렀다.
[ 칸(인간)의 호감도 확인 중…… ] [ 0%….. ] [ 14%….. ] [ 67%….. ] [ 99%….. ] [ 100%….. ] [ 호감도 확인이 완료되었습니다. ] [ 칸이 당신에게 품고 있는 호감도는 ‘-38’입니다. ]아스트리드의 얼굴이 돌처럼 굳었다.
“이. 인간이…..”
그녀의 눈동자가 초점을 잃고 멍하게 풀어졌다.
호감도를 확인했던 손은 다르르 떨렸고, 마음은 괴로워졌다.
“인간이 날 싫어한다고?…..”
보이지 않는 디버프 혼란은 그녀의 정신을 좀먹었다.
*
[ 제한 시간 00 : 05 : 32 ]베르몬트는 기대감을 품고 있었다.
“얘가 날 얼마나 좋아하려나?”
그녀는 혼란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녀의 정신에 부정적 감정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이거 은근 기대되네.”
그녀는 칸이 자신을 무조건 좋아할 거라 생각했다.
자기랑 친해지려고 이런 저런 수작을 부린 것도 그렇고. 귀걸이를 준 것도 그렇고, 입술을 먹은 것도 있었다.
“..내 입술을 먹었으니까 완전 뿅 간 거 아냐?”
그녀는 김칫국을 항아리로 마시고 칸의 초상화를 눌렀다.
[ 칸(인간)의 호감도 확인 중…… ] [ 호감도 확인이 완료되었습니다. ] [ 칸이 당신에게 품고 있는 호감도는 ‘-41’입니다. ]“…..뭐?”
베르몬트가 미간을 찡그렸다.
“이게 뭔 소리야?”
잘못 봤나 싶어, 눈을 가늘게 뜨고 다시 확인했다.
그러나 숫자는 여전히 ‘-41’이었다.
“이거 왜 이래…..”
그녀는 멍한 얼굴로 벽에 붙은 양피지를 보았다.
“..같이 있는게 불편하다고?”
베르몬트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그때, 디버프 혼란이 발동했다.
‘뒤로 타.’
‘고개 숙여봐.’
칸의 무뚝뚝한 말투, 그리고 덤덤한 얼굴.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묘하게 걸렸다.
그리고 그와의 첫 만남에서 인간들을 죽이려 했던 것이 떠올랐다.
‘뭐야. 인간들이 여기 다 모였네.’
‘하긴, 힘이 없으니까 숨기라도 잘 숨어야지. 이해는 해.’
그녀는 오만한 말투를 쓰며 인간들을 죽이려 했었다.
‘설마. 그때부터?…..’
생각해보니 이상한 점이 많았다.
칸이 자신을 좋아하리라는 생각에도 문제가 많았다.
베르몬트는 마족, 칸은 인간이다.
마족은 인간족을 경멸하고, 인간족은 마족을 두려워한다.
이 두 종족 사이에 호감이 생길 수 있을까.
물론 그녀는 생겼다.
그러나 칸은 모를 일이었다.
“…..칸이 나를 싫어해?”
디버프는 그녀의 마음에 독을 풀었다.
그녀는 결국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였다.
“왜. 어째서…..”
목 안에 가시가 걸린것처럼 쓰라렸다.
얼굴은 화끈거리더니, 이내 코가 찡하게 아렸다.
그녀의 마음에서 괴로움이 차올랐다.
그녀는 이 괴로움을 견뎌낼 힘이 없었다.
“왜…..”
그녀는 결국, 입술을 실쭉샐쭉 떨었다.
*
책상에 얼굴을 박은 칸은 무력감에 빠져 있었다.
아스트리드와 베르몬트, 하르미노가 죽을지도 모르는데,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걔네들이 시련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환술의 속임수를 알아차릴 수 있을까.
칸은 답이 나오지 않는 고민을 하며 얼굴을 들었다.
“하아…..”
그는 한숨을 쉬고 초상화를 눌렀다.
[ 아스트리드가 당신에게 품고 있는 호감도는 ‘-38’입니다. ] [ 베르몬트가 당신에게 품고 있는 호감도는 ‘-72’입니다. ]아스트리드는 38, 베르몬트는 72.
아스트리드는 조금만 더 오르면 연인이 될 수 있고.
베르몬트는 이미 진지한 사랑이 가능했다.
‘이게 다 뭔 소용이냐…..’
그러나 호감도가 칸을 위로하지는 못 했다.
그녀들이 죽으면 아무 의미도 없었다.
“안녕?”
그때, 옆에서 지크가 나타났다.
‘저 개자식…..’
칸은 욕을 속으로 삼키고 고개를 돌렸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의 지크가 보였다.
“호감도 확인은 잘 했니?”
칸은 대답하지 않았다.
“어때? 주변에서 널 그렇게 싫어할 줄은 몰랐지?”
이게 그의 분신이기 때문이다.
지금 눈 앞에 있는 지크는 10개의 방에서 똑같은 말을 하는 환영이었다.
“화나지? 나도 알아.”
칸은 그에게서 얼굴을 돌렸다.
유저에게는 대놓고 무시받던 녀석이, npc들 앞에서는 깽판을 친다.
“그러니까 이제 복수할 기회를 줄게.”
지크가 씨익 웃었다.
칸의 눈 앞에 양피지가 떠올랐다.
〈 서브 퀘스트 – 선택의 버튼 〉
분류 : 서브
난이도 : F
클리어 조건 : 선별인원들은 1대1로 매칭되어 빨간색 버튼을 누른다. 빨간색 버튼을 누르면 상대방 선별인원이 죽는다. 10분이 지나도 둘 모두 살아있다면, 둘 모두 사망한다.
보상 : –
실패 시 : –
지크의 마지막 놀이 선택의 버튼.
빨간색 버튼을 누르면 상대방 선별인원이 죽는 시험이다.
‘구라치고 있네…..’
이 시험에는 함정이 많았다.
선별인원들이 1대1로 매칭되는 것은 진실이지만, 빨간색 버튼을 눌렀을 때 상대방 선별인원이 죽는 것은 거짓이었다.
10분이 지나서 죽는다는 것도 거짓이었다.
빨간색 버튼을 누르면 본인이 사망하고, 10분이 지나면 아무도 죽지 않는다.
지크가 이런 일을 벌이는 이유는 하나였다.
수백 년간 우정을 쌓아온 선별인원들이 서로를 욕하며 죽어가는 모습이 즐겁기 때문이다.
평생을 함께해온 고블린이 오크를 욕하며 버튼을 누르는 것은, 지크가 최고로 좋아하는 장면이었다.
‘..나만 배신당할 수는 없지. 안 그래?’
지크의 본체가 씨익 웃으며 손을 비볐다.
그는 10개의 환영분신에게 놀이의 시작을 명령했다.
“놀이를 시작하자.”
10개의 방에 10개의 목소리가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