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162)
이세계 골드리치-162화(162/256)
<– 잉그리드의 성장 –>
[ 육체의 기력을 과도하게 소모했습니다! ] [ 근육통 및 손가락 골절을 획득합니다! ] [ 마나를 한계치까지 소모했습니다! ] [ 앞으로 1일간 마나불능(상태)을 획득합니다! ]“으어…”
칸이 정신을 차린 순간 메세지들이 귀를 때렸다. 이유도 제각각에 말하는 것도 달랐지만, 결국 뜻은 하나였다.
[ 성신, 기적의 창조자가 당분간 좀 쉬라고 말합니다. ]그에게는 적절한 휴식이 필요했다.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육체에 가해진 페널티는 나아지지 않았다.
‘쉴 시간이 어딨냐.’
그런데 칸은 쉴 생각이 없었다.
그는 사막에 널브러진 팀원들을 보았다.
“빌어먹을 마나 부족…….”
“죽겠다…….”
안겔루스를 시작으로 베르몬트와 아스트리드까지.
그들 모두가 마나를 한계치까지 소모했고 마나 불능 상태에 빠져 있었다.
칸은 마나 회로가 단순해서 고통이 적었지만, 마나에 살고 마나에 죽는 그들은 마나 불능에 한 번 걸리면 고생이 심했다.
“많이 아프군…….”
아스트리드 입에서 ‘아프다’는 말이 나왔으니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팀원들은 손가락 하나 까닥하기도 힘들었고, 자력으로 스폰지역까지 걸어갈 수도 없었다.
‘내가 희생 좀 해야지.’
칸은 팀원들의 안전을 위해 몸을 일으켰다. 체력(S) 덕분에 손가락도 회복되었으니 못할 일은 없었다.
[ 감동적이야……. ]그는 루비의 감동 어린 눈빛을 받으며 팀원들을 스폰 지역으로 옮겼다.
“고맙다 인간…….”
그렇게 아스트리드를 끝으로 선별인원 대부분이 옮겨졌다.
남은 것은 거인족과 하르미노였는데, 거인족은 옮길 수가 없어서 하르미노에게 걸어갔다.
‘심하네…….’
하르미노는 상태가 심각했다.
칸의 팀원 보호 부탁을 들어주느라 마나를 전부 소모했는데, 그 상태에서 마나를 한계 이상으로 끌어쓰다가 마나 회로가 끊어지고 말았다.
그녀의 푸른 머리는 백발로 변했고, 피부는 핏기가 없어져서 창백해졌다.
게다가 마나 회로를 붙이기 전에는 1서클 마법도 사용할 수 없었고, 정령 소환도 할 수 없었다.
‘다른 정령족에게 도움을 받으면 회생하겠지만.’
그녀는 이번 시험이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내가 지켜줘야지. 간호해주고.’
칸은 그녀를 이번 시험 동안 돌봐주기로 결정했다.
‘날 지키려다 마나 회로까지 끊었으니까.’
그는 몸을 낮춰서 하르미노를 안아 들었다. 그리고 스폰지역으로 걸어갔다.
“으……”
그녀의 입에서 힘없는 신음이 새어나왔다.
그는 안쓰러운 얼굴로 그녀를 보면서, 본 드래곤을 잡았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았다.
‘끝나서 다행이다.’
이제 피라미드가 완공될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시험 합격이었다.
“편히 쉬어.”
그는 스폰 지역에 하르미노를 눕히고 아침 하늘을 보았다.
하르미노를 간호하면서 시간을 때우다 보면, 피라미드 완공도 금방이었다.
*
이후 평온한 날들이 이어졌다.
보스 성래족들은 시시한 놈들만 나왔고, 칸 혼자 처리해도 되는 수준이었다.
그는 그렇게 스폰지역을 지키며 선별인원들을 간호했고, 시간 날 때마다 일꾼 시설을 건설했다.
자세하게 들어가면 건설 용지를 찾는 등 복잡한 일이었지만, 칸은 홀로 묵묵하게 시험을 이어나갔다.
그렇게 18일이 지났고 피라미드 건설률이 99.99%가 되었다.
“드디어…….”
“오오…….”
하르미노는 자리에 앉아서, 다른 팀원들은 일어선 채로 피라미드 건설을 구경했다.
피라미드 꼭대기에 금장식이 올려지고 있었다.
‘그래. 잘한다.’
칸은 몸을 달달 떠는 하급 일꾼을 응원했다.
그 일꾼은 칸의 응원을 듣기라도 했는지, 금장식을 문제없이 꼭대기에 올렸다.
[ 왕의 피라미드 건설이 완료되었습니다! ] [ 현재 A팀의 피라미드 건설률은 34.2%! B팀의 승리입니다! ]팡파레 소리가 터지며 B팀의 승리를 알렸다.
‘……그렇게 기쁘지는 않네.’
극적인 연출이 없었기 때문일까, 칸의 마음은 고요했고 얼굴은 덤덤했다.
그런데 다른 팀원들은 아니었다.
정확히는 A팀 팀원들이 흥분했다.
-이런 개같은!
-니들 사기 쳤지!
-말도 안 되는 놈들이야!
-어떻게 저렇게 빨리 건설하느냐고!
그들은 B팀을 죽일 듯 노려보며 결계를 때렸다. 신기하게도 그 광경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인간의 마음이란 참.’
남의 고통을 봐야 행복해지다니, 웃긴 일이었다.
“너희의 무지를 탓해라.”
“오만한 놈들이군.”
안겔루스와 아스트리드의 도발을 들으며, 칸은 루비를 기다렸다.
이제 보상을 받고 시험을 마무리할 시간이었다.
*
[ 뿅! ]루비는 토끼 옷을 입고 불쑥 튀어나왔다.
선별인원들은 또 난리다 싶어서 차게 식은 눈으로 그녀를 보았지만, 그녀는 자신의 귀여움을 당당하게 뽐냈다.
[ 성신님들! 오프닝 좋았어요? 좋으셨구나! ]그녀는 두 달 동안 성신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애교 가득한 그녀의 진행은 성신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고, 동시에 즐거움이었다.
성신 팬층을 확보한 그녀는 당당했고, 웃으며 말할 수 있었다.
[ B팀의 승리를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 ]그녀는 생일용 폭죽을 터트리며 B팀을 축하했다.
[ 여러분은 정말 놀라운 방법으로 승리했는데요! ]그리고 이번 시험을 요약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시험 MVP를 칸이라 발표했고, 중간마다 명장면을 틀어주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칸과 베르몬트가 껴안고 잔 영상이 틀어져서 성신 메세지창이 폭발하고 하르미노와 아스트리드의 눈에서 불꽃이 나오기도 했지만, 그녀의 진행은 베테랑답게 매끄러웠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끝이 났다.
이제 보상 지급 시간이었다.
[ 귀요미 송을 지금이요? ]물론 그 전에 수금 타임이 먼저였다.
‘그만 좀…….’
칸은 미간을 좁히고 루비의 수금 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수금 시간은 상상 이상으로 길었고, 칸의 미간이 만두처럼 쪼그라들고 나서야 수금 시간이 종료되었다.
[ 아우 성신님들. 후원 그만 주셔요. ] [ 이제 보상 지급을 진행해야 하니까요! ]루비는 강아지처럼 방긋 웃으며 보상 지급을 시작했다.
[ 그럼 B팀 여러분에게 10,000 골드를 드립니다! ]그녀가 황금색 버튼을 눌렀고 보상이 지급되었다.
MVP로 발표된 칸에게는 한 단계 높은 보상이 들어왔다.
[ 〈 메인 퀘스트(13) – 왕의 피라미드 건설 〉을 클리어했습니다! ] [ 10,000골드를 획득합니다! ] [ MVP 획득 보너스 발동! 10,000골드를 추가로 획득합니다! ] [ 골드리치 스타터팩 효과 발동! ] [ 1,000,000골드를 획득합니다! ] [ 1,000,000골드를 획득합니다! ]도합 2,020,000골드.
칸의 보유 잔액은 4,071,130골드가 되었다.
‘좀 부족하네.’
적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2달 고생한 보상으로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뭔가 더 나오겠지.’
칸은 그 어떤 npc보다 빠르게 피라미드를 건설했다. 그는 명예의 전당 보너스를 받으리라 예상했고, 그게 맞았다.
[ 클리어 시간 7주 4일 달성! ] [ 74층 명예의 전당 1위에 등극했습니다! ] [ B팀 전원에게 50,000골드가 지급됩니다! ]스크린에 띄워진 메세지가 5만 골드를 알렸다.
“오. 오만!…….”
거인족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고, 다른 선별인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인간!……”
“칸!……”
아스트리드가 놀라운 얼굴을 했고, 하르미노도 존경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
“5만 골드라니, 고맙다 인간!”
“넌 진짜 크게 될 놈이다!”
B팀 전원이 칸에게 고마움과 경탄을 보냈다.
‘……공략의 힘인가.’
칸은 어색하게 웃으며 그들에게 호응해줬다. 그리고 명예의 전당 보너스 5,050,000골드를 주머니에 고이 넣었다.
[ 정말 부러운 거에요! ]루비는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부러워했다. 수금 시간에 7만 골드를 땡긴 것치고는 양심이 없었다.
‘양심 좀 없어도 되지 뭐.’
그러나 칸은 700만 골드를 벌어서 기분이 좋았다. 그는 관대한 눈으로 루비의 진행을 보았다.
루비는 시험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 그럼! 이제 마무리하겠습니다! ] [ 루비의 층 마지막 시험은 3일 뒤 시작될 예정이고, 똑같이 초대 메세지가 보내질 예정입니닷! ] [ 그럼, 그간의 피로를 3일간 풀어주세요! ]그녀가 방끗 웃으며 손가락을 튕겼다. 칸 앞에 층 선택 메세지가 띄워지며 선택의 시간이 왔다.
‘생각할 것도 없지.’
칸은 51층을 선택하고 메세지창을 닫았다. 그렇게 조금이 시간이 흘렀고, 칸은 51층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니 잉그리드가 달려들었다.
“아빠아빠! 사랑해! 완전 사랑해!”
“잉그리드 조심해!”
어느새 9살 모습이 된 그녀는 칸에게 안겨서 애정을 퍼부었다.
쪽쪽쪽
칸 볼에 잉그리드 입술이 떨어질 틈이 없었다. 그녀는 칸을 보물처럼 여기면서 떨어질 생각을 안 했다.
결국 칸은 침대에 엎어져서 잉그리드랑 껴안으며 놀았고, 시간을 도둑맞아 저녁때가 되었다.
“잉그리드. 난 좀 씻을게.”
“같이 씻어!”
“그럴까?”
“응응!”
그는 잉그리드와 함께 씻었고, 몸을 말리고 나와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다시 침대로 돌아와서 장난을 주고받으며 꽁냥거렸다.
“아빠 바부!”
“그런 말 하면 안 돼.”
“바부바부!”
“잉그리드. 이리 와!”
참으로 평화로웠고,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서로의 애정을 주고 받느라 탑이나 성장같은 이야기는 낄 틈이 없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장난스러웠던 분위기는 화랑 이야기가 나오며 진지하게 바뀌었고, 잉그리드는 그 사건으로 느낀 자기 생각을 말했다.
“내가 약해서 아빠가 날 늦게 부른 것 같아.”
“그건 아니지만……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어?”
잉그리드는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아빠. 나 강해지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