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Gold Rich RAW novel - Chapter (5)
이세계 골드리치-5화(5/256)
# 5
<– 이세계 생활 시작 –>
[ 시험 제한 시간은 3시간! 3시간이 지나도 500명 이상 남아있으면? ] [ 랜덤으로 선별 인원 100명의 목이 랜덤으로 댕강 날아갑니다! ] [ 캬캬캬캬! 어때요! 대단하지 않습니까! ] [ 이야! 성좌님들 통 크시다! 오메오메! 골드가 막 쏟아져! ]3시간이라는 제한 시간이 주어졌다.
스크린에 띄워진 03 : 00 : 00 타이머가 움직인다.
“멍 때릴 시간 없어요. 빨리 숲을 찾읍시다.”
칸과 보나스들은 바로 숲을 찾아 움직였다.
“저..저기 시간 제한이 있는데.. 다른 선별인원을 죽.. 죽이지 않아도 괜찮을까요?”
숲을 찾느라 바쁜 와중, 갑자기 2황자 제임스가 덜덜거리며 말했다.
“예. 괜찮습니다.”
칸은 그에게 짧게 대꾸하고는 속도를 높였다.
전력 질주를 시작하자, 메르세데스의 활 특수 능력 [신속]의 효과가 발동했다.
이동 속도가 40% 늘었다.
물론 그런다고 보나스들을 앞서 나간 것은 아니었다.
보나스들은 어린 시절부터 인간족의 영웅으로 키워지기 위해 훈련을 받은 존재들.
운동선수도 아닌 칸이 그들보다 빨리 달리는 것은 무리였다.
“후욱..후욱.. 숲이 저기 있군요.”
그래도 다행히, 심장이 터지기 전에 작은 숲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들어갑시다!”
보나스의 외침과 함께, 칸들은 숲 안으로 들어갔다.
*
숲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칸은 수풀을 찾았다.
모두가 숨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수풀이었다.
“빨리 들어가 숨어요.”
칸은 보나스들을 재촉했다.
“예!…..”
보나스들은 바로 수풀로 들어가 숨었다.
‘오라버니….. 왜 자꾸 저 평민의 말을 듣는 거에요?’
‘조용히 해. 데이라. 지금은 저 분의 말을 따라야만 살 수 있어.’
3황녀 데이라는 칸의 말만 따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입술을 삐죽였다.
그러나 데이라는 곧, 칸의 말을 들은 것이 최고의 선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콰가강!
퍼버벙!
숲의 바깥에서 강한 폭발음이 들려온다.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한 번, 두 번. 세번. 폭발음이 계속해서 공기를 울렸다.
“우워어어어!”
“끄아아아악!”
“뜨허어아악!”
숲의 바깥에서 대학살이 벌어지고 있었다.
칸은 폭발의 소리와 형태를 보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았다.
폭발은 정체는 물이었다.
거대한 파도가 수많은 존재들을 덥쳤다.
종족 서열 2위. ‘정령족’이 물의 정령을 이용해 대전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었다.
1대 50? 아니, 1대 100은 되어 보였다.
푸른 머릿결을 휘날리는 정령족은 1대 100의 전투를 완전히 압도하고 있었다.
“우루우우웁!”
“커허어어억!”
“살려주어억!”
정령족의 손짓 한번에 수십 명의 수인족들이 쓸려나갔다.
그들은 강렬한 파도를 맞고 정신을 잃었다.
괴이족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령족 하나를 향해 달려드는 수십 마리의 오크들과 수 백 마리의 고블린들.
그들 전부가 정령족의,
“운디네. 처리해.”
명령 한 방에.
“우워어어어!”
“끼에에에엑!”
쓸려나갔다.
종족 서열 2위와 아래의 격차는, 재앙과도 같은 광경을 만들어냈다.
‘미치겠군.’
이건 전투가 아니었다.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딱 봐도 정령족은 레벨이 낮았다.
기껏해야 10. 높으면 20.
그러나 다른 종족들을 압살하기에는 충분했다.
‘나중엔 저런 애들이랑 붙어야 되는데..’
칸은 막연히 두려워졌다.
물론, 두려워할 여유 따위는 당연히 없었다.
두려워 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강해지는 것이 칸에게 주어진 유일한 길이었다.
“으으읍!”
한창 긴장하고 있는 그때, 수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칸이 뒤를 돌아보니, 입을 막고 있는 데이라가 보였다.
‘아. 그래. 데이라는 저런 성격이었지.’
데이라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대학살을 보고 견디지 못한 것이다.
“우웨엑!”
결국, 데이라는 시원하게 게워냈다.
안쓰러운 눈빛을 한 보나스는 말 없이 등을 두드려주었다.
“하는 건 좋은데 조금만 조용히…..”
칸은 그들에게 약간의 주의를 주었다.
너무 큰 소리를 내면 들킨다.
그렇게 되면, 정령족에게 쓸리는 것은 다른 종족이 아니라 우리였다.
“쉿! 데이라! 조금만 참아!”
다행히도, 황족들은 칸의 말을 잘 들었다.
2황자 제임스가 데이라의 입을 틀어막는다.
‘다행이군. 이번 시험은 어찌어찌 살아남겠어.’
황자들이 나름 상황파악을 할 줄 안다.
이번 시험은 잘 넘어갈 확률이 높아 보였다.
그러나 좋은 기운이 들면 악재가 겹친다고 하던가.
조금 안심한 칸에게 곧바로 다음 악재가 일어났다.
“뭐야. 인간들이 여기 다 모였네.”
한 인형이, 보나스들이 숨은 수풀로 걸어간다.
다른 수풀에 숨어 있던 칸은 소리를 죽인 채 그것을 바라보았다
“하긴, 힘이 없으니까 숨기라도 잘 숨어야지. 이해는 해.”
그것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다.
머리 양 옆에 길게 난 뿔, 그리고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외모. 땅딸만하게 작은 키.
‘저 녀석은…..’
마족, 베르몬트였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붉은 머리와 왼쪽 팔에 낀 검은 팔찌가 그 증거였다.
이 녀석이 황족들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칸은,
‘망했다…..’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운도 더럽게 없네. 진짜.’
극초반에 베르몬트와의 접점이 생기다니.
운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베르몬트는 마족 npc로서, 힘의 탑을 오르는 마족 중에 한 명이다.
아름다운 적발에 어린 외형을 가진 미소녀 마족인지라 유저들 사이의 인기는 폭발적인 수준.
칸도 베르몬트를 나중에 만났다면 반겼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타이밍이 안맞아도 너무 안맞았다.
지금은 선별인원 간의 살인이 합법인 상황이다.
마족 치고는 살인을 즐기지 않는 베르몬트라 하더라도, 지금은 살인을 행할 이유가 충분했다.
이대로면 보나스들은 죽은 목숨이었다.
베르몬트가 어느새 수풀 앞까지 와 있다.
그녀는 수풀을 두리번 거리더니 숨어있는 세 사람을 발견했다.
“내가 말해야 나올래. 아니면 니들이 알아서 나올래.”
그리고는 보나스들에게 나올 것을 재촉했다.
보나스는 희망을 잃은 듯 고개를 숙였고, 제임스는 갑자기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데이라는, 간절한 눈빛으로 칸이 있는 수풀을 바라보았다.
‘내가 미쳐 진짜.’
그런 데이라의 불쌍한 시선을 받은 칸은, 머리가 띵해지는 것을 느꼈다.
지금 저들을 구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했다.
목숨을 걸고 시험이 끝날 때까지 시간을 끌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그런 커다란 위험을 감수하기에는, 성공 확률이 너무 낮았다.
게다가 위험을 감수할 가치에 대해서도 의문이었다.
npc들이 진짜 인간이 되었다고는 하나, 이 세계는 칸 혼자 살기에도 버거운 곳이다.
원래라면 이번 시험에서 2황자 제임스는 죽을 예정이었다.
누군가가 쏜 화살에 머리가 뜷려서 죽는 것이다.
칸은 그런 제임스를 살렸다.
게다가 제임스를 확실히 살려주기 위해 임시 동맹까지 제안했다,
칸 입장에서는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준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인간적인 정을 따지자면 내가 해보는 게 맞는건데…..’
하지만 그런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다.
베르몬트의 등장으로 모두 죽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아. 모르겠다…..’
따지자면 칸이 행동할 이유는 없었다.
수풀에서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는다면, 칸은 확실히 살 수 있다.
타이머에 남은 시간은 01 : 23 : 51.
약 5분만 지나면 남은 선별 인원은 500명이 되고, 시험이 종료된다.
게다가 보나스들은 굳이 살릴 필요가 없는 인물들이었다.
황자와 황녀, 신전의 선택을 받은 영웅이라고는 하나 실질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들은 지나가는 단역.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후에 제임스가 왕위에 오르면 나름 쓸모는 있겠지만, 그 때까지 기다리느니 강제로 왕위를 찬탈하는 편이 빨랐다.
여러모로 살려둘 이유 자체가 없는 것이다.
‘에라.’
물론, 살려둘 이유 자체가 없다 하더라도.
칸의 마음은 이미 해보자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이름부터가 칸.
칭기즈 칸.
위대한 칸이다.
정복왕의 이름을 따놓고서 간잽이처럼 행동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칸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후웁!’
어디 영화에서 본대로 숨을 참는다.
숨을 참으니, 떨리는 손이 진정되고 활시위를 당기는 힘이 정돈되었다.
활이 마족, 베르몬트를 겨냥한다.
그 상태에서 칸은 베르몬트의 머리를 응시했다.
‘화내지만 말아라..’
활을 쏜다한들 베르몬트가 죽을 가능성은 없었다.
애초에 화살은 맞지도 못할 것이다.
5분의 시간을 끄는 것.
그것이 칸의 목적이었다.
칸은 베르몬트의 머리를 정확히 조준한 활에서 손을 놓았다.
피윳!
화살이 발사되었다.
참았던 숨을 들이마신 순간, 화살은 베르몬트의 머리까지 쏘아져 있었다.
그 화살이 만들어낸 바람을 베르몬트가 느낀 순간, 베르몬트는 자신에게 쏘아져 오는 화살을 보았다.
그리고는, 약간의 놀랐다는 표정과 함께 고개를 젖혀 화살을 피해냈다.
베르몬트가 칸이 있는 수풀로 시선을 돌린다.
그 시선에는 분노와 호기심이 얽혀 있다.
“뭐야?”
베르몬트가 입을 열었다.
그 살기어린 목소리가 귀에 닿은 순간, 칸은 살기 위해 다음 행동을 시작했다.
칸은 수풀에서 몸을 일으켜 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여러 발의 빛의 화살이 쏘아져나갔다.
[난사] 공격속도가 항상 50% 증가합니다. [집중] 전투 개시 10초 뒤 공격속도가 5% 상승합니다. (최대 10회 중첩, 5회 중첩!) [무한] 공격력 10의 빛의 화살을 무한대로 발사할 수 있습니다.“!…..”
그 화살들을 본 베르몬트는 허약해 보이는 모습과는 정반대인 날렵한 빛의 화살을 보며 흑마법을 발동했다.
‘태워버려.’
검은 화염이 일어나 화살을 모두 태웠다.
“역시 안되겠는데.”
칸은 그 참담한 광경을 보며, 자기 생이 여기서 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까지 공격을 퍼부어댔으니, 분노한 베르몬트에 의해 통구이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아니, 될수도?……”
그런데, 잘 하면 살겠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살기를 뿜어댄 베르몬트였지만, 지금은 그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너.. 뭐하는 놈이야?”
베르몬트에게서 살기가 사라져 있었다.
맨 처음 베르몬트가 살기를 뿜어낸 이유는 간단했다.
종족 서열 13위, 하찮은 꼴찌 종족에게 공격당한 자존심의 상처였다.
하지만 지금의 칸은 하찮은 상대가 아니었다.
그녀가 사용한 검은 화염 마법은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마족 중에서도 특출난 자만이 사용할 수 있는 ‘지옥의 염화’였던 것.
그녀는 빛의 화살을 본 순간 평범한 화살이 아닌 것이라 판단했고, 지옥의 염화를 사용했다.
그 판단은 적절했다.
빛의 화살은 염화를 맞고도 즉시 소멸되지 않았다.
그녀의 몸에 박히기 직전에야 타서 없어졌다.
다른 마족이었다면 한 방 맞았다는 것.
이 현상이 그녀에게 말하는 교훈은 간단했다.
마족에게 위해를 줄 수 있는 인간이 나타났다.
미친 교훈이었다.
마족과 인간의 종족 서열 격차는 7단계.
힘으로 본다면 성인과 아기, 아니 성인과 벌레 정도의 격차라 해도 할 말이 없었다.
실제로 베르몬트, 그녀는 인간에게 파이어볼 이상을 써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가 사용한 마법은 5서클 마법이었다.
“인간. 이름을 말해.”
베르몬트가 칸을 응시하며 다가온다.
이 인간은, 관심을 가져줄 가치가 있었다.
“칸이다.”
관심을 가져줄 가치가 있는 인간.
칸은 빠르게 주판을 굴렸다.
빛의 화살이 의도치않게 베르몬트의 관심을 끌었으니,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되었다.
“그래. 칸. 내가 지금 저기 셋 죽일건데, 네 동료야?”
베르몬트가 칸을 떠보듯 보나스쪽을 흘기며 묻는다.
역시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어.”
칸은 무덤덤하게 답했다.
“그럼 죽이면 안돼?”
다시 한번, 베르몬트가 떠본다.
칸이 물고기라도 된 마냥 자꾸 떠본다.
“어.”
칸은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계속 무덤덤한 자세를 유지했다.
“왜 안되는데?”
베르몬트의 손에서 마기가 일렁인다.
다시 한 번, 칸의 힘을 확인해보려는 생각이었다.
물론, 칸은 그리 둘 생각이 없었다.
“안된다면 안되는거다. 베르몬트.”
“…..뭐라고?”
칸이 씨익 웃는다.
그 웃음에서 엄청난 ‘가짜’ 여유가 느껴진다.
“내 이름을 어떻게!…..”
“알고 싶나.”
“빨리 불어라.”
“1분 동안 가만히 있어주면 바로 불겠다.”
“…..인간 따위가..”
다행스럽게도, 베르몬트는 칸의 가짜 여유에 속아 넘어갔다.
베르몬트가 손에 일렁이는 마기를 없앤 채 1분을 기다린다.
1분이 지난 순간,
“인간. 어떻게 알았나?”
베르몬트가 바로 물었다.
그 순간,
[ 자아아!~ 시험 종료! 선별 인원이 딱 500명 남았습니다! ] [ 시험에 통과하신 선별인원 분들에게 축하를 드립니다! ]시험이 끝났다.
히쭉.
칸의 승리였다.