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175)
이세계 골드리치-175화(175/256)
<– 잉그리드에게 온 세례자 –>
[ 힘의 탑 51층, 공용 분수대에 도착했습니다. ]탑에 돌아오고 보니 오후 6시, 노을빛이 도시를 적시고 있었다.
‘생각 좀 하다 갈까.’
칸은 분수대 앞 벤치에 앉았고, 소년 조각상을 보며 이런저런 고민을 시작했다.
그 고민은 해야 할 일에 관한 것이었는데, 6개월 뒤 시작될 ‘나타샤의 층’을 대비하는 일들이었다.
‘일단 수련은 안 해도 되겠고.’
골드가 곧 힘인 세상. 굳이 땀 흘릴 필요는 없었다.
결국 중히 해야 할 일은 5개였는데.
잉그리드의 성장.
탑 끝까지 함께할 동료 모집.
1티어급 환상템 획득.
3단계 이상의 종족 서열 격상.
대규모 골드 루트 개방.
이렇게 정리할 수 있었다.
여기서 ‘잉그리드의 성장’과 ‘탑 끝까지 함께할 동료 모집’은 지금 바로 할 수 있었지만, 나머지 3개는 할 수 없었다.
그 3개를 하려면 1개가 먼저 충족되어야 했는데, ‘대규모 골드 루트 개방’이었다.
골드가 있어야 환상템을 얻을 수 있었고, 강화도 할 수 있었다.
현재 칸은 700만 골드를 공물로 바쳐야 ‘환상의 상자’를 얻을 수 있었고, 그것을 여러 번 반복해야 1티어급 환상템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려면 기본적으로 5,6천만 골드가 필요한데, 여기에 특수한 강화까지 해야 하니 비용은 1억 2천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그런데 현재 칸이 보유한 골드는 고작 천만 골드가 조금 넘었고, 대략 1억 골드를 벌어야 했다.
그런데 1억처럼 억 소리가 나는 골드를 벌려면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할 수 없었고, ‘대규모 골드 루트’를 개발해야만 했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았다.
이 세계는 기본적으로 골드 획득이 어려운 세계였고, 세로스 상단과 릴라데아 상단이 탑의 골드를 통제하고 있었다.
관리국은 수수료로 45%를 먹으니 아무 불만이 없었고, 오히려 세로스와 릴라데아 상단을 돕는 실정이었다.
결과, 두 길드는 관리국을 등에 업은 채 소규모 길드와 상인들을 완벽하게 통제했다.
그러니 저 두 거대길드를 어떻게 하지 않는 이상, 대규모 골드 유치는 할 수가 없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길드를 내 것으로 만들어야지.’
릴라데아와 세로스. 둘 중 하나를 자신의 소유로 만들면 되었다.
‘목숨을 걸어야겠지만…….’
해야만 했다. 하지 않으면 1티어급 환상템을 얻는 데 10년이 걸릴 것이고, 그 사이에 선전포고 잘못 걸리면 인간족은 멸망이었다.
‘반년 안에 기회가 온다…….’
나타샤의 층이 시작되기 전에 ‘세로스 부단장 암살 사건’이 벌어질 것이고, 분노한 세로스에 의해 두 상단 간의 이권 분쟁이 있을 것이다.
그때가 바로 기회였다.
두 길드 중 한 곳으로 들어가서 매 순간 적절한 선택을 한다면, 거기에 하늘이 내린 운까지 따라준다면.
상단 하나를 먹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온라인 게임에서야 유저들의 길드 활동을 막을 수 없으니 npc 상단들이 너프먹었고, 세로스와 릴라데아를 소유할 이유가 없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상단의 이윤을 먹을 수만 있다면, 골드리치와 함께하는 칸은 수십억 골드를 벌 수 있었다.
그러니 해야만 했다.
‘이권 분쟁은 다섯 달은 더 멀었지만.’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서 나쁠 것은 없었다.
‘나중에 상단 입단 테스트나 봐야겠네.’
칸은 그 생각을 끝으로 벤치에서 일어났다. 이제 잉그리드에게 가서 성신을 짝지어주고, 계약 강화를 진행해야 했다.
*
“아빠!”
“어이구!”
칸은 잉그리드를 안고 집으로 들어갔다.
“아빠! 나 저녁밥 해놨다?”
“진짜?”
“응응!”
그는 잉그리드가 차려놓은 백반을 먹었고, 그녀에게 이끌려 욕실로 들어갔다.
“잉그리드. 아직도 안 부끄러워?”
“뭐가 부끄러운데! 아빠잖아!”
그는 단호한 얼굴의 잉그리드와 함께 몸을 씻었고, 밖으로 나와 푹신한 소파에 몸을 뉘었다.
“아빠! 정령딸기 씻어왔어! 같이 먹자!”
잉그리드는 최고급 과일, 정령딸기를 대령했고, 칸은 그것을 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이히히.”
모든 것이 평화롭고 행복한 순간. 칸은 조용히 ‘자격 복사 티켓’을 꺼냈다.
“그거 뭐야?”
잉그리드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칸은 옅게 웃으면서, 조금 요상한 질문을 했다.
“잉그리드. 혹시 아빠랑 같이 탑에 가고 싶어?”
“탑? 아빠랑 같이?”
그녀가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
그러나 순간, 그녀는 ‘칸과 같이’라는 말의 의미를 깨닫고 멍한 얼굴을 했다.
“네가 티켓을 쓰면 아빠랑 같이 갈 수 있…”
“갈래!”
그녀가 칸의 옆에서 무릎을 꿇었다.
“나 꼭 갈 거야!”
이대로 가다간 절까지 할 것 같았다.
그녀가 같이 가주면 도움을 받는 건 칸인데, 역으로 그녀가 간절하니 기분이 묘했다.
마치 사기라도 치는 느낌.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니었고, 칸은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티켓을 건넸다.
“아빠 사랑해!”
잉그리드는 눈물까지 그렁거리며 티켓을 보물처럼 받아들었다.
“이제 아빠랑 하루종일 같이 있을 수 있어!…….”
그녀가 침을 꼴깍 삼키면서 티켓을 사용했다. 티켓은 빛살에 타올랐고, 잉그리드와 칸의 심장으로 들어가면서 효과를 발동했다.
[ 당신의 ‘선별인원 자격’이 ‘환상족, 잉그리드’에게 복사됩니다! ] [ *아이템이 불법인 관계로, 효과 발동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 0%……. ] [ 1%……. ] [ 2%……. ]……
“아빠. 이거 너무 오래 걸려.”
“가위바위보 딱밤 맞기라도 할까?”
“할래!”
칸과 잉그리드는 딱밤 맞기를 하며 시간을 때웠다. 둘 다 자칫 잘못하면 치명타였기에 긴장감이 대단했고.
잉그리드의 이마가 벌겋게 달아올랐을 때 티켓 발동이 완료되었다.
[ 100%…… ] [ 효과가 발동합니다! ] [ 환상족, 잉그리드에게 다음 권한이 부여되었습니다. ] [세례자 선택] [세례자 계약 진화] [계약 1차 강화] [계약 2차 강화] [계약 3차 강화] [계약 4차 강화]“이. 이게 다 뭐야?…….”
잉그리드가 자기 눈앞에 뜬 메세지들을 보며 입을 벌렸다. 칸은 그녀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도와줄게. 같이 해보자.”
“……응.”
잉그리드는 얼떨떨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고, 칸은 그녀의 권한을 어떻게 쓰는지 순서대로 돕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세례자 선택]이었다.
“잉그리드. 아직 시스템 조작은 어렵지?”
“쪼금…….”
“이건 여기를 터치하면 돼.”
잉그리드는 칸이 알려주는 대로 손가락을 움직였고, [세례자 선택]을 고르는 데 성공했다.
이제 성신들의 반응이 올 때가 되었다.
[ 성신들이 ‘세례자 선택’에 반응합니다. ] [ 그들은 이것을 단순한 스팸 메세지로 여겼으나, 곧 진짜라는 것을 깨닫고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 [ 다수의 성신이 ‘환상족’을 계약자로 만들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발을 들이밀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칸에게도 보이는 메세지.
그리나 다음부터는 잉그리드에게만 보이는 메세지였다.
[ 성신, 하늘을 지배하는 공포의 군주가 당신의 선택을 기다립니다. ] [ 성신, 소리 없는 암살자가 당신의 선택을 기다립니다. ] [ 성신, 사막의 대제가 당신의 선택을 기다립니다. ]……
“잉그리드. 지금 띄워진 메세지, 나한테도 보여줄래?”
“응. 지금 보여줄게!”
잉그리드는 환상력으로 허공에 글씨를 써서, 칸이 성신 목록을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총 열둘이네.’
성신의 수는 열둘.
1티어급 성신이 넷이나 있었고, 나머지 여덟은 2티어급 성신이었다.
칸은 그들을 보며 잠시 고민했고, 결정을 내렸다.
“잉그리드. ‘사막의 대제’랑 계약할래?”
“아빠가 원하면 나는 다 좋아.”
“그렇구나.”
칸은 피식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사막의 대제’와 계약하라고 말했다.
“알았어!”
그녀는 곧바로 계약을 진행했다.
[ 성신, 사막의 대제가 환상족과의 계약에 기뻐합니다! ] [ 성신, 사막의 대제가 ‘하늘의 내린 전투 감각(S)’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사막의 대제는 잉그리드를 기꺼워했다. 그녀가 환상족인 것만으로도 기쁜데, ‘하늘이 내린 전투 감각(S)’까지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쁨 좀 받겠는데.’
칸은 잉그리드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속삭였다.
“성신한테 ‘안녕하세요. 대제님.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이렇게 말 해봐.”
“응.”
그녀는 하늘을 보며 칸이 시킨 대로 인사했다. 그러자 하늘의 응답이 들려왔다.
[ 성신, 사막의 대제가 아주 좋다고 말합니다. ]귀여움 점수를 받은 순간이었다.
‘이제 강화를 시작해볼까.’
계약을 진화시키고 강화할 때가 왔다. 그는 잉그리드에게 모든 권한을 사용하라고 말했고, 잉그리드는 칸의 말을 그대로 따랐다.
[ ‘세례자 계약 진화’ 권한을 사용합니다. ] [ ‘계약 1차 강화’ 권한을 사용합니다. ]……
……
“잉그리드. 이제 내 말만 따라.”
“무조건 그렇게 할게.”
이제 세례지 계약을 진화할 시간이 왔다.
‘잉그리드를 최강의 무투가로 만들어보자.’
[세례자 계약 진화] [무력 증강] [체력 증강] [마나 증강]기적의 창조자와는 여러모로 다른 카테고리들.
사막의 대제는 전투 특화 성신이었고, 기적의 창조자와는 성장의 궤를 달리했다.
그가 선택지로 내민 [무력 증강],[체력 증강],[마나 증강]은 각 스탯의 효율을 50%나 올려주는 효과가 있었다.
“잉그리드. ‘무력 증강’을 선택해.”
“응!”
잉그리는 곧바로 [무력 증강]을 선택했다.
그녀의 무력 효율이 50% 상승했다.
[ 성신, 사막의 대제가 훌륭한 판단이라며 잉그리드를 칭찬합니다. ]“아빠가 골라줬거든요!”
“잉그리드. 성신님한테는 대드는 거 아니야.”
“그치만!…… 미안.”
잉그리드가 시무룩한 얼굴로 용서를 구했다. 칸은 괜찮다고 말하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 성신, 사막의 대제가 난 왜 혼났냐고 묻습니다. ]“그럼 다음으로 가자.”
칸은 성신을 무시하고 다음 차례, [계약 1차 강화]로 넘어갔다.
[계약 1차 강화] [화려한 손속] [뛰어난 다리] [강력한 한방]“강력한 한방을 골라.”
“응!”
잉그리드는 이번에도 칸의 말을 따랐다.
[ 성신, 사막의 대제가 그건 좋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혼나면서 기분이 상한 사막의 대제가 칸의 선택을 비판했지만, 그가 뭐라든 아무 상관이 없었다.
“아빠. 나 힘 완전 쎄졌어!”
[강력한 한방]은 무력 효율을 100%나 상승시키는 스킬이었다. 나머지 스킬이 공격속도나 이동속도를 증가시키는 것을 생각하면, [강력한 한방]을 고른 것은 당연한 판단이었다.“다음으로 넘어가자.”
“응!”
칸은 계속해서 2차, 3차 강화를 진행했다.
그는 2차 강화에서는 [불멸의 육체]를 선택하게 했고, 3화 강화에서는 [극한의 힘]을 선택하게 했다.
[ 성신, 사막의 대제가 좋은 판단이 계속되자 당황을 금치 못합니다. ]사막의 대제가 보인 반응에서 알 수 있듯, 잉그리드는 최강의 무투가가 되어가고 있었다.
2차 강화에서 택한 [불멸의 육체]은 공격속도, 이동속도, 공격력을 80%씩 올려주는 효과가 있었고.
3차 강화에서 택한 [극한의 힘]은 적이 많거나 전투가 길어질수록 무력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다.
“아빠! 이거 완전 대박이다!”
가만히 앉아서 3배나 강해진 잉그리드. 그녀가 방긋 웃으며 칸을 끌어안았다.
“아직 하나 남았어.”
칸은 그녀를 안아주며 마지막 차례, [계약 4차 강화]로 넘어갔다.
[계약 4차 강화] [화려한 맹공] [파멸의 표식] [무기의 달인] [화려한 맹공]은 공격속도를 200%, 공격력을 100% 올려주는 효과가 있었고. [파멸의 표식]은 공격력만 200% 올려주는 효과가 있었다.하나같이 사기적인 강화였지만. 칸의 선택은 맨 밑에 있는 [무기의 달인]이었다.
“‘무기의 달인’을 선택해.”
“응!”
[ ‘무기의 달인’을 선택했습니다! ] [ 무기류 아이템 장착 시 50% 향상된 효과를 받으며, 종족 전용 무기를 장착 시 100% 향상된 효과를 받습니다! ]무기 효과 2배.
[무기의 달인]은 종족 전쟁 최고의 사기 특성 중 하나였다.“수고했어. 잉그리드.”
“아빠도 수고했어!”
칸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잉그리드를 꼭 안아주며, 앞으로의 일정에 하나를 추가했다.
‘환상족 전용 무기 하나 얻어야겠다.’
그리고 하나 더 보탰다.
‘내일은 베르몬트한테 메세지 보내야지.’
기적의 창조자와 한 약속을 지켜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