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122)
이세계 골드리치-122화(122/256)
<– 환상족의 알 부화 –>
[ 볼품없는 집을 2만 골드에 사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칸은 엘프 아주머니의 감사 인사를 듣고 관리지부를 나왔다.
그는 릴라데아 스트리트 바로 옆길인 ‘릴랑 스트리트’에 들어갔다.
그렇게 몇 분 걸으니,「C-481」팻말이 걸린 2층 주택이 보였다.
‘여기가 내 집이구나.’
칸은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따스한 분위기가 흐르는 가정집 복도가 보였고, 은은한 향기가 나는 백합이 보였다.
마음의 치유를 위해 존재하는 예술적인 집이었다.
이렇게 집이랑 환상 성수가 전부 마련되니.
“못 참겠다.”
참을 수가 없었다.
루비의 층을 클리어하고 받은 환상족의 알.
지금까지 쓰다듬기만 하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이제 부화시키고 환상족 여자아이의 얼굴을 볼 때였다.
육아 예능 프로에서 나오는 딸들이 그렇게 귀엽던데, 칸도 그 귀여움을 마주할 때가 되었다.
“집은 진짜 좋다.”
칸은 딸 셋 키운 집에 만족하며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은 4개의 문이 있었는데, 3개는 아이 방이었고 1개는 화장실이었다.
“..전부다 분홍색이네.”
딸 셋 키운 집이라 남색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더 귀여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겠다.
칸은 참나무로 지어진 복도를 걸어서 아이 방으로 걸어갔다.
「아리아가 쓰는 방! -노크하고 들어오세욧!」
귀여운 글귀가 써진 팻말이 문에 걸려 있었다.
칸은 문고리를 돌려서 문을 열었다.
“..진짜 공주님 방이네.”
분홍색 침대와 분홍색 이불.
분홍색 베개와 곰돌이 인형까지.
5초도 있기 힘든 극강의 공주님 방이었다.
“..들어가자.”
칸에게는 금단의 구역이었지만, 그러면서 안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는 방으로 들어가서 침대에 앉았다.
‘..이제 때가 온 건가.’
칸은 은근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강아지를 입양할 때보다는 들뜬 기분인데 뭐라 설명하기가 힘들었다.
“모르겠다.”
칸도 자신의 감정을 알 수가 없었다.
그는 환상족의 알을 꺼내 바닥에 두고 환상 성수를 꺼냈다.
[ 환상 성수 ]환상족 여인이 알을 낳고 한 번만 짤 수 있는 모유다.
그 희귀성만큼, 섭취나 제작 시 얻게 되는 이점이 크다.
[ 등급 : 환상 ] [ 종류 : 소비 ] [제한]레벨 200 이상.
[ 특수 능력 ] [섭취] 이 아이템을 섭취했다면, 능력치 하나를 S등급으로 올릴 수 있다. [제작] 환상급 아이템 제작에 사용할 수 있다. [부화] ‘환상족의 알’에 사용했을 시, 환상족의 알이 부화한다.주요하게 볼 것은 [부화]이었다.
나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후…..”
칸은 한숨을 쉬며 환상족의 알을 보았다.
부화 전 마지막 점검이었다.
[ 환상족의 알(여) ] [ 특수 능력 ] [인식] 환상족 여자아이가 탄생하면, 처음으로 본 존재를 부모로 인식한다.“누구 안 들어오겠지?”
칸은 혹시 몰라 커튼을 치고 방문을 닫았다.
천만 골드를 썼는데 다른 이를 부모로 인식한다면, 그것만 한 고구마가 없었다.
“..좋아. 아무도 없어.”
칸은 방이 완전히 밀폐되었음을 확인했다.
그는 손을 비비며 알 앞 바닥에 앉았다.
그리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환상 성수의 마개를 땄다.
뽕
은은한 향기가 콧속으로 들어왔다.
마시라고 유혹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는 안 되지.”
칸은 과도한 긴장감에 혼잣말 증상이 심해졌다.
그는 벌떡벌떡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환상 성수를 알 위로 가져갔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성수를 부었다.
[ ‘환상 성수’ 1개를 ‘환상족의 알’에 사용했습니다. ]알은 성수가 닿기 무섭게 흡수했다.
낭비되는 성수는 한 방울도 없었다.
그렇게 성수 병이 완전히 빈 순간, 환상족의 알에서 빛이 나왔다.
부르르-
알이 떨었다.
그리고 쿵쿵거리며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그렇게 쿵쿵거리는 소리가 10초 정도 이어진 순간.
알 한 가운데에 쩌적 하고 균열이 생겼다.
그 균열이 천천히 위아래로 커지더니, 어린아이의 머리만큼 커졌다.
“나오는 건가.”
칸이 균열에 시선을 집중한 그 순간.
파직!
알이 깨지고 여자아이의 모습이 드러났다.
“…..”
나이는 세 살 정도 되었을까.
바닥까지 내려오는 백금색 머리와 통통한 볼살, 작은 코에 뽀얀 입술.
눈을 깜박거리는 것만으로도 천사 같은 사랑스러운 여자아이였다.
아이가 똘망똘망한 금안으로 칸을 바라보았다.
“…..엄마?”
여자아이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아이의 눈동자에 호기심이 일렁였다.
“..엄마 아니야.”
칸은 덤덤하게 말했다.
여자아이는 칸의 대답에 눈을 가늘게 뜨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아빠?”
“아빠도 아닌데..”
칸은 뭐라 대답해줘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
피가 안 섞여 있으니 아빠는 아니고, 근데 부화시켜줬으니까 남은 아니고.
따지고 보면 삼촌인가 싶지만 칸이 얘 아빠의 형제도 아니고, 이상하게 대답이 안 나왔다.
결국 칸은, 여자아이의 연약한 마음을 건드렸다.
“…..아빠 아니야?”
여자아이가 큰 충격을 받았는지, 떨리는 눈으로 의문을 표했다.
칸은 실수했다는 것을 깨닫고 미소를 지었다.
“아냐. 아빠 맞아.”
“…..아빠 맞아?”
“응. 내가 네 아빠야.”
“……그럼 안겨도 돼?”
여자아이가 손가락을 오물거리며 물었다.
칸은 자연스레 팔을 벌렸다.
“당연하지.”
“…..”
환상족 여자아이가 칸의 품을 보았다.
그리고는 짧은 다리로 엉금엉금 기어서 칸의 품에 얼굴을 박았다.
“우리 아빠…..”
환상족 여자아이가 칸의 품에 얼굴을 박고 숨을 쉬었다.
칸은 여자아이 다룰 줄을 몰라서 그 모습을 보고만 있었다.
그런데 갓 태어난 아이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아빠 내꺼…..”
환상족 여자아이가 팔다리를 움직여서 칸의 품에 안겨들었다.
아이가 칸의 배를 잡고 얼굴을 묻은 채 칸의 체온을 느꼈다.
치명적인 귀여움이었다.
칸은 약간의 두려움을 느꼈다.
왜냐하면 이 아이 능력치가.
이름 : 미정
종족 : 환상족
레벨 : 1
무력 : 1/999(S)
체력 : 1/999(S)
마력 : 1/999(S)
스킬 : 언어(C), 환상력(F), 마나 제어(F)
올 S였기 때문이다.
‘..싸우면 내가 지는 건가.’
칸은 유치한 생각을 하며 여자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빠…..”
여자아이는 칸의 품에 얼굴을 비볐다.
그리고 작은 코로 칸의 냄새를 들이마시며 편안한 얼굴을 했다.
“아빠 이제 내꺼…..”
여자아이는 칸의 몸을 꽉 끌어안으며 애정을 표현했다.
그 어떤 여인에게서도 느끼지 못한 순수한 귀여움.
여자아이는 자신의 귀여움을 온몸으로 방출했다.
“아빠 내꺼 맞지?”
환상족 여자아이가 고개를 들어 칸을 올려다봤다.
칸은 아이의 눈곱을 떼주며 말했다.
“..네가 내꺼야.”
다른 건 몰라도 상하 관계는 확실히 해야 했다.
“…..아하.”
아이는 그것을 알았는지, 방긋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나는 아빠 꺼.”
그리고는 다시 얼굴을 배에 파묻고 이리저리 비볐다.
부비부비.
칸의 뱃살이 그렇게도 좋은지 킁킁거리면서 열심히도 비볐다.
‘환상족 아이는 유아기가 세 달이라 그랬나..’
칸은 그녀를 감상하며 아쉬운 얼굴을 했다.
이 정도 귀여움이면 평생 업고 다녀도 문제가 없었다.
“나는 아빠꺼…..”
아이가 칸의 배에 입술을 묻은 채 중얼거렸다.
두 개의 똘망똘망한 눈이 칸을 올려다봤다.
칸은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머리만 쓰다듬었다.
그러나 아이는 그것만으로도 좋은지 눈웃음을 지으며 칸을 보았다.
“아빠…..”
“응?”
“…..나 궁금한 게 이써.”
아이가 앙증맞은 손가락으로 칸의 배를 꾹꾹 눌렀다.
칸은 그것을 방치하며 말했다.
“뭐가 궁금한데?”
“그게 말이야…..”
“응.”
“…..내 이름은 모야?”
환상족 여자아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칸은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이름을 말했다.
“잉그리드.”
“…..잉크리트?”
“응.”
“모야 그게!”
아이가 웃으며 칸의 배를 팡 쳤다.
“왜. 맘에 안 들어?”
“그건 아니구..”
“맘에 안 들면 바꿔줄게.”
“아냐 아냐! 맘에 드러!”
아이가 칸의 배를 팡팡 치며 말렸다.
뽀얀 입술이 호선을 그리며 방긋 웃었다.
“완전 맘에 드러! 잉크리트!”
“..다행이네.”
조금 변형된 것 같지만 괜찮았다.
칸은 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헝클어트렸다.
“으하아!”
잉그리드는 칸의 손을 잡으려 버둥거렸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칸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그려졌다.
“아빠 내 머리 하지마아!”
“그럼 잉그리드라고 해 봐.”
“잉크리트!”
“못 하네.”
“으하아아!”
칸은 아이의 옆구리를 찌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3개월만 지나면 잉그리드한테 밟힐 테니까, 지금 즐겨둬야 했다.
*
칸이 잉그리드를 놀아준 지 한 시간.
잉그리드는 힘이 빠져서 수면으로 들어갔다.
천사가 자는 것 같은 귀여운 모습이었다.
“이름이랑 똑같네.”
칸이 지어준 이름, 잉그리드.
다른 나라 말로 ‘딸’, ‘귀여운 사람’, ‘사랑받는’ 등 여러가지 뜻이 있었는데.
그저 여자아이 이름으로 많이 쓰여서 채택한 이름이었다.
“진짜 인형처럼 자는구나.”
칸은 새근새근 자는 잉그리드를 보며 옅게 웃었다.
그는 잉그리드만 보면 웃음이 나왔다.
“지금처럼 자면 다섯 시간은 자겠지.”
칸은 잉그리트를 보다가, 이내 침대에서 일어났다.
오늘 할 일이 하나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