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30)
이세계 골드리치-30화(30/256)
# 30
<– 용가리 사냥 –>
야타의 층 최종 시험장.
‘용암화산’.
파앗!
그 뜨겁고 넓은 대지에 백이 넘는 선별인원들이 소환되었다.
[ 어우. 역시 후덥지근하죠? ]야타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한다.
선별인원들 놀려먹는데는 도가 텄다.
“한 달 동안 개고생 했는데 휴식기간도 안주냐!?”
“힘들어 죽겠는데 또 시험을 치라고!?”
“너무하네 증말.”
선별인원들이 기다렸다는 듯 불평을 늘어놓는다.
그들의 얼굴에 불만과 분노가 가득하다.
[ 자. 모두 아가리 닫으세요. ]그러나 야타는 무심하다.
처음엔 나름 대우해주더니, 이제 그런 것도 없다.
[ 선별인원 여러분. 그렇게 기분 나빠할 이유가 없습니다. ] [ 제가 이번 시험을 빨리 진행한 건 여러분을 위해서입니다. ]‘또 저러네.’
칸은 그럴 듯 하지도 않은 궤변을 들으며 한숨을 쉬었다.
옆을 보니 몇몇 선별인원들도 듣는 둥 마는 둥이다.
야타가 선별인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감이 온 모양이다.
[ 여러분이 이번 시험을 클리어하면, 제가 주관하는 모든 시험을 클리어하는 것입니다. ] [ 그러면 여러분은 ‘배후성 선택’을 할 수 있는 거죠. ] [ 여러분이 그토록 바라던 일이지 않습니까? ]야타가 씨익 웃는다.
그 모습이 동기부여 전문강사같다.
야타가 선별인원들 동기부여 해주려고 저러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 자. 그럼 이제, ‘마지막 시험’에 대해서 설명을 시작하지요. ]야타가 두 손을 모은다.
[ 여긴 여러분도 모두 아시는 장소입니다. 붉은 트롤과 사투를 벌였던 그 장소이지요. ]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장소가 또 다시 시험 스테이지로 채택된 이유는 바로. ] [ 이 화산에 트롤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야타의 설명이 길어진다.
[ 박쥐도 있고, 불도마뱀도 있죠. 그리고 용암에서 기어나온 스켈.. ]‘그만.’
칸은 눈을 감고 말았다.
긴 설명을 듣는 건 취미가 아니다.
칸은 야타의 성좌 배려방송이 끝날 때까지 눈을 감고, 이번 시험의 공략법을 되풀이했다.
[ 그리고….. 용의 새끼도 있습니다. ]칸이 눈을 떴다.
저 멘트는 긴 설명의 마지막 부분이었다.
고개를 들어 스크린을 본다.
그러자 미소 짓고 있는 야타가 보였다.
이해가 간다.
다음으로 할 말은 선별인원들을 격노하게 할테니까.
[ 여러분이 그 용의 새끼를 잡으십시오. 이게 마지막 시험입니다. ]용의 새끼.
즉, 헤츨링을 잡으라는 것이다.
“뭐, 뭔 미친 소리야 지금?”
“나만 잘못 들은거 아니지?”
“용의 새끼면, 설마 헤츨링을 잡으라는 거냐?”
선별인원들 사이에서 불안의 씨앗이 퍼져나갔다.
그 씨앗은 금새 개화했고, 선별인원들을 격노에 빠트렸다.
“미, 미친놈 아니야!”
“할 말은 해야겠어! 저 새끼는 미친 놈이야!”
“헤츨링을 잡으라고? 지금 나보고 죽으라는 거냐?”
“적당히를 몰라 적당히를!”
용암 대지가 울리는 격앙된 분위기.
선별인원들이 야타를 죽일 듯 노려본다.
그러나 야타는 코를 후비며 여유롭게 관전한다.
[ 여러분. 진정하세요. ]“진정은 개뿔!”
“네가 먼저 우리보고 죽으라고 했잖아!”
“네가 시험관이냐!? 악마지!”
이번엔 선별인원들도 만만치 않다.
가능성 없는 시험에 도전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 쓰읍. 떽. ]그라나 야타는 선별인원들 달래는게 어지간히 귀찮은가 보다.
[ 여러분의 본분을 자각하세요. 여러분은 선별인원입니다. ] [ 선별인원의 의무 중에는 탑의 치안을 지키는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탑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존재들을 처단할 의무가 있다는 겁니다. ] [ 지금 탑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존재는 누구일까요? ]야타의 질문.
불만 가득찬 선별인원들이 그를 노려본다.
그러나 한 명.
야타의 논리에 감화된 오우거 하나가 멍하니 입을 열었다.
“헤츨링?…..”
[ 바로 그겁니다! ]야타가 기다렸다는 듯 책상을 박차고 일어났다.
[ 바로 그거에요! 오우거님! ]선별인원들이 오우거를 째려본다.
그러나 야타는 애정 가득한 눈빛이다.
[ 자. 우리 오우거님이 말해주신대로, 여러분에게는 헤츨링을 처단할 의무가 있는 겁니다. ] [ 그런데 이 착한 제가, 여러분이 당연히 해야 할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 [ 이렇게 시험의 형태로 내드리고 있다 이 말입니다. ]야타가 양피지 더미에 손을 집어넣는다.
그리고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낸다.
그것은 한 장의 양피지였다.
[ 그러니까 감사할 일이지 않습니까! ]그 양피지가 스크린에 내다꽂혔다.
〈 메인 스토리(4) – 야타의 마지막 시험. 〉
분류 : 메인
난이도 : B+
클리어 조건 : 인간족의 도시 리티엘을 멸망시킨 헤츨링, ‘알타나이브’를 처치하십시오.
보상 : 배후성 선택
실패 시 : 선별인원자격 박탈.
퀘스트가 떴다.
[ 시험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헤츨링, 알타나이브는 용암화산에 결박되어 있습니다! ] [ 헤츨링, 알타나이브를 처치하십시오! ]끼이이익-
그와 동시에 용암화산 입구가 열렸다.
온몸이 붉은 비늘로 덮힌 알타나이브의 모습이 드러난다.
붉은 안광이 형형하게 빛난다.
하나라도 다가오면 태워버리겠다는 눈빛이다.
“아. 무서워…..”
“저걸 어떻게 잡아?…..”
알타나이브를 보는 선별인원들의 생각은 하나였다.
‘무섭다.’
너무 무섭다.
용족이 서열 3위라고는 하나, 그것은 종족 전체의 무력일 뿐.
종족의 한계를 뛰어넘은 괴물들은 어디에나 있는 법이었다.
그리고 그게 바로 저 녀석.
알타나이브였다.
태어나자마자 용언을 깨우쳤고, 한 살이 되자마자 둥지를 나갔으며, 두 살이 되었을 때 거인족을 살해했고, 세 살이 되었을 때 인간족의 도시 리티엘을 멸망시켰으며, 네 살이 되었을때 용암화산에 수감되었다.
유저들이 괜히 싸이코드래곤이라 부르는 것이 아니다.
“크르르…..”
싸이코드래곤이 살기를 흘린다.
그리고 곧이어 숨을 들이마신다.
용언을 발사할 조짐이었다.
칸은 조용히 귀를 막았다.
“크롸롸롸롸-”
괴이족 몇몇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한 살때 깨우치고 3년동안 연마한 용언이 저 정도라니.
정말 미친 녀석이다.
이 정도면 단체 패닉이 와도 이상하지 않다.
실제로 이 용언은 정신력이 약한 npc들을 패닉에 빠뜨리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만약 칸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으아악! 모르겠다! 돌겨어어억!”
“헤츨링을 때려눕혀라!”
“나도 간다아!”
수인족들이 저렇게 돌진할 것이다.
수인족 20명이 순식간에 알타나이브에게 달려갔다.
저건 죽음으로 가는 길이다.
칸은 옆에 있는 하르미노를 슬쩍 보았다.
“하르미노.”
“왜?”
하르미노도 칸을 본다.
칸은 그녀에게 슬쩍 눈치를 준다.
“하아.”
눈치를 받은 하르미노가 한숨을 쉬었다.
이미 갑을 관계는 사라졌지만, 지금 칸의 눈치는 시험의 정답일 확률이 높았다.
하르미노는 자존심이 아닌 시험의 합격을 위해 칸의 눈치를 들었다.
“운디네.”
-네에엡!
“수인족들을 막아.”
-본부대로 할게욧!
운디네 두 마리가 날아간다.
그리고 수인족들의 앞을 막아서서, 물의 장벽을 전개했다.
“크아아아아!”
수인족에게 날아온 화염.
그 화염이 물의 장벽에 속절없이 막혔다.
“어?…..”
“뭐지?…..”
수인족들은 멍하니 그 광경을 보았다.
단 하나의 불씨도 물의 장벽을 뚫지 못했다.
물의 정령의 최대 장점.
절대적인 방어력이었다.
‘일단 수인족은 막았고.’
수인족들을 바라보던 칸.
그가 다시 하르미노를 본다.
“하르미노.”
“음?”
“물의 장벽을 다시 전개해줘.”
“어디로?”
“용암화산 입구에.”
하르미노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와 동시에 운디네들이 수인족을 재촉한다.
수인족들이 다시 입구로 돌아온 순간.
“물의 장벽.”
하르미노가 손수 물의 장벽을 전개했다.
허공에서 생겨난 물줄기가 순식간에 용암화산 입구를 틀어막았다.
이것으로 알타나이브에게 죽을 일은 없다.
하르미노의 할 일이 끝났다.
이제 칸의 차례다.
칸은 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
“모두 주목!-”
있는 힘껏 외쳤다.
이번 시험을 통과하려면 칸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했다.
게임이었다면 공략법을 꿰차고 있는 유저들과 함께 시험을 진행했겠으나, 여기엔 유저가 없다.
여기 있는 존재들을 잘 규합해서 퀘스트 공략과 유사하게 시험을 치루는 수 밖에 없다.
“뭐야? 누가 이렇게 시끄..”
“얌마. 입 닫아. 그 인간이야.”
“그 인간?”
“입 닫으라고!…..”
시험장 입구의 시선이 칸에게 집중되었다.
칸은 그들을 대충 흝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목에 힘 팍 주고 입을 열었다.
“나는 이번 시험을 알고 있다.”
이제 공략을 알려줄 때가 왔다.
“단 한 명도 죽지않고 이번 시험을 클리어하게 해주지.”
오늘은 야타의 장사가 망하는 날이다.
*
“나는 알타나이브의 약점을 알고 있다.”
선별인원들이 칸을 본다.
반 이상은 못미덥다는 시선이지만.
나머지 반은 칸에 말에 귀를 기울인다.
칸의 전투를 본 선별인원들은 경청까지 한다.
“저 괴물에게 약점이 있다고?”
수염이 덥수룩한 드워프가 묻는다.
그에 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어디 들어나보지.”
드워프가 팔짱을 낀다.
그러자 다른 드워프들도 따라서 팔짱을 낀다.
수염 덥수룩한 드워프들의 리더 바토르하우저인 모양이다.
드워프 족 전체가 칸을 바라본다.
칸이 그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가 처치해야 할 저 녀석은 용족이다. 용족 대부분은 ‘역린’이라고 하는 특수한 약점을 가지고 있지.”
“역린?”
그런데 순간, 역린이라는 단어에 엘프 하나가 눈을 치켜뜬다.
“이봐. 모자란 인간. 지금 저 헤츨링의 역린을 건드리자는 거냐? 우리 다 죽자고?”
숲 동쪽에 있던 엘프라서 칸의 전투를 보지 못한 모양이다.
그래도 그렇지, 칸에게 그 말은 좋지 않았다.
“닥쳐라. 숲에 숨어사는 겁쟁이가 어디 함부로 입을 여느냐.”
하르미노가 냉기 가득한 음성이 허공을 울렸다
허공에 수백 개의 고드름이 생겨났다.
고드름이 날카로운 냉기를 흘린다.
“허억!…..”
엘프는 창백한 얼굴이 되어 입을 다물었다.
하르미노가 그를 보며 코웃음친다.
그리고 목소리를 높인다.
“나, 종족 서열 2위 하르미노가 말하겠다.”
그녀가 말하자 압도적인 위엄이 흘러나온다.
“지금 우리 앞에서 말하는 인간의 말을 들어라.”
종족 서열 2위의 압도적인 포스에 모든 선별인원들이 입을 다물었다.
“나는 저 인간이 지금까지 해온 일들을 기억하고 있다. 그것들은 모두 종족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이었다.”
그저 하르미노의 눈치를 볼 뿐.
“우매한 존재들아.”
하르미노는 냉기를 더욱 높였다.
힘의 각인은 깊을수록 효과적이다.
“종족의 한계를 뛰어넘는게 얼마나 어려운일인지, 다들 알지 않느냐?”
선별인원들이 자연스레 고개를 숙였다.
지금 하르미노는 신적인 존재였다.
“그러니까 다시 한 번 말한다. 이 인간의 말을 들어라.”
칸과 마족들을 제외한 모두가 고개를 숙였다.
“나는 이 인간의 계략을 믿어볼 것이니, 너희도 그렇게 해라.”
그 말을 끝으로 하르미노의 입이 닫혔다.
순간, 허공에 멈춰있던 고드름이 깨졌다.
고드름 가루가 칸에게 휘날린다.
그 가루 속에서 진지한 눈빛으로 서 있던 칸은,
“그럼 이번 시험의 공략을 시작하겠다.”
하르미노에게서 발언권을 넘겨받았다.
“먼저 약점을 공개하지.”
선별인원들이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칸은 그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저 용가리의 약점은 미간에 있는 비늘 한 조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