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239)
이세계 골드리치-239화(239/256)
‘…큰일났네.’
시험 난이도가 상승했다. 그것도 두 단계나.
이번 시험에 적신호가 켜졌다.
‘게다가 지금이 93층이니까…….’
93층은 다양한 성래족이 서식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대형독거미, 50m 길이 아나콘다, 매혹하는 사슴군단 등……. 하나같이 위협적인 성래족들 뿐이었다.
그런데 난이도가 두 배나 상승했으니…….
‘마녀 나오는 거 아냐?’
등장 확률 1%의 독사과 마녀가 출현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만약 그 마녀가 나오기라도 한다면…….
‘상상만해도 끔찍하네.’
자신은 물론, 베르몬트의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었다. 이번 시험은 면역·치유에 관련된 모든 스킬의 발동이 금지되어 있었다.
‘…빨리 움직이자.’
칸은 마음이 다급해져서 벌떡 일어났다. 뒤돌아서 호수를 보니, 다 씻은 베르몬트가 머리카락을 찰랑이며 걸어오고 있었다.
“어우 시원하다.”
그 모습이 화장품 CF처럼 아름답긴 한데, 일단 지금은 능력치의 상승이 먼저였다. 칸은 베르몬트의 앞으로 걸어갔다.
“베르몬트, 방금 안내 방송 들었지?”
“어? 어, 응. 들었지. 난이도 올랐다는데..”
“잘 들었네. 별안간 조치를 취해야 해.”
칸은 베르몬트를 바위로 이끌었다.
“앗……. 어깨 너무 세게 잡지 마.”
“아, 미안.”
EX급 무력인지라, 최대한 살살 아기 다루듯 바위에 앉혔다. 그리고나서 자신도 마주 보는 바위에 앉았다.
“그래서, 조치를 취한다니?”
베르몬트가 의뭉스런 얼굴로 물었다. 조치라면 비축 식량을 구한다거나, 보호 처소를 짓는 거라 생각했는데.
다짜고짜 자신을 바위에 앉히니, 얘가 왜 이러나 하는 의문이 든 것이다.
칸은 한마디로 짧게 답했다.
“네 능력치 올려주려고.”
“…아하.”
베르몬트는 곧바로 납득했다. 능력치가 올라가면 강해질 테고, 강해지면 어떤 위협에도 잘 견디게 될 테니, 칸이 말한 조치라는 단어에 딱 어울렸다.
“그럼 시작한다.”
칸은 베르몬트의 능력치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하수인 관리-베르몬트] 창을 띄우고…….
“아아 잠깐만, 칸. 나 능력치 한계 걸렸잖아.”
그때 베르몬트가 칸의 어깨를 때렸다. 자신의 능력치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사실이 갑자기 생각난 듯 했다.
“한계는 걱정할 필요 없어.”
칸은 [골드 크리스탈]을 꺼내서 베르몬트의 손에 올려주었다.
“이건…….”
베르몬트는 미간을 좁히고 크리스탈을 보았다. 그리고는 상세 정보를 확인한 듯 헛숨을 들이키더니, 떨리는 눈동자로 칸을 바라보았다.
“…너 이거 어디서 구했…….”
“비밀.”
“…뭐?”
칸은 설명해주기 귀찮아서 대충 둘러댔다.
‘하수인 관리 상태창.’
[하수인 관리-베르몬트]이름 : 베르몬트
레벨 : 748
무력 : 999/999(S)
체력 : 999/999(S)
마력 : 999/999(S)
스킬 : (알 수 없음)
모든 능력치가 한계에 달한 모습. 칸은 골드 크리스탈 9개를 사용하여 전 능력치의 한계를 없애버렸다.
[하수인, 베르몬트의 무력 한계가 (EX)999로 확장되었습니다!] [하수인, 베르몬트의 체력 한계가 (EX)999로 확장되었습니다!] [하수인, 베르몬트의 마력 한계가 (EX)999로 확장되었습니다!]이제부터 쩐의 전쟁 2차전의 시작이었다.
칸은 골드 잔고를 확인했다.
보유 골드 : 63,883,693 (G)
‘…음.’
쩐의 전쟁을 시작하기에는 문제가 많은 금액. 칸은 상단주 권한을 사용해서, 칸 상단 자금의 골드 일부분을 출금했다.
[상단 자금에서 200,000,000 골드를 출금합니다.] [상단 외부 출금으로 1%의 세금이 적용됩니다.] [세금 2,000,000 골드가 차감됩니다.]200만 골드가 빠져나간 것이 아까웠지만, 미개척층 팀원 모두의 능력치를 올려야 해서 어쩔 수 없었다.
‘시작하자.’
칸은 골드 투입을 시작했다. 첫째는 생존에 직결되는 체력이었다.
[10,000,000골드를 사용합니다.] [체력 999/999 ▶ 체력 345/999(등급 업!)]‘역시 재능이 좋네.’
혹시나 싶어 천만 골드를 투자했는데, 역시나 SS등급 300대에 도달했다.
칸과는 차원이 다른 골드 효율이었다.
‘종족의 격차는 메꾸기 힘들다는 거겠지.’
아쉬운 마음은 쓴웃음으로 털어낸다. 칸은 다시 능력치 상승에 집중했다. 그는 베르몬트의 체력을 SS등급에 멈추게 할 생각이 없었다.
[20,000,000골드를 사용합니다.] [체력 345/999 ▶ 체력 17/999(등급 업!)(등급 업!)]‘벌써……?’
2천만 골드를 투자한 결과, 베르몬트의 체력이 EX 등급을 돌파했다.
“내 몸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베르몬트는 멍한 얼굴로 본인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그리고는 입을 떡 벌리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내 체력이… EX등급이라니…….”
수천 년을 산 환상족이나 가능하다고 여겨진 EX등급. 그것을 100년 조금 넘게 산 그녀가 달성해낸 것이다.
다름아닌 칸의 도움으로.
“…칸.”
베르몬트가 흐리멍텅한 얼굴로 칸을 부른다.
“어, 말해.”
베르몬트의 재능에 맛들린 칸은 대충대충 답하며 능력치 상승에 집중했다.
그러나 베르몬트는 나름대로 진지했다. 칸의 선물이 꽃다발이나 드레스도 아닌, 무려 EX등급 능력치였으니까. 그녀가 맹한 눈으로 칸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이렇게까지 해주면 나는 어떻게 갚아?”
“안 갚아도 돼.”
칸은 덤덤한 얼굴로 골드를 투입했다. 대상은 마력이었다.
[30,000,000 골드를 사용합니다.] [마력 999/999 ▶ 마력 251/999(등급 업!)(등급 업!)(등급 업!)]“오 대박.”
결과는 역시나 대박. 겨우(?) 3천 골드를 투자했음에도, 마력은 EX등급 251에 다다랐다.
칸은 무력 EX등급에 도달하려고 9,000골드나 썼는데, 완전 양심이 없는 세상이었다.
‘그래도 뭐.’
베르몬트가 최강자 반열에 올랐으니 보람은 있었다. 골드가 아깝지도 않았다. 골드는 실시간으로 쭉쭉 벌리고 있었다.
‘이쯤에서 끝낼까.’
이것으로 칸은 능력치 상승 작업을 끝냈다.
베르몬트의 무력은 올리지 않아도 되었다. 생존에 직결되는 체력, 마법에 즉결되는 마력을 EX등급에 올린 것만으로 만족, 대만족이었다.
“베르몬트. 슬슬 움직이자.”
칸은 육성을 끝내고 바위에서 일어났다.
“…….”
그런데 베르몬트는 고개를 숙인 채 움직이지를 않았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칸이 어꺠를 건드려도 마찬가지였다.
“베르몬트, 무슨 문제 있어?”
“…잖아.”
베르몬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너무 작아서 듣기가 어려웠다.
칸은 미간을 좁히고 말했다.
“말하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
그러자 베르몬트가 고개를 들어올렸다. 가까이에서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습기가 가득했다. 눈물은 아니었고, 마음이 벅차서 나오는 글썽거림이었다.
‘뭐지?’
의아함을 느낀 칸이 뭐라 말하려던 그때, 베르몬트가 입을 열었다.
“…넌 나한테 너무 잘해 줘. 마치 오해하라는 것처럼.”
“…오해?”
칸이 되묻자, 베르몬트가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났다. 그녀는 칸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목깃까지 부여잡았다.
“너 나한테 왜 이렇게 잘 해줘?”
“…….”
“…응? 어떤 남자가 여자한테 3천만 골드를 써……?”
“미개척층 공략하려면…….”
“그만.”
베르몬트의 손가락이 칸의 입술을 집게처럼 잡았다. 칸은 달아나려면 달아날 수 있었지만, 베르몬트의 눈빛이 워낙 진지해서 그럴 수가 없었다.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칸은 베르몬트의 시선을 받으며 기다렸다. 그러자 베르몬트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너 나한테 계속 이렇게 잘해주면…….”
“어이, 인간족! 또 만났구나!”
그런데 그때, 베르몬트의 뒤쪽에서 남자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칸은 베르몬트의 손을 밀어내고 뒤쪽을 보았다.
두 명의 환상족이 보였다.
하나는 검을 들고 있었고, 하나는 창을 들고 있었다.
“이런 곳에 호수가 있었다니. 잘도 먼저 찾아냈군!”
“원치는 않지만… 발견했으니 뺏어야겠어.”
비엔또와 세리파였다. 그 둘이 천천히 걸어왔다.
“뭐야, 저 놈들 적이야?”
베르몬트가 완드를 꺼내며 물었다. 그녀의 굳은 얼굴을 보니, 진지한 타이밍에 끼어든 방해가 불쾌한 모양이었다.
‘나도 베르몬트가 무슨 말을 할지 궁금했는데.’
불쾌한 것은 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환상족들을 주시하며 말했다.
“내가 검잡이를 맡을게. 베르몬트, 너는 창잡이를 맡아.”
“알았어.”
칸은 쌍검을 쥐며 씨익 웃었다.
복수의 때가, 제발로 찾아왔다.
* * *
“뭐야. 저 인간족, 설마 우리랑 싸우려는 거야?”
비엔또가 세리파에게 말했다. 세리파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그런 것 같군.”
“와, 배짱은 있나 보네. 그렇게 발려 놓고서.”
비엔또는 비웃음을 흘리며 검을 들어올렸다. 명백한 전투의 준비 태세. 쓸데 없는 전투가 싫은 세리파에겐 원치 않는 광경이었다.
세리파는 한숨을 쉬고 소리쳤다.
“인간족! 호수를 놓고 떠나면 봐주도록 하지!”
인간족을 배려하는 외침이자 본인들의 안전을 위한 말이었다. 난이도가 두 단계 올랐고 치유계 스킬까지 봉인되었으니, 작은 생채기 하나라도 나면 시험 합격이 위태로웠다.
“호수를 놓고 떠나라!”
세리파가 다시 한 번 소리쳤다. 그러나 인간족은 도망치지 않았다.
인간족은 오히려, 두 자루의 검을 들어 올렸다.
“야 세리파, 저 새끼 아직도 정신 못 차렸어. 그냥 죽여버리고 끝내자.”
묵묵히 기다리던 비엔또가 불쾌하다는 듯 검을 들어올렸다. 세리파는 그를 말리고 싶었지만, 인간족이 쌍칼을 들었기에 비엔또의 말에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하지.”
“바라던 바다.”
비엔또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제발 상처가 안 났으면 좋겠군.’
세리파는 다치치 않는 것을 목표로 잡고, 천천히 걸어갔다. 환상족 둘과 인간족·마족의 전투. 승리는 확정이었다. 그러나 깊이 상처가 하나라도 나면 시험 포기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했기에, 긴장감은 어느때보다도 높았다.
“비엔또, 절대로 다치치 마라.”
세리파는 그 말을 끝으로 땅을 박찼다. 옆의 비엔또도 같았다. 비엔또는 검을 콱 쥐고 인간족에게 달려나갔다.
‘약한 놈이 어딜 버티고 서 있어!’
형형한 살기를 숨기지 않고 방출했다. 매초마다 가까워지는 인간족은 겁에 질려 발걸음 하나 떼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83층에서 만났던 그 날처럼, 무릎을 꿇고 목숨을 구걸하는 꼴이 될 것이었다.
“공짜 호수, 고맙게 받아 간다!”
비엔또는 인간족의 앞에 오른발를 박아넣었다. 동시에 역수로 쥔 검을 심장으로 내질렀다.
그때였다. 인간족은 스윽 입꼬리를 올리더니,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몸을 비틀었다.
‘어……?’
멍한 얼굴로 눈을 깜빡였을 때는 이미 늦었다. 하얀 빛살에 휩싸인 프란베르크가 자신의 오른쪽 어깨로 쇄도해왔다.
그 참격을, 비엔또는 피할 수 없었다.
푸확!
비엔또의 오른팔이 허무하게 떨어져 나갔다.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