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196)
이세계 골드리치-196화(196/256)
— 모든 것이 걸린 전쟁 —
베르몬트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타임리프 덕에 칸이 죽을 걱정은 덜었지만, 그가 패배하면 세로스 상단은 멸망이었다.
“너네들은 어떻게 생각해?”
베르몬트가 고개를 돌렸다. 아스트리드와 하르미노가 보였다. 먼저 입을 연 것은 아스트리드였다.
“인간이 알아서 잘 하지 않겠나? 지든 이기든 다 계획이 있을 거라 본다.”
“져도 계획이 있을 거라고?”
“지금껏 그래 오지 않았나. 인간의 행동은 언제나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아스트리드는 승패에 별 관심이 없었다.
이기든 지든, 칸이 베르몬트에게 나쁜 짓 안 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건 베르몬트도 알고 있었다.
“……칸이 나쁜 짓은 안 하지.”
그러나 궁금한 것은 승리 유무였다. 베르몬트가 하르미노를 바라보며 물었다.
“넌 어떻게 생각해?”
“이번 전투의 승패?”
“응.”
“난 칸이 이길 거라고 봐.”
베르몬트의 미간이 좁혀졌다.
“칸의 상대가 그 유명한 맹독견, 아스고르인데도……?”
“칸이 이길 거야.”
“…상대가 아스고르라니까?”
“넌 칸을 못 믿는구나.”
“……뭐?”
하르미노가 일침을 시작했다.
“재해의 숲에서 등장한 공룡, 사파이어의 층의 켈세로스, 그거 다 승산이 있어서 칸이 이겼니?”
“……아니.”
“그렇지? 지금도 똑같아. 아스고르가 낙승할 것 같지만, 막상 까보면 칸이 이길 거야.”
“말 잘했다. 정령족.”
불쑥 아스트리드가 끼어들었다. 그녀가 베르몬트를 보며 말했다.
“이번에도 인간이 이길 거다.”
“그럴……까?”
베르몬트는 아직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그러나 두 여인은 확신하고 있었다.
“인간이 이긴다.”
“칸이 이길거야.”
그녀들의 단호한 얼굴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네.”
베르몬트는 요상한 기분이 들어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스크린 속 칸을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만약 이기면 선물을 줘야 할 텐데…… 뭘 줘야 좋아하려나?’
*
게임 초기 세실라에게 사망한 정령족.
‘아스고르’.
자세한 정보는 베일에 싸여있었고, 전투 스타일도 알려진 바가 없었다.
‘상대를 모르고 시작하는 전투라.’
이번 전투는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물의 정령과 독의 조합…… 쉽지는 않겠어.’
긴장을 단단히 해야만 승리할 수 있었다. 칸은 잿빛 활을 들고 고개를 들었다.
“우아아아아!”
“싸워라! 싸워라!”
닫혔던 귀가 열리며 관객들이 함성이 들려왔다.
[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전투! ] [ 아주 흥미로운 순간입니다! ]야타는 분위기를 고조시키려 발광하고 있었다.
[ 이제 2번 대진을 시작해 봅시다! ] [ 릴라데아의 아스고르와 세로스의 칸입니다! ]“으아아아아!”
피를 원하는 광기가 일대를 가득 메웠다.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러나 그 불쾌함은 칸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었다.
“흐흐…… 금방 죽여주지.”
아스고르가 음산한 분위기를 흘리며 청록빛 독안개를 흘렸다.
[ 아직 시작 안 했습니다! ] [ 독을 갈무리하고 뒤로 물러나십시오! ]“칫…….”
아스고르가 흥이 깨졌다는 듯, 뒷걸음쳤다.
[ 칸님도 뒤로 물러나십시오! ]칸도 뒤로 물러났다.
그러면서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저 청록빛 독은…….’
아스고르가 드러낸 청록빛의 독.
저것은 세례자, ‘아마존 뱀 사냥꾼’의 독이었다.
한 번 맞으면 방어력 감소 디버프가 들어오는 것은 물론, 독 자체의 도트딜도 상당했다.
‘……쉽지는 않겠어.’
아마존 뱀 사냥꾼을 등에 업은 아스고르. 어떤 전투력을 보일지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예상이 되지 않았다.
‘저놈이 바보이길 빌자.’
칸은 잡생각을 끊어내고 야타를 보았다. 야타는 전투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 전투를 시작하십시오! ]“으아아아아!”
관객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한 방에 끝내주마!”
아스고르가 옥빛 시미터를 꺼내 들었다.
“독의 칼!”
곡선으로 휘어진 시미터에 청산가리 색깔의 독이 스며들었다.
“지금 죽여주마!”
아스고르가 그것을 쥐고 자리를 박찼다. 그의 육신이 빛처럼 쇄도했다. 칸은 하는 수 없이 [잿빛]부터 전개했다.
[ 특수능력, 잿빛 발동! ]콰아아아아!
칸을 중심으로 잿빛 폭발이 발생했다. 안개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콰아아아!
“끄아아아!”
몇몇 주민은 안개에 데미지가 있는 줄 알고 혼절했다. 칸은 은신을 발동해 안갯속으로 몸을 숨겼다.
후웅!
시미터는 바람을 갈랐다.
“젠장. 어디로 간 거야?”
아스고르가 얼굴을 찌푸리고 고개를 들었다. 일대를 감싼 잿빛 안개가 보였다.
“이건 또 뭔 개수작이야?”
그가 입술을 씹으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순간.
‘타겟 발동.’
칸은 아스고르를 [타겟]으로 지정하고 [제왕]을 전개했다.
콰아아아아!
활에서 제왕의 화살이 쏘아졌다.
콰아아앙!
“크아아악!”
화살이 아스고르의 허벅지에 명중했다.
‘멈추면 안 된다!’
칸은 다시 한 번 [제왕]을 발동했다. 양팔이 떨리며 고통이 찾아왔으나, 제왕의 화살은 문제없이 발사되었다.
콰아아앙!
이번엔 등허리에 명중했다.
“끄하아악!…….”
아스고르가 극심한 고통에 무릎을 꿇었다. 그의 체력은 SS등급이지만, 제왕의 화살 2발은 견디기 힘든 듯했다.
“…조금 아프군 그래!”
그러나 그것이 끝이란 건 아니었다. 아스고르는 나탸사의 층 마지막 시험만을 남겨놓은 강자. 이 정도 데미지를 수복할 여력은 있었다.
“역병의 정령!”
아스고르의 몸에서 녹빛 나이아스들이 소환되어 주민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퍽퍽!
“뭐야!”
“끄학!”
나이아스들이 수백의 주민을 죽였다. 의중을 알 수 없는 괴상한 광경이었다. 그러나 이유는 곧바로 나왔다.
휘이이이-
죽은 주민에게서 녹빛 기운이 흘러나와 아스고르에게 흡수되었다. 그의 전신이 녹색으로 변색되었고, 허벅지와 등허리의 상처가 치유되었다.
‘뭐 저딴……’
칸은 할 말을 잃었다. 저딴 수준의 회복력이면 흡혈검으로 전면전을 시도해도 답이 없었다.
‘……일단 장거리전으로 가보자.’
아직 마나는 절반이 남아있었다. 칸은 즉재 은신을 발동해 안갯속으로 몸을 숨겼다.
“또 숨는 거냐?”
아스고르는 칸을 보며 어이없어했다.
“별 남자 같지도 않은 새끼가 다 있군.”
그가 입술을 비틀며 시미터를 들었다. 그리고 소리쳤다.
“바로 나오게 해주마! 독의 칼날!”
시미터에서 독이 부글부글 끓더니, 녹빛 칼날이 되어 허공으로 쏘아졌다.
그건 하나가 아니었다.
쐐에에엑! 쐐에에엑!
아스고르가 주민의 마나를 흡수하며 검을 휘둘렀다. 백 개가 넘는 칼날이 허공을 가르며 쏘아졌다.
‘뒤를 잡는다.’
칸은 신발 특수능력, 블링크를 발동해 아스고르의 뒤편으로 순간이동했다. 그리고 머리를 노려서 [제왕]을 전개했다.
콰아아아!
활 줌피에 놓인 화살이 발사되었다. 아귀를 잡은 손이 찢어질 듯 쓰라렸으나, 이번 공격은 제대로 쏘아져 날아갔다.
콰아아아아!
“끄아아악!”
공격이 아스고르의 뒤통수에 명중했다. 생명력 절반이 날아간 것 같았다.
‘독안개 때문에 보이진 않는데…… 일단 쏘고 보자!’
공격을 멈춰서는 안 되었다. 칸은 마나를 아끼지 않고 [제왕]을 연속 3번 발동했다.
콰아아앙! 콰아아앙! 콰아아앙!
손바닥의 피부가 터지며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만큼 파괴적인 제왕의 화살 3발이 발사되었다.
콰아아아아아!
“끄아아아악!”
다행히도, 대부분의 마나를 소모한 공격은 제대로 들어갔다.
[ ‘흡혈검 +10’을 장비합니다. ] [ 특수능력, 이동 발동!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다. 칸은 흡혈검을 들고 독안갯속으로 순간이동했다.
숨 쉬기도 힘든 극독이 코를 찔렀으나 계속 걸어서 아스고르를 찾았다.
“내, 내 머리!…….”
아스고르는 반쯤 날아간 머리를 부여잡은 채 고통에 신음하고 있었다.
‘저 자식이 뭔짓을 벌일지 모른다.’
칸은 끝까지 방심을 놓지 않았다. 그는 아스고르를 발견한 즉시, 블링크를 발동해 그의 머리 위로 이동했다.
그리고 흡혈검을 내리찍었다.
그러나 그 순간.
“적당히 나대라! 빌어먹을 인간!”
퍼어어어엉!
아스고르의 등에서 독가스가 폭발했다.
“뭔 미친!…….”
그 파괴력이 믿을 수 없는 수준. 칸은 폭발력을 이기지 못하고 날아가 내동댕이쳐졌다.
‘대체 뭔…….’
칸은 떨리는 눈동자로 아스고르를 보았다. 그는 전신에서 태풍처럼 매서운 극독을 분사하고 있었다.
“크하하! 너의 최후를 장식해주마!”
그가 녹빛 안광을 빛내며 소리쳤다.
“독화산 폭발!”
그것은 모든 것을 종식할 궁극기였다.
투콰아아아앙!
그를 중심으로 버섯 모양의 폭발이 발생했다. 사방으로 독이 분출되며 도시를 쓸어버리기 시작했다.
콰아아아아아!
“흐아아아악!”
“저. 저게 뭐야!”
주민이 비명을 질렀으나 구원자는 없었다. 그들은 독안개에 휩쓸려서 사망했다.
사아아아아-
그리고 아스고르는 사망한 주민의 생명력을 흡수했다.
“제물이 이렇게나 많다니! 크하하!”
그는 점점 비대해졌고, 정령족의 외모는 바스러져 없어졌다. 그는 괴생명체가 되어 트롤의 형상을 갖추었다.
“크 하 하!”
그의 웃음소리가 도시를 울렸다.
[ 이건 대학살! 대학살입니다! ] [ 벌써 100만이 넘는 주민이 희생되었습니다! ] [ 아스고르! 드디어 미친 겁니까! ]야타는 마이크에 침을 튀기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칸도 마찬가지였다.
‘npc가 독화산 폭발을 배웠다니……’
아스고르가 전개한 독화산 폭발은 ‘아마존 뱀 사냥꾼’ 계약 강화에서 한 번도 어긋나지 말아야 획득 가능한 사기스킬이었다.
효과는 생명력과 마나의 100% 회복, 그리고 독살시킨 생명체의 수에 비례한 전투력 상승이었다.
‘전투력 상승 상한선이 500%니까, 저 자식은 다섯 배나 강해졌다는 건데…….’
칸은 마나가 바닥을 쳤고, 생명력도 부족했다. 이대로면 승리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다.’
발록의 피를 마셔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