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250)
이세계 골드리치-250화(250/256)
<크레아토르 성>
“선별인원 여러분을 원하는 층으로 보내 드립니다!”
93층 시험이 종료된 후 수 시간이 지난 현재.
나타샤는 시험의 승자를 칸팀이라 알렸으며, 선별인원들에게 1인당 2만 골드라는 보상을 지급했다.
그 후.
층 이동 전까지 5분의 자유 시간이 주어졌고,
칸은 지옥으로 들어갔다.
그는 네 여인에게 둘러싸여 추궁을 당하던 끝에…….
“칸이랑은 질투 금지 약속을 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
베르몬트의 외침으로 살아날 수 있었다.
“…그렇단 말이지?”
“그럼 지켜보도록 하겠어.”
“어디 질투하기만 해봐.”
“크흠…….”
베르몬트 쪽은 꽤 커다란 위기에 봉착한 것 같지만,
그녀도 자신의 말을 지키면 되었으니 문제는 없었다.
‘그럼…….’
길고 길었던 93층의 통과.
한 달 후 시작될 98층의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칸은 원하는 층을 선택했다.
[51층을 선택하셨습니다.]이제 집으로 돌아갈 때였다.
* * *
“아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잉그리드와 집으로 돌아와 현관문을 닫은 순간, 잉그리드가 버럭 소리치고는 양볼에 바람을 넣었다.
“어떻게 나를 버리고오……!”
퍽퍽. 어깨를 마구 때리기까지 한다. 자신의 아빠가 애인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이해는 가는데…….’
자신에게 애착을 갖고 있는 잉그리드이니 이해는 갔다.
그러나 그대로 두어도 되는가 하면, 아니었다.
‘잉그리드를 나 없으면 우는 아이로 키울 수는 없으니까.’
지금은 아버지의 역할을 해야 할 때였다.
칸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잉그리드. 지금부터 잘 들어.”
“…뭘?”
그는 잉그리드의 손을 잡고 거실로 이동했고, 소파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빠는 남성이고, 다른 여자와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아빠의 교제를 방해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 아니다. 라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그러나 지금까지 수십 번은 더 해준 이야기. 효과는 미미했고 잉그리드의 표정은 쀼루퉁해졌다.
그건 하루가 지나도 변함이 없었다.
“…아빠. 아침밥 다 됐으니까 나와.”
행동패턴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미묘한 부분에서 보복이 이뤄졌다. 언제나 바글바글 끓었던 찌개가 따듯하기만 했고, 고기 구이에 항상 뿌려주던 후추를 안 뿌려줬다.
심지어는 잠을 잘 때 껴안지 않고 손만 잡기도 했다.
“…심각하네.”
서재에 홀로 남은 칸은 고심했다.
따듯하기만 한 찌개, 후추가 뿌려지지 않은 고기, 잘 때 포옹하지 않는 태도까지.
이건 잉그리드가 삐져도 단단히 삐졌다는 뜻이었다.
“…생각해 보자.”
칸은 서재 의자에 앉아 생각을 시작했다.
그렇게 3시간 같은 3분이 흘러갔고,
하나의 생각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크레아토르 성 건설 주문서] [등급 : 환상] [종류 : 소비] [특수 능력] [건설]크레아토르 성을 건설합니다.…….
…….
일전에 획득했던 ‘성 건설 주문서’였다.
철괴 2천만, 금괴 50만, 본인 소유의 건설부지 1만평 등 극악한 건설 난이도를 자랑하지만, 이거라면 잉그리드의 기분은 물론 자신의 꿈까지 이룰 수 있었다.
“이거라면 문제없겠는데.”
칸은 건설 조건을 확인했다.
그건 철괴 2천만 뭐시기가 아니라, 돈 많은 자에게 허락된 또다른 조건이었다.
[골드]크레아토르 성을 골드로 건설합니다. 이하의 재료가 필요합니다.(100,000,000 골드, 본인 소유의 건설부지 1만평)필요 재료는 1억 골드, 그리고 본인 소유의 땅 1만 평이었다.
“어려울 건 없네.”
칸은 옅게 웃으며 서재를 빠져나갔다. 잉그리드의 기분을 풀어주려면, 점심 때가 되기 전에 모든 일을 끝낼 필요가 있었다.
“땅 좀 보러 가볼까.”
칸은 관리지부로 이동했다.
* * *
[탑 51층, 관리지부 앞 가로수길에 도착했습니다.]빛살이 번지며 시야가 트였다. 앞을 보니 잘 꾸며진 가로수길이 보였고, 길을 메운 여러 종족들이 보였다.
‘사람 참 많네. 사람은 아니지만.’
별안간 칸은 관리지부를 찾아 들어갔다.
“어서오십시오.”
들어가니 수인족 직원이 고개를 꾸벅 숙였다.
칸은 작게 손을 들어주고는, 자연스럽게 걸어가서 번호표를 뽑았다.
“…얘, 저 인간 릴라데아 상단 주인 아냐?”
“…헉. 맞네. 야 근데 말 조심해.”
“응? 왜?”
“이제 릴라데아 상단 이름은 칸 상단이야. 잘못 부르면 열받아서 우리한테 올 지도 몰라.”
중간중간 뒤에서 쑥덕거리는 음성들이 들려왔지만, 칸은 가뿐히 무시하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차례는 금방 왔다.
-131번 고객님. 4번. 창구로. 와 주십시오.
창구로 걸어가니 예전에 봤던 엘프나 수인은 없었지만, 귀여운 요정족 소녀가 칸을 맞이했다.
“무슨 일로 오셨나요?”
“땅 좀 사려고 왔습니다.”
“아, 그러시군요! 그럼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타다닥. 요정은 짧은 다리로 잘도 뛰어갔다. 칸은 창구에 놓인 펜을 끄적이며 요정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약 3분 후.
“여기 있습니다!”
요정이 돌아왔고, 눈 앞에 커다란 지도가 펼쳐졌다. 51층의 땅 가격을 전부 표기한 지적도였다.
“천천히 보시고 결정해 주세요!”
요정은 빵긋 웃으며 칸의 선택을 기다렸다. 다른 직원이라면 쓸데없는 이야기가 많았을 법도 한데,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럼…….’
칸은 지도를 보며 적절한 땅을 살펴나갔다.
조건은 여러 개가 있었는데,
건설이 허용된 도시 내의 땅일 것.
51층 스폰지역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을 것.
땅 가격이 쌀 것.
이렇게 3개였다.
칸은 이 조건들을 충족하는 땅을 찾아나갔고, 끝내 발견해냈다.
‘여기가 좋겠다.’
1만 평을 구입하는데 단돈 50만 골드. 평당 50골드의 값싼 땅이 51층 도시 외곽에 존재하고 있었다.
‘위치도 좋고.’
과거 잉그리드의 그림을 그려줬던 용족 할아버지가 사는 옆 땅이었다. 그때는 밤에 방문한 탓인지 아주 조용했는데, 안락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칸에게는 이보다 좋을 수가 없었다.
‘더 고민할 것도 없네.’
구매 의사가 확정되었다.
[창구 직원에게 50,000골드를 보냈습니다.]칸은 5만 골드를 보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그 순간.
“자, 잠깐만요!”
요정의 애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가 어찌나 큰지 다른 이들의 시선이 쏠릴 지경이었다.
“…뭡니까?”
칸은 떨떠름한 얼굴로 뒤돌았다. 그러자 요정은 움찔 놀라더니,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손님께서 구입하신 땅의 주인 분이 아직 농사를 짓고 있어서요…….”
“그래서요?”
“그, 그게에… 2년 뒤에나 사용하실 수 있…….”
“2년이라고요?”
“히이익!”
요정은 화들짝 놀라며 물러났다. 이유는 최근 칸의 명성치 증가 때문. 이제 칸은 일개 인간이 아니라, 세로스와 같은 탑의 패권자였다.
요정이 저런 토끼같은 반응을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역시 이렇게 되나.’
칸이야 이미 짐작하고 있어서 크게 놀랄 것은 없었지만, 달라진 반응이 확 체감되어 느끼는 바는 있었다.
앞으로는 화폐의 편리함을 더욱 자주 활용해야겠다는 것. 칸은 크리스탈을 터치했다.
[창구 직원에게 100,000골드를 보냈습니다.]“됐죠?”
“이… 이건 뭔가요?”
칸은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제가 산 땅은 오늘부터 써야 합니다. 그 골드는 땅주인에게 보내는 배상금. 10만 골드면 작물 훼손에 대한 보상으로는 충분하겠죠.”
이것으로 설명은 끝.
칸은 뒤돌아 걸어갔다.
“자, 잠깐만요 손님……!”
그러나 다시 뒤돌았다.
“만약 땅주인이 불만이 있다면, 칸 상단으로 오라 전해 주십시오”
감히 불만을 품고 상단에 올 용자는 없을 테니까.
이것으로 땅에 대한 문제는 해결. 자신은 땅으로 가서 성을 건설하면 되었다.
‘그럼 잉그리드부터 데려와야겠네.’
칸은 관리지부를 나가서 자신의 집에 도착했다.
그는 집으로 들어가 잉그리드를 데리고 나왔고, 자신이 구입한 만 평 부지의 땅 앞에 도착했다.
“아빠? 여긴 왜 온 거야……?”
잉그리드는 의문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얼굴이었다.
칸은 피식 웃고는, 눈 앞의 광활한 대지를 보며 말했다.
“이 땅에 성을 건설할 거야.”
“성?”
“응. 너와 나만의 성이지.”
잉그리드의 눈이 크게 떠졌다.
“나랑 아빠의 성이라니…….”
칸이 이럴 때 거짓말한 경우는 없었다.
그리고 이건 정말 거짓말 따위가 아니었다.
“보고 있어.”
칸은 성 건설 주문서를 꺼냈고 잉그리드가 보는 앞에서 찢어버렸다.
[‘크레아토르 성 건설 주문서’를 찢었습니다!] [특수 능력, ‘골드’ 발동!] [시전자, 칸이 소유한 1만 평의 부지에 크레아토르 성이 건설됩니다!] [100,000,000 골드가 소모됩니다!]쿠구구구구구―
“아, 아빠! 이건……!”
지진이라도 난 듯 땅이 공명한다. 이것은 과거 크레아 대륙을 지배했던 황제의 성 ‘크레아토르’의 부활을 알리는 뿔나팔 소리였다.
쿠가가가가가―
땅이 갈라지며 철벽과 금탑이 솟아나왔다. 그것들은 주문서의 설계도에 따라 빠른 속도로 맞추어졌다.
성이 완공되는데 걸린 시간은 아주 찰나에 불과했다.
[크레아토르 성이 완공되었습니다!] [명성 1,000,000을 얻습니다!] [칭호, 「황제」를 얻습니다!] [영원히 소멸하지 않는 모래 병사 1,000기를 얻습니다!] [크레아 제국의 보물고를 획득합니다!]노이슈반슈타인 성이 철과 황금으로 지어져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거대하고 장엄한 자태에 주변에서 살던 탑의 주민들은 모두 넋을 놓았다.
그건 칸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 정도일 줄이야.’
입을 떡 벌린 채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 더 이상 표현할 무언가가 없었다.
단지 이 성으로 인해 잉그리드의 용서, 아니. 용서를 넘어 뜨거운 칭찬을 받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 뿐이었다.
칸은 조심스럽게 잉그리드 쪽을 보았다.
“아빠…….”
잉그리드는 초점이 풀린 멍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은 너무 흐려서 감정을 읽기 어려울 수준이었지만, 그럼에도 칸은 알 수 있었다.
지금 잉그리드는 기뻐하고 있었다.
“아빠 사랑해!”
칸은 은은하게 웃으며 잉그리드를 안아주었다.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