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4)
이세계 골드리치-4화(4/256)
# 4
<– 이세계 생활 시작 –>
“어디보자.”
박서준은 주변 지형을 둘러보았다.
첫 번째 튜토리얼은 주변 지형에 따라서 공략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무 없고, 숲 없고, 오케이.”
주변을 둘러본 결과, 나무와 숲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사방이 탁 트인 평야인 것.
무자본 유저는 사망 확정이다.
“그럼 플랜 2번으로 가야겠군.”
박서준은 무자본 유저가 아니기에 사망 대신 다른 길을 택할 수 있었다.
그 길은 현질러들의 특권.
템빨을 이용한 튜토리얼 클리어였다.
“우워어어어!”
때마침, 박서준을 향해 오크 하나와 고블린 셋이 달려온다.
탁 트인 평야에 위치해 있는 만큼, 박서준의 위치가 쉽게 노출된 탓이었다.
“나를 위해 죽어라! 인간!”
“죽어라! 인간!”
“먹잇감이 되어라! 인간!”
“키에엑! 인간! 나약한 인간!”
오크와 고블린 셋은 박서준을 발견하자마자 고민없이 돌격해왔다.
당연한 일이다.
힘의 탑에서는 많이 활약할수록 좋은 보상이 주어진다.
그리고 인간은, 첫 활약의 대상으로 아주 좋았다.
먹잇감이라 말할 수도 있었다.
게다가 오크는 ‘괴이종’이다.
‘종족 서열 12위’ 괴이종이 잡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상대가 바로 ‘종족 서열 13위’ 인간이었다.
‘다이아몬드 상자에서 무기 안나왔으면 큰일 났겠군.’
여기서 죽었을 수도 있겠어.
박서준은 다이아몬드 상자에서 무기, 그것도 레전더리 무기인 메르세데스의 활이 떠준 것에 감사하며, 활을 들었다.
메르세데스의 활이 레전더리 무기 중에서 좋은 축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일개 오크를 때려잡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았다.
화앗!
박서준이 활시위를 당기자, 자동으로 빛의 화살이 생겨난다.
메르데세의 활 특수 능력, [무한]의 효과가 발동한 것이다.
빛의 화살이 생겨난 것을 확인한 순간, 박서준은 화살을 발사했다.
퓻!
빛의 화살이 오크를 향해 날아간다.
빛의 화살이 허공에 위치한 그 때.
빛의 화살이 세 개로 나눠지기 시작했다.
메르데세의 활 특수 능력, [분산]이 발동한 것.
고블린들은 오크와 함께 달려오고 있었고, [분산]이 발동하는 범위 안에 있었다.
고블린들은 결국, 작은 화살의 표적이 되었다.
파바바밧!
총 네 발의 화살이 오크와 고블린에게 박힌다.
“우워어어어!”
“키에엑!”
“키엑!”
“키에!”
오크들이 괴성을 지르며 몸부림친다.
나약한 인간이 쏘는 화살 따위 맞아줘도 문제 없으리라 생각한 그들의 실수였다.
인간은 분명 나약하다.
그러나 메르데세스의 활은 나약하지 않다.
파바바밧!
박서준이 속도를 냈다.
활의 특수능력, [난사] 와 [집중]을 받아 활을 당기고 놓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
네 발로 나뉘어진 빛의 화살이 연속해서 오크들의 살을 꿰뜷는다.
“우워어어!”
“끼에엑!”
“끼엑!”
“끼에에!”
고블린들은 누적된 데미지에 정신을 잃었다.
결국, 고블린 세 마리는 사망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우어어어어!”
남은 것은 오크 하나.
“오크 대장! 이 팔두라스를 얕보지 마라!”
쾅!
오크가 몽둥이로 땅을 내려치며 돌격한다.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오크 대장 노릇을 했던 모양이다.
‘그렇구나. 대장이구나.’
박서준은 자신에게 달려오는 오크를 보며, 무표정한 얼굴로 활 시위를 당겼다.
대장 오크는 일반적인 오크보다 체력이 다섯 배 정도 높다.
하지만 박서준의 화살은 무한대였으니, 상관없었다.
타앗!
[신속] 이동속도가 20% 증가합니다. 전력질주 시 40% 증가합니다.박서준은 뒷걸음질로 거리를 유지하며, 화살 한 발을 더 날렸다.
푸슉!
-크리티컬 샷! 250%의 데미지가 들어갑니다!
화살이 오크의 미간을 꿰뜷었다.
오크의 눈동자가 초점을 잃었다.
“어…어떻게 나약한 인간이!….. 인간 따위가 나를!…..”
결국, 오크 대장 팔뭐시기는 목숨을 잃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역시 레전더리.’
박서준은 레전더리 무기의 강함에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만족스러운 사냥을 끝냈다.
다이아몬드 상자에서 장비템이 나왔으면 시험이 끝날 때까지 도망만 쳐야 했겠지만, 다행스럽게도 무기가 나와준 덕에 전투로 풀어갈 수 있었다.
“후우,”
박서준은 짧은 한 숨으로 호흡을 가다듬은 뒤, 다음 상대와의 전투를 준비했다.
다음 상대는 인간들이었다.
야타가 지껄거리릴 때, 박서준을 보며 속닥거린 인간들.
그들이 박서준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같은 인간이니 쏘기는 싫지만…..’
어쩔 수 없지.
박서준은 그들이 달려오는 것을 보며 활을 들었다.
그러나 그때, 그들이 양 손을 휘저었다.
“저는 제니아 왕국의 1황자 보나스입니다! 우리는 적이 아닙니다!”
리더로 보이는 금발의 남자가 커다랗게 외치고 있었다.
자신은 적이 아니라고.
‘보나스?’
금발남의 얼굴을 확인한 박서준은, 자연스레 활을 내렸다.
금발남은 그가 알고 있는 npc였다.
제니아 왕국의 1황자 보나스.
종족 전쟁을 플레이한 유저라면 대부분 그의 이름을 알고 있다.
“황자님?”
박서준은 그의 불쌍한 미래를 알고 있기에, 특별히 황자님이라 불러 주었다.
보나스는 검은 머리의 인간이 자신을 알고 있다는 안도감에 환히 웃었다.
그는 어느새 박서준의 앞에 서서 악수를 건내고 있었다.
“저를 아시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하하.”
“뵙게되어 영광입니다. 황자님.”
짧은 인사가 끝나고,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되었다.
보나스는 자기 왼쪽에 있는 금발의 2황자 제임스와, 3황녀 데이라를 소개하며 말문을 텄다.
“이미 아실지도 모르겠지만, 이 왼쪽에 있는 친구가 2황자 제임스, 그리고 오른쪽에 있는 소녀가 3황녀 데이라입니다.”
“익숙한 분들의 존안을 뵙게되어 영광입니다.”
박서준은 대충 게임 속 주인공이 했던 대사 하나를 읊었다.
“하하. 너무 격식 차리지 마십시오. 힘의 탑에 들어온 이상, 모두 목숨을 건 동지 아니겠습니까?”
1황자 보나스는 그 인사가 은근히 맘에 드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
“시험관 말마따나, 지금 이 시험을 치루는 선별인원 중 인간은 넷 뿐이 없습니다. 우리는 힘을 합쳐야 할 동지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아니, 그렇게는 안될텐데.’
박서준은 보나스의 시선을 슬쩍 피했다.
보나스는 이 시험이 끝날 때 즈음, 어쩔 수 없이 주인공을 배신한다.
“저희, 동맹을 맺는 것은 어떻습니까?”
보나스가 동맹을 제의했다.
“우리는 같은 인간이며, 저희 셋 모두는 신탁을 받아 인류 구원의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저희가 배신을 저지르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그의 얼굴을 보니, 절대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엿보인다.
물론 그의 마음은 전부 진실이다.
그러나 그는, 미래를 알지 못한다.
“죄송합니다. 동맹은 안되겠군요.”
“..어째서입니까?”
보나스가 반문한다.
그 순간, 누군가가 쏜 화살이 날아왔다.
박서준은 그것을 보았다.
슈우!
그 화살은 제2 황자, 제임스의 머리를 노리고 있었다.
백 번 넘게 본 화살이다.
박서준이 저 화살의 의미를 모를 리 없다.
저, 화살은 ‘선택지’였다.
화살을 쳐내지 않고 제임스가 죽으면, 루트 1번이다.
보나스는 주인공과 동맹을 맺고 주인공을 배신하지 않는다.
그리나 화살을 쳐내어 제임스를 살리면, 루트 2번이 진행된다.
이 경우, 보나스는 주인공을 어쩔 수 없이 배신한다.
파각!
물론, 박서준은 화살을 쳐낼 것이기에 보나스의 동맹 제의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
활을 휘둘러 막아낸 화살이 땅바닥에 떨어진다.
저 멀리서 칫. 하는 소리와 함께 화살을 쏜 존재가 멀어진다.
“어째서냐고요?”
그때, 박서준이 말했다.
그는 보나스, 제임스, 데이라. 이 세 명의 왕족들을 눈으로 흝고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여러분은 동맹을 맺기에는 너무 약하거든요.”
“..뭐라고요?…..”
“멀리서 날아오는 화살 하나 알아채지 못하는 여러분과는, 동맹을 맺을 생각이 없습니다.”
그의 말에 왕족들은 어버버 말을 더듬을 뿐, 어떤 반문도 하지 못했다.
그들이 나약하다는 증거, 탑에 들어온 순간 바로 죽어버리는 나약한 존재들이라는 증거가 땅에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힘의 탑은 만만한 곳이 아닙니다. 제 몸 하나 돌보기도 버거운 곳이죠. 왕족 여러분까지 커버하는 것은 제 입장에서는 무리입니다.”
땅에 놓여진 그 화살이, 왕족들의 입에 자물쇠를 채웠다.
“이 시험에서 생존하는 것은 도와드리지요. 그러나 이번 시험 뿐입니다. 이번 시험이 끝나면 여러분과 저는 남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왕족이 듣기에는 모욕적인 언행들.
얼굴 한 번 봤으니 이번 시험에서는 죽지 않을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말이었다.
자존심 박힌 정상적인 왕족이라면 당연히 거절할 제의이다.
“그런 제의는 저희도 받아들일 생각!…..”
“아서라. 데이라.”
“오라버니!…..”
“우리의 나약한 힘을 보지 않았느냐. 솔직히 나는, 이번 시험을 우리들만의 힘으로 통과할거란 생각은 못하겠구나. 지금은 몸을 굽히고 들어갈때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보나스는 자존심보다 중요한 것을 알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힘의 탑에서 계속 살아남아 강해지는 것이었다.
강해지고 강해져서 인간족을 위한 영웅이 되는 것이다.
역시 선왕으로 국가를 다스릴 재목다웠다.
뭐, 지금 인간족은 다스릴 국가 자체가 사라질 위기이지만.
“그런…..”
금발의 3황녀.
데이라는 그런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았다.
큰 상관은 없다.
대화의 끝은 결국 박서준이 결정할 테니까.
“그럼 제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겠습니다. 이번 시험에서는 제 말을 따라주시지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름이 무엇입니까?”
보나스가 묻는다.
박서준은 아차 싶었다.
지금까지 자기 이름도 이야기해주지 않은 것이다.
“제 이름은 ‘칸’입니다.”
10년 넘게 써온 닉네임 ‘칸’.
칸123, 짱짱칸, 칸칸칸 등으로 그 명맥을 계속 이어온 이름이 바로, 박서준이 정한 이 세계에서의 이름이었다.
“칸….. 알겠습니다.”
보나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악수를 청했다.
옆에 있는 두 황족들은 칸..칸.. 이라 되뇌이며 이름을 외웠다.
그들에게 있어 칸은, 지금 이 시험에서 제일 강한 인간이었다.
[ 아아. 여러분 지금 다들 뭐하시는 겁니까? ]“..또 시작이군.”
그때, 하늘에 스크린이 띄워지며 야타가 얼굴을 드러냈다.
지옥같은 난이도의 시작이었다.
[ 여러분 지금 제정신이세요? 벌써 30분이나 지났는데 아직 백 명도 안죽었어요! 천 명 넘게 살아있다구요! ]야타는 지 딴에 아주 화가난 듯 노기를 뿜어대고 있었다.
[ 이런 식으로 하면 성좌님들이 후원을 쏴줄 것 같아요? 지금 골드 찔끔찔끔 들어오는 거 안보이세요!? ] [ 힘의 탑은 성좌님들 후원으로 돌아간단 말이에요! 밥값을 하란 말이에요! 밥값을! ]그리고, 자기 장사가 잘 안된다는 이유로 선별인원들에게 화를 풀고 있었다.
[ 하….. 안돼. 안돼. 이런 식으로는 안돼. ] [ 이런 식으로는 안됀다구요. 선별인원님들. ]그리고 이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는 선별인원들로 재미 한 번 제대로 보겠다는 생각이 깔려 있었다.
‘젠장.’
칸은 야타가 무슨 짓을 시작하려는지 알았다.
저 정신나간 초딩은 지금, 제대로된 살인 게임을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황자님. 빨리 숲을 찾는 게 좋을겁니다.”
“어째서죠?”
“안 그러면 죽을 수도 있거든요.”
칸은 그들에게 조언했다.
그의 조언을 들은 황자들은 멍한 얼굴을 유지한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신탁을 받고 탑으로 들어온 평범한 인간에 불과했다.
이 세계의 인간들은 마나도 못 썼다.
[ 우리, 시험의 속도를 조금 올려봅시다. 성좌님들이 좋아하는 칼전개, 시원시원한 사이다를 보여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 [ 으히히히히 ]야타가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낸다.
선별인원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야타의 입이 열렸다.
[ 이제 제한 시간을 넣겠습니다! 성좌님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