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164)
이세계 골드리치-164화(164/256)
<– 환상템 강화 –>
“잉그리드. 이제 집에 가자.”
“응…….”
칸은 잉그리드를 공주님처럼 안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한결 무거워졌지만, 간절한 눈빛을 보면 내려줄 수도 없었다.
“사랑해. 아빠.”
“나도.”
그는 그녀의 사랑 고백을 들으며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방으로 가서 그녀를 침대에 눕혔고, 방의 불을 껐다.
“아빠. 나 오늘 밤은 아빠랑 잘래.”
“언제는 안 붙어 잤어?”
“…두 달 동안 못 그랬잖아.”
잉그리드가 수줍게 변명하며 칸의 팔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그가 침대에 눕자, 칸의 품에 안겨서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잉그리드. 냄새는 왜 맡는 거야?”
“아빠 냄새를 맡으면 기분이 좋아져. 그리고……”
잉그리드가 말끝을 흐리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여자의 냄새가 나면 안 되니까.”
“……어?”
그녀의 말에 칸의 눈이 떠졌다.
잉그리드는 장난이라는 듯 미소 지으며 칸의 품에 얼굴을 비볐다.
‘……괜찮겠지.’
그녀의 어린 치기일 뿐이다, 그는 그리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
그렇게 아침이 왔고 잉그리드는 잠에서 깼다.
‘……먼저 일어났다.’
칸은 2달간 쌓인 피로 때문에 더 많은 잠이 필요했다.
‘……우리 아빠한테 뭘 해주면 좋을까?’
평온히 자는 칸을 보며, 잉그리드는 무엇을 해줄까 생각했다.
여느 효자 딸처럼 아침밥이라도 해줄까 싶었지만.
‘아니야….’
괜히 아빠 입맛을 버리면 안 되니까 좋지 않았다.
‘……아빠한테 딱히 해줄 게 없네. 그냥 확 덮쳐버릴까?’
칸이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있으니 여러 가지 욕망이 떠올랐지만, 착한 딸이 되려면 그래서는 안 되었다.
‘그냥 아빠 뒷조사나 쪼금 할까?’
그녀는 침대에서 나와 서랍장으로 걸어갔다. 그곳에는 칸의 크리스탈이 있었다.
‘아빠한테 무슨 여우들이 붙었을지 몰라.’
그녀는 여우 수색을 위해 크리스탈을 들었다.
‘뭐, 우리 아빠는 나랑 결혼하기로 했으니까 괜찮겠지만.’
그녀는 칸을 믿으며 크리스탈을 터치했다.
[ 마나 회로 읽는 중…… ] [ 37%…… ] [ 100%……] [ 크리스탈 열람이 허용된 사용자입니다. ]칸에게 크리스탈 사용법을 배우면서 획득한 ‘열람 권한’. 골드나 메세지, 그 외 자잘한 것까지 전부 볼 수 있었다.
‘우리 아빠 연락처에 여자가 몇이나 있을까?’
그녀는 손가락을 톡톡 터치하며 [연락처]로 들어갔다.
[연락처] [베르몬트] [하르미노] [아스트리드] [마리앙] [데이라]1/2 Page
‘……?’
베르몬트부터 데이라까지. 전부 여자 이름이었다.
‘……뭐야?’
그녀는 미간을 찡그리고 대화 내역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혼날 수도 있었지만, 아빠의 안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베르몬트부터 대화 내역을 확인했다.
[ 칸. 오늘 밤에 한 판 할까? ]-43일 전.“뭐?…….”
그녀의 얼굴이 해괴하게 변했다.
한 판이라니.
그것이 무슨 뜻인지는 몰랐지만, 뉘앙스 자체가 거슬렸다.
‘어떻게 이런 일이!……’
그녀는 충격을 먹고 나머지 메세지들을 확인했다.
[아스트리드] [ 인간. 1차 시험 합격 축하한다. 네 덕분에 5만 골드도 받았겠다, 5성급 호텔에서 저녁 한 끼 사주고 싶은데 어떤가? ]-1시간 전.‘저녁 한 끼?……’
[하르미노] [ 칸~ 2주 동안 간호해줘서 너무 고마워 ^^. 지금 엄마 덕분에 마나 회로도 다시 붙였고, 다음 시험도 아무 문제 없이 참가할 수 있을 것 같아. ]?11시간 전. [ 아 참! 우리 어머니가 칸을 한번 보고 싶대. 나도 칸한테 정령족의 도시를 구경시켜주고 싶은데…… ]?11시간 전. [ 혹시 칸이 괜찮다면 하루 시간 내줄 수 있어? 칸이랑 못다 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싶고…… 또 얼굴 보면서 감사를 전하고 싶어. 답장 부탁해. ^^ ]?11시간 전.‘간호?……’
‘못 다한 이야기?……’
[베르몬트] [ 야야야야. 진짜 네 말이 맞더라! 나 우리 아빠랑 화해했어! 레전더리 반지도 선물 받았고. ]-42분 전. [ 아빠한테 부탁해서 공격력 반지 하나 가져다줄까? 10강은 무리여도 7강 반지까지는 어떻게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땡? 빠른 답장 부탁~~~~ ]-37분 전.‘어땡?……물결표?……’
[마리앙] [ 칸칸! 나 사부한테 초급자 수련 전부 받았어! 와 진짜 힘들었는데 어찌어찌 되긴 되더라! ]-2시간 전. [ 수련도 다 받았겠다! 우리 집 한 번 놀러 올래? 내가 맛있는 밥 먹여줄게! ]-2시간 전. [ ……뭣 하면 밥 대신 다른 거 먹어도 되고? (요염하게 웃는 곰돌이) ]-2시간 전.‘다른 걸 먹어?……’
[데이라] [ 칸님! 173골드밖에 없어서 메세지 하나밖에 못 보내는 점 양해 부탁해요! 지금 칸님 덕분에 인간족은 대단히 부흥하고 있어요! 특히 엄청나게 넓은 목축지를 얻으면서 백성들도 영양가 높은 고기를 먹을 수 있고요! 메세지 글자 제한은 왜 있는 걸까요 ㅠㅠㅠㅠ. 아무튼, 정말 고마워요. 칸님. 인간족을 대표해서 사랑한다고 말해드리고 싶어요. ♡]-21분 전.‘이 여자들이……’
잉그리드의 눈이 분노로 일렁였다. 칸에게 달라붙은 여우가 한둘이 아니었다.
‘아빠. 내가 다 처리해줄게. 걱정 마.’
그녀가 칸을 보며 다짐을 굳혔다. 그리고 악의 가득한 메세지 작성을 시작했다.
[ 꺼져라. 마족 년. 나는 이제 너에게 관심이 없다. 내 유일한 관심사는 사랑하는 딸, 잉그리드뿐이다. ] [ 저녁? 용족 따위와 밥을 먹는 다라. 그것만큼 웃긴 일도 없구나. 단연코 거절해주지. ] [ 못 다한 이야기는 없다. 나와 너의 이야기는 오늘부로 끝이다. 얄미운 정령족. ] [ 어디 해파리 같은 해인족 따위가 나한테 추파를 보내는 거지? 가증스럽기 짝이 없군. ] [ 사랑? 내 앞에서 사랑을 논하지 마라. 하찮은 여자. ] [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 [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
……
……
잉그리드는 그것을 끝으로 크리스탈을 닫았다.
‘이 정도면 아빠도 안전해.’
그녀는 흡족한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아빠한테 안겨서 잠들기 위해 침대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때였다.
침대에 누운 칸이 말했다.
“………뭐해. 잉그리드?”
“히끅…….”
잉그리드는 딸국질을 하고 말았다.
*
“잉그리드.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마. 알겠어?”
“미안 아빠…….”
바닥에 무릎 꿇은 잉그리드. 칸은 그녀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처음이라 봐주는 거야.”
“진짜 미안……”
잉그리드는 눈물까지 찔끔거렸다. 그걸 보니 더 혼내기도 힘들었다.
“……1시간 동안 그 자세로 반성해.”
칸은 그 말을 끝으로 방을 나가서 문을 닫았다.
“아빠아…… 내가 잘못했어…….”
문 안쪽에서 서글픈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단호해져야 하는 법. 칸은 거실로 나가서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크리스탈을 들어 잉그리드의 만행을 수습해 나갔다. 대략 10분이 지났고, 입양한 딸 이야기를 곁들인 메세지로 그녀들의 오해를 풀 수 있었다.
[ …그렇군 그럼 저녁은 어쩔 거지? 호텔은 이미 잡았다만. ]-방금 전.대신 그녀들의 제안 메세지가 연속으로 도착했다.
‘…차리라 시험 치르는게 낫겠다.’
4명이랑 동시에 대화하니 참으로 죽을 맛. 이름 잘못 보내면 그대로 끝장이었다.
‘집중하자.’
칸은 본 드래곤을 공략할 때처럼 집중했고, 그녀들의 제안을 거절해 나갔다.
베르몬트의 반지 제안은 받았지만, 나머지 제안을 받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내일 아침이면 시험에 참가해야 했다.
‘마리앙하고만 약속을 잡자.’
오늘은 환상활과 화살을 강화할 것이다. 길드에 가서 골드를 벌고 아이템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촉박했다.
[ 칸! 그럼 밤 7시에 우리집으로 와! 나 이제 부자되서 집에 개인작업장도 있거든! ]-방금 전. [ 그렇게 할게. ]-방금 전.칸은 그것을 끝으로 크리스탈을 닫았다.
‘이제 잉그리드 밥 주고 나가야지. 시간이 없네.’
내일 아침 시험에 참가하려면 신속하게 움직여야 했다.
그는 잉그리드의 방으로 가서, 눈물 흘리는 그녀를 달랬다.
“진짜 미안해! 다신 안 그럴게!…….”
“그래그래. 이제부터 안 그러면 되는 거야. 아침 먹으러 가자.”
“응!…….”
그는 국과 고기반찬, 따듯한 백반으로 밥상을 차렸고, 잉그리드는 아빠 너무 맛있어!를 남발하며 식사를 즐겼다.
그렇게 식사가 끝났고.
“오늘 설거지는 내가 할게!”
잉그리드가 팔을 걷어붙이고 집안일에 나섰다. 칸은 피식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럼 아빠는 어디 좀 나갔다 올게.”
그리고 현관으로 걸어갔다.
“잘 다녀와!”
잉그리드는 칸이 어디 가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이미 오늘 하루 죄를 지었기에 그럴 수 없었다.
“그래~”
칸은 손을 흔들어주며 집을 나섰다.
‘아리스랑 팬도라는 뭐 하고 있으려나.’
그는 오리할콘 길드로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