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41)
이세계 골드리치-41화(41/256)
# 41
<– 루비의 층 –>
발 끝까지 내려온 연분홍 머리칼, 생기 넘치는 분홍빛 눈동자, 그리고 마이크를 잡은 작은 손.
1200살 먹은 시험관 루비.
그녀의 작은 입이 열렸다.
[ 이제 첫 번째 시험 설명을 드릴게요오! ]순수함이 보이는 인사였다.
[ 가장 먼저 이번 시험에 대한….. 아잇…… 마이크를 놓쳐버렸네. 미안해요. 다시 주울께여!….. ]들어봤자 의미없는 멘트들.
그러나 눈을 뗄 수는 없었다.
1200살 먹은 그녀는 지나치게 귀여웠다.
[ 아구. 됐다. 자앗. 그럼 여러분에게 이번 시험의 정보가 담긴 양피지를 공개합니닷! ]그녀가 양피지를 화면으로 들이밀었다.
허당끼 넘치는 그 모습을 보자니 웃음이 새어나왔다.
〈 메인 스토리(5) – 사막의 보물 〉
분류 : 메인
난이도 : C+
클리어 조건 : 사막에 생성된 광물과 유적을 발굴하시오. 발굴 포인트가 높은 팀은 전원 합격.
보상 : 1,000 골드
실패 시 : 1년간 재시험 불가.
메인 퀘스트의 정보가 떠올랐다.
재해의 숲보다는 간단했다.
사막에 생성된 광물과 유적을 열심히 발굴하는 것.
이게 다였다.
이것만 열심히 하면 시험을 합격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기억하면 좋은 룰은 존재했다.
그 룰은 다음과 같다.
1. 시험은 500대 500 팀대결로 진행된다.
2. 사막의 유적(광물)을 발굴하면 포인트와 골드를 얻는다.
3. 최종 포인트를 합산하여, 높은 팀이 합격한다.
4. 패배한 팀은 포인트 상위 1등을 제외, 전원 탈락한다.
5. 같은 팀을 살인하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
6. 선별인원이 사망하거나 탈락하면, 그가 획득한 팀포인트는 소멸된다.
7. 시험 시작 후 3일 간, 선별인원 전원에게 천상의 방어막이 제공된다.
수십 번 경험하며 외워버린 6개의 룰.
루비가 설명하는 건 이게 전부였다.
[ 일단 여기 있는 선별인원분들을 반으로 나눌게욧! 이번 시험은 500대 500 팀대결이거든욧! ]루비가 시험을 진행해 나갔다.
그녀의 설명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에는, 선별인원들이 두 팀으로 나눠졌다.
[ 갑자기 시험이 바껴서 당황하셨을 거에요! ] [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 [ 1년하고 10일만에 일어난 사막의 축복….. 절대 놓칠 수는 없는 거에욧! ]선별인원들은 사막을 가로지른 선을 경계로 나눠졌다.
[ 절대로 놓칠 수는 없어욧! ]그리고 루비는 열심히 변명했다.
그녀의 독단으로 시험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원래 치러질 시험은 ‘사막에서 살아남기’였다.
[ 아. 그리고 그리고! ] [ 여러분이 광물이나 유적을 캐시자나여? ] [ 그럼 여러분은 보너스 골드를 받을 수 이써요! ] [ 그건 제가 주는 거에요! ] [ 어때요? 의욕이 팍팍 생기죳? ]루비가 방긋 웃으며 선별인원들을 회유한다.
[ 네? 여러분이 캐낸 광물이나 유적은 어디로 가냐구여? 그건…..비밀! ]선별인원들이 발굴한 보석 유적이 전부 그녀의 것이 되기 때문이다.
보석과 유적을 사랑하는 그녀에게 있어 이번 시험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험이다.
골드 조금 뿌리면서 선별인원들을 착취하면 되기 때문이다.
[ 알면 다쳐여! 헤헤헤! ]루비의 얼굴이 행복으로 충만하다.
그녀는 어떻게보면 야타보다 심한 감이 있었다.
야타는 자기가 못된 짓 한다는 걸 아는데.
루비는 자각 자체가 없었다.
[ 그럼! 여러분에게 팀 개요를 띄워드릴게요! ] [ 여러분이 어느 팀에 속했는지는 알아야 하니까여! 그러엄!….. 얏! ]그녀가 양 팔을 번쩍 들었다.
스크린에 팀 개요가 띄워졌다.
종족 서열 순으로 정렬되어 있다.
[ A팀 ] 500/5001.아스트리드(용족),(0P)
2.옥타비아(천족),(0P)
3.펜도르(천족),(0P)
4.리리스(천족),(0P)
5.발렌티나(천족),(0P)
6.베르몬트(마족),(0P)
…
…
…
396.마리앙(해인족),(0P)
…
…
…
500.칸(인간족),(0P)
칸은 A팀에 배정되었다.
베르몬트, 마리앙이 같이 배정되었으니 좋은 결과였다.
특히 마리앙이 좋았다.
이번 시험은 실력 있는 대장장이가 필수다.
‘하르미노가 상대팀이군…..’
물론 좋은 점만 있는건 아니었다.
이번 시험의 최강자로 군림할 가능성이 높은 정령족, 하르미노가 상대팀에 배정된 것이다.
‘계획을 약간 수정해야겠어.’
칸은 하르미노를 꼬실 계획을 수정했다.
이제 그것은 불가능하다.
꼬신다면 같은팀인 용족, 아스트리드를 꼬셔야 했다.
가능한지는 의문이지만, 성공만 하면 하르미노보다 좋을 수도 있었다.
아스트리드는 1000년을 살고 용이 된 진정한 용족이었으니까.
방어력은 몰라도, 공격력과 대규모 전투는 그녀가 최강이었다.
[ 여러분! 그러면 이제 루비의 층 첫번째 시험, 사막의 보물을 시작하겠습니다아! ]루비가 미소 지으며 소리쳤다.
한달간 진행될 시험의 시작이었다.
파앗!
선별인원 전원에게 빛이 내려왔다.
그 빛은 선별인원들을 감싸고 원형의 구체가 되었다.
천상의 방어막이 만들어진 것이다.
[ 여러분에게 말씀 드렸던대로, 천상의 보호막을 걸어드렸어요! 잘했져! ] [ 이제 3일 동안은 안사라질거에여! ] [ 3일동안 시험에 열심히 적응해주세요! ] [ 그럼! 이제부터는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저는 중계만 열심히 할게여! 그러엄~ 시작시작! 시작! ]루비가 빵긋 웃으며 선별인원들을 바라본다.
선별인원들이 움직여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뭐야?……”
“그래서 뭐하라고?”
“곡괭이질이나 하라는 것 같은데?”
“진짜냐? 김 팍 샌다.”
그러나 선별인원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 왜 시작 안해여?…… ]그들은 이번 시험을 ‘사막에서 살아남기’로 알고 있었다.
선별인원들끼리 서로 죽이고 죽이는 서바이벌 말이다.
그런데 갑자기 곡괭이들고 광질이나 하랜다.
곡괭이도 안주고서.
[ 아! 여러분 지금 곡괭이가 없어서 그러는 거져! 에헤이~ 말을 하시징!~ 곡괭이는여! 사막 곳곳에 있는 광부의 상자에 이써여! 자 그럼 다시 출발! ]“진즉에 말을 하지.”
“광부의 상자라. 곡괭이도 들어있나?”
그제야 선별인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소 늦은 스타트였다.
한 남자는 진즉에 출발했기 때문이다.
*
칸은 사막을 가로지르고 있다.
지평선을 타고 반사되는 황금빛이 눈부시다.
그러나 칸은 눈을 감지 않았다.
상자를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여깄군.”
칸이 방향을 튼다.
사막 한 구석, 말라비틀어진 선인장 옆에서 상자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 광부의 상자를 획득했습니다. ]“이걸로 7개째.”
칸은 상자를 획득했다.
그리고 바로 걸음을 떼었다.
지금 이 순간이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루비의 층 첫 번째 시험에서 활약하는 방법, 그 첫 번째.
상자 독점이었다.
이번 시험에서 광부의 상자는 그 개수가 한정되어 있다.
1일차에 100개.
3일차에 100개.
7일차에 100개.
10일차에 100개.
14일차에 100개.
총 500개로 말이다.
때문에 시험 첫 날인 오늘.
상자를 최대한 독점할 필요가 있었다.
“23개 째.”
칸은 사막을 뛰어다니며 상자를 열었다.
23번째 상자를 개봉했을 때는 30분이 채 지나지 않았다.
상자의 스폰 지역이 정해져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칸은 모든 상자를 거치는 최단 경로를 이용했다.
“이걸로 50개.”
1시간이 지나자, 칸은 상자 50개를 독식했다.
사막 전체에 있는 상자 절반을 먹은 것이다.
이제 A팀과 B팀이 경쟁한다 한들 25 : 25가 된다.
여기에 칸이 50개의 상자를 먹었으니, 결과적으로 75 : 25.
3배의 차이가 되었다.
팀포인트에서 3배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후우…..”
칸은 얼굴의 땀을 닦아냈다.
이제 상자를 더 먹는 것은 무리였다.
다른 선별인원들도 바보는 아니었고, 그들도 상황을 파악하고 재빨리 움직였다.
더 이상의 광부의 상자는 사막에 남아있지 않았다.
“첫 번째 할 일은 끝났고…..”
이제 두 번째 계획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
팀포인트 노가다의 시작.
사막 곳곳에 생성된 광물과 유적을 발굴해야 했다.
아. 그 전에 할 일이 하나 남았다.
“이거 받아.”
“어? 뭐야. 상자잖아? 고맙다 인간!”
A팀 팀원들에게 상자를 뿌리는 것이다.
칸은 현재, 최초의 곡괭이와 위대한 광부의 목장갑(+7)을 가지고 있다.
광부의 상자를 갖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칸은 선별인원 머리위에 A팀 표식이 있으면 지체없이 상자를 뿌렸다.
그러기를 한 시간.
모든 상자를 뿌렸다.
A팀은 더욱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
“상자 뿌리기도 끝났고.”
이제 꿀을 빨 시간이 왔다.
고생했으니 보답을 받는 것이다.
칸은 밤이 되어 열기가 식은 사막을 걸었다.
선별인원을 마주쳐도 무시했다.
그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걸었다.
대량의 경험치와 팀포인트, 골드를 안겨줄 금덩이.
고렙 유적지였다.
현재 칸은 역대급 괴물 목장갑을 갖고 있다.
고렙 유적지의 기준이 Lv.10인 것을 생각하면, Lv.20등급의 유적지를 발굴할 수 있는 칸의 목장갑은 사기 그 자체인 것이다.
특수 스킬도 강화가 잘 되서, [경험]으로 채광 경험치를 393% 추가로 받을 수 있었고, [철인]으로 피로도가 100% 덜 감소하는 효과까지 받을 수 있었다.
[행운]으로 행운을 1,800까지 받는 건 덤이다.고로, 고렙 유적지 하나 걸리면 그대로 칸의 제물이 되는 것이다.
발굴하는데 시간은 많이 걸려도, 엄청난 양의 경험치와 골드를 제공해줄 것이 분명했다.
칸은 사막을 걸으며 고렙 유적을 찾았다.
“찾았다.”
밤이 되어 서늘한 공기가 느껴질 때.
칸은 그토록 찾던 고렙 유적을 발견했다.
[ 성좌, 기적의 창조자가 저건 힘들 것이라 말합니다. ]“후우…..”
칸은 숨을 내쉬며 유적 앞으로 걸어갔다.
유려한 문양이 그려진 도자기였다.
npc가 판다면 1만 골드는 내놓으라고 할 것 같은 기품 넘치는 도자기.
이것이 유적의 정체였다.
[ 정체불명의 유적 ]유적 레벨 : 13
유적 체력 : 135,000
발굴 보상 : 350(G), 350(P)
‘350골드라……’
골드리치 보너스를 받으면 35,000골드였다.
골드 받을걸 생각하니 없던 의욕도 샘솟는다.
[ ‘최초의 곡괭이’를 장비합니다. ] [ ‘위대한 광부의 목장갑’을 장비합니다. ]칸이 도자기 앞에 섰다.
그러자 도자기를 감싼 ‘결계’가 보였다.
유적을 발굴하려면 이 결계를 없애야 했다.
유적 체력을 0으로 만들면, 결계가 없어진다.
“노가다 한 판 해야겠군.”
칸은 곡괭이를 고쳐잡았다.
그리고 도자기를 향해 내리찍었다.
[ 30의 데미지! ] [ 스킬, ‘채광’을 획득했습니다. ] [ 스킬, ‘발굴’을 획득했습니다. ]본격적인 노가다의 시작이었다.
곡괭이질 한번에 체력 30을 깎았으니, 체력 135,000을 깎으려면 곡괭이질 4,500번을 해야 했다.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겠네!……”
10초에 1번 광질을 한다고 할 때, 대략 12시간 반 동안 광질을 해야했다.
12시간 반이면 내일 아침이다.
칸은 내일 아침까지 이 유적을 발굴하리라 마음 먹었다.
목장갑 덕에 피로도는 쌓이지 않는다.
쉼 없이 광질을 할 수 있다.
칸은 쉴 생각이 없었다.
“내일 아침까지 캔다…..”
칸은 이를 악물고 곡괭이를 내리찍었다.
*
“어으..”
칸의 어깨가 축 늘어진다.
목장갑 덕에 피로는 쌓이지 않았지만, 정신적 피로는 어쩔 수 없었다.
같은 일을 10시간 넘게 반복한 것이다.
칸은 지금 죽을 맛이었다.
그러나 희망적인 사실은, 이제 거의 끝났다는 것이다.
[ 유적 체력 : 401 ]10번 정도만 곡괭이를 내리찍으면 끝이었다.
체력을 깎는 속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393%로 획득하는 채광 경험치 덕에 채광 스킬이 하룻 밤 사이에 (D+)로 올랐다.
지금 칸은 곡괭이질 한 번으로 40이 넘는 체력을 깎을 수 있었다.
꽝!
[ 43의 데미지! ] [ 유적 체력 : 358 ]“이제 9번만 더!……”
칸의 눈빛에 독기가 서렸다.
10시간동안 광질만 한 칸은, 광부들만이 겪는 무언가에 눈을 뜨고 있었다.
꽝! 꽝! 꽝!
칸의 곡괭이가 결계를 마구 친다.
이제 정말 발굴 직전이다.
화석을 발굴하는 고고학자의 기분이 이럴까.
기뻐서 웃음이 새어나왔다.
꽝!
[ 유적 체력 : 0 ]마지막 곡괭이질.
결계에 균열이 생겼다.
균열이 찌직하는 소리를 내며 전체로 퍼져 나갔다.
파직!
[ 정체불명의 유적을 발굴해냈습니다! ] [ 팀포인트 350P를 획득했습니다! ] [ 유적 보너스 골드, 350골드를 획득했습니다! ] [ 아카시아의 도자기가 루비에게 전달됩니다! ]“으어.”
노력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