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110)
이세계 골드리치-110화(110/256)
<– 환술사, 지크 –>
[ 조지크라반(드워프족) vs 레오프리(드워프족) ]‘조지…..’
‘레오…..’
두 드워프는 빨간 버튼 앞에서 고심했다.
그들의 선택에 목숨이 달려 있었다.
‘조지. 내가 날 죽이고 싶을 줄은 몰랐다..’
‘레오프리. 5천 골드를 사기친 내가 잘못은 맞지만.. 어떻게 날 죽일 생각을 하고 있었나.’
그들이 확인한 서로의 호감도는 -100.
이 둘의 우정은 영원한 우정이었다.
두 드워프는 결연한 얼굴로 친구를 생각했다.
‘그러나 조지.’
‘레오프리.’
두 드워프는 짜기라도 한 듯 입을 다물더니, 입을 벌려 소리쳤다.
“난 네가 좋다!”
“난 네가 좋다!”
그들의 얼굴에 강한 확신이 있었다.
‘친구가 날 죽이고 싶다고?’
‘그럼 죽어주지!’
호감도 100은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니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친구를 위해 죽어줄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호감도 100이었다.
이 드워프들은 서로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이딴 버튼 따위. 내 평생 누르나 봐라!”
“내 친우를 죽이는 버튼!? 내 똥구녕 닦는 데나 써주지!”
그들은 아사신의 층 합격 조건에 부합했다.
*
“뭔.. 이런 미친놈들이 다 있어.”
지크는 학을 뗐다.
놀이 종료까지는 3분이나 남았지만, 드워프들은 버튼을 누를 기미가 안 보였다.
“별 거지같은 걸 다 보네.”
그는 고개를 돌려 옆 스크린을 보았다.
아스트리드 vs 베르몬트였다.
“여긴 재밌는 것 같네.”
지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긴 재밌을 것 같다.
*
그러나 그의 기대는 망상이었다.
아스트리드는 지크에게 재미를 줄 수 없다.
“하암.”
그녀는 입도 안 가리고 하품했다.
그리고 빨간 버튼을 보더니, 귀찮다는 듯 말했다.
“그냥 죽지 뭐.”
천년 살아서 볼장 다 봤는데.
그녀는 죽음을 앞두고도 초연했다.
살고자 하는 욕망이 없었다.
그녀가 천 년을 살면서 하지 못한 것이 뭐가 있을까.
성적인 것 외에는 다 해봤다고 할 수 있다.
“사랑이라는게 재밌다고는 하는데, 뭐 맘에 드는 남자가 있어야지.”
그녀도 사랑이란 걸 해보고 싶긴 하다.
그런데 그것도 큰 재미는 없을 것 같다.
그녀는 지금 죽어도 괜찮았다.
딱 하나, 궁금증이 있긴 했다.
“..인간이 날 좋아했나 싫어했나. 그건 알고 싶군.”
*
“몰라….. 다 몰라…..”
책상에 엎어진 베르몬트.
그녀는 바닥에 만들어진 작은 웅덩이를 보았다.
그 웅덩이에는 물이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졌다.
“칸이 왜 나를…..”
그녀는 울상이었다.
입술을 깨물고 꾹 참으려 했지만, 자꾸 울음이 터졌다.
[ 남은 시간 00 : 02 : 32 ]이제 놀이 종료까지는 3분이 채 안 남았다.
그러나 베르몬트는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칸.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
그녀는 어린 외모만큼 어린 마음을 갖고 있었다.
괜히 인기 투표 최상위권이 아니었다.
그녀는 수많은 남성 유저들의 마음을 두드렸고, 지갑을 열게 했다.
호감도가 72밖에 안 되었고, 아직 연인 사이도 아니라 한들.
그녀는 칸에게 지독한 슬픔을 느꼈다.
베르몬트는 핑 도는 눈물을 억지로 참으면서 입을 열었다.
“칸. 내가 잘못한게 있으면 알려줘……”
그녀의 입술이 오들오들 떨렸다.
억지로 참았던 눈물이 흐르면서 그녀의 볼을 적셨다.
[ 2분 남았습니다. ]“어쩌라고…..”
그녀는 앙칼진 눈으로 타이머를 흘겼다.
그리고 이내 부질 없는 짓임을 알고 고개를 떨궜다.
그녀는 손 하나 까딱하지 못 했다.
아스트리드를 죽이고 생존한다 한들. 칸은 그런 자신을 더욱 싫어할 것이다.
[ 1분 30초 남았습니다. ]“아 좀!”
그녀는 화를 터트렸다.
검은 방과 타이머, 호감도 테스트까지 모든 것이 짜증스러웠다.
“나보고 대체 어쩌라고…..”
그녀는 무력감에 빠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칸…..”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칸을 불렀다.
*
“..얘네 왜 이래?”
지크는 스크린을 시청하며 손톱을 물어뜯었다.
그가 상상하던 것과는 반대였다.
용은 오만함에 젖어서 버튼을 눌러야 했고 마족은 살기 위해 버튼을 눌러야 했다.
그래야 했을 터인데, 그녀들은 왠 인간의 이름을 부르면서 딴짓거리를 했다.
“..아나. 짜증나 죽겠네.”
지크가 손톱으로 목을 벅벅 긁었다.
그의 매서운 눈빛이 베르몬트에게서 거두어졌고, 옆 스크린으로 옮겨갔다.
“..여기는 재밌겠지?”
하르미노 vs 칸.
“날 좀 즐겁게 해줘.”
지크의 핏발선 눈빛이 스크린을 보았다.
*
[ 남은 시간 00 : 00 : 27 ]놀이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27초.
하르미노는 착잡한 얼굴로 빨간 버튼을 보았다.
‘그냥 좀 눌러라. 끝내버려!’
정신계 디버프는 그녀의 마음을 공격했다.
그러나 하르미노의 손은 움직이지 않았다.
“하아…..”
그녀는 빨간 버튼을 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가슴 속에 맺힌 응어리가 견디기 힘들 정도로 무거웠다.
눈동자에 맺힌 눈물에도 멍울이 맺혔는지, 눈 앞은 자꾸만 흐려졌다.
“칸. 내가 널 어떻게 죽여?…..”
그녀가 볼멘 목소리로 말했다.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떨릴 것처럼 위태로웠다.
“난 이 버튼 못 눌러…..”
그 입술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어찌나 갸날픈지, 정령족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네가 날 싫어한다고 해도.. 나는 못 눌러…..”
눈물 한 줄기가 그녀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자신이 운다는 사실에 당황했는지, 머리카락을 한 움큼 쥐어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머리카락에 가려진 얼굴에서 힘 없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난 너 못 죽여…..”
*
하르미노와 베르몬트는 슬픔에 잠겼다.
칸은 조용하고 무표정했다.
‘누르면 죽는 버튼 따위, 죽어도 안 누르지.’
그는 지크가 지루함에 사망했으면 좋겠다 싶어서 말 한 마디 안 했다.
칸은 무표정 무음으로 타이머만 보았다.
[ 남은 시간 00 : 00 : 07 ]놀이 종료까지 7초 밖에 안 남았다.
그는 타이머를 보며 마른세수를 했다.
‘제발 살아 있어라…..’
베르몬트, 하르미노, 아스트리드.
그녀들이 살아줘야 했다.
그는 그녀들의 생존을 바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남은 시간 00 : 00 : 00 ]놀이 시간이 종료되었다.
칸 앞에 메세지들이 떠올랐다.
[ 당신은 생존했습니다. ] [ 순수 호감도가 공개됩니다. ] [ 하르미노가 당신에게 품고 있는 호감도는 ’65’입니다. ] [ 베르몬트가 당신에게 품고 있는 호감도는 ’72’입니다. ] [ 아스트리드가 당신에게 품고 있는 호감도는 ’46’입니다. ]칸은 메세지들을 닫았다.
이미 알고 있던 정보였다.
쿠궁.
그때, 방이 흔들렸다.
지크의 환술이 한계에 달했다.
쿠구구구-
지진 난 것처럼 흔들렸다.
환술이 끝났다는 증거였다.
‘지크. 움직이지 말고 딱 기다려라.’
칸은 주먹을 쥐고 눈을 감았다.
*
지진 소리가 멎은 순간, 칸은 눈을 떴다.
그의 선명한 눈동자가 이리저리 구르며 상황을 파악했다.
‘역시 이렇게 되어 있네.’
결계 중앙에 떠 있는 지크.
그리고 그의 뒤쪽 결계에서 내려온 하얀 실.
그 실이 모든 선별인원들을 옭아매고 있었다.
-끄르..
와이번은 눈을 감고 발버둥쳤다.
악몽계 환술에 걸린 듯 하다.
그 무엇 하나 소리를 내지않는 침묵이다.
“허억!…..”
그때, 드워프가 눈을 뜨며 침묵을 깼다.
그를 시작으로 선별인원들이 환술에서 깨어났다.
‘음?…..’
멍한 얼굴로 눈을 깜박거리는 아스트리드.
‘뭐야?…..’
충혈된 눈을 비비는 하르미노.
‘여기 어디야?…..’
눈물을 흘리는 베르몬트까지.
‘다들 버튼 안 눌렀구나.’
세 명 전원 생존했다.
칸도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결과였다.
‘..장하다.’
칸은 그녀들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시선을 돌려 공중에 떠 있는 지크를 보았다.
지크는 나른한 얼굴로 입술을 쩝쩝거리며 일어났다.
‘거기서 딱 기다려라.’
칸은 아이스 블레이드를 꺼내 실을 자르고 와이번의 등에 착지했다.
그는 그것을 발판삼아 지크에게 뛰어올랐다.
“…..음?”
환술 시전 후유증을 겪는 지크가 멍한 얼굴로 칸을 보았다.
칸은 그의 앞에 내려온 실 하나를 잡고 공중에 떴다.
“재밌었냐?”
“…..뭐?”
지크가 멍한 얼굴이 되었다.
칸은 그 재수없는 안면에 검을 찔러 넣었다.
푸확!
쩌저저적-
쿠구구구-
그의 얼굴에 빙하시대가 전개되었다.
코와 입은 물론, 얼굴과 몸 전체가 단단히 얼어붙었다.
칸은 다시 검을 들어 그를 난도질했다.
이런다고 그가 죽는 것은 아니지만, 화풀이라도 해야했다.
-으아아악!
얼어붙은 얼굴이 비명을 질렀다.
-복귀 마법! 파워 텔레포트!
그리고 영창을 외쳤다.
-미, 미친 인간!…..
지크는 난도질 당하면서 겁에 질렸다.
그는 떨리는 눈으로 칸을 노려보면서 자신의 별로 돌아갔다.
[ 성래족, 환술사 지크를 처치했습니다! ] [ 성래족 게이트가 사라지고 결계가 열립니다! ]‘..끝났네.’
칸은 고개를 들어 결계를 보았다.
결계는 뻐서석거리며 균열이 일어나더니, 쨍강거리며 부서지기 시작했다.
하얀 실이 달린 부분은 그대로지만, 나머지 부분은 그대로 깨져갔다.
‘어찌어찌 됐네.’
칸은 결계가 깨지는 광경을 보며 눈을 감았다.
그간의 걱정과 긴장이 해소되면서 온몸에 힘이 죽 빠졌다.
그때였다.
폭!
등에서 강한 충격이 느껴졌다.
“칸…..”
소녀의 청승맞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녀는 칸의 몸을 잡고 움직여서 그의 앞으로 왔다.
“너…..”
베르몬트였다.
그녀는 눈물자국이 가득했는데, 얼굴을 찡그리고 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너 나 안 싫어하지. 그치!…..”
그녀가 칸의 품에서 얼굴을 이리저리 부볐다.
그렇게 눈물을 다 닦았는지, 콧물을 삼키고 고개를 들었다.
칸은 그녀의 눈물 가득한 얼굴을 잠시 보다가,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피식 웃었다.
“당연하지.”
그는 그녀의 눈물을 닦아줬다.
[ 성신, 기적의 창조자가 아주 바람직하다고 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