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139)
이세계 골드리치-139화(139/256)
<– 11위를 위한 준비 –>
[ 해인족, 무시카와 인간족, 칸의 서열 격상 전투! ]이 공지 메세지에 탑은 난리가 났다.
해인족 대표, 무시카는 500년간 탑을 오른 전설.
그가 단신으로 거인족 둘을 패퇴시킨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의 상대도 만만치는 않았는데.
“인간이 용족을 이겼다고?”
“듣자하니 용족이 마나의 대부분을 쓴 상태로 싸워서 그랬대.”
“어쨌든 이긴거잖아!”
용족을 죽인 인간, 칸이었다.
용족이 공룡과 와이번, 마족을 처리하는데 마나의 70%를 쓰고 칸과 싸우기는 했지만.
결국 칸이 이겼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 소문은 주민들의 입소문을 타고 퍼져 나갔으며, 결국 관리국까지 닿게 되었다.
*
탑의 대소사를 관리하고 서로의 업무를 보고하는
‘탑 관리국의 정기회의실’
에서는, 한 인간에 대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 칸이라는 인간이 위험하다……. 그 말입니까?”
“그 자는 종족의 한계를 뛰어넘은 괴물입니다.”
“…아무리 한계를 뛰어넘어도 그렇지, 결국 종족 서열 12위 아닙니까.”
“이보십시오. 종족 서열 11위에 불과했던 무시카가 무슨 일을 했는지 잊었습니까? 그가 200년 전에 44층에 있는 절대감옥을 부수면서 죄수들이 떼거지로 탈출했습니다. 그때 벌어진 참상을 잊지는 않았을 텐데요.”
서로가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면서 상대를 반박했다.
이들은 모두 다른 별에서 관리국에 취직한 상위존재, 성래족이었다.
모두 다른 별에서 왔고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들은 존중보다는 물어뜯기를 즐겼다.
결과, 칸에게 적절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그럴 필요 없다는 의견이 부딪혔다.
“인간에게 감시? 낭비도 그런 낭비가 없습니다!”
“하아. 무시카 사건을 떠올려 보면..”
“이보세요. 그건 200년 전 일입니다!…….”
“200년 전이라고 방심하는 겁니까 지금?…….”
의견은 좀처럼 통합되지 않았고 불화만을 낳았다.
결국 관리국을 대표하는 4성 중 하나가 입을 열었다.
“30분 끝났소. 오늘 회의는 이걸로 끝이니 모두 말을 삼가시오.”
순간, 회의실이 침묵에 잠겼다.
4성의 말에는 탑을 휘두르는 권력이 있었다.
그들이 침묵을 명했다면, 모두가 침묵을 지켜야 했다.
“좋소.”
4성 중 하나가 회의실의 분위기에 만족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일주일 뒤 있을 회의에서 그 인간에 대한 논의를 한번 더 진행하겠소. 그때는 의견이 통합되기를 기대해보지.”
그 말이 끝이었다.
4성 중 하나는 몸을 돌려 회의실을 나갔다.
‘인간을 감시해야 하는데…….’
야타의 측근 관료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
베르몬트도 머리를 감싸쥐었다.
“칸… 그 뻥쟁이 때문에!…….”
그녀는 현재 세로스 상단 옆 호텔에 있었는데, 옷도 안 갈아입고 두꺼운 이불 속에서 발차기를 하고 있었다.
“아아아악!…….”
그녀는 어제 만든 흑역사 때문에 정신을 못 차렸다.
“짜증나 진짜!…….”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그녀는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세로스 상단으로 갔다.
세로스가 우울증에 걸렸다니까 위로도 겸했고, 세로스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칸이 말해줬으니 그것도 조금 믿었다.
그런데 까고 보니 반대였다.
‘……안녕?’
‘왜 왔지?’
‘……어? 그. 그냥 인사나 해주려고…….’
‘웃기는군. 멋대로 집을 나가놓고 멋대로 들어오나? 나가라. 네 얼굴 볼일 없다.’
완전 문전박대였다.
‘아. 알았어……. 나가면 되잖아…….’
그녀는 얼떨떨한 얼굴로 집무실을 나왔다.
그것이 끝이었다.
옆에 있던 하수인이 멍한 얼굴로 베르몬트를 바라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그녀는 자기 혼자 생쇼했다는 수치심에 휩싸여 상단을 뛰쳐나왔다.
“아빠가 나 좋아한대매!…….”
지금 그녀는 호텔방에 박혀서 분노를 발산하고 있었다.
“아빠는 우울증도 안 걸렸고… 날 좋아하지도 않았어… 칸이 뻥친건가?…….”
칸이 자신을 놀려먹으려고 거짓말했다는 것.
그것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났다.
당장 옆에만 있었으면 등짝을 때렸을 것이다.
“아… 짜증나 짜증나!…….”
그녀는 결국 크리스탈을 들고 분노의 메세지를 작성했다.
[ 야 이 나쁜온ㅇ망 너 왜 나핱네 구라쳤냐!? 아빠 우울증 안걸렸자나! 그리고 뭐 아빠가 날 좋아한다고? 내 얼굴 보기도 싫대 이 나쁜…… ]그녀의 손가락은 멈출 줄을 몰랐고 분노의 메세지는 계속 길어졌다.
“너는… 진짜 나빴어…”
그녀는 배게에 얼굴을 파묻고 크리스탈을 두들겼다.
그렇게 손가락이 아파서 잠시 그만 두었을때, 그녀는 문득 정신을 차리고 메세지를 보았다.
단어로 따지면 200개. 문자로 따지면 1,000글자로 된 장문의 글이 적혀 있었다.
“다 중복이네…….”
내용은 둘째치고 중복된 부분이 많아서 손을 봐야했다.
이대로 보내면 메세지도 뭣도 아니었다.
“다 지우자…….”
그녀는 메세지 퇴고를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문 밖에서 똑똑 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베르몬트가 문을 바라보며 일어났다.
침대에서 난리치느라 산발이 된 빨간 머리가 걸작이다.
“누구세요?…….”
그녀는 문 앞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그러자 문을 두드린 사람이……
“……뭐야?”
없었다.
인격체의 이응 자도 찾을 수 없는 삭막한 복도.
있는 것은 네모난 상자뿐이었다.
“……이게 왜 여깄어.”
그녀는 쭈그리고 앉아서 상자를 보았다.
포장지로 묶인 상자는 작은 쪽지 하나만이 끼워져 있었다.
그 쪽지에는 「베르몬트에게 보내는 선물」이라고 적혀 있었다.
“왠 선물?…….”
다른 마족 남자에게 선물을 받은 적은 많았지만, 누가 보냈는지도 불분명한 선물은 이게 처음이었다.
“……일단 선물이니까 가져갈까.”
그녀는 조심스레 상자를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바람 마법으로 상자를 북북 찢고 안의 내용물을 꺼냈다.
레전더리 지팡이였다.
[ 아르키도스의 지팡이 ](+10)흑마법의 전설, 아르키도스가 쓰던 지팡이다.
이 지팡이는 사용자의 악행을 먹으며 성장한다.
[ 등급 : 레전더리 ] [ 종류 : 지팡이 ]흑마법 공격력 + 580
남은 강화 횟수 : 0
[제한]레벨 100 이상.
[ 특수 능력 ] [흑마]흑마법 효율이 10% 증가합니다.(Lv.1/10) [경험]흑마법 숙련도 상승 속도가 50% 증가합니다.(Lv.1/10) [재앙]상급 흑마법의 효율이 30% 증가합니다.(Lv.1/10) [성장]마물을 일정 수 이상으로 사냥하면, 특수능력 [흑마],[경험],[재앙]의 레벨이 상승합니다.“이건…….”
베르몬트가 눈을 부릅뜨고 입을 벌렸다.
이것은 마족들의 워너비,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레전더리 아이템, 아르키도스의 지팡이였다.
“대체 누가 이걸…….”
그녀는 지팡이를 내려놓고 생각했다.
이걸 줄만한 인물은 누굴까.
일단 칸은 아니고, 다른 마족도 아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한 명밖에 안 남는데, 그건……
“아빠…….”
세로스였다.
10강 레전더리템을 선물로 줄 수 있는 건 그밖에 없었다.
그런데 세로스는 이런 선물을 주는 남자가 아니었다.
그것을 아는 베르몬트는 혼란스러워했다.
세로스가 이런 선물을 했다는건, 그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뜻이니까.
“아빠가 나를…… 좋아한다고?…….”
그녀가 바닥에 철푸덕 앉았다.
그리고 멍한 얼굴로 텅빈 방을 보았다.
자연스레 옛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아빠! 나 안아주라!…….’
‘알아서 안겨라.’
어머니가 살아있었던 5살 때의 기억이 났고.
‘아빠! 하늘에 저 빛나는 별은 뭐야?’
‘인공구조물이다.’
호기심 많았던 8살 때의 기억이 났다.
그 수많은 기억들은 조금씩 건너뛰어졌고, 어린이였던 41살 때의 기억이 났다.
‘아빠… 왜 엄마를 죽인 거야?…….’
‘바람을 피웠기 때문이다.’
‘그. 그렇다고 엄마를 죽여?…….’
세로스가 어머니를 죽인 날.
어린 시절 섬뜩하기만 햇던 세로스의 눈동자는.
‘……방에 들어가라.’
기억 속에서 보니 슬픔이 보였다.
“아빠…….”
베르몬트의 얼굴이 굳어졌다.
지금껏 세로스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했으나, 그게 아니었다.
세로스는 단지 표현할줄 모르는 바보에 불과했다.
그녀 앞에 도착한 지팡이가 그 증거였다.
“…….”
그녀는 지팡이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세로스가 그녀를 싫어하지 않았고, 오히려 좋아했었다면..
그와의 관계를 수복하고 집에 돌아갈 수도 있었다.
***
탑 51층에는 눈 내리는 밤이 찾아왔다.
얼음 수정구는 꺼졌고, 달 수정구가 켜졌다.
주민들은 마법 가로등을 등불 삼아 눈뭉치를 던지고 놀았다.
참으로 평화로운 광경.
칸은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 에픽 아이템 획득! ] [ 에픽 아이템 획득! ] [ 에픽 아이템 획득! ]그는 오리할콘 길드에 돌아와 골드 작업을 하고 있었다.
2주 뒤에 시작될 전투를 위해.
[ 에픽 아이템 획득! ] [ 유니크 아이템 획득! ] [ 에픽 아이템 획득! ]그는 생각하기를 내려놓았다.
그저 상자를 열고, 또 열 뿐.
점심을 먹고 시작한 작업은 밤이 되서야 끝을 볼 수 있었다.
“끝났다…….”
밤 7시 10분, 드디어 모든 작업이 끝났다.
칸은 노력의 결실을 확인하기 위해 ‘보유 골드’ 창을 열었다.
보유 골드 : 6,504,130 (G)
‘많이도 모았네.’
650만 골드.
요정들이 모아준 골드 보물상자 340개를 개봉한 결과였다.
그 수익을 세세히 말해보자면.
에픽템 315개를 팔아서 3,150,000골드.
유니크템 24개를 팔아서 1,495,000골드
레전더리템 1개를 팔아서 340,000골드를 벌었다.
이걸 전부 더하면 4,995,000골드.
칸이 보유했던 골드가 1,509,130골드였으니, 6,504,130골드가 완성되었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돈이었다.
사실 칸에게는 적다고 할 수 있었는데, 그가 600만 골드를 써버리기 때문이다.
‘바로 시작해볼까.’
그는 상태창을 열었다.
레벨 : 447
무력 : 35/999(A)
체력 : 35/999(A)
마력 : 47/999(S)
스킬 : 검술(S), 게오하르그의 비전검술(S), 용의 축복(S), 공포(A), 학살(A), 카리스마(A), 채광(A+), 압도(A), 달리기(B), 궁술(B), 발굴(B), 난사(C), 희생(C), 신뢰(C), 기적(D), 용기(D), 권력(F+), 성인(F)
그럭저럭 봐줄만 상태창.
S등급 스킬도 여럿 있고 레벨도 적당하게 올랐다.
그러나 무력과 체력이 A등급이라는게 눈에 걸렸다.
저것들을 S등급으로 만들어야 했다.
[ 3,000,000골드를 소모합니다. ] [ 무력 35/999 ▶ 6/999 (등급 업!) ] [ 3,000,000골드를 소모합니다. ] [ 체력 35/999 ▶ 6/999 (등급 업!) ]600만 골드가 빠져나가면서 스탯이 올랐다.
칸은 다시 한번 상태창을 열었다.
레벨 : 447
무력 : 6/999(S)
체력 : 6/999(S)
마력 : 47/999(S)
트리플 S.
깔끔하고 강력한 상태창이 완성되었다.
이제 능력치만 보면 정령족에게도 꿀리지 않았다.
‘스킬이 없어서 문제지…….’
상위 종족 전용 스킬도 없고.
자연 친화력같은 특수 스킬도 없어서 다른 종족보다 떨어진다는건 변함이 없었지만.
종족 서열 11위권 진입과 71층을 가기 위한 기본 스펙은 갖췄고 할 수 있었다.
‘이제야 억대 과금유저들을 따라잡았네.’
칸의 현재 가치를 환산하면 대략 1.5억~2억.
이제껏 고생한게 끽해야 2억이라니 한숨마저 나왔지만, 별 수 없었다.
계속해서 스펙을 올리는 수밖에.
‘2억을 꼬라박고도 최강자가 아니라니……. 참 이상한 게임이지.’
칸은 게임을 은근히 돌려까고 작업을 정리했다.
그는 길드 내부를 대충 청소하고 몸을 씻었으며, 집에 갈 준비를 했다.
‘오늘도 어찌어찌 흘러갔네.’
그는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길드 건물을 나갔다.
앞으로 2주 뒤면 서열 격상 전투의 시작이었다.
‘잉그리드가 좋아하는 야채찐빵이나 사갈까.’
그는 눈내리는 거리를 걸으며 집으로 걸어갔다.
앞으로의 2주는, 잉그리드랑 이불 덮고 눈 구경하면서 보내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