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232)
이세계 골드리치-232화(232/256)
<성녀 구출>
이슥한 밤, 칸의 예상은 사실로 증명되었다.
[성신, 기적의 창조자가 좀 시시하다고 말합니다.]기적의 창조자가 말한대로, 이번 시험은 시시했다. 별다른 위험도 없었는데 막바지였다.
[이번 시험도 곧 끝날 것 같네요!] [양팀의 팀포인트를 공개합니다!]나타샤의 음성 방송이 들려왔다.
[A팀의 팀포인트는 266포인트!] [B팀의 팀포인트는 234포인트입니다!]A팀이 32P 앞선 상황. 구출한 소녀의 숫자로 따지면 약 20명 차이였다. A팀이 승리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었다.
‘A팀이 이긴게 맞고.’
칸은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다.
그는 88층에 300명의 소녀가 감금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갈색 원피스 소녀가 100명, 백색 원피스 소녀가 200명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결과, 양팀이 최종적으로 획득 가능한 포인트는 500포인트였고, 현재 A,B팀이 획득한 최종 포인트도 500P였다.
이제 포인트를 주는 소녀는 없었다. 모두가 구출되어서,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나타샤가 시험을 끝내지 않는 건…….’
특별 보상을 주는 금색 원피스 소녀가 남아 있었기 때문. 나타샤는 자정 전까지 소녀를 구원할 기회를 남겨두고 있었다.
그러므로.
‘구하러 가자.’
움직여야 했다.
[시험 종료까지 30분 남았습니다!]칸은 말했다.
“베르몬트. 소녀 구출하러 가자.”
“응? 전부 구출된 거 아냐?”
“뭐가?”
“너가 88층에 감금되는 소녀는 300명이라고 했잖아. 지금 양팀 포인트 합치면 500포인트니까, 소녀는 전부 구출된 거 아냐?”
“…기억하고 있었네. 그런데 아니야. 아직 감금된 소녀가 있어.”
“아직까지?”
칸은 고개를 끄덕였고, 말했다.
“금색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감금되어 있어. 정확히는 소녀가 아니라 천사지만, 일단 구하러 가야 해.”
“아, 금색 원피스!”
“잡답은 그만하자. 시간 없어.”
칸은 베르몬트의 손을 낚아챘다. 텔레포트로 단번에 이동하기 위함이었다.
“크흠.”
손이 붙잡힌 베르몬트가 헛기침을 했다. 그에 반응해줄 시간은 없었다. 칸은 신발 특수능력, 텔레포트를 발동했다.
‘텔레포트.’
* * *
[시험 종료까지 25분 남았습니다!]빛살이 번지며 시야가 트였다. 칸은 자신이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제대로 왔네.’
협곡을 절반으로 자른 듯한 절벽, 바위 사이로 틈틈히 자라난 나뭇가지와 꽃송이까지.
모든 것이 기억 속 그대로의 전경이었다.
“여기 스폰지역 바로 앞 협곡 아냐?”
“맞아.”
베르몬트가 말대로, 이곳은 스폰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협곡이었으며, 88층의 숨어있는 메인 스테이지였다.
“이런 곳에 금색 원피스 소녀… 아니, 천사? 하여튼 그 여자가 갇혀 있단 말이야?”
“어.”
칸은 회류하는 물길을 따라 앞으로 걸어갔다. 기억을 되짚으며, 금색 원피스 소녀의 자취를 더듬어갔다.
‘…절벽 안에 있었는데.’
그는 흐르는 강소리를 무시하며, 절벽 안쪽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정신을 집중했다. 머리에 남아있는 기억이 맞다면, 소녀는 분명 절벽 속에서 울음소리를 들려준다.
“…칸. 계속 말 걸어서 미안한데 말야.”
“어.”
“절벽 속에서 울음소리가 들리는데, 넌 안 들려?”
“어?”
눈을 뜨자 귀를 기울인 베르몬트가 보였다.
“이 소리. 이 소리 말야.”
그녀는 커다란 암석을 가리키고 있었다. 저 암석 속에서 울음소리가 난다면서.
“잠깐만.”
마족은 인간보다 귀가 밝다. 칸은 제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암석으로 다가가 귀를 기울였다.
‘여기다.’
그러자 소리가 들려왔다. 청승맞으면서도 간절한, 생을 갈구하는 울음소리였다.
칸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고마워. 베르몬트.”
“소녀 찾은 거야?”
칸은 고개를 끄덕이고 암석에서 물러났다. 소녀를 찾았으니, 구출하는 일만이 남았다.
구출은 쉬웠다.
‘암석만 부수면 끝이지.’
프란베르크나 흡혈검을 꺼낼 필요도 없었다. 칸은 오른손을 꽉 쥔 채, 암석의 한가운데를 노려 벼락같은 주먹을 날렸다.
쾅!
암석은 전후팔방으로 균열이 번지며 폭삭 부서져 내렸다.
‘찾았다.’
금빛 새장. 그곳에 금색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갇혀 있었다. 소녀가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저를 구해주러 오셨군요…….”
소녀는 특별했다. 금발에 금안이야 익숙했지만, 문제는 머리 위에서 둥둥 떠다니는 백금색 링과, 등에 달린 금빛 날개였다.
“…이건 대체 무슨 종족이야?”
“말했잖아. 천사라고.”
베르몬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천사라니?…….”
“지상에는 없는 존재. 천계라는 곳에서 살아가는 신성한 존재야.”
칸은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 베르몬트가 그걸 어떻게 아냐며 놀란 얼굴을 했지만, 그는 물음에 답했을 뿐이었다.
“일단 구해주고 생각하자.”
“어? 어, 응.”
칸은 베르몬트를 지나쳐 새장 앞에 섰다. 그는 주먹을 쥐었고, 암석 부수듯 자물쇠를 때려부쉈다.
[금색 원피스 소녀를 구출했습니다!]“꺅.”
천사는 칸의 우악스런 구출에 잠깐 놀랐지만, 이내 가슴을 쓸어내리고 조심스레 새장에서 걸어나왔다.
“감사해요.”
“별말씀을.”
이제 특별 보상을 받을 시간.
칸은 천사의 예쁜 얼굴을 지그시 응시했다.
“뭐해? 또 꼬셔?”
“…아니야.”
중간에 베르몬트의 방해공작이 들어왔지만, 칸은 꿋꿋하게 천사를 바라보았다.
천사는 칸의 노골적인 시선에 어쩔 줄 몰라했지만, 칸이 원하는 것이 보상이라는 걸 깨닫고는 방긋 웃었다.
“보상을 바라시는군요.”
“솔직하게 말하면, 예. 그렇습니다.”
“아하하. 솔직하신 태도가 보기 좋네요. 그럼 원하시는대로 보상을 드리겠습니다. 부족하지만 부디 참아주세요.”
“예.”
칸이 고개를 끄덕이자, 천사가 싱그럽게 웃으며 손가락을 튕겼다.
[금색 원피스 소녀가 특별 보상을 선물합니다!] [특별 보상 획득!] [히든 퀘스트를 획득합니다!] [마음에 드는 퀘스트를 골라주십시오!]천사의 보상.
그것은 바로 히든 퀘스트였다.
<단체 퀘스트 – 언데드의 왕, 아크 리치 사냥>
<단독 퀘스트 – 언데드 산의 성녀 구출>
단체 퀘스트, 아크 리치 사냥이냐.
단독 퀘스트, 언데드 산의 성녀 구출이냐.
그것만 결정하면 히든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고민할 것도 없다.’
칸의 선택은 정해져 있었다.
[‘단독 퀘스트 – 언데드 산의 성녀 구출’을 선택했습니다.] [클리어 시 높은 보상을 획득하지만, 실패 시 커다란 패널티가 주어집니다.] [그래도 도전하시겠습니까?] [예][아니오]패널티는 이미 알고 있었다.
칸은 동의를 말했다.
“예.”
그러자 변화가 시작되었다.
[퀘스트 전용 스테이지를 생성합니다.]쿠구구구구구구―
88층 전체에 지진이 일어났다. 땅이며 절벽이며 모두 흔들거리며 온 천지가 명동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협곡이었다.
“따, 땅이 올라간다!”
쿠가가가가가가―
내려앉았던 협곡은 높아지고, 높았던 대지는 아래로 꺼져들어갔다. 땅과 땅 사이의 균형이 맞춰지며 수많은 골짜기가 전부 사라졌다.
그리고 저멀리서 거산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그 거대한 지각활동에 하늘이 요동쳤고, 구름과 안개가 형성되었다. 그 흐린 대기를 뚫고, 영봉과 상상봉이 극험히 솟아난 언데드 산이 자태를 드러냈다.
[언데드 산이 생성되었습니다!]층 전체에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산꼭대기에 갇힌 성녀를 구하십시오!]“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언데드의 산이 뭔데!”
“갑자기 웬 지진이냐고!”
날벼락을 맞은 선별인원들은 당황한 얼굴로 큰소리를 냈다.
그때 모두의 눈앞에서 양피지가 떠올랐다.
<단독 퀘스트 – 성녀 구출>
분류 : 단독
난이도 : A
클리어 조건 : 퀘스트 수행자는 언데드의 산으로 들어가 마물들을 처치하고 성녀를 구출하라.
보상 : 성녀의 보석, 골드의 비
실패 시 : 88층 선별인원 전원 탈락.
그리고 누군가 반응하기도 전에,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울러펴졌다.
[퀘스트 수행자는 ‘칸’님입니다.] [칸님이 퀘스트를 클리어했을 시, 88층에 골드의 비가 내립니다.] [단 실패한다면, 88층 선별인원은 전원 탈락합니다.]칸의 성공 여부에 따라 선별인원 전원의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는 소리였다.
당연하게도, 선별인원들 사이에서 지진이 일어났다.
“탈락이라니 뭔 소리야!”
“인간족!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선별인원들이 칸을 바라보며 경악성을 토했다. 베르몬트도 마찬가지였다.
“너, 너너너 무슨 짓을 한 거야!”
그러나 칸은 이상하리만치 평온했다. 그는 되려 웃기까지 하며, 말했다.
“골드의 비를 내려줄게.”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