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193)
이세계 골드리치-193화(193/256)
— 이권 분쟁 —
탑에서 일어나는 일은 무엇이든 컨텐츠로 만드는 집단.
‘탑 관리국’.
그들은 벌어진 일의 규모나 상업적 가치를 판단하여 컨텐츠를 생산했다. 도덕이나 철학은 중요치 않았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골드였다.
회의실의 4성들이 그것을 증명했다.
4성만이 참석하는 기밀회의.
초저녁이 된 현재, 회의실은 골드에 관한 대화로 뜨겁게 달구어져 있었다.
“이번 전투를 잘 중계하면 1억이 넘게 벌어들일 수 있단 말이오?”
“내 짐작건대, 성신들을 10만 이상으로 유치하면 2억, 3억도 무리가 아니오.”
“……정말 대단하군.”
4성들이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의견을 교환했다. 그들은 수익을 최대로 창출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의사가 있었고, 실제로 실행할 행동력도 갖추고 있었다.
“콜로세움이 조금 작지 않소? 환상족과 정령족들이 치고받고 싸울 텐데, 자그마한 콜로세움은 금방 무너져버리고 말 것이오.”
“그럼 좋은 대안이 있소?”
“있다마다. 51층 전체를 전투 지역으로 만들면 되는 거요.”
“…그러면 주민에서 사상자가 나올 텐데?”
“대신 골드는 2배 이상 벌 수 있소.”
4성들은 침묵에 잠겼다. 전투 지역을 콜로세움이 아니라 51층 전체로 할당하면, 전투의 스케일은 달라지고 박진감도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도시가 박살 나는 것은 물론, 주민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건 할 수 없겠소. 리스크가 너무 크니, 콜로세움에서 하던 대로 하지.”
결국 51층 전체를 전투 지역으로 할당하자는 의안은 반려되었다. 그러나 그에 준하는, 아니 비교도 안 되는 좋은 이야기가 나왔다.
“51층 전체에 타임리프 마법을 걸어버리는 건 어떻소?”
“타임리프?”
“12주신 중 8주신, 시간의 신에게 로열티를 주고 도시 전체에 타임리프를 걸어버리는 것이오. 그럼 전투 중 사망한 주민이 부활될 수 있고, 도시도 원상태로 복구될 수 있소.”
“그거 기발하오!”
2성이 자리를 박차며 소리쳤다. 고안을 낸 3성은 기분이 좋다는 듯 히죽히죽 웃었다.
그때 1성이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하면 어떻소? 내일 오전 10시에 분쟁이 시작되니, 그전에 51층 입장을 막는 거요. 그리고 타임리프를 걸어두면, 분쟁이 끝났을 때 죽은 주민 전부를 살릴 수 있지!”
“그거 정말 완벽하오!”
“우리 3억을 벌어봅세!”
“내 지금 8주신에게 연락하리다!”
3성이 자리를 박차고 8주신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8주신은 창조신 아래에 있는 존재였고, 자존심도 우주처럼 거대했다.
그러나 3성은 자신감이 있었다.
【 무슨 일이지? 】
“시간의 신이시여! 5천만 골드를 바치려고 합니다!’
【 ……무엇을 원하는가. 】
이 세계는 주신조차 골드를 좋아했다.
*
세로스의 하수인들은 안정제가 필요했다.
“우리 어떡해!”
“이제 다 망했어!”
세로스 상단의 패배를 확신했기 때문이다.
“1번은 괜찮아. 아슬란님은 우리 상단의 여명이자 전설이니까.”
“그런데 2번…… 2번이……”
“칸이야! 아악 망했어!”
상단의 흥망이 갈린 전쟁에서 인간족이 참전한다니.
릴라데아가 3명 전원 환상족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걸 생각하면, 이건 비극을 넘어선 참극에 가까웠다.
“우리 모두 암살당할 거야!…….”
“그딴 소리하지 마!”
“우리가 왜 죽어!”
몇몇 하수인들은 현실에서 도피하려 안간힘을 썼지만, 이미 현실이 눈앞에 당도해 있었다.
“우린 전부 죽을 거야!”
“으아악! 죽기 싫어!”
“세실라님! 왜 돌아가셨습니까!”
그들은 세실라를 그리워하며, 한 편으로는 칸을 원망하며 밤중에 울부짖었다.
*
“이야!”
“우리가 세로스 상단을 먹게 되다니!”
릴라데아 상단은 축제 분위기였다.
“2번으로 인간이 나온답니다! 인간이!”
“세로스 상단도 한물 갔구만!”
세로스 상단에 심어둔 스파이. 그가 대진 순서를 가져와 상부에 보고한 것이다.
그 덕에 릴라데아 부마스터들은 때아닌 축제를 맞이했다.
“이거, 순번 대충 짜도 이기겠는데?”
“기왕 이렇게 된 거, 1번 2번에서 승리를 확정 짓고 릴라데아님 고생시키지 말자고!”
그들에게 승리는 확정된 사실이었다. 1번으로 나온 아슬란은 승패 확률이 반반이라 하더라도, 인간에게 질 수는 없었다.
게다가 세로스?
릴라데아에게 패배할 운명이었다.
이제 부마스터들의 목적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릴라데아의 손에 먼지를 묻히지 않는 깔끔한 승리였다.
“1번 2번 순번을 정해 보자고!”
그렇게 순번 편성이 시작되었다.
*
릴라데아의 부마스터는 총 셋이었다.
세릴라를 죽인 맹독견이자 물의 정령족, 아스고르.
릴라데아의 오른팔, 환상족 티그리스.
전쟁의 화신으로 불리는 광전사, 환상족 옵타툼.
환상족 둘에 정령족 하나. 환상족 둘이 나가면 만사 능통이었다.
그러나 교과서와 현장이 다르듯, 이들의 합의도 종족 서열과는 거리가 멀었다.
“내가 아슬란을 맡겠다고!”
쾅!
정령족, 아스고르가 원탁을 박차고 일어났다. 두 환상족은 싸늘한 눈길로 그를 응시했다.
환상족, 옵타툼이 말했다.
“아스고르. 네가 세로스 놈들을 증오하는 건 잘 알겠는데, 넌 참전할 수가 없어.”
“왜지?”
“아슬란은 환상족 중에서도 강자야. 네가 넘볼 상대가 아니라고.”
아스고르의 이마에 힘줄이 돋아났다. 그가 붉어진 얼굴로 소리쳤다.
“그래서 네가 나가겠다는 거냐!?”
“당연한 거 아냐?”
옵타툼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응시했다. 둘 사이에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흘렀다.
아스고르가 말했다.
“내 독이면 아슬란이고 뭐고 끝장이야! 언제까지 니들 둘이 다 해 처먹으려고 그러는 거지?”
“해먹는 게 아니라 현실을 말하는 거다. 이 모자란 녀석아.”
옵타툽은 지지 않고 기세를 끌어올렸다. 결국 중재자가 나타났다.
“다들 그만. 그만 해.”
릴라데아의 오른팔이었다. 그가 둘을 밀어내며 말했다.
“내가 빠질게. 싸우지 말고 하나씩 먹어. 옵타툽은 아슬란을 먹고, 아스고르는 인간을 먹으라고. 그거면 됐잖아.”
“지금 나보고 인간 따위를 먹으라는 거냐?!”
“어.”
오른팔이 고개를 끄덕였다.
“……젠장.”
아스고르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입을 다물었다. 오른팔이 명령했으니, 더 이상의 깽판을 칠 수는 없었다.
“내 특별히 인간으로 만족해주지!”
아스고르는 분노를 터트리며 회의실을 나갔다.
“쟤도 참 성격에 하자 있다…….”
“릴라데아님이 좋아하시니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진작에 멱을 따버렸어.”
옵타툽이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시가를 집어서 입에 물어서.
“너도 한 모금 할래?”
“아니, 난 됐어.”
오른팔은 거절을 표했고, 양피지를 들며 말했다.
“방금 얘기된 대로 순번 작성해서 릴라데아님 가져다 드린다.”
“그래라.”
옵타툽은 시가를 피우며 대충 대꾸했다.
“좋아. 작성 끝났다.”
오픈팔은 옅게 웃으며 양피지를 주머니에 넣었다.
“그럼 난 릴라데아님한테 갔다 온다.”
“어.”
그렇게 릴라데아의 대진 순번이 결정되었다. 1번이 환상족, 2번이 정령족, 3번이 릴라데아였다.
“세로스 상단을 병합하는 날이 오는구나~”
오른팔은 즐거운 목소리로 흥얼거리며 릴라데아의 침실로 걸어갔다.
*
그렇게 다음 날 아침이 되었다. 탑 역사에 손꼽힐 정도로 뜨거운 아침이었다.
“세로스! 세로스!”
“릴라데아! 릴라데아!”
300만의 주민이 51층에 모여 있었다.
[ 51층 주민 수용 현황 ] [ 3,000,000 / 3,000,000 ]층당 300만의 수용 제한이 아니었다면, 더 많은 수의 주민이 몰릴 수도 있었다.
“세로스 승리 시 투입한 골드의 2배를 드립니다!”
“전투를 보면서 먹는 꼬치구이가 10개에 1골드!”
“1골드에 솜사탕 5개를 드립니다!”
“형. 우리 저기 시계탑 위에서 보자.”
노름꾼과 장사꾼, 일반 주민과 선별인원까지. 다양한 계층의 주민이 51층에 도착했다.
시험관들도 마찬가지였다.
[ 안녕하십니까 성신님들! 야타의 층을 맡은 야타입니다! ] [ 사랑합니다 성신님들! 귀여움을 맡고 있는 루비에요! ] [ 이번 전투의 중계를 맡은 사파이어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 조용한 자막 방송, 지금 바로 시청하세요. 아사신 채널은 불필요한 소음을 넣지 않습니다. ]시청하러 오는 성신들이 워낙 많다 보니, 시험관 하나로는 관리가 안 되었다.
그래서 관리국은 오늘 하루 모든 시험을 중단한 뒤, 4명의 시험관을 51층에 불러모았다.
[ 벌써 3천 분이나 들어오셨네요! 역시 제 야타 채널은 뭔가 있나 봅니다! ] [ 웅! 성신님들 왜 4천 명밖에 안 들어왔어요! 빨리 오셔야 제 애교를 보실 수 있는데! ] [ 아사신의 자막 방송, 2천 분 밖에 안 들어오셨지만, 열의와 성의를 다해 방송을 중계하겠습니다. ]시험관들은 치열한 경쟁을 하며 성신들을 유치했다. 그건 은근히 코미디였다.
“시험관들 되게 웃긴다.”
“왜 저러고 사냐.”
주민들은 시험관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콜로세움으로 서서히 모여들었다.
그때였다.
[ 현재 시각은 오전 9시 37분. ] [ 탑 관리국에서 안내방송 드립니다. ] [ 오전 10시 00분에 릴라데아 상단과 세로스 상단 간의 이권 분쟁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 [ 분쟁 장소는 51층 전체이며, 층 전체에 타임리프 마법을 걸어서 박진감 넘치는 방송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안내방송의 내용은 크게 3가지였다.
1.시간의 신이 도움을 준다는 것.
2.타임리프 덕에 죽어도 부활한다는 것.
3.전투 중 개입은 사형이라는 것.
[ 감사합니다. ]방송이 끝나자 9시 51분이 되었다.
주민들은 관리국의 설명을 이해했다.
“죽어도 부활하니까 그냥 즐기라는 거지?”
“오길 잘했다!”
“관리국 만세!”
죽어도 다시 부활하는 관전. 이보다 재밌는 것은 세상에 몇 없었다.
“내가 낸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구나!”
주민들은 관리국을 찬양하며 분위기를 뜨겁게 만들었다.
시험관들도 마찬가지였다.
[ 관리국이 일을 참 잘했네요! ]관리국에서 시킨 일이긴 하지만, 시험관들도 관리국을 칭찬하며 축제 분위기를 조성했다.
[ 현재 시각은 오전 10시 00분입니다. ]이제 오늘의 주인공들이 등장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